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도시를 보고, 사람들의 마음을 알게 된 영웅‘의 이야기

 

사이렌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하여 오디세우스는 귀에 밀랍을 틀어막고 자신을 돛대에 단단히 묶게 했다. 물론 사이렌들에 맞서기 위하여 고래로 여행객이라면 누구나 그 비슷한 것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멀리서부터 이미 사이렌들에게 유혹당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그러나 이런 것이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은 온세상이 다 아는 일이었다. 사이렌의 노래는 무엇이든 다 뚫고 들어가니 유혹당한 자들의 격정은 사슬이나 돛대보다 더한 것이라도 깨뜨렸으리라. 그러나 오디세우스는 그 점을 생각하지 않았다, 어쩌면 그런 얘길 들었는데도 그는 한줌의 밀랍과 한 다발 사슬을 완벽하게 믿었고 자기가 찾은 작은 도구에 대한 순진한 기쁨에 차서 사이렌들을 마주 향하여 나아갔던 것이다.

……

그리고 실제로 오디세우스가 왔을 때 그 강력한 가희(歌姬)들은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이 적수에게는 침묵이어야 필적할 수 있겠다고 믿었기 때문이든, 아니면 오로지 밀랍과 쇠사슬 생각뿐인 오디세우스의 얼굴에 넘치는 행복감을 보자 그들이 노래를 죄다 잊어버렸기 때문이든.

 

 - 프란츠 카프카, 「사이렌의 침묵」중에서

 

 * * *

 

음악에 '유혹당한 자들의 격정'이 뚫고 들어갈 수 없는 '난관'이란 도대체 어떤 것들일까. 세상의 모든 음악들은 유혹적이다. 사람의 마음을 흔들지 않는 음악은 애시당초 음악이라고 불리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마음 속으로 한없이 깊게 파고 들어와 우리의 영혼을 마구 뒤흔드는 음악을 만날 수 있다면, 그런 감동을 얻기 위해 우리는 얼마만큼의 댓가를 지불해야 좋을까.

 

Ulysses and the Sirens.

John William Waterhouse (1849–1917), 1891, National Gallery of Victoria(Melbourne, Australia)

 

 

오디세우스는 '귀향'이라는 숭고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그토록 견디기 힘든 '세이렌의 유혹'마저 초인적인 힘으로 이겨냈다. 한줌의 밀랍과 한 다발의 사슬에만 의지한 채.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여러 방면에서 오디세우스보다는 훨씬 안전하다. 우리는 '세이렌의 유혹'에 맞서 사투를 벌이지 않아도 거의 매일 별 탈 없이 '귀가'하는 데 성공한다. 어쩌면 세이렌의 유혹에 꼴깍 넘어감으로써 '귀가' 이후의 '진정한 안식'에 도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세이렌 자매의 유혹으로부터 살아남기 (호메로스 지음 / 천병희 옮김, 『오뒷세이아』에서 인용)

 

 

그런데 오디세우스가 겪었던 '세이렌의 유혹'이 과연 우리의 여러 감각기관 가운데 단지 '귀'에만 호소하는 것이었던가는 조금 더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호메로스가 『오뒷세이아』에서 말한 대로 '우리 입에서 나오는 감미로운 목소리를 듣기 전에 검은 배를 타고 이 옆을 지나간 사람은 아직 아무도 없을 만큼' 세이렌 자매들은 분명 고혹적인 자태를 지녔음에 틀림없다.

 

오뒷세우스와 세이렌, 드레이퍼, 페렌스 미술관

 

 

거의 매일 안전한 귀가를 보장받는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들한테 '세이렌의 유혹'이라고 부를 만큼 몹시 위험하면서도 견디기 힘든 '음악의 유혹'이 있을까. 아마도 그런 유혹이 있을 수 있다면 그건 분명 '쉽게 극복하기 어려운 난관'이 반드시 뒤따를 것이다. '힘 안 들이고 쉽게 넘어오는 것'은 우리를 유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그런 유혹이 있다면 그 기회가 쉽게 날아가 버릴 수도 있어야 한다. 

 

몽테뉴가 말한 대로 우리는 '어떤 보배가 내 것으로 확실히 되어 있지 않고 빼앗길 우려가 있는 경우, 그것에 더 한층 애착을 가지고 악착스레 틀어쥐며 매달리는' 경향이 있다. 또한 '희귀하고 얻기 어려운 일보다 더 우리 취미를 자극하는 것은 없다'는 그의 말에도 맞장구를 칠 수밖에 없다. "모든 사물에서 쾌락은 그것을 놓쳐 버릴 위험 때문에 더 증대한다."(세네카)는 말도 몽테뉴가 우리에게 전해주고 싶었던 말이다.

