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도 "선한 자"를 자처하는 자들이야말로 더없이 독성이 강한 독파리들이다. 저들은 아무 가책 없이 물어뜯고 아무 가책 없이 거짓말을 해댄다.

 -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중에서

 

 

 * * *


 

한번 움켜쥔 권력을 제때 내려놓기란 얼마나 어려울까. 범인(凡人)들이 그 무시무시한 힘을 이해할 방법은 없다. 다만 간접적으로만 전해 듣고 보면서 그저 막연히 짐작할 뿐이다. '한번 거기에 앉으면' 결코 떠날 수가 없게 된다는 사실을 아주 오래 전부터 깨달은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이 고대 그리스 사람 솔론이었다.


가까운 친구들은 전제군주라는 이름을 들을까봐 왕위를 거절하는 솔론을 설득하려 애썼다. 그들은 덕으로써 국민들을 다스린다면 어진 왕이 될 것이라고 솔론에게 말했다. (…) 그러나 솔론의 마음은 쉽사리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친구들에게 전제군주는 좋은 자리이긴 하지만 한번 거기에 앉으면 떠날 수가 없게 된다고 말하며 다시 한 번 왕위를 거절했다. 또 그가 포쿠스에게 준 시에는 아래 같은 구절이 있다.

 

폭군의 권세를 휘두르지 않았고

내 이름을 더럽히지도 않았으니

나는 후회하지 않노라.

이것이 가장 순수한 명예이므로.


(…)

 

그가 왕이 되기를 거절했을 때 친구들이 비난하자, 다음과 같은 시로 그들에게 말했다.


솔론은 지혜롭지도 똑똑하지도 않소.

하늘이 주신 복도 받지 않고

그물을 던져 큰 고기가 걸려도

끌어올리지 못하고 가슴만 떨리니

지혜도 없고 용기도 없소.

오직 하루라도 아테나이 왕으로 지내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겠지만

다음 날은 구렁에 빠져들어

집안까지 망치게 될 것이오.

 

 

(200-201쪽)

 

 - 플루타르코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솔론에 얽힌 여러 이야기들 가운데 특별히 기억에 남을 만한 이야기는 '솔론과 크로이소스의 만남'이다.(고대의 전설적인 거부이자 뤼디아의 왕이었던 크로이소스는 헤로도토스가 쓴『역사』에도 수없이 자주 등장하는 아주 유명한 인물이다.)


솔론은 크로이소스의 초대를 받아 사르디스로 갔다. 산속에서만 살아온 사람이 처음 바다를 본 뒤 강을 보고도 바다라고 여기듯, 솔론도 처음 크로이소스 궁전에 들어갔을 때는 그런 기분이었다. 그는 궁전에 있는 신하들이 화려한 옷을 입고 수많은 호위병을 거느리며 으스대는 모습을 보고 그들을 왕이라고 착각했다. 그러나 곧 진짜 왕에게 안내되어 가까이 갔더니, 왕은 휘황찬란한 옷을 입고 온통 패물과 금으로 치장을 하고 있어서 눈이 부실 지경이었다. 하지만 솔론은 왕에게 어떤 찬사도 보내지 않았다. 그가 크게 놀라리라 짐작했던 왕은 솔론의 그러한 태도를 보고 자신을 경멸하는 것이라 여겼다. 왕은 그를 안내해 성 안의 온갖 화려한 보물들을 구경시켜 주었다. 그런데 그럴 필요가 없었다. 솔론은 이미 크로이소스 왕의 모습을 보고 그의 성품을 짐작할 수 있었다. 솔론이 구경을 마치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을 때 크로이소스는 자신보다 더 행복한 사람을 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솔론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그렇다 대답하며, 그는 바로 자기 나라의 텔루스라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텔루스는 정직하게 살았으며 훌륭한 아들들을 남겼고, 그가 원했던 삶을 살았으며 게다가 나라를 위해 용감하게 싸우다가 죽음을 맞았다고 했다.

 

이야기가 끝나자 크로이소스는 솔론을 이상하고 불쾌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금은이 얼마나 많은지를 놓고 행복을 셈하지도 않을 뿐더러, 눈앞에 펼쳐진 자신의 권능을 보고도 평범한 평민의 삶과 죽음을 존경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는 또다시 텔루스 다음으로 자신보다 행복한 사람을 아느냐고 물었다. 솔론은 어머니에 대한 효심과 서로 우애가 누구보다 깊은 클레오비스와 비톤 형제가 있다고 대답했다. 그들은 어머니가 타고 있던 수레를 끄는 소들이 너무 느리게 걷자 자신들이 직접 멍에를 끌어 어머니를 헤라 여신 신전으로 모시고 갔다. 그 어머니는 모든 사람에게 축하를 받았으며 아들들을 매우 자랑스러워했다. 그리고 제물을 바친 뒤에 누웠다가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지만, 아무런 고통 없는 편안한 죽음을 맞았다고 했다.

