[수입] 모차르트 : 후기 교향곡, 대미사 & 레퀴엠
모차르트 (Wolfgang Amadeus Mozart) 작곡, 번스타인 (Leonard B / DG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번스타인은 격정적이면서 주정적인 해석으로 유명하다. 번스타인의 모차르트는 어떠할지 궁금하다. 그다지 감정을 드러낼 필요가 없어 보이는 모차르트의 곡에서 번스타인은 어떠한 울림을 전할까. 그 유명한 레퀴엠 또한 수록곡에 들어있다.

 번스타인의 죽은 아내가 표지에 있어 더욱 유명했던 번스타인의 모차르트 레퀴엠. 지금 내 귓가에 들리는 이 노래. 탐미적 성향에 있어서 번스타인도 카라얀에 결코 뒤지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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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9-18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차르트 레퀴엠..

느릿느릿 아픔을 하나씩 어루만져가는 번스타인의 모습을 DVD로 감상하면서 보다 인간적인 느낌을 받곤 합니다. 그의 부인이 십자가를 꼭 쥐고 있는 앨범 자켓, 그가 지휘봉을 꼭 잡고 열정적으로 포디움 위에 서 있는 모습.. 왠지 비슷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수입] 브루크너 : 교향곡 7번
DG / 2006년 3월
평점 :
절판


 브루크너의 음악은 유장하다. 지나치게 느려 어떤 때는 답답하기 까지 하다. 첼리비다케의 경우 브루크너의 음악에 심취하였지만 일반적인 음악 애호가들에게 들려 줬을 때도 그러한 음악적 심취를 경험할 지 의문이다.

 휘향찬란한 수사학과 형이상학적 용어가 난무하는 브루크너 음반에 관한 평 들은 음악을 귀로 들었는지 좌뇌로 들었는지 헷갈리게 한다. 닥치고 들으라는 식의 우월주의와 '나는 자네들과 다른 귀를 지니고 있다'는 식의 심미안적 구별짓기 행위는 브루크너를 더욱 더 머나먼 존재로 만든다. 나도 이전엔 그러한 음악평들을 보곤 기죽곤 했었다. 물론 지금도 음악 자체의 형이상학적 아름다움을 운운하며 자신의 취향을 자랑하는 사람들을 보면 '닥치고 주위 사람들이나 잘 챙겨라' 라고 말하고 싶다.

 어렵다는 브루크너의 곡 중에 그나마 교향곡 7번은 잘 알려져 있다. 이 곡의 2 악장이 '불멸의 이순신'에서 테마곡으로 쓰였기 때문이다. 곡을 듣다 보면 한없이 늘어지는 음표 사이의 끝 없는 공간감에 당황하기도, 또 지루해 하기도 한다. 하지만 브루크너는 파이프 오르간니스트 였기에 하나의 오르간 곡을 듣는다는 느낌으로 곡 전체를 듣다 보면 잠시나마 흥미가 생긴다. 또한 매우 서정적이기 때문에 조금만 시간을 투자해서 들으면 제법 귀에 감긴다. 정신적 노동에 대한 일종의 음악적 보상 행위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브루크너의 곡은 워낙 길고 악장 하나하나의 연주 시간 또한 길기 때문에 어느 지휘자의 곡을 듣느냐가 꽤나 중요한 편이다. 카라얀의 이 앨범은 카라얀 특유의 절대적 탐미성을 보여준다. 현악기 하나하나가 스르르 녹아 가슴을 적시고 관현악 또한 하나의 거대한 오르간처럼 균일한 아름다움을 들려준다. 진정한 브루크너의 음악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아름답다.

