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코퍼필드』에 등장하는 인물들 가운데 몇몇은 이 소설을 한번이라도 읽은 사람이라면 절대로 잊을 수 없지 싶다. 그만큼 강렬하고 생생하다. 찰스 디킨스의 작품들이 대체로 그러하듯이. 도대체 어떤 사람이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을 읽고 나서 스크루지 영감을 까맣게 잊을 수 있겠는가. 그 작품을 읽은 사람들 가운데 적지 않은 사람들은 아마도 틀림없이 죽을 때까지 그 영감을 잊지 못하고, 더러는 해마다 그 구두쇠 영감을 떠올리는 사람도 더러 있으리라. 좋든 싫든 크리스마스는 매년 돌아올 테니까.

 

『데이비드 코퍼필드』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방금까지 그 책을 읽은 나로서는) 지금 당장이라도 스무남은 명쯤은 거뜬히 나열할 수도 있지 싶지만, 그 인물들을 굳이 여기에 옮겨 적지는 않겠다. 그런 짓은 이 글을 쓰는 목적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적지 않은 사람들은 내가 열거하는 그 인물들에 대해서 도리어 낯설게 여길 테니까.

 

아무튼, 어느 소설에서나 그렇듯이, 『데이비드 코퍼필드』에 나오는 사람들 가운데서도 유독 마음씨가 비단결 같이 고운 처녀도 몇몇 있고, 칼날 같이 날카로운 성격을 지닌 못 된 여자도 있기 마련인데, 그 가운데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에밀리와 로사 다틀이다.(이 두 인물은 다른 글에서도 이미 다뤘지만 다시 또 불러냈다.)

 

에밀리는 비록 어려서부터 부모를 잃고 고아로 자라나지만, 친아버지처럼 사랑을 듬뿍 쏟아붓는 외삼촌 페거티 아저씨의 따스한 보살핌 덕분에 티없이 밝고 예쁘게 자라난다. 처녀가 되어 읍내 자그마한 옷가게에 취직을 해서도 타고난 눈썰미와 몹시 아름다운 용모 덕분에 이웃 마을 여자들이 미친 듯이 시샘할 정도였다.

 

그러던 어느 날, 어릴 때부터 페거티 아저씨네가 살고 있는 바닷가 마을로 가끔씩 놀러 온 적이 있었던 데이비드 코퍼필드가 바닷가 마을 야머스로 놀러 온다.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런던에서 취직 자리를 알아보는 동안에 잠깐 짬을 낸 것이다. 이번엔 혼자가 아니고 런던에서 우연히 다시 만난 어릴 적 학교 동창생이자 옥스퍼드를 졸업한 귀한 집 외아들인 스티어포스와 함께였다.

 

이렇게 우연한 기회에 친구 따라 바닷가 마을을 찾은 스티어포스는 남몰래 에밀리의 미모에 반하게 되고, 런던으로 되돌아간 뒤에도 그녀를 잊지 못하다가 기어이 일을 저지른다. 에밀리는 이미 페거티 아저씨와 함께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내온 우직하고 성실한 청년 햄과 장래를 약속한 사이였으나, 스티어포스가 하인인 리티머를 몰래 그 마을에 들여보내 온갖 감언이설로 꼬드기는 통에, 순진했던 에밀리는 헛바람에 부푼 가슴을 억누르지 못하고 런던내기 미남 청년인 스티어포스에게로 마음이 기울고 만다.

 

자신의 장래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아름다운 처녀의 미모에 반해 천한 신분의 바닷가 처녀와 함께 무작정 도망길에 오른 스티어포스는 자신의 애인을 데리고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를 전전하면서 떠돌이 생활을 하게 되고, 하루 아침에 조카딸을 잃은 페거티 아저씨는 에밀리를 찾아 나폴리까지 쫓아가 보지만 끝내 그녀를 찾지 못한다. 끔찍히 아끼던 에밀리를 잃고 나서 고향의 바닷가 마을을 떠나 런던에 올라온 페거티는 극심한 상실감을 달랠 길 없이 밤낮으로 시내를 전전한다. 이제나 저제나 에밀리를 찾을 날만 기다리면서.