 

이 말을 듣고 크로이소스는 벌컥 화를 냈다.

 

"그러면 나는 행복한 사람이 아니란 말이오?"

 

솔론은 왕의 비위를 건드리지도 않고 아첨하지도 않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리디아의 왕이시여, 저희 헬라스 사람들은 특별한 신의 은총을 받고 있지는 않지만 서민답게 살아가기 위한 지혜를 갖고 있습니다. 사람 인생이란 늘 변화무쌍하고 앞날을 예측할 수 없음을 알기에, 오늘 하루 행복을 자랑하지 않고 다른 이의 행복을 시기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크로이소스는 이러한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므로, 솔론은 그곳을 떠났다.

 

우화 작가인 아이소포스도 그때 크로이소스 초대를 받아 함께 있었는데, 솔론에게 조심스럽게 충고했다.

 

"솔론 선생, 왕과 이야기할 때는 되도록 짧게 말하거나 아니면 좋아할 말만 골라서 해야 한답니다."

 

그러자 솔론이 그에게 말했다.

 

"그렇지 않습니다. 짧게 말을 하거나 아니면 도리에 맞는 말을 해야 하는 겁니다."

 

이런 일이 있고 나서 시간이 지난 뒤 크로이소스는 키루스와의 전쟁에서 패해 도읍을 빼앗기고, 자신은 잡혀 산 채로 불에 타 죽는 처지가 되었다. 그때 그는 장작더미 속에서, 처형을 지켜보기 위해 모인 모든 페르시아인과 키루스를 향해 솔론이라는 이름을 간절하게 외치며 통곡했다. 이 광경을 보고 놀란 키루스는 잠시 멈추라 한 뒤 도대체 솔론이 누구인지, 신인지 사람인지 그에게 물었다.

 

크로이소스가 울부짖었다.

 

"솔론은 헬라스의 현명한 철학자요. 나는 내 궁전의 화려함을 자랑하려고 그를 초대했소. 그의 말처럼 행복이란 손에 넣었을 때의 기쁨보다 잃어버렸을 때 불행이 더 큰 법이오. 그 행복이 내게 있을 동안에는 화려하지만 실속 없는 소문들뿐이었는데, 이제 그것을 잃고 나니 무서운 고통과 돌이킬 수 없는 불행만 남았소. 그러나 그전에 솔론은 내 불행을 미리 알고, 인간은 그의 마지막을 보고 나서야 행복한 사람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고 일러주었소. 하지만 어리석은 나는 오히려 그 충고를 무시했지요."

 

키루스는 이 말을 듣고 솔론의 현명함에 크게 감탄해 크로이소스를 살려주었다. 솔론의 말 한마디가 크로이소스 왕의 목숨을 구했던 것이다.(211-212쪽)


- 플루타르코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덧붙임)

 

플루타르코스가 쓴『영웅전』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의 인물 50명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은 매우 방대한 책이다. 나는 천병희 선생님이 번역한 『플루타르코스 영웅전』부터 읽었는데, 아쉽게도 그 책 속엔 겨우(?) 10명의 인물들만 담고 있었다. 풀 버전에 비한다면 고작 1/5에 불과한 셈이다. 이번에 50명을 모두 다룬 풀 버전의 책을 다시 붙잡고 읽고 있는데, 솔론傳은 예전에 읽었던 천병희 번역본에도 담겨 있어서 이번에 두 번째로 만나는 셈이다. 그런데 다시 읽어봐도 솔론傳은 여전히 감동적이다. 천병희 번역본에 딸린 주석 일부분을 참고 삼아 덧붙여 본다.


크로이소스(Kroisos)는 기원전 560년경 ∼546년 소아시아 서부 뤼디아(Lydia) 지방의 마지막 왕으로, 전설적인 거부였다. 그는 "그대가 할뤼스(Halys) 강을 건너면 큰 왕국을 멸하게 되리라."는 델포이의 신탁에 고무되어 할뤼스 강을 건너 페르시아 제국으로 진격하다가 페르시아 왕 퀴로스(Kyros)에게 참패하여 그토록 강성하던 나라를 잃고 포로가 된다. 그는 화형을 선고받고 화장용 장작더미에 올려졌으나 전에 델포이에 값진 선물들을 바친 덕분에 아폴론에 의해 구출되었다고도 하고, 또 다른 주장에 따르면 인생의 부침에 관해 솔론(Solon)이 경고했던 말을 그가 되뇌는 것을 듣고 퀴로스가 살려주었다고도 한다.(81쪽)

 - 천병희 옮김,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솔론과 크로이소스와의 만남'에 얽힌 얘기를 제법 길게 인용했지만 솔론傳에 담긴 다른 이야기 한토막도 마저 인용했으면 싶다. 한낱 오래된 옛날 이야기로 치부하기엔 오늘날의 현실과 너무 닮은 모습들이 너무나 자주 겹쳐 떠오르기 때문이다.