 

서두가 너무 길었다고 말하기에도 한참이나 늦었다. 올해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음악 연주회'를 하나씩 자세히 살펴 봤더니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부터 앞선다. 물론 연주회에 직접 가지 않더라도 그들의 연주를 얼마든지 보고 들을 수는 있다. 라디오나 음반 혹은 유튜브 영상들을 통해서 그들을 만날 때면 그들은 늘 우리 곁에 아주 가까이에 머물러 있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가슴이 쿵쾅거릴 정도로 격한 감동을 느끼기 위해서는 직접 연주 현장으로 달려가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그렇지 않다면 왜 그렇게 연주회 티켓 값이 비싸겠는가.

 

세계적으로 손에 꼽을 만한 연주단체와 연주가들 가운데 우리가 서울에서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생각보다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은 대부분 '멀리 떨어진 곳'에서 살고 있고, 또 그들 대부분은 연주 활동을 위해 전세계의 여러 도시들을 바삐 돌아다니기 때문이다.

 

올해 서울에 올 연주자들과 단체들 가운데 '사정만 허락한다면' 직접 공연 현장에 가서 들어보고 싶은 연주들이 대략 얼마나 될까를 헤아려 보니 당초 예상보다 훨씬 더 많다.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와 안젤라 게오르규, 바이올린의 막심 벤게로프, 레오니다스 카바코스, 안네 소피 무터, 율리아 피셔, 조슈아 벨, 길 샤함, 바딤 레핀, 피아노의 손열음, 조성진, 백건우, 임동혁, 알렉산더 멜니코프,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 마리아 주앙 피레스, 교향악단 가운데 시카고 심포니,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파리 오케스트라,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등은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 아쉽다. 그런데 욕심만 앞세우다 보니 정말 너무 많다.

 

이들을 연주 현장에서 직접 만나기 위해 우리가 뛰어넘어야 할 가장 큰 현실적 장애는 거의 전적으로 '비싼 티켓값'이다. 가뜩이나 경제도 어려우니 그런 생각이 더욱 들 수밖에. 저 많은 공연들을 다 보려고 욕심을 내다가는 다른 많은 중요한 지출까지도 보류해야 할지 모르겠다.  무엇보다도 '돈'이 문제가 되는 건 꼭 '패닉 상황'이 아니더라도 마찬가지다. 내가 글머리에서 꺼내 든 '세이렌의 유혹'이니 '난관'이니 하는 말들도 결국은 다 '돈'을 문제삼기 위해 억지로 불러온 이야기에 불과할지 모른다. '돈'이 별로 들지 않는다면 '세이렌의 유혹'을 굳이 마다할 사람이 과연 누가 있겠는가. 더구나 '귀향'은 커녕 '귀가' 걱정까지도 필요가 없는 세상임에랴.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그런 모습으로 패닉이 대중을 장악했다: 모든 사람이 돈, 돈을 찾아 헤맸다. 그러나 그 어떤 조건을 제시하더라도 돈을 마련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더타임스」가 전하는 상황에 따르면, '담보나 보증이 어떤 것이냐는 사람들의 안중에 아예 없었고, 오직 돈을 구할 방도가 없다는 것만이 문제'였다.

 

 - 찰스 P. 킨들버거, 『광기, 패닉, 붕괴 금융위기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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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음에 오려 붙인 이미지들은 예술의 전당에서 발행하는 잡지 <Beautiful Life> 1월호에 실린 내용들이다. 그 아래에 딸린 '설명글'들은 이번에 '공부 삼아' 여기 저기를 뒤져 보며 내 스스로 정리한 것이다. 될수 있는 한 공연 날짜 순으로 정리해 보았다. 일련번호는 따로 매기지 않았다.

 

 

 

 

클라라 주미 강은 성악을 전공한 아버지로부터 많은 훌륭한 음악적 유산들을 물려받았다. 그녀의 아버지 필립 강은 동양인 최초로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서 10년 연속 주역으로 나섰을 만큼 유명한 성악가이다.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에서 종종 '부녀'가 함께 나와 '이런 저런 음악 얘기'를 들려주는 걸 들어보면 클라라 주미 강은 성격이 대단히 천진난만하고 씩씩하고 활달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녀의 이번 공연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인터넷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중 일부만 옮겨 본다.