 

여기까지가 대략 1010쪽 분량의 기나긴 소설 가운데 540쪽까지의 이야기 전개이다. 그 이후에도 에밀리와 스티어포스의 소식은 드문드문 들려 오지만 좀체로 신빙성 있는 이야기는 별로 없고, 결국 나중에 그 두 사람이 헤어졌다는 이야기만 들릴 뿐이었다. 조카딸 에밀리를 찾아 아무런 기약도 없이 길거리를 헤매던 페거티 아저씨는 간혹 런던 시내를 떠돌다가 데이비드 코퍼필드와 마주치기도 하지만 둘 모두 에밀리에 대해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하는데... 그 와중에 데이비드는 에밀리가 바닷가에 살 때 돈을 꾸러 찾아 왔던 처녀 시절 친구인 마사를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치게 된다. 어쩌면 마사 덕분에 에밀리를 찾을 수 있겠다는 한가닥 새로운 희망이 이때부터 다시 살아난다...

 

이렇게 해서 소설은 다시 '팽팽한 긴장 국면'에 돌입하는데... 어느날 문득 마사가 데이비드를 찾아와 '함께 어딜 가자'고 앞장 선다. 먼저 페거티 아저씨한테 소식을 알리러 갔다가 만나지 못하고 쪽지만 남겨 놓고 왔다는 말과 함께. 그렇게 해서 데이비드는 마사와 함께 허름한 변두리 주택가에 살고 있는 '마사의 방'까지 찾아가는데... 거기서 엉뚱하게도 '로사 다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로사 다틀이 어떤 여자였던가.

 

그녀의 '특징'을 제대로 알려면 우리는 번거롭더라도 이 소설의 336쪽(<20장 스티어포스의 집>)으로 한번쯤 되돌아가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 게 좋다. 그녀에 대한 기가 막힌 묘사는 다시 읽어도 여전히 놀랍기만 하다.

 

식당에는 다른 부인이 있었다. 가냘프고 자그마했으며 피부가 검고, 시선을 사로잡지는 않았지만 어딘가 예쁘장하게 생긴 부인이었다. 나의 관심은 그 부인에게로 쏠렸다. 아마 뜻밖에 만났기 때문이거나, 그 부인 맞은편에 앉았기 때문이거나 혹은 그 부인이 독특한 그 무엇을 지녔기 때문일는지도 모른다. 부인은 검은 머리채에 눈동자도 깊고 검었으며, 야위었고, 입술에는 상처가 나 있었다. 오래된 상처였다. 상처 색깔이 피부색과 다르지도 않았고 오래전에 아물었으므로, 상처라기보다는 주름이라고 하는 편이 옳을 것 같았다. 그러나 입술에서 턱까지 찢어진 상처임에는 틀림이 없고, 단지 지금은 모양이 조금 달라진 윗입술 주위를 제외하면, 식탁 너머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나는 그 부인이 나이는 서른 살가량이고, 결혼을 하고 싶어 하는 눈치라고 결론을 내렸다. 부인은 오랫동안 비어 있던 터라 조금 낡은 집 같아 보였지만 제법 예쁘장했다. 그 부인이 야윈 것은 그 몸 안에서 헛되이 불이 타오른 결과라고 생각되었다. 그리고 그 불은 그 부인의 위태로운 눈 속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그 부인은 미스 다틀이라고 소개되었지만 스티어포스와 그의 어머니는 로사라고 불렀다. 미스 다틀은 이 집에서 살며, 스티어포스 부인의 오랜 친구였다. 내가 보기에 그녀는 생각한 것을 절대로 솔직히 이야기하지 않고 간접적으로 멀리 에둘러서 말하다 보니 어쩐지 무게 잡는 것 같았다.(336∼337쪽)

 

 

로사 다틀을 더 자세히 소개하기 위해서는 몇 쪽 뒤에 나오는 짧은 대화도 놓칠 수 없다. 그녀는 무엇이든 '숫돌'에 대고 뾰족하게 갈아야 직성이 풀리는 여자였다!

 

나는 스티어포스가 농담을 했거나, 아니면 미스 다틀의 속내를 이끌어내게 하려고 그런 말을 했다고 생각했다. 그 여자가 가버리고 우리 둘만 난롯가에 앉았을 때, 나는 스티어포스가 그 이야기를 다시 꺼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다만 미스 다틀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을 뿐이다.

 

"대단히 영리한 여자 같은데?" 나는 오히려 되물으며 말했다.

 

"영리하다고? 그 여자는 무엇이든 숫돌에 대고 뾰족하게 갈아야 직성이 풀리거든. 요 몇 년 동안 자기의 얼굴을 뾰족하게 갈아온 것처럼 자기 자신을 날카롭게 갈아버렸지. 온몸이 칼날 같은 여자야."

