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의 탄생.반시대적 고찰 책세상 니체전집 2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이진우 옮김 / 책세상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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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긋기)

 

사탕과자 베토벤과 훌륭한 수프 하이든

 

나의 친구는 키메라적 환영을 통해 슈트라우스적 레싱과 슈트라우스의 진상을 알게 되었고 그래서 더 이상 읽지 않으려 했는데, 이 얼마나 현명한 일인가. 그러나 우리는 계속 읽어나갔고, 음악적 성전을 지키는 새로운 신앙의 문지기에게 들여보내줄 것을 간절히 요청했다. 선생은 문을 열고, 같이 다니면서 설명하고 이름을 부른다 ㅡ 마침내 우리는 미심쩍게 멈춰 서서 선생을 응시한다. 가련한 친구의 꿈속에서 일어났던 일이 우리에게서도 일어난 것이 아닐까? 슈트라우스가 말하는 음악가들이 우리에겐, 그가 말하는 한, 잘못 불린 것처럼 보인다. 설령 음험한 환영에 관해 말하는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예를 들면 그는 레싱을 찬양할 때 우리가 미심쩍게 여겼던 따스함으로 하이든의 이름을 입에 올렸고, 스스로 하이든적 비밀 종교 의식의 참여자와 사제로 행동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그가 하이든을 "훌륭한 스프"에, 그리고 베토벤을 (더군다나 4중주곡과 관련하여) "사탕과자"에 비교한다면, 우리에겐 단 하나의 사실이 확실해진다. 즉, 그의 사탕과자 베토벤은 우리의 베토벤이 아니며, 그의 훌륭한 수프 하이든은 우리의 하이든이 아니다. 아무튼 선생은 우리의 관현악단이 그의 하이든을 연주하기에는 너무나 과분하다고 생각하며, 아주 형편없는 풋내기 예술 애호가만이 이 음악에 적절할 것이라고 간주한다.

 

- 『반시대적 고찰 Ⅰ』, <다비드 슈트라우스, 고백자와 저술가>, 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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