 

 

이 음악회는 세계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최고의 아티스트와 연주단체를 초청, 국내 음악계에 수준 높은 연주를 소개하는 무대인 [예술의전당 월드 프리미어 시리즈]의 일환이다.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인디애나폴리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를 모두 우승하고 작년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에서 입상하며 거장 지휘자들과 유명 연주자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주미 강과 역사학도에서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오보이스트로 우뚝 선 오보이스트 조나단 켈리가 전세계에서 17~18세기 음악을 그 시대와 같이 재현해내는 데에 있어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이 관객들을 바로크 시대로 안내할 것이다.

2014년 그 감동 그대로…역시 바로크!


2014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관객들에게 충격과 감동을 선사했던 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이 이번 공연에서는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J. S. 바흐와 그의 둘째 아들인 C. Ph. E. 바흐, 그리고 이탈리아 바로크 음악의 최고봉인 비발디의 작품들을 연주할 예정이다. 특히 클라라-주미 강이 솔로 연주를 맡은 비발디의 사계 중 “겨울”을 비롯하여 J. S. 바흐의 두 대의 바이올린과 현을 위한 협주곡 d단조(악장 다니엘 게데, 클라라-주미 강), 조나단 켈리와 클라라-주미 강이 함께 연주하는 J. S. 바흐의 오보에, 바이올린, 현을 위한 협주곡 d단조, 비발디의 오보에, 바이올린, 현을 위한 협주곡 B^♭ 장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최상의 무대를 통해 마치 바로크 시대로 돌아간 듯한 섬세한 사운드와 분위기를 경험하며 바로크 음악의 정수를 느껴 볼 수 있는 특별한 무대가 될 것이다.

 

 

 

 

 

 

 

 

 

<마술피리>는 영화 <아마데우스>의 후반부에도 잠깐 나왔던 오페라다. 모짜르트가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더 많았기 때문에 빚 독촉에 한창 시달리던 무렵에 '흥행에 성공할 오페라'로 써낸 작품인데, 초연 극장에서 100회 넘게 공연되었다고 한다. 물론 그의 오페라들 중 가장 훌륭한 성적이었다. 초연된 해 12월에 결국 세상을 떠난 모짜르트가 병상에 누운 채 저녁마다 시계를 쳐다보면서, "아, 지금은 파파게노가 등장할 시간이야." 하고 중얼거렸다는 얘기는 유명하다. 이 오페라에 등장하는 '자라스트로’라는 이름은 고대 페르시아 조로아스터교(불을 숭배하는 종교)의 창시자 ‘조로아스터’에서 따온 것이며,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도 같은 인물이다.

 

 

 

 

 

 

그동안 해외 유수 오케스트라와 함께 협주곡을 연주하는 모습만 몇 번 봤었다. 그때마다 당차고 자신만만하게 연주하던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그녀를 볼 때마다 매번 '당차다'는 느낌을 꼭 받는다. 이번 리사이틀 공연은 레퍼토리와 컨셉이 사뭇 다른 듯해서 더욱 흥미롭다.

 

 

 

 

 

 

 

세계 오페라계의 초특급 스타인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는 아직 신혼이다. 작년 12월 29일 오스트리아 빈의 팔레 리히텐슈타인 박물관에서 두 번째 결혼식을 올렸기 때문이다. 새신랑은 이번에 함께 내한하는 테너 유시프 이바죠프다. 그녀는 지난 2013년 11월 전 남편 어윈 슈로트와 이혼했었다.

 

 

오페라에 전혀 관심 없던 남자들이 어느 날부터인가 카오디오로 오페라 아리아를 듣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오페라 공연 실황 DVD를 보며 빠져들더니, 급기야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극장 또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로 오페라 공연을 보러 날아간다. 뇌쇄적인 외모와 관능적인 음색으로 무대 위에서 달리고 구르고 드러누워 노래하는 소프라노 가수 하나가 전 세계에 불러일으킨 이 놀라운 반향은 우리나라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사는 사람들이 '러시아의 리비에라'라고 부르는 흑해 연안의 매혹적인 도시 크라스노다르. 바로 현재 세계 최고의 인기 오페라 가수로 군림하고 있는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Anna Netrebko)가 1971년 9월 18일에 태어난 곳이다.

 - [클래식 ABC] 중에서

 

 

 

(안나 네트렙코, 꽤 젋었을 때 이미지였던 듯)

 

 

 

 

 

 

 

 

 ‘21세기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라 불리는 막심 벤게로프. 클래식 음악방송에서 무척 자주 소개되는 인물인데 여태 실황 연주는 한 번도 못봤다. 그를 직접 만나고 나면 라디오를 통해 들을 때 훨씬 더 반갑고 생생하게 다가올 텐데...