 

"그건 그렇고 그 여자 입술 위의 상처가 굉장하던데!"

 

스티어포스는 고개를 숙이고 잠깐 말을 삼켰다.

 

"사실은 말이야. 그 상처는 내가 냈어."

 

"무슨 불행한 사고라도 있었어?"

 

"아니야, 내가 어렸을 때, 그 여자가 약을 올려서 내가 망치로 때렸어. 그때의 나로 말하면 장래가 촉망되는 천사와도 같은 아이였지!"(339쪽)

 

 

이제 다시 에밀리를 만나기 위해 '로사 다틀'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던 '마사의 방'으로 되돌아갈 차례다. 과연 거기서 에밀리를 만날 수 있을까. 나 또한 그녀의 행방을 오랫동안 알 수 없어서 참으로 답답했던 차였다.

 

 

"저라고요?" 조용한 목소리가 대답했다.

 

그 목소리를 듣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분명히 에밀리의 목소리였기 때문이다!

 

"그래요." 미스 다틀이 대꾸했다. "난 당신을 만나러 왔어요. 당신은 이런 엄청난 잘못을 저지른 그 얼굴이 부끄럽지도 않나요?"

 

그녀의 단호하고 가차없는 증오에 찬 말투, 분노를 억누르고 있는 목소리를 듣자, 지금 그녀가 밝은 곳에 서 있기라도 한 것처럼 내 눈앞에 그 모습이 또렷하게 드러났다. 번쩍이는 검은 눈동자와 분노에 떠는 모습이 눈앞에 보였다. 그녀의 입술을 가로지르는 흰 흉터가 말할 때마다 움찔거리며 덜덜 떨리고 있었다.

 

"난 제임스 스티어포스의 혼을 뺀 여자, 남자와 달아나서 고향의 천한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는 여자ㅡ제임스 같은 사람의 상대라기엔 너무도 뻔뻔하고 교활한 여자가 대체 어떻게 생겼나 알고 싶어서 왔어요."

 

모욕적인 언사를 뒤집어쓴 그 불행한 아가씨가 문 쪽으로 달려가려고 하자, 욕설을 퍼붓던 자가 재빨리 그 앞을 가로막는 소리가 났다. 그러고 나서 얼마 동안 침묵이 뒤따랐다.

 

미스 다틀은 이를 악물고 발을 구르며 말했다.

 

"거기 있어! 그렇지 않으면 이 집과 온 동네에 네 소문을 퍼뜨리고 다닐테야! 네가 나를 피해 달아나려고 한다면 머리채를 휘어잡고 돌멩이 세례를 받게 해줄 것이야!"

 

겁에 질려서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침묵이 이어졌다. 나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다. 이 대화를 어서 끝내주고 싶은 생각은 간절했지만, 과연 내가 나서도 좋을지 자신이 없었다. 지금 나서서 에밀리를 구해줄 사람은 오직 페거티 씨뿐이었다. 그는 오지 않는 것일까? 나는 초조해서 견딜 수 없었다.

 

"이제야 찾았어!" 로사 다틀은 경멸하듯 웃으며 말했다. "연약하고 수줍은 체하고, 고개 숙여 내숭떠는 모습에 속아 넘어가다니, 제임스도 참 가엾기도 하지!"

 

"제발 저를 살려주세요!" 에밀리는 애원했다. "누구신지는 모르지만 딱한 저의 내력을 알고 계실 테니까, 제발 부탁입니다. 저를 살려주세요. 당신도 구원을 받고 싶으시다면!"

 

"뭐, 구원을 받고 싶다면이라고! 잘도 그런 소리를 지껄이는구나. 내가 너와 무슨 공통점이라도 있단 말이야?" 미스 다틀이 불같이 화를 냈다.

 

"같은 여자라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지요." 에밀리는 울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너같은 천한 계집이 말은 잘하는구나! 설사 내 가슴에 너에 대한 멸시와 혐오감 이외에 다른 감정이 있다 하더라도 네 그 한마디로 꽁꽁 얼어붙고 말거다. 같은 여자라구? 참 명예롭기도 하겠구나!"

 

"무슨 말씀을 하셔도 좋아요." 에밀리가 말했다. "하지만 그것은 무서운 일이에요! 부탁이에요, 제가 받은 고통이 얼마나 컸으며, 얼마나 괴로운가를 생각해주세요. 아, 마사, 돌아와줘요! 아, 돌아와요, 제발 돌아와요!"

