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란젤로는 <성 바울의 회심>이란 그림에서 다메섹 도상의 사울을 백발 노인으로 그렸다.
홍안의 젊은이였을 사울을 백발의 노인으로 그린 건 왜일까?
그림에 있는 사울은 사울이 아니다.
바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자신, 미켈란젤로이다.
그는 그제서야 마음을 돌리고 싶었던 것이다.
책을 너무 많이 읽다가 눈이 멀어버린 작가, 보르헤스.
그는 눈이 멀어버린 훗날의 모습을 짐작했던 것일까?
그의 소설들은 현실에선 도무지 찾아보기 힘든 모습만을 그려내 보이고 있다.
시공에 얽매이지 않는 그 모습들에서 진정성이 느껴진다.
Jorge Luis Borges(1899-1986)
장정일이라는 사람은 너무 솔직해서 오히려 다가가기가 힘들다.
이 사람 곁에 있으면 원치 않게 알몸으로 서 있어야 한다.
그게 두려운 사람은 그에게 섣불리 다가가지 않을 뿐더러 그를 적대시한다.
난 그의 솔직함이 좋다.
맨살에 닿는 바람이 조금은 차갑지만.
이 책에서 이루어진 기초 작업이 결국은 서구 문학이론을 뛰어넘어 우리의 문학이론을 만들게 했다.
조동일이 특출난 것은 그가 누구보다 서구 문학이론에 조예가 깊다는 것이다.
결국 조동일은 헤겔의 변증법을 뛰어넘어 생극론까지 가지만, 이 책에서도 이미 격렬한 충돌 속에 창조적인 그 무엇을 산출하는 단초가 보인다.
참 따뜻해 보이는 인상의 하성란은 이토록 냉정하게 소설을 쓰고 있다.
인물과 사건이 마뜩하지 않다.
오정희의 섬뜩함이 느껴진다.
장편이 3편 정도 있나본데 만나봐야겠다.
얼마간의 지평을 갖추었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