 브루크너의 곡은 그렇게 어려운 곡이 아니다. 목가적인 느낌이 강하며 자연 친화적인 선율이 가득한, 어쩌면 단순한 곡이다. 브루크너란 사람 자체도 겸손하고 스스로 정진하였기에 작품을 계속 고쳐 수많은 판본을 만들어 냈다. 그냥, 잘난척 하는 지인이 주는 스트레스로 부터 벗어나고 싶거나 혼자 있고 싶긴 한데 무언가 적적할 적에 이 음반을 들으면 된다. 브루크너의 곡은 인간의 상처를 돌봐 주는 치유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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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9-02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그너의 모습을 많이 찾아 볼 수 있는 듯한 브루크너..그의 모습을 볼수록 시골 교장 선생님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의 교향곡 가운데 4번 과 7번은 비교적 친근히 다가갈 수 있는 곡이 아닐까 싶은데요.

님의 말씀처럼 어쩌면 그는 음악으로 자연을 노래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바밤바 2008-09-03 20:06   좋아요 0 | URL
브루크너 아저씨 파파 스머프 같아요. ㅎ
어떻게 보면 음악도 그냥 귀여운듯~ㅎ
 
베토벤 :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작품 전곡 - Philips Duo
베토벤 (Ludwig Van Beethoven) 작곡, 로스트로포비치 (Mstislav R / 유니버설(Universal) / 1995년 10월
평점 :
품절


 로스트로포비치가 연주하는 첼로의 음색은 남성성으로 충만하다. 리흐테르의 피아노 연주는 서정적이면서도 강하며 무채색의 느낌이 나기도 하지만 무지개만큼 다양한 스펙트럼을 띈다.

 두 거성의 협연이다. 카라얀의 지휘 아래 오이스트라흐, 리흐테르, 로스트로포비치가 뭉친 베토벤 삼중 협주곡 연주에서 이 두 거성은 서로 어울리지 않았다. 오이스트라흐는 리흐테르와 손을 잡았고 로스트로포비치는 카라얀과 손을 잡았다. 음악계의 독재자로 불리는 카라얀과 강한 보잉을 들려주는 로스트로포비치는 나머지 둘의 압도하지 못한채 평행선을 달리며 음악을 완성해 나갔다. 지나치게 빛나는 네 개의 별이 만들어 낸 베토벤 삼중 협주곡은 너무 눈이 부셔서인지 진실로 아름답게 느껴지진 않았다.

 하지만 이 음반에선 두 명인의 주고 받는 대화가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룬다. 로스트로포비치의 보잉은 매끈하며 깊다. 어울리기 힘든 두 개의 다른 힘이 공존하는 아름다움이다. 리흐테르의 반주는 첼로를 빛내주는 것에서 그치는게 아니라 스스로도 빛난다. 눈이 시리다. 한 곡 한 곡의 연주가 끝나갈 때마다 못내 아쉽다.  

 개인적으로 로스트로포비치를 그다지 좋아하진 않는다. 잿빛 바이올린 음색으로 유명한 코간과의 일화 때문이다. 둘이 서방에서 공연을 할 때 소련 정부는 코간에게 로스트로포비치를 염탐하라고 한다. 가느다란 바이올린 현 처럼 심약한 코간은 그 제의를 받아 들인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로스트로포비치는 분개하고 코간과 절연한다. 당황한 코간은 어찌할바 모르며 잘못을 읍소 하지만 자의식이 강한 로스트로포비치에겐 다 '개소리' 일 뿐이다. 코간은 죽는 날 까지 이러한 로스트로포비치의 냉담함 때문에 괴로워 했다고 한다. 파블로 카잘스는 코르토가 조국을 배신 하였지만 그를 이해하려고 하였다. 로스트로 포비치 또한 그러한 인자함을 갖췄으면 좋았을련만.