 

미스 다틀은 문에서 보이는 곳에 놓여 있는 의자에 앉아, 에밀리가 자기 방에 웅크리고 있는 것처럼 바닥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내 말을 잘 들어! 그런 수법은 네 봉한테나 쓰도록 해. 눈물 따위로 내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아? 그래봐야 네 미소로 날 매혹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무 소용없어. 이 돈에 팔린 노예야!"

 

"아, 제발 자비를 베푸시기 바랍니다!" 에밀리는 말했다. "제발 저를 동정해주세요. 아니면 전 아마 미쳐서 죽을지도 몰라요."

 

"그래 봐야 네가 지은 엄청난 죄에 비하면 대단한 참회도 아니야." 로사 다틀은 말했다. "넌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알고는 있니? 네가 엉망으로 망쳐놓은 가정을 조금이라도 생각해 본 적이 있어?"

 

"아, 밤이고 낮이고 그 생각에서 벗어난 적이 없어요!" 에밀리는 말했다. 이때 그녀의 모습이 슬쩍 보였다. 무릎 꿇고 고개를 뒤로 젖혀 핏기 없는 얼굴로 상대를 계속 올려다보고 있었다. 미친 듯이 두 손을 앞으로 모아 빌었고, 머리카락이 양쪽 어깨를 가득 덮고 있었다. "자나깨나 그 집이 제 눈앞에 떠오르지 않은 적이 없어요. 제가 영원히 등을 돌리고 나온 그 모습 그대로의 집! 아, 집, 집! 아, 그립고 그리운 아저씨! 제가 타락한 뒤에도, 저에 대한 아저씨의 사랑 때문에 제 가슴이 얼마나 아팠는가를 아신다면 아무리 저를 사랑하셨다 해도, 그렇게 끊임없이 당신의 사랑을 제게 표시하시지는 않았을 거예요! 분명 일생에 한번쯤은 제게 화를 내셨겠죠. 그렇게 해주셨더라면 오히려 제게 위안이 되었을 텐데! 아아, 저는 너무 괴로워요. 모두들 저에게 너무 잘해주시기만 하시는 걸요!" 에밀리는 로사 다틀의 옷자락을 잡고 필사적으로 애원하면서 의자에 앉아 있는 그 오만한 모습 앞에 울면서 쓰러졌다.

 

로사 다틀은 동상처럼 꼿꼿한 자세로 에밀리를 내려다보며 앉아 있었다. 어지간히 감정을 억누르지 않으면 아름다운 에밀리를 짓밟을 수 없다는 듯이 입술을 곽 물고 있었다. ㅡ나는 내가 생각한 대로 쓰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그녀의 얼굴과 성격이 모두 이 표정 하나에 모아져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아, 페거티 씨는 끝내 오지 않는 것일까?

 

"이 지렁이같이 천한 것이 무슨 착각을 하고 있는 거야! 너희 집이라고! 내가 네 집 따위를 조금이라도 염두에 두고 있는 줄 아니? 아니면 너 같은 천한 것의 집이 대단한 것이라도 된다는 거야? 그딴 것은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그것도 훨씬 더 좋게 만들 수 있는 손해일 뿐이야. 기가 막히는 구나! 넌 너희 집 상품의 일부에 불과한 거야. 그러니까 넌 너희 집 사람들이 취급하는 다른 상품과 마찬가지로 사고팔리고 한 거야."

 

"아, 그렇지 않아요!" 에밀리는 말했다. "저에 대해서는 무슨 말씀을 하셔도 좋아요. 그러나 당신 못지않게 훌륭한 우리 집 식구들에게 제가 하지도 않은 일로 치욕과 창피를 씌우진 말아주세요! 아무리 제가 미우셔도, 당신도 숙녀라면 조금 더 그 사람들을 존경해주길 바라요."

 

그러나 이러한 애원을 들어줄 리가 없었다. 에밀리가 붙잡고 있는 치맛자락을 마치 더러운 것에 닿는 것처럼 끌어당기며 말했다.

 

"난 제임스의 집, 내가 지금 살고 있는 그 집에 대해 말하는 거야. 너는 귀부인인 어머니와 신사인 아들 사이를 갈라놓은 원흉이야. 하녀로도 써주지 않을 그런 집안에 슬픔을 안겨준 장본인이고, 분노와 한탄과 치욕의 원인이야. 물가에서 주워다가 한동안은 소중히 여겨졌겠지만 결국은 다시 본디 장소로 되던져진 이 더러운 계집!"