마침내 사람들은 페이시스트라토스를 위해 호위병을 세웠으며, 그의 뜻대로 군대를 모아 아크로폴리스를 점령했다. 온 시내는 발칵 뒤집혔다. 메가클레스도 가족을 데리고 달아나자, 솔론은 광장에 나가 연설했다. 그는 시민들의 경솔함과 어리석음을 비판하는 한편, 자유를 지키기 위해 용기를 내야 한다며 사람들을 설득했다. 독재정치는 그것이 싹트기 전에는 막기 쉽지만, 이미 독재정치가 성장한 뒤 쓰러뜨리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그 어려운 일을 해내는 것이야말로 참으로 위대하고도 영광스러운 일이라며 설득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페이시스트라토스가 두려워서 감히 누구도 솔론의 말을 따르지 못했다.

 

솔론은 매우 실망한 채 집으로 돌아와 무장을 하고, '나라와 법을 지키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했다' 이렇게 써서 문 앞에 붙였다. 그러고는 친구들이 피신하라고 권하는 것도 듣지 않고 아테나이 사람들을 훈계하는 시를 썼다.


그대들이 어리석어 이런 괴로움을 당했으니

모든 것을 자기 탓으로 돌려 결코 하늘과 운명을 원망하지 마라.

폭군에게 성을 내준 것은 바로 그대들이었으니

이제는 자유를 잃은 노예가 될 수밖에 없으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옳은 말을 하는 솔론을 보고 많은 사람들은 그가 곧 독재자에게 죽임을 당할 것이라며, 뭘 믿고 그렇게 대담한 행동을 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솔론은 그들에게 말했다.

 

"내 늙은 나이를 믿소."

 

그러나 페이시스트라토스는 권력을 잡은 뒤에도 여전히 솔론을 존경하며, 그에게 여러 일들을 의논하기도 했다. 페이시스트라토스가 솔론의 법을 거의 그대로 시행했으므로 솔론도 그의 상담을 잘 들어주었으며, 조언과 칭찬 또한 아끼지 않았다.

 

(…)

 

솔론은 아이귑토스를 여행하면서 들었던 아틀란티스 섬의 역사에 대해 방대한 책을 쓰려고 했지만, 끝까지 쓰지 못하고 도중에 그만두었다. 플라톤은 그가 책을 쓸 시간이 모자라서 일을 끝마치지 못했다고 했지만 아래 시를 보면, 시간이 모자라기보다는 나이가 많고 일의 규모와 양이 너무나도 커 담당해 내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나이는 하루하루 늘어가지만

배움의 길은 나날이 새롭구나.

 

그러나 지금도 나에게는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아름다움과 술과 음악이 있구나.


그래서 플라톤은 솔론이 끝내지 못한 아틀란티스 섬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 상속인이 없어서 자신이 저택을 물려받게 된 듯한 마음으로 이어서 쓰기 시작한다. 하지만 너무 늦게 시작한 탓에 완성을 보지 못한 채 그도 세상을 떠났다. 플라톤이 이어서 써놓은 글들을 읽다 보면 미처 쓰지 못한 부분에 대한 그의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아테나이 여러 신전 가운데 제우스 신전만이 완성되지 못했던 것처럼, 플라톤의 뛰어난 작품 가운데 오직 이 아틀란티스에 대한 글만이 미완성 상태로 전해진다.(214-215쪽)


 - 플루타르코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여기까지 옮겨놓고 보니 이 글의 제목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얘기만 잔뜩 인용하고 말았다는 생각이 든다. 제목부터 먼저 달아놓고 아무 생각없이 무작정 여기까지 마구 내달린 탓이다. 시시각각 급변하는 작금의 난국을 보면서 오늘 내가 문득 떠올린 건 사실 '원숭이'였다. 그것도 병신년(丙申年)을 맞아 그동안 저지른 온갖 병신짓(?)이 만천하에 다 드러났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그 대단원의 끝을 보여줄 생각조차 못하는 '욕심많은 원숭이'였다.


