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전집 4 - 국가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플라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밑줄긋기)

 

"그리고 누군가 올바른 사람이 되는 것은 우리가 누차 언급한 바 있는 원칙29과 방법에 의해서일 것이네."

 

"그야 당연하지요."

 

주석

 

29 각자가 제 할일을 해야 한다는 원칙을 말한다. 433b, 441d 참조

 

"우리는 또한 정의란 제 할 일이나 하고 남의 일에 참견하지 않는 것이라는 말을 많은 사람들한테서 들었고, 우리 자신도 가끔 그렇게 말했네."

 

"그래요. 우리는 그렇게 말했지요."

 

그래서 내가 말했네. "그러니 여보게, 이처럼 각자가 제 할 일을 하는 것, 그것이 어떤 의미에서 정의인 것 같네. 자네는 내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알겠는가?"

 

"아니요. 말씀해주세요" 하고 그가 말했네.

 

그래서 내가 말했네. "우리가 절제와 용기와 지혜를 찾아낸 지금 아직도 남아 있는 자질은, 우리나라에 그런 것들이 생기게 할 힘을 갖고 있고 그런 것들이 생겨난 뒤에는 자신이 존재함으로써 그런 것들의 안전을 보장해주는 그런 것임에 틀림없다고 생각되기 때문일세. 우리는 또한 다른 세 가지를 발견한다면 남은 것은 정의일 것이라고 말했네."(플라톤, 『국가』, 제4권, 433b)

 

"그렇다면 글라우콘, 우리는 또한 개인도 국가와 같은 방법으로 올바르다고 말하게 될 것이네."

 

"그 역시 아주 당연해요."

 

"우리는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겠지만, 나라가 올바른 것은 나라 안의 세 부류가 저마다 제 할 일을 할 때일세."

 

"우리는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어요." 하고 그가 말했네.

 

"그렇다면 우리 각자가 올바르고 제 할 일을 하는 것은 각자 안의 각 부분이 제 할 일을 할 때라는 것도 우리는 기억하고 있어야 하네."

 

"물론 기억하고 있어야지요." 하고 그가 말했네.(플라톤, 『국가』, 제4권, 441d)

 

 - 플라톤, 『국가』, <제4권>

 

 

 * * *

 

 

"어떤가?" 하고 내가 말했네. "그렇다면 우리가 그린 정의는 윤곽이 희미해서, 개인 안의 정의는 우리가 국가 안에 있는 것으로 발견한 정의와 달라 보이는가?"

 

"나에게는 달라 보이지 않는데요" 하고 그가 말했네.

 

그래서 내가 말했네. "만약 우리 마음속에 아직도 미심쩍은 점이 있다면 비근한 예를 들어 최종적으로 확인할 수도 있네."

 

"비근한 예라니, 어떤 건가요?"

 

"우리가 예컨대 본성적으로 그리고 훈련을 통해 우리나라와 닮은 사람이 자기가 맡은 금이나 은을 착복했는지 질문을 받았다고 가정해보게. 자네 생각은 어떤가? 그런 사람이 다른 사람들보다 그럴 가능성이 더 높다고 믿는 사람이 있을까?"

 

"그렇게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요" 하고 그가 말했네.

 

"그런 사람은 신전을 털거나 남의 것을 훔치거나, 사적으로는 친구를, 공적으로는 국가를 배신하는 행위와는 거리가 멀겠지?"

 

"네, 멀어요."

 

"그는 또한 맹세나 그 밖의 다른 합의도 충실히 지킬 것이네."

 

"어찌 안 그러겠어요?"

 

"그 밖에도 그는 간통이라든가 불효라든가 신들에 대한 불경과는 어느 누구보다 거리가 멀 것이네."

 

"어느 누구보다도 거리가 멀어요" 하고 그가 말했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원인은, 지배 또는 피지배와 관련해서 그 안의 부분들이 저마다 제구실을 다하기 때문이 아닐까?"

 

"바로 그게 유일한 원인이에요" 하고 그가 말했네.

 

"이제야 자네는 정의가 바로 그런 사람들과 국가들을 만드는 그런 힘이라고 확신하는가?"

 

"제우스에 맹세코, 확신해요" 하고 그가 말했네.

 

"그렇다면 우리의 꿈은 완전히 이루어졌네. 그리하여 우리가 짐작한 대로, 우리는 국가를 건설하기 시작하자마자 운 좋게도 신의 도움으로 정의의 기원과 윤곽을 만나게 되었네그려."

 

"네, 그래요."

 

"그렇다면 글라우콘, 타고난 제화공은 다른 일은 하지 말고 제화공 일을 해야 하고, 목수는 목수 일을 해야 하며, 그 밖의 다른 사람들도 그래야 한다는 원칙이야말고 사실은 정의의 영상이었던 셈이네그려. 그래서 쓸모가 있었던 것이고."

 

"그런 것 같아요."