 

"그렇지 않아요! 그렇지 않아요!" 에밀리는 두 손을 꽉 맞잡고 외쳤다.

 

"그분을 처음 뵀을 때ㅡ아아, 차라리 그날의 태양이 영원히 떠오르지 않고, 내가 무덤으로 끌려가는 날에 뵈었더라면 좋았을걸!ㅡ저도 당신이나 다른 어떤 숙녀와도 다름없이 정숙하게 자랐으며, 당신 같은 숙녀들의 상대로도 손색이 없는 훌륭한 남성의 아내가 되기로 약속까지 했었습니다. 당신이 그분 댁에 살고 계시고 그분을 잘 아신다면, 연약하고 허영된 소녀에 대한 그분의 힘이 얼마나 막강한가를 잘 아실 겁니다. 변명은 하고 싶지 않지만, 그분이 그 힘을 이용하여 나를 속였다는 것과, 제가 그분을 믿고 의지하고 사랑했다는 것을 저도 잘 알고 있고, 그분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지금은 모르더라도 돌아가실 때에는 분명 이 일로 괴로워하실 것입니다!"

 

로사 다틀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분누로 일그러진 험악한 얼굴로 에밀리를 때리려고 달려드는 바람에, 하마터면 나는 그들 사이에 뛰어들 뻔했다. 그러나 따귀를 때리려던 손은 목표를 맞추지 못하고 덧없이 허공을 갈랐을 뿐이었다. 그녀는 증오를 드러내고 경멸과 분노로 치를 떨며 그대로 서 있었다. 이런 광경은 지금까지 본 적이 없고, 앞으로도 보지 못할 것이다.

 

"네가 제임스를 사랑한다고, 네가?" 그녀는 주먹을 불끈 쥐고 부들부들 떨면서 소리쳤다. 마치 이 가증스러운 계집을 찌를 흉기가 없는 것이 아쉬운 것처럼.

에밀리가 몸을 움츠려서, 내게는 보이지 않게 되었다. 대답하는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내게 그 따위 말을 지껄여? 그 더러운 입술로? 어째서 사람들은 이런 것들을 매질하지 않는 걸까? 내게 명령만 내릴 권한만 있다면, 이런 계집애는 때려 죽이게 했을 텐데."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었다. 그 섬뜩한 모습이 이어지는 한 모자걸이 하나도 안심하고 놓아둘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녀는 아주 천천히 웃음을 터뜨리더니, 에밀리가 신과 인간들 앞에 놓인 치욕의 구경거리라도 되는 것처럼 한 손으로 그녀를 가리켰다.

 

"이런 계집이, 이 타락한 계집이 사랑이라니! 그리고 제임스에게 사랑받았다니! 하, 하, 하! 얼마나 천한 계집인지 모르지만 그런 뻔뻔한 거짓말을 잘도 지껄이는구나!

 

이 비웃음은 노골적인 분노보다도 더 질이 나빴다. 나 같으면 차라리 후자 쪽이 더 참기 쉬웠을 것이다. 그러나 노골적으로 분노를 쏟아낸 것은 아주 잠깐 뿐이고, 그 뒤로는 곧바로 화를 억누르며, 속으로는 어떤지 몰라도 겉으로는 스스로를 억누르고 있었다.

 

"순수한 사랑의 옹달샘 같은 소리를 지껄이지만, 내가 여기 온 것은, 처음에도 말했듯이,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여자인지 보고 싶어서야. 정말 궁금했거든. 이젠 소원이 풀렸어. 그리고 이제 넌 서둘러, 너를 기다리고 있는, 네가 돈만 들고 가면 기뻐할 식구들 품으로 돌아가는 게 좋을 거야. 돈이 다 없어지면, 또 믿든 사랑을 하든 마음대로 해! 난 너라는 인간을 수명이 다 된 고장난 장난감, 한때는 금박을 둘렀지만 지금은 버려진 장난감이라고만 생각했어. 그런데 네 얘기를 들으니 넌 진짜 금, 진정한 숙녀, 아무것도 모른 채 지독한 꼴을 당했지만 지금도 영원한 사랑과 진실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여자라는 걸 알겠구나. 보고 있으면 그런 면이 없지도 않고, 네 얘기와도 잘 들어맞으니까! 그러니 몇 마디 더 해야겠으니 잘 들어. 나는 한다고 하면 반드시 실천에 옮기니까. 이봐, 아가씨, 듣고 있어? 난 입 밖에 낸 말은 꼭 실천한다고!"