  과도한 수사학으로 점철된 음반 평이다. 조금 더 쉽게 쓰고 싶지만 글에 대한 과잉의 탐미주의는 언제나 비슷한 결과를 낳는다. 병이다. 베토벤의 귀족적인 아름다움을 느끼고 싶다면 이 앨범을 권한다. 가끔씩 울리는 바이올린 보다 매끄러운 보잉에 미끄러질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리흐테르의 빛나는 반주가 무한의 평온으로 첼로를 감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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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푸치니 : 오페라 컬렉션
푸치니 (Giacomo Puccini) 작곡 / Decca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나는 원래 오페라를 잘 듣지 않는다. 가사를 못알아 듣기 때문이다. 하지만 푸치니의 오페라는 선율만으로 많은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이 앨범은 가격이 저렴하다. 품질은 훌륭하다. 자주 가는 클래식 동호회 사이트에선 이 음반에 대한 감탄이 가득하다. 때마침 세일 기간이다. 우선 사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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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8-09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성을 살펴보면 여러 음반가이드의 평가를 기준으로 했을 때 충분히 가격만큼의 메리트는 있는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격이 워낙 저렴하니 약간 지명도가 떨어지는 음반은 용서해야겠지요? ㅎㅎ

올해가 푸치니 탄생 150주년이라 곧 EMI 에서도 박스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데요.. 그렇다면 분명 칼라스가 함께한 음반들을 모았을텐데, 그 박스와 함께 보유한다면 서로 단점을 상쇄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드네요~

바밤바 2008-08-10 20:54   좋아요 0 | URL
EMI 에서도 박스 나온다 해요. ㅎ 칼라스가 녹음한거는 따로 나오는거 같던데 고클 동호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대해 마지 않더군요. 오페라 듣기는 시간이 많이 걸려서 요 음반만 사려고 합니다. ㅋ
 
[수입] 쇼팽 : 녹턴 전곡 [2CD]
쇼팽 (Frederic Chopin) 작곡, 모라베츠 (Ivan Moravec) 연주 / NONESUCH / 2006년 2월
평점 :
품절


 쇼팽의 작품 중 녹턴 음반은 꽤나 많다. 그 중 사람들이 자주 언급하는 명반은 루빈스타인, 프랑소와, 피레스 등이 되겠다. 루빈스타인은 20세기의 쇼팽이라 불리어질 정도로 쇼팽 스페셜리스트 였기에 두말할 나위가 없다. 프랑소와의 연주는 쇼팽의 퇴폐적인 아름다움을 극대화 시킨 녹음으로 유명하다. 피레스의 경우는 CD가이드 선정 20세기 명반에서 녹턴 부분 1위를 기록하여 인지도가 높아졌다. 피레스의 유명 녹음들이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관련 부분이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약간 의외라고도 할 수 있다. 이외에 쇼팽 콩쿠르 우승자 출신인 폴리니와 하라세비치의 녹음이 유명하며, 만화영화 '피아노의 숲'의 삽입곡을 연주했다고 알려진 시대의 거장 블라드미르 아쉬케나지도 빼 놓을 수 없다.

 위에 언급한 음반들은 내 책장에 다 꽂혀 있다. 지금 이야기 하려 하는 모라벡의 음반은 예전에 들어 본 적이 있다. 음색의 청명함은 피레스의 녹음을 넘어서고 로맨틱한 분위기는 아쉬케나지를 뛰어 넘는다. 쇼팽의 귀족스런 기품은 루빈스타인과 견줄만 하고 귓가를 끝까지 잡아끄는 매력은 프랑소와에 뒤지지 않는다. 많은 장점이 고루 들어가 있지만 인지도는 그리 높지 않는 앨범. 클래식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절대 명반으로 소문이 자자한 앨범. 이 앨범을 사면 녹턴 관련 앨범만 10장이 될 터이다. 그래도 탐나는 음반. 밤에도 밤을 생각나게 해줄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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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7-30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모라벡의 터치에 대해 어떤 분이 적어놓으신 글을 봤는데요. 참 궁금하기만 합니다.
아쉽게도 미루고 미루다 보니 그를 접할 기회를 놓쳤습니다.

다음에 입고가 이뤄지면 꼭 그를 만나 봐야겠습니다. 그나저나 피레스의 쇼팽이 녹턴 1위라니 약간 고개가 갸우뚱해지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