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시어머님 생신.
밖에서 저녁이나 먹었으면- 했지만
며느리들이 각자 한 가지씩 음식을 해 가지고 가서
시댁에서 식사하기로 결정이 되고 만 지라.. ^^;

맨 꽁다리에다가 암것도 할 줄 모르는 저는 샐러드를 맡았습니다.

끝까지 느리작 느리작 미적미적 게으름을 부리다가
금요일 밤에서야 장을 봐 왔어요.

분명히 지난 주까지만 해도, 양상치 조금, 비트 조금, 무순 조금 뭐 이런 식으로
샐러드 야채가 약간씩 들어있는 "진공포장 샐러드용 야채"가 있었던 거 같은데
오늘 가서 찾으니
"볶음밥용"과 "감자볶음용", "파채" 밖에 없지 뭐에요.

그래서 양상추 젤 작은 걸로 한 통. (그래도 커요. - _ -; 반은 버리겠어요..)
각종 쌈채소 파는 곳에서 색양배추 조금이랑 몇가지 초록채소를 골라 담고,
punk님이 일러주신 대로 노란색과 주황색의 이쁜 파프리카도 사고,
방울 토마토도 조금 샀어요.
그리고 여러가지 새싹 채소가 들어있는 팩도 하나.
영콘도 사고 싶었는데 넘 큰 거밖에 없어서 관두고, 젤 작은 사이즈 옥수수알갱이 통조림을 하나 샀구요.
여기까지가 야채 샐러드 재료.

드레싱은 참깨+흑임자 드레싱과 허니 머스타드? 드레싱을 샀습니다.
마요네즈는 시댁가면 있을 테고..

과일 샐러드도 올리기로 해서,
파인애플 즉석에서 잘라 주는 거 한 봉,
귤 조금.
방울 토마토 약간.

사과와 배는 집에 있고,
단감도 집에 있다 싶어 고만큼만 사고 왔더니
감은 어느새 냉장고에서 물이 되어 버렸군요. - _ -;;;;

내일 가는 길에 단감 하나랑 딸기 조금, 키위 몇 개 사 가지고 가야겠어요.
이건 무슨 드레싱을 해야 하나...
키위 드레싱도 있던데.. 아님 요거트 드레싱? 흠...

 

원래는 여기서 끝인데.. ^^
아무래도 그냥 야채만 하면 폼도 안 날 거 같고.
다른 분들이 닭가슴살 구워 찢어넣으면 맛있다고 하셔서

난생 처음으로 닭가슴살을 사 왔습니다.
작은 거 다섯 조각 들어있는 마니커 부위별 닭고기를 사 와서
이걸 어째야 하나..... - _ -a 한참 난감해 하다가
인터넷을 뒤져서

두 개는 집에 있던 보드카 크루져(보드카 베이스지만 알콜 도수는 5% ^^ 맛있어요) 레몬맛에다 재고
(맛술도 없고, 청하도 없고... 소주도 없고... 포도주도 없어서.. ;;)
고기용 허브소금, 후추, 마른 파슬리(요리도 안 하는 주제에 이런 건 왜 있는지.. ㅎㅎ) 뿌려놓고
한참동안 밀린 [하우스] 몇 편 보면서 띵가띵가 놀다가

올리브유 슬쩍 두르고 구웠습니다.
헉. 탄다 타!
불을 낮추고... 음.. 그래도 좀 타네.. 술 때문에 그런가?  ㅡ _ ㅡㅋ
모르겠다. 잘게 찢으면 표도 안 나겠지 뭐.

두 개는 인터넷에서 본 다른 조리법대로
고기용 허브소금, 후추, 마른 파슬리만 뿌려 뒀다가,
물에다 양파껍질이랑 대파 한 줄기 썰어 넣고
퐁당, 입수.
바글바글 끓여서 익힌 다음에 꺼내서 찢는데
어째... 속이 좀 덜 익었네....
다시 끓이기는 귀찮고..... = _  =
전자 렌지에 살짝.. 음. 다 익었군. 흠.

술이나 양파즙 등을 안 넣어서 그런가 슬쩍 냄새가 나는 듯 했지만.
뭐 드레싱이랑 같이 먹을 건데 뭐. 몰라. - _-
(아무래도 구운 게 더 고소한 듯 하더군요. )

냉장고에 넣어 식힌 다음 손으로 자잘하게 찢어서 지퍼락에 넣어 뒀어요.
근데 찢어놓으니 삶은 거나 구운 거나 비슷하군요. 헛짓했다....;;;

처음 해 보는 거라... 안전을 위해 두 가지로 해 봤는데. ㅎㅎ
이쁘게 봐 주시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에구구.
내일 가서 서투르게 과일 깎고 있으면 형님들이 도와 주시겠지...... ^^;
(주요리는 큰형님의 갈비찜. 작은 형님이 제일 살림 잘 하시는데 뭐 해 오시려나? 잡채?)