 

그녀의 분노가 한순간 다시 끓어올랐으나 이내 경련처럼 얼굴을 스쳐가고 미소를 되찾았다.

 

"어디로든 몸을 감추도록 해." 그녀는 말을 이었다. "집이 아니더라도 어디로든, 우리 눈앞에서 사라져. 아무도 모르게 숨어 살아ㅡ아무도 모르는 새에 죽어버리면 더욱 좋지만. 네 그 사랑의 심장이 이대로 사그라지면 더할 나위 없지만, 그럴 수 없다면 스스로 잠재우는 방법을 모르는 쪽이 이상하다고 생각해. 그런 방법이 있다는 말은 나도 들은 적이 있으니까,ㅡ 아마 쉽게 찾을 수 있을 거야."

 

에밀리의 나지막한 울음소리가 그녀의 말을 가로막았다. 미스 다틀은 말을 멈추고, 음악을 듣는 것처럼 가만히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다시 입을 열었다.

 

"내 성질이 묘한 탓인지도 모르지만, 난 네가 마시고 있는 공기 속에선 마음껏 숨을 쉴 수가 없어, 병에 걸릴 것 같단 말이야. 그래서 청소를 하려는 거야. 여기서 나가도록 해. 만일 네가 내일도 여기에 살고 있다면, 난 네 이야기와 네 품행을 적어서 이 공동 계단에 붙여놓겠어. 이 공동 주택에도 점잖은 부인네들은 제법 있는 것 같은데, 아무도 네 얘기를 모른다는 것은 애석한 일이야. 아니면 여길 나가서 이 런던 어딘가에 숨을 생각이니? 네가 어떤 여자인지 분명히 밝힌다면 나도 방해하지 않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숨어 있는 곳을 찾아내는 즉시 또다시 같은 일을 할 거야. 얼마 전까지 네게 관심이 있었다는 한 신사의 도움이 있으니,ㅡ 그런 것쯤은 충분히 해낼 수 있어."

 

아아, 페거티 씨, 끝내 오지 않을 것인가? 나는 얼마나 더 오래 참고 기다려야 한단 말인가! 얼마나 더 참고 기다릴 수 있단 말인가!

 

"아, 저는 어떻게 하면 좋아요?" 에밀리는 아무리 매정한 마음이라도 감동시킬 것 같은 구슬픈 투로 소리쳤지만,ㅡ 로사 다틀의 미소에는 아무런 용서의 빛도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하느냐고?" 다틀은 말했다. "넌 옛일이나 떠올리면서 즐겁게 살면 되는 거야! 제임스 스티어포스의 상냥함을 추억하며 깨끗하게 살아. 그는 너를 자기 하인(리티머를 말함)의 아내로 삼으려 했잖니? 아니면 너를 기꺼이 받아들이려고 했던 그 정직한 하인에게 감사하면서 사는 것도 좋겠지! 너한테는 딱맞는 사내니까. 그런 자랑스러운 기억이나 네가 말하는 그 여자의 미덕인가 하는 것 덕분에 너도 세상의, 쓰레기 같은 사람들 눈으로 보면 제법 출세한 셈이야. 그래도 그것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다면 역시 리티머와 결혼하도록 해. 그리고 그 은혜에 감사하며 행복하게 사는 거야. 만일 어떻게도 할 수 없다면 죽는 게 나아! 절망하여 죽은 사람에게는 나갈 문과 쓰레기장이 있으니,ㅡ 그중 하나를 찾아 어서 빨리 하늘나라로 날아가버려!"

 

그때 계단을 올라오는 먼 발소리가 들려왔다. 아아, 틀림없었다. 그것은 그의 발자국 소리였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미스 다틀은 이렇게 말하고, 내가 엿보고 있는 문 앞에서 움직여 사라졌다. "하지만 명심해 둬." 그녀는 방에서 나가려고 다른 문을 열면서, 천천히 그리고 준엄한 투로 말을 덧붙였다. "나는 여러 가지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네가 미워. 그러니 내 손이 전혀 닿지 않는 곳으로 사라져버리든지, 아니면 그 위선적인 가면을 벗어버리지 않는 한 나는 반드시 널 내동댕이치기로 결심했어.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게 다야. 하지만 나는 말한 것은 꼭 실천한다는 것을 알아둬!"(824∼830쪽)