 

"정의가 분명 그런 원칙이라 해도, 정의의 진정한 관심사는 누군가의 외적인 행위가 아니라 그의 내적인 행위, 그의 진정한 자아, 그의 진정한 기능일세. 올바른 사람은 자신 안의 세 부분이 각각 남들이 할 일을 제가 하거나 서로 참견하지 못하게 하고, 음계에서의 세 음정, 즉 최고음, 최저음, 중간음처럼 세 부분을 조율함으로써 진정한 의미에서 살림을 잘 꾸려나가고 자주독립과 질서를 유지하며 자신과 사이좋게 살게 될 걸세. 그리고 그가 이런 부분들과 그 사이에 있는 다른 부분들을 잘 훈련되고 조화로운 하나의 전체로 결합하여 여럿 대신 완전한 하나가 되면, 그때는 돈 버는 일이 됐든 몸을 돌보는 일이 됐든 정치가 됐든 개인 간의 계약 체결이 됐든 행동에 나서게 될 걸세. 그리고 이런 행위들 가운데 이런 심적 상태를 유지하거나 이런 심적 상태에 이르도록 도와주는 행위는 올바르고 훌륭한 행위라고 부르고, 이런 행위를 통제하는 지식을 지혜라고 믿고는 지혜라고 부를 것이네. 반면 이런 심적 상태를 언제나 깨뜨리는 행위를 불의한 행위라고, 그런 행위를 통제하는 의견을 무지라고 부를 것이네."

 

"소크라테스 선생님, 전적으로 옳은 말씀이에요" 하고 그가 말했네.

 

"좋았어" 하고 내가 말했네. "그렇다면 올바른 사람과 올바른 국가와 이들 안의 정의가 무엇인지 찾아냈다고 주장하더라도 우리가 전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닌 듯하네."

 

"제우스에 맹세코, 아니지요" 하고 그가 말했네.

 

"그렇다면 우리는 그렇다고 주장할까?"

 

"네, 주장해요."

 

"그 문제는 이쯤 해두세" 하고 내가 말했네. "다음에는 불의를 고찰해야 할 것이네."

 

"분명 그래야겠지요."

 

"정의가 그런 것이라면 불의는 틀림없이 이들 세 부분 사이의 일종의 내전이요 참견이요 간섭이며, 혼의 한 부분이 전체에 대해 반란을 일으키는 것이네. 그런데 혼의 그 부분이 혼 전체를 지배한다는 것은 부적절하네. 그 부분은 정당하게 지배하는 부분에게 종노릇하는 것이 제격이기 때문일세. 그 밖에도 우리는 세 부분의 혼란과 방황이 불의뿐만 아니라 무절제, 비겁함, 무지, 한마디로 모든 악의 원인이라고 말하게 될 것이네."

 

"그렇고말고요" 하고 그가 말했네.

 

그래서 내가 물었네. "그리고 이제 우리는 불의와 정의가 무엇인지 분명히 알고 있는 만큼, 불의한 짓을 하는 것 또는 불의를 행하는 것과 올바른 행위를 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고 있겠지?"

 

"설명해주세요."

 

그래서 내가 말했네. "올바른 행위와 불의한 행위가 혼에 끼치는 영향은, 건강에 좋은 행위와 건강에 좋지 않은 행위가 몸에 끼치는 영향과 다를 바 없네."

 

"어째서 그렇지요?"

 

"건강에 좋은 것들은 건강을 낳고, 병적인 것들은 병을 낳네."

 

"네, 그래요."

 

"그리고 올바른 행위른 하는 것은 정의를 낳고, 불의한 짓을 하는 것은 불의를 낳겠지?"

 

"당연하지요."

 

"건강은 몸의 구성 성분들 사이의 지배와 피지배 관계를 자연의 의도에 맞게 정립함으로써 생기고, 병은 그런 지배와 피지배 관계를 자연의 의도에 맞지 않게 정립합으로써 생기는 것일세."

 

"네, 그래요" 하고 그가 말했네.

 

"그렇다면" 하고 내가 물었네. "정의는 혼의 구성 성분들 사이의 지배와 피지배 관계를 자연의 의도에 맞게 정립함으로써 생기고, 불의는 그런 지배와 피지배 관계를 자연의 의도에 맞지 않게 정립함으로써 생기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마다요" 하고 그가 대답했네.

 

"그렇다면 미덕은 일종의 정신적인 건강 또는 아름다움 또는 좋은 상태이지만, 악덕은 일종의 병 또는 수치스러운 상태 또는 허약함인 것 같네."

 

"그건 그래요."

 

"그렇다면 좋은 생활방식은 미덕으로 이끌지만, 수치스러운 생활방식은 악덕으로 이끌지 않을까?"

 

"당연하지요."(255∼260쪽)

 

 - 플라톤, 『국가』, <제4권>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스피 2018-01-02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oren님 2017 서재의 달인 축하드리며 무술년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oren 2018-01-05 00:22   좋아요 0 | URL
카스피 님도 2018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