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 레퀴엠 KV626 - 이 한 장의 역사적 명반
모차르트 (Wolfgang Amadeus Mozart) 작곡, 뵘 (Karl Bohm) 지 / 유니버설(Universal)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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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뵘의 레퀴엠은 진지하다. 혼을 달래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음악 그자체를 달래기 위한

끊임없는 장송곡이 연주된다. 흔히들 눈물을 떨군다는 라크리모사에 있어서도 눈물보다는

장중한 분위기에 숙연함이 우선이다. 명반의 기준도 시대에 따라 바뀐다. 모차르트의 레퀴엠은

판본도 여러개 있거니와 합창단의 역할이 워낙 강하여 섣부른 판단을 내리긴 어렵다.

하지만 번스타인의 레퀴엠을 듣고난 뒤 이 앨범을 들으면 정서의 과잉이란 생각이 들 것이다.

가슴을 후벼파는 정서가 아니라 장중한 정서. 하지만 단단한 빈필의 연주와 모차르트 스페셜

리스트라는 칼뵘의 지휘는 이 음반이 명반의 자리에 오르기 충분하게끔 한다.

조금 더 울 수 있는 공간을 남겨 두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여전히 명반은 명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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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요즘 무슨 음악 듣고 계세요?
[수입] 바흐 : 골드베르크 변주곡 (1981 녹음) - The Glenn Gould Edition
바흐 (Johann Sebastian Bach) 작곡, 굴드 (Glenn Gould) 연주 / SONY CLASSICAL / 199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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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클래식 애호가들이 이 곡을 굴드베르크 변주곡이라 부를 정도로 굴드의

바흐는 탁월하다. 대부분의 명곡에 있어서 최고의 명반을 선택할 적엔 많은 이견과

반목이 자리하기 마련인데 이 앨범 만큼은 언제나 클래식 애호가들 사이에서 최고의 위치에 올라가 있다.

굴드의 골든베르크를 먼저 듣고 난 후 다른 연주자들의 골든베르크를 듣는다면

다소 지루할 수도 있다. 이 곡이 수면용으로 작곡 되었다는 설이 있을 정도로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 주는 묘한 아름다움이 있는데 굴드의 이 곡은

극단의 아름다움과 극단의 명징한 타건 그리고 극단의 해석으로

수면을 오히려 방해한다. 처음에 울렸던 아리아가 마지막에 울리고 나서야

꿈나라를 향한 내면의 침잠이 시작될 정도로 이곡은 아름다움에 대한 끊임없는 변주곡이다.

이곡을 수학적으로 분석한 논문도 봤는데..매 변주곡 사이마다 4도 정도씩 차이를 두고 그것이 계속 순환하여 평균율에서 바흐가 보여주었던 수학적 아름다움이 극대화 된다고 하던데..

그까지는 잘 모르겠다. 굴드의 바흐는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그의 허밍 때문에

더더욱 특별하고 정교하고 아름답다. 빌헤름 켐프나 안드라스 쉬프의 최신 녹음과

비교해서 들어보면 굴드의 혁명적 음악 해석이 더더욱 귀에 박힌다.

굴드는 바흐 이외의 낭만주의 음악의 해석에 있어서는 거의 반달리즘에 가까운

패악을 부리는데 그것은 굴드의 파괴의 미학은 질서정연한 것을 또다른 질서로

재창조하는데 있다는 뜻이 아닐까 한다. 왜냐하면 낭만주의 음악은 질서정연한

완전한 세계의 음악이 아닌 개인의 감정을 우선시 하는 음악이기 때문이다.

수학이야 말로 가장 완전한 학문이기에 완정성에 가까운 바로크 음악이 수학이라하고

낭만파 음악이 시학이나 소설과 같은 것이라 한다면 굴드가 수험생이 였다면 아마 이랬을 것이다.

언어영역과 같은 수능 문제는 해체주의로 접근하여 문학의

아름다움에 거친 폭력을 행사할 것이고 완전하지 못한 학문을 가지고 학문의 범주로

만들어 놓은 사람들에게 조소를 날릴 것이다.

하지만 수리영역이라면.. 이 또한 굴드에겐 새로운 해결방법을 찾기 위한 기나긴 여정으로

인해 100분이 부족하여 점수를 못받을 것이다.

굴드의 천재성은 엄밀한 진실이 아니면 모든걸 부정했던 데카르트의 닫힌 세계에

조소를 날릴테지만 그거 만든 세상 또한 조금은 열려있지만

기괴한 그의 행동들 만큼이나 불완정한 소통마저 감지되지않는 엄밀한  형태를 띄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돌이켜 보건데 굳이 굴드와 비슷한 철학자를 든다면 비트겐 슈타인을 뽑을 수 있지 않을 까 한다.

언어를 통한 본질로의 접근을 시도했던 20세기 최고의 철학자와

음색과 파괴적인 해석을 통해 천편일률적인 연주들에 반기를 든 이 음악가 사이에

묘한 동질감이 느껴진다. 여튼 굴드베르크연주곡 또한 이러한 많은 철학적 사조와

기타 예술에서 일어나는 포스트 모더니즘의 영향을 받은 것이 분명하다.