 

 

이만하면 다른 어떤 문학작품에서도 좀처럼 보기 어려운 '폭언의 홍수'가 아닌가? 어떻게 이런 정도로까지 심한 말을 끝도 없이 잘도 꾸며서 쏟아낼 수 있는지, 디킨스의 놀라운 입담에 그저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이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온갖 추악한 미투 폭로 사례'를 다시금 떠올릴 수밖에 없는 건 나만의 지나친 상상력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도대체 에밀리가 무슨 크나큰 죄를 저질렀다고 이토록 끔찍한 비난을 받아야만 하는가. 치유가 불가능할 정도로 피폐해진 자신의 삶만 해도 이미 추스리기 어려운데 여기에 더해 또다시 저토록 가혹한 '2차 피해'를 입어야만 한단 말인가. 아무리 자란 환경이 다르고, 신분이 다르고, 배운 지식이나 가진 재산이 차이가 난다고 하더라도, '어울리지 않는 남녀 사이에서 일어난 연애사건'이 문제가 될 때마다 왜 이토록 여자 쪽에서만 일방적으로 온갖 심한 모욕과 가혹한 비난을 모조리 뒤집어써야만 할까.

 

최근에 폭로된 온갖 추악한 성추문 사건들에서도 '미스 다틀의 그림자'가 너무나 자주 얼씬거리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도대체 왜 사람들은 '피해자의 처절한 절규'조차도 따스한 손길로 보듬을 줄은 모르고, 도리어 야만스럽기 그지 없는 온갖 폭언과 비난을 쏟아부을까. 전쟁과 맞먹을 만큼의 엄청난 트라우마를 겪은 피해자의 삶은 어찌 되든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아무렇게나 지껄이는 숱한 '폭언들'이 얼마나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쓰라린 상처를 또다시 고통스럽게 헤집는지를 왜 헤아리지 못하는 걸까. 그들도 미스 다틀처럼 '끊임없이 자신을 숫돌에 갈아서' 기어이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악다구니처럼 야만스럽게 피해자에게 달려들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그렇게 다들 숫돌에 갈아서 자신이 뾰족해 질수록 이 세상이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기라도 한다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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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내가 이 글에서 로사 다틀의 폭언을 너무나 길게 인용했는지도 모르겠다. 장장 7쪽이나 되는 분량을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그대로 가져왔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녀의 폭언은 내용 못지 않게 분량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 쏟아져 나온 미투 폭로 사례에 등장하는 가해자들의 죄악도 고려해서 말이다. 그들의 죄악이 분량이 너무 많다고 해서 일부러 사소한 부분들을 생략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거듭 느끼지만 『데이비드 코퍼필드』는 무척이나 재미있는 소설이다. 분량이 많은 게 좀 흠이긴 하지만...

 

『데이비드 코퍼필드』는 양적으로 어마어마하게 긴 장편소설이다. 아무리 세계 걸작으로 이름 높은 작품이라도 이 정도로 길면 두세 군데는 이야기가 느슨해지기 때문에, 독자는 지루해도 다음에 올 절정을 기대하며 꾹 참고 책장을 넘기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작품에는 그러한 곳이 전혀 없다. 어느 부분을 골라 읽어도 독특한 재미가 있고, 계속 읽으면 읽을수록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 책을 놓을 수 없게 된다. 이야기에 이끌려가는 게 아니라 뒤쫓아 가는 것이다. 늘어지는 곳 없이 팽팽하게 조여진 소설, 이것이 이 작품이 많은 독자를 사로잡은 까닭이다. 인생의 고뇌와 비통을 날실로 삼고, 오락성과 환희를 씨실로 삼아 작품 전체를 옹골지게 엮어냈기 때문이며, 눈물과 더불어 웃음이 절묘하게 얽혀서 혼연하고 아름다운 예술품을 만들었기 때문이다.(1109쪽)

 

 - 찰스 디킨스, 『데이비드 코퍼필드』, <찰스 디킨스 생애와 문학>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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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8-03-23 19: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쟝 크리스토프」를 읽었을 때 길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데이비드 코퍼필드」역시 이에 못지 않은 장편인 것 같습니다. 배우가 영화에서 배역에 몰입하기 위해 몇 달씩 고민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이와 같은 작품을 쓰는 작가는 대체 얼마나 변신을 거듭해야할지 상상이 안가네요... 더구나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치밀하지 않으면 캐릭터가 붕괴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디킨스라는 작가는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oren 2018-03-23 21:22   좋아요 2 | URL
동서문화사에서 나온 「쟝 크리스토프」를 살펴보니 1,2권 합해서 1,725쪽이나 되는군요. 『데이비드 코퍼필드』는 다행히(?) 그 정도로 길진 않네요.