아아, 2월에 있을 아버님 생신 때는 과연 어떻게 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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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26 04: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토토랑 2005-11-26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생하셨어요 어휴~~ 저두 닭가슴살 샐러드 거하게해볻겠다고 튀기고 굽고한적이 있는지라 --;;;
근데 누가 그러드라구요.. 야채담고 파파이스나 KFC에서 파는 치킨텐더 2~4조각 잘라서 얹어놓으면 그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파는거랑 똑같다고 ^^;;; (미리 사서 잘라놓으면 티도 안날텐데 그쵸 --;;; 좀 성의없어 보이긴 하지만. 이하 그런 수가 있었군하고 혼자 끄덕끄덕했던 기억이 ^^;;;;)

水巖 2005-11-26 0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의 달인

판다판다
닉네임 : panda78, 페이퍼 지수 : 35940

음... 겨울부터는 진짜로 열심히 살아야 할 텐데....


BRINY 2005-11-26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막내 며느님 준비하신 것도 좋아하실거여요.
저는 자취10년(이젠 자취란 말도 어울리지 않음)인데도, 할 줄 아는 거 거의 없구요, 적당히 파는 거 잘 어레인지해서 놓으면 손님들은 이런 것도 할 줄 아냐고 감탄하면서 먹어주던데. ㅎㅎㅎ^^;;

비로그인 2005-11-26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다님 고생 하셨네요.
님 고생하신것 저도 먹고 싶어서 저녁에 해 먹을랍니다.

바람돌이 2005-11-26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닭가슴살 샐러드 저도 좋아해요. ^^ 집에서 가끔 해먹는데 저는 닭만 제가 굽고 나머지는 소스도 시판용 사고 야채도 썰어놓은 것 사고 그리고 과일만 약간 깎아 섞는다지요. 헤헤~~~
근데 시어머님 생신 메뉴가 특이하군요. 신세대 부모님이신가봐요. 저희는 이런거 해가면 거의 이것도 먹는거냐 분위기일텐데..... ^^

nemuko 2005-11-26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기용 허브 소금, 마른 파슬리....별거 다 있으시군요^^ 지금쯤 시댁 가셨을라나? 이쁨 많이 받고 오세요^^

하늘바람 2005-11-26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맛나겠어요. 그런데 며느리가 많으신가봐요. 그렇게 생신하니 너무 좋네요

히피드림~ 2005-11-26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시댁 다녀오셨겠네요. 칭찬받은 페이퍼도 빨리 올려주세욧.^^

panda78 2005-11-28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펑크님, 올렸어요. ^^ 헤헤헤- 덕분에 다들 잘 드셨답니다. 감사합니다-

하늘바람님, 셋이요. ^^ 이렇게 한 건 이번이 첨인데 생각보다 좋았어요. 좀 귀찮긴 했지만.. 그리고 어머님이 밥이랑 전이랑 국이랑... 등등 준비하시느라 생신이신데 쉬지도 못하셨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

네무코님, 그죠? ^^;; 별 거 다 있어요. 사실 후추도 통후추(백후추,흑후추,빨간후추)를 갈아 넣는 거랍니다. ^m^

바람돌이님, 소스까지 만들라 그럼 결과물에 비해 노력이 넘 많이 들잖아요. ^^;; 사실 조금 해 먹으려면 야채 썰어놓은 것 사는 게 훨- 경제적이죠! 돈만 많이 들었다니까요. ^^;;
음.. 어머님이 정하신 게 아니라 큰형님이 샐러드나 할래? 그러신 거라.. 근데 다 잘 드시더라구요. ^^

따개비님, 우와- 저는 이런 큰일 있을 때나 억지로 하지.. ;;; 음. 남은 양상추로 신랑 집에 오면 한번 해 줘 볼까요? ^^;;

브라이니님, 사실 저도 그렇게 할라 그랬는데요- (사서 그릇에 담아 가려구..) 그래도 생신상인데 차마 그럴 수가 없어서.... ;;
집들이 때는 다 주문해서 했다죠. ^m^


panda78 2005-11-28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 언니, 담번에는 그냥 삶을께요! (담번이 언젠데? 또 하긴 하려구? ㅎㅎㅎ) ^^

수암님, 항상 잡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토토랑님, 그러게요! 애들 생일상 차리고 할 때는 그러는 게 좋겠어요! 근데 사실 닭가슴살 삶는 건 별 거 아니더라구요(어느새 거만해진... ^^;;; )
그걸 튀기라면? 녜. 못합니다. 튀김은 불가. ;;;;;


앗, 속삭여주신 나무님! 반갑습니다. ^ㅂ^
담번(담번 담번하는데 진짜 또 하긴 할 거냐고... - _ -;;)에는 맛술도 장만해서, 맛술이랑 올리브유 섞어서 재어 놔 볼게요. ^^
잘게 찢는다고 찢긴 했는데. ^^ 사실 좀 더 두껍게 찢었어도 드레싱 때문에 괜찮았을 거 같긴 해요. 제가 한 거 치고 참 맛있더라구요. ㅋㅋㅋ
담번에도 제가 뭐 한다고 올리면 많이 가르쳐 주세요- <(_ 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