 

 

 

 

 

 

 

 

레오니다스 카바코스는 이번 리사이틀에서 함께 연주하는 피아니스트 엔리코 파체와 함께 데카에서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녹음을 내놓았고 그 덕분에 2013 에코클래식상도 받았다. 엔리코 파체는 2015년에 세종문화회관에서 마련한 <양성원 & 엔리코 파체 베토벤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전곡연주>에서도 무대에 올랐었다.

 

 

 

 

그녀도 이제 5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63년 6월 29일생이다.) 잘츠부르크 태생의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 그가 지배했던 베를린 필하모닉과 매우 인연이 깊은 연주자다. 5년 만의 내한 공연이라고 한다.

 

 

 

 

 

 

 

 

율리아 피셔는 '젊은 거장'으로 불린다. 2013년 가을에 내한해서 드레스덴 필하모닉과의 협연으로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멋지게 연주한 바 있다. '고전음악 해석에 뛰어난' 피셔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무대가 될 듯하다.

 

 

 

 

 

 

 

 

알렉산더 멜니코프는 전설적인 피아니스트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터의 후계자로 지목된 인물이며, 러시안 피아니즘의 계승자라는 찬사를 한 몸에 받고 있는 피아니스트이다. 2009년 내한 공연때 인터뷰를 찾아 읽어 보니 그때 이미 '여섯번째 한국 방문'이란다. 어려서부터 '항공기에 대한 열정'을 지닌 덕분에 지금은 비행기 조종사 자격증도 가지고 있다고.

 

 

 

 

 

 

리오넬 브랑기에는 1986년생 지휘자이다. 협연자 클라라 주미 강과 더불어 영 파워를 느껴볼 수 있는 무대라 여겨진다. 라벨의 <다프네스와 클로에>는 모음곡 형태가 아닌 합창이 곁들여진 전곡 연주라 기대가 크다고. 클라라 주미 강의 바이올린 협주곡도 생상스의 작품이어서 온통 프랑스 레퍼토리 일색이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옛 동독의 중심 도시인 라이프찌히를 특별히 여길 수밖에 없다. 바흐, 멘델스존, 슈만, 클라라, 브람스 등 천재 음악가들이 활동한 주무대였기 때문이다. 특히 성 토마스 교회는 '음악가들의 성지'라 불릴 만하다. 2014년 여름에 라이프찌히를 방문했을 때 성 토마스 교회에 잠깐 들렀던 우리 일행은 때마침 교회 오르가니스트가 직접 연주하는 '바흐의 오르간 연주곡'에 압도된 나머지 교회의 나무 의자에 앉아서 그 음악이 다 끝날 때까지 자리를 뜨지 못했었다. 이 악단을 이끌고 바흐 사후에 거의 잊혀졌던 ‘마태수난곡’을 부활시킨 인물이 바로 멘델스존이었다. 이 두 단체는 바흐와 멘델스존은 물론 거장 지휘자인 쿠르트 마주어와 리카르도 샤이를 떼놓고 생각하기도 어렵다. 카펠마이스터(예술감독) 리카르도 샤이가 이번 공연때 서울에 오지 못하는 점이 아쉬울 따름이다.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는 구 소련 연방에서 독립한 러시아 남부의 그루지아 출신으로 매우 젊고 매력적인 피아니스트이다. 빈 국립음대를 졸업한 이후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콩쿠르 동메달을 따며 급부상했다. 유튜브에선 그녀의 연주가 제법 많이 올라와 있고 높은 조회수를 올리고 있다. 파보 예르비와 함께 협연한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 영상이 특히 인기가 높다.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 앨범 표지)

 

 

 

 

어느새 '세상이 주목하는 피아니스트'로 훌쩍 큰 조성진 군이 '쇼팽 콩쿠르 우승때 연주했던 바로 그 곡으로 고국의 무대에 선다. 웬만한 사람들은 지레 티켓 예매를 포기할 정도로 인기가 대단하다.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2015년 겨울에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이끄는 뮌헨 필하모닉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황제'를 협연했다. 그날, 어느새 노년에 접어든 피아니스트와 지휘자가 서로를 조금이라도 더 배려하려고 애쓰는 듯한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칠순을 넘긴 피아니스트는 올해 7월엔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으로 다시 팬들을 만난다. 늘 구도자와 같은 진지한 모습을 잃지 않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소탈한 면모가 드러나는 듯해 그의 연주가 조금은 더 친근하게 다가오는 듯한 느낌도 든다.