동서문화사 월드북 판은 판형도 같고, 글자 크기도 같고, 1페이지에 30줄씩 인쇄되어 있어서 작품의 ‘분량‘을 서로 비교하기 좋은 듯합니다. 『데이비드 코퍼필드』는 『까라마조프 형제들』이나 『돈키호테』와 분량이 엇비슷한 분량의 소설로 판단하면 좋을 듯합니다. 궁금하기도 해서 ‘동서문화사 판형‘으로 나온 몇몇 책들의 쪽수를 상호 비교해 봤더니 대략 다음과 같네요.
* * *
『데이비드 코퍼필드』 1,010쪽
『까라마조프 형제들』 1,158쪽
『돈키호테』 1,263쪽
『몽테뉴 수상록』 1,260쪽
『전쟁과 평화』 1,656쪽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1,924쪽

겨울호랑이 2018-03-23 21:33   좋아요 0 | URL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이 역시 분량면에서 압도하는군요! ^^:) 그래도 이 책은 옴니버스식 구성이라 장편이라 보긴 어려울 듯 합니다. 그런 면에서 「전쟁과 평화」도 분량은 만만치 않네요. 분량도 그렇지만, 유기적인 작품의 구성을 살펴보면 대가들의 작품은 역시 다르다고 느껴집니다!^^:)

oren 2018-03-23 22:42   좋아요 1 | URL
동서문화사 월드북 시리즈로 나온 책들을 기준으로 다른 작품들을 조금 더 추가해 봤습니다.
물론 해설을 제외한 ‘순수한 작품의 분량‘만을 기준으로 삼은 것입니다.
일부러 비소설 분야도 추가해 봤습니다. 두껍기로 소문난 책들 중심으로요.
저는 이 가운데 딱 13권 읽었네요.. 완역본 기준으로요.
안 읽은 책들을 보니 하나같이 이름난 명작들뿐이네요..
02, 07, 09, 15, 16, 18, 20, 21, 22.... ㅠㅠ

* * *

01. 찰스 디킨스, 『위대한 유산』______________560쪽
02. 도스토예프스키, 『죄와 벌』_______________ 648쪽
03. 허먼 멜빌,『모비딕』_______________________738쪽
04. 헤로도토스, 『역사』_______________________764쪽
05. 토마스 만, 『마의 산』________________________898쪽
06. 단테, 『신곡』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980쪽
07. 찰스 디킨스, 『황폐한 집』_____________________985쪽
08. 아담 스미스, 『국부론』_______________________996쪽
09.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___________________1,006쪽
10. 찰스 디킨스,『데이비드 코퍼필드』____________ 1,010쪽
11. 도스토예프스키,『까라마조프 형제들』___________ 1,158쪽
12. 제임스 조이스, 『율리시스』_____________________1,200쪽
13. 세르반테스,『돈키호테』________________________ 1,263쪽
14. 몽테뉴, 『몽테뉴 수상록』_______________________ 1,260쪽
15. 무라사키 시키부, 『겐지 이야기』___________________1,405쪽
16. 알렉상드르 뒤마,『몬테크리스토 백작』_______________1,533쪽
17. 톨스토이, 『전쟁과 평화』_____________________ _______1,656쪽
18. 로맹 롤랑, 『장 크리스토프』___________________________1,725쪽
19. 플루타르코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_____________________ 1,924쪽
20. 미하일 숄로호프, 『고요한 돈강』____________________________1,964쪽
21. 빅토르 위고, 『레 미제라블』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2,036쪽
22. 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3,272쪽

겨울호랑이 2018-03-23 22:24   좋아요 0 | URL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분량면에서 단연 많군요... 에고 저는 말씀하신 책중에서 1/4정도만 읽어본 듯 합니다...ㅜㅜ 저야말로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됩니다...^^:)

oren 2018-03-23 22:46   좋아요 1 | URL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웬만한 책 열 권 내지 스무 권과도 맞먹는 분량이니,
단번에 깔끔하게 해치우자면 ‘상당한 준비 운동‘ 혹은 ‘단단한 중무장‘이 필요하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