페르마의 정리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수십명의 천재들이 쌓아놓았던 수학적 정리와 공식이

밑받침이 되었듯이 이 굴드베르크 변주곡 또한 갑작스럽게 태어난 곡이 아니라

고전 음악에 대한 많은 연주자들의 도전과 새로운 시대 조류의 물결이

굴드라는 한 사람에게 응집되어 나타난 것이 아닐까 한다.

굴드의 천재성 뒤에 자리매김 했던 수많은 일류 연주자들과 예술인들이 없었다면

우리가 듣는 굴드베르크 변주곡은 지금처럼 불멸의 위치에 있기 힘들지 않았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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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요즘 무슨 음악 듣고 계세요?
[수입] 바흐 : 프랑스 모음곡
바흐 (Johann Sebastian Bach) 작곡, 굴드 (Glenn Gould) 연주 / SONY CLASSICAL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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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을 추는 듯한 굴드의 모습이 퍽이나 인상적인 자켓이다.

그가 연주하는 프랑스 조곡또한 왈츠를 듣는것 마냥 사뿐사뿐 춤사위를 불러 일으킨다.

바흐에 있어서 굴드는 탁월한 안목으로 그만의 바흐를 창조해 내는데

이 프랑스 조곡이라는 음악도 굴드를 통한 바흐의 재탄생이라고 함이 옳다.

음질도 좋을 뿐더러 바흐 특유의 엄격함과 서정성이 극단으로 표출되고

바흐가 정해놓은 일련의 규칙또한 무정형의 새로운 질서로 자리잡는다.

피아노의 음색에 있어서 특히 굴드의 바흐는 탁월하다.

그런데 묘한 것은 왠지 굴드와 대척점에 있을 것 같은 미켈란젤리의 피아노 음색이

굴드의 연주를 들을때 마다 떠오른다는 것이다.

피아노의 음색을 극대화 하기 위한 두 거장의 극한의 깨달음이

검은 건반과 흰건반에서 느낄 수 없는 새로운 음향을 제시해서 그런것이 아닐까..

굴드의 바흐는 매우 바흐스럽지만 여간해선 바흐스러움을 느낄 수 없는

정말 괜찮은 연주^^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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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미켈란젤리가 연주하는 모차르트, 브람스, 베토벤 & 드뷔시 외 [10CD]
쇼팽 (Frederic Chopin) 외 작곡, Arturo Benedetti Michel / Documents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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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리는 음색의 투명함에 집중한 터치를 보인다.

 

한음 한음 장인의 손으로 조탁한 듯한 그 음색은

 

여지껏 들었던 일상적인 작품에

 

일탈의 해방감을 선사한다.

 

그 유명한 밤의 가스피로 연주는 차치하더라도

 

그의 쇼팽 연주에서 느껴지는 또랑또랑한 내면의 표현은

 

루빈스타인이나 프랑소와에 젖어있던 낭만적인 퇴폐성에

 

묘한 여운을 남겨준다.

 

한음한음 점층하여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2번이 피날레를

 

향해 달려갈 즈음엔

 

피아노의 시인인 쇼팽의 그림에서

 

후기 인상파의 짙은 향내를 나게끔 한다.

 

한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20장의 씨디로 들어보는것이

 

어쩌면 어느 연주자의 전곡 연주보다 더 일관성 없는

 

아마츄어리즘에 가까운 행동일지 모르지만

 

미켈란젤리라는 장인은 그런 세간의 시선에 아랑곳 하지않고

 

뿌리깊은 청명함으로 귓가에 여울지고 또 고동친다.

 

다만 아쉬운 바는 실황 녹음이라서 음질이 조금 안좋은 경우가

 

많다는 것.. 그리고 내게 주어진 시간이라는 재화가

 

그 각각의 음반을 깊이 탐청하기에 부족한 공급곡선을 그린다는것

 

그리고 이 마음을 미소처럼 전달하고픈 이의 부재에서 오는

 

묘한 마음위의 수평적 고요함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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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Bach, Mozart, Paganini, Vitali - Concertos, Sonata, Caprices, Chaconne / Heifetz - The Heifetz Collection Vol.24
모차르트 (Mozart) 외 작곡, Alfred Wallenstein 지휘, 하이페츠 (J / 소니뮤직(SonyMusic) / 199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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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페츠의 날카로운 음색이 가장 잘 나타난 곡이다

바흐의 샤콘느와 함께 2대 샤콘느로 불리우는 비탈리의 곡은

글루미 선데이라는 곡이 없었다면 아마 더 죽음에 가까운 곡으로 유명해 지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우울한 음악이다.

심장을 후벼파는 이러한 우울함을 나타내는덴 하이페츠의 날카로운 보잉이 제격이다.

같은 곡이라도 하이페츠가 연주하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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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gdavid 2008-07-09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0% 동감입니다.

바밤바 2008-07-10 14:40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 ㅎ 요즘 시국이 제 수상해서 음악을 잘 못듣고 있어서리..
다시금 심장에 생채기 하나 남기고픈 시절이네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