알제리의 카바일 족(주로 알제리 북부의 해안 산악 지대에 사는 부족-역자주) 농부가 호리병을 나무에 단단히 붙들어 매놓고 그 안에 약간의 쌀을 넣어두었다. 호리병의 주둥이는 원숭이의 손이 간신히 들어갈 정도의 크기를 갖고 있다. 원숭이는 밤에 나무로 와서 손을 집어넣고 쌀을 움켜쥔다. 쌀을 쥐고 있어서 손이 빠지질 않지만 원숭이에겐 쌀을 놓고 손을 뺄 지혜가 없다. 그렇게 해서 원숭이는 아침이 될 때까지 거기에 서 있다가 사람에게 잡히고 만다.(298쪽)


- 새뮤얼 스마일즈, 『인생을 최고로 사는 지혜』중에서


우리의 아주 머나먼 조상이 틀림없이 아프리카의 원숭이로부터 갈라져 나왔다는 사실이 아무리 과학적이고 명백하게 증명된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우리가 진짜로 아프리카의 원숭이를 쏙 빼닮은 너무나 욕심많은 인간을 우리의 코앞에서 진짜로 생생하게 지켜보는 일은 너무나 괴롭고 또 한편으로는 너무나 고약하다! 또한, 무려18 년 동안이나 정치를 해 온 사람이 “오늘 이 순간에 이르기까지 단 한 순간도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고 작은 사심도 품지 않았다”고 너무나 천연덕스럽고 뻔뻔스럽게 거짓말을 늘어놓는 모습을 보는 건 너무 소름끼친다!

정치 Politics

 

원칙들의 경연으로 변장한 이해관계의 상충. 사적인 이익을 위해 공공 업무를 행하다.

 

 - 앰브로스 비어스, 『악마의 사전』


어느새 토요일마다 광화문 광장으로 나가는 일이 하나의 일상이 될 지경이다. 그래도 혹시나 이번 주중엔 일(?)이 잘 풀려서 주말엔 모처럼 동네 도서관에서 편안하게 책장이라도 좀 넘길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또 속았다는 기분이 든다. 참으로 무서운 '기만'이다. 오늘 내 눈에 번쩍 뜨인 어느 만평 하나를 옮기는 걸로 이 글을 끝맺고 싶다.





기만 Delusion

 

'열의', '애정', '자기부정', '신뢰', '희망', '자비' 등의 수많은 착한 아들과 딸을 둔, 대단히 인망 있는 집안의 가장.


기만에게 모두 경례! 그대가 없었다면

세상은 온통 뒤죽박죽이었을 터.

멋진 환상을 자랑하는 악덕은

버려진 미덕의 둔한 발걸음을 훌쩍 뛰어넘으니.

 

멈프리 마펠(Mumfrey Mappel)


 - 앰브로즈 비어스, 『악마의 사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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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j_Shin 2016-12-04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글을 읽어면서 저도 니체의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중 [새로운 우상에 대하여]편을 인용하고 싶어졌습니다.

국가는 온갖 냉혹한 괴물 가운데서 더없이 냉혹한 괴물을 일컫는다. 이 괴물은 냉혹하게 거짓말을 해댄다. 그리하여 그의 입에서 ˝나, 국가가 곧 민족˝이라는 거짓말이 기어나오는 것이다. 79쪽

국가는 선과 악이라는 말을 다 동원해가며 거짓말을 해댄다. 국가가 무슨 말을 하든 그것은 거짓말이다. 국가가 무엇을 소유하든 그것은 그가 훔친 것이고. 80쪽

국가라고 하는 이 새로운 우상은 자신의 주변에 영웅들과 영예로운 자들을 들러리 세우고 싶어하지! 떳떳한 양심의 했볕을 쬐고 싶은 것이다. 이 냉혹한 괴물은 말이다! 81쪽

여기 존재할 가치가 없는 자들을 보라! 저들은 부를 축적하는데도 더욱더 가난해지고 있다. 저들은 권력을 원하며 그 무엇보다도 먼저 권력의 지렛대인 많은 돈을 원한다. 이 무능한 자들은!
저들 잽싼 원숭이들이 기어오르는 꼴을 보라! 앞을 다투어, 서로를 타고 넘어 기어오르다가 서로를 진흙과 나락으로 끌어내리고들 있으니.
모두가 왕좌에 오르려 하는 것이다. 마치 행복이라는 것이 왕좌에 앉아 있기라도 하듯. 정신나간 짓들이다! 흔히 진흙이 왕좌에 앉아 있기도 하고, 왕좌또한 진흙에 앉아 있기도 하거늘. 82쪽

oren 2016-12-13 16:04   좋아요 0 | URL
맨슨 님 반갑습니다^^
맨슨 님께서 인용해 주신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담긴 글귀들을 찬찬히 음미해 보니, 요즘 시국에 너무나도 절묘하게 들어맞는 듯해서 절로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좋은 내용을 정성스레 옮겨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