 

 

 

 

 

 

 

앙드레 프레빈과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 등을 거쳐 지금은 샤를 뒤투아가 이끄는 영국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 이번 내한 공연에는 2005년 리즈 콩쿠르 지휘 부문 대상을 차지한 알렉산드르 쉘리가 지휘를 맡는다고.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바이올린 부문 1등을 차지한 임지영의 협주곡 연주도 기대된다.

 

 

 

 

 

 

2015년에는 독일 유수의 오케스트라가 한꺼번에 몰려오듯 내한 공연을 펼쳤었는데 2016년엔 양상이 조금 다른 듯하다. 사상 첫 여성 예술단장을 맡고 있는 성시연이 지휘를 맡는다. 레파토리에 대한 정보는 찾지 못했다.

 

 

 

 

 

 

이반 피셔가 이끄는 부다페스트 오케스트라의 연주도 기대가 크다. 헝가리와 폴란드와 체코는 서로 인접한 동유럽 국가들이이서 나름대로 정서가 비슷한 데가 많다. 오케스트라는 헝가리, 작품은 폴란드 출생 쇼팽과 체코 출생 드보르작이다. '보헤미안의 정서'가 물씬 풍기는 드보르작의 교향곡 8번을 어떤 빛깔로 물들일지... 피아노 협주곡을 협연할 피아니스트 마리아 주앙 피레스의 연주도 궁금하다. 포르투갈 출신인 그녀는 사색과 시정이 넘치는 연주로 유명하다. 데뷔 초기부터 모차르트 해석으로 정평을 얻었고, 쇼팽의 음악도 장기로 손꼽힌다. 그녀의 할아버지가 불교 승려 출신이고 그녀 또한 불교 신자다.

 

 

 

 

 

 

 

안젤라 게오르규는 1965년생이다. 루마니아 태생이고 어릴 때부터 오페라 무대를 꿈꿨다. 1994년 코벤트가든 로열 오페라 극장에서 게오르그 솔티의 지휘로 공연된 <라 트라비아타>에 비올레타로 출연한 것이 그녀에게는 결정적이었다. '우아하면서도 사람의 가슴을 뒤흔드는 예술가'라는 평을 들으며 마리아 칼라스에 비견될 만한 사랑을 누리는 소프라노 가수로 우뚝 섰다. 타고난 미모와 재능으로 수많은 명연을 보여왔다. 프라하 방송교향악단과 함께 오는 만큼 드보르자크의 <루살카>에 나오는 '달에게 바치는 노래'가 얼마나 아름답게 들릴지 궁금하다.

 

 

 

 

 

 

 

1965년생인 마르쿠스 슈텐츠는 작년 12월에 서울시향의 말러 교향곡을 지휘했다. '현존하는 최고의 말러 지휘자'라는 평을 듣는다. 그가 10년간 수석지휘자로 있었던 쾰른 귀르체니히 오케스트라와 말러 교향곡 전곡을 녹음해 비평가들의 격찬을 받았다. 최근 읽은 책을 소개해 달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도 흥미롭다. 번스타인이 하버드에서 강의한 『노턴 렉처』는 음악가와 청중 모두 보거나 읽어야 할 명강의란다. 국내에 번역되어 나왔는지 모르겠다. 빌 브라이슨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도 좋았다고 추천했다.

 

 

 

 

 

 

헤르베르트 볼룸슈테트는 1927년생이다. 그의 이력을 살펴보니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를 오래도록 지휘한 것으로 나온다. 1975년에는 이 오케스트라 및 드레스덴 국립 오페라 극장 수석 지휘자에 취임했다고 한다. 레코드 또한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를 지휘한 것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부르크너 스페셜리스트로도 손꼽히는 지휘자. 밤베르크 교향악단은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 뮌헨 필에 이어 남독일의 대표적인 오케스트라의 하나이다. 전쟁 중에 프라하에 있었던 도이치 필하모니의 멤버가 프라하에서 탈출해 밤베르크에 모여 1945년에 출발했고, 볼프강 사발리시와 오이겐 요훔 등이 상임을 맡기도 했었다.

 

 

 

 

 

 

1933년생인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는 폴란드 출신의 작곡가이자 지휘자다. 그가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린 작품은 1960년도 전위 음악인 「히로시마 희생자를 위한 위령곡(Ofiarom Hiroszimy; