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반대에 부닥치면 사람들은 그것이 정당한가를 보지 않고, 옳건 그르건 어떻게 거기서 벗어날 것인가만을 생각한다. 우리는 팔을 내밀기는커녕 발톱을 내민다.

 - 몽테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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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센나 앞의 무키우스 스카이볼라>

 - 페테르 파울 루벤스(1577∼1640), 17세기 전반경, 푸슈킨 미술관



무키우스 스카이볼라


티투스 리비우스(Titus Livius, BC 59~AD 17)의 ≪로마사(Ab Urbe Condita)≫와 플루타르코스(Plutarchos, 46?~120?)의 ≪영웅전(Parallel Lives)≫에 등장하는 로마의 용맹한 청년이다. 가이우스 무키우스 스카이볼라(Gaius Mucius Scaevola)라고도 하는데, ‘스카이볼라(Scaevola)’라는 칭호는 그가 행한 영웅적인 업적의 대가로 얻은 것이다.

기원전 6세기 초에 로마는 클루시움(
Clusium, Clusion이라고도 함)의 왕인 라르스 포르센나(Lars Porsena)가 이끄는 에트루리아(Etruria) 동맹군의 공격을 받아 함락될 위기에 빠졌다. 용감한 청년 무키우스는 원로원의 승인을 받아 라르스 포르센나를 암살하기 위해 에트루리아인의 진영으로 침투했다. 그러나 그는 그만 옷차림이 비슷한 다른 사람을 라르스 포르센나로 착각하여 죽이는 바람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무키우스는 죽음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적들 앞에서 자신이 로마 시민임을 당당하게 밝혔다. 그리고 자신은 첫 번째로 온 것일 뿐이며, 300명의 젊은이가 자신과 똑같은 행동을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러고는 자신의 오른손을 불속에 넣어 손이 타들어가는 고통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무키우스의 행동에 크게 놀란 라르스 포르센나 왕은 그처럼 두려움 없고 용감한 로마의 젊은 군인들이 자신의 영토에 들어올 것을 염려하였다. 결국 왕은 그를 풀어주고 사신을 보내 로마와 휴전을 하였다. 이후 자신의 오른손을 희생해 로마를 구한 무키우스는 왼손잡이라는 뜻의 ‘스카이볼라’라는 칭호를 받게 되었다. 또한 그는 티베르 강 오른쪽 제방의 농지를 하사받았는데, 사람들은 뒷날 그곳을 무키우스의 목초지라는 뜻의 ‘무키아 프라타(Mucia Prata)’라는 이름으로 불렀다고 한다.[출처:네이버 지식백과]




<고통에 맞서는 무키우스 스카이볼라>

 - 루이 피에르 드센(1749∼1822), 1791년, 루브르 박물관



가장 믿을 만한 이야기


무키우스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전해 내려오고 있으나, 가장 믿을 만한 이야기를 적어보도록 하겠다. 그는 여러모로 뛰어난 인물이었는데 무엇보다 전쟁에서 용맹하기로 이름나 있었다. 그는 적왕 포르센나를 암살하기로 결심해 에트루리아인처럼 차려입고 그들 언어를 쓰며 적진으로 숨어들었다. 그리고 이리저리 돌아다닌 끝에 왕이 앉아 있는 높은 단에 이르렀지만, 여러 귀족 가운데 누가 왕인지 가려낼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누가 왕이냐고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검을 뽑아 들고 자기 생각에 왕이다 싶은 사람을 베어버린 뒤 붙잡혀서 심문을 당했다.


포르센나 왕은 마침 제사를 드리기 위해 마련해 두었던 불이 이글거리는 화로를 가져오도록 명령했다. 무키우스의 오른손을 화롯불에 집어넣고 손이 타들어가도록 했지만 무키우스는 포르센나 왕을 똑바로 마주 본 채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았다. 포르센나 왕은 탄복하며 그를 풀어주고, 빼앗았던 칼을 되돌려 주었다. 무키우스는 왼손으로 칼을 받았다. 이 때문에 그를 왼손잡이라는 뜻의 '스카이볼라'라 부르게 되었다. 무키우스는 포르센나의 위엄에 무릎 꿇지 않았지만, 그의 덕 있는 성품에는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때문에 그는 아무리 모진 고문을 당해도 결코 말하지 않았을 군사기밀을 털어놓았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로마 결사대 300명이 이 진영 안에 잠복한 채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비를 뽑은 결과 내가 처음으로 시도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실패로 돌아갔지만 하나도 유감스럽지 않습니다. 당신은 너무도 용감하고 훌륭해, 로마인의 적이 아니라 친구가 되기에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포르센나는 이 말을 믿고 로마와의 화해를 생각해 보았다. 그것은 잠입해 있는 로마인 300명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그들의 기상과 용기에 감탄했기 때문이리라.(231∼232쪽)


 - 플루타르코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 〈포플리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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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도 같은 일이 없으란 법은 없잖아.

 

'아버지가' 그는 생각하였다. '아버지가(집에는 잘 닮은 초상화가 두 개 있었는데 니꼴렌까는 한 번도 안드레이를 인간의 모습으로 떠올린 일은 없었다) 나와 함께 있어서 나를 만져주었다. 아버지는 나를 옳다고 생각하신 것이다. 아버지는 삐에르 아저씨를 옳다고 생각하신 것이다. 비록 그 분이 뭐라고 하시든 간에 나는 이것을 하겠다. 왼손잡이 무키우스(불굴의 용기를 보이기 위해 적 앞에서 자기의 오른팔을 태웠다고 하는 로마의 전설적인 용사)는 자기 팔을 태웠다. 내 인생에도 같은 일이 없으란 법은 없잖아. 나는 알고 있다. 모두 내가 공부를 하면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언젠가 나는 공부를 그만 둔다. 그리고 그 때가 되면 하는 거다. 나는 단 한 가지 하느님에게 빈다. 나에게 플루타르코스의 사람들에게 일어난 것 같은 일이 일어나게 해달라고. 그러면 나는 같을 일을 하겠다. 더 훌륭하게 하겠다. 모두가 나를 알고 모두가 나를 좋아하고 모두가 나에게 열중하게 된다.’ 그러자 갑자기 니꼴렌까는 가슴에 흐느낌이 복받쳐 오는 것을 느끼고 울기 시작하였다. (1608쪽)


 - 톨스토이, 『전쟁과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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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4 11: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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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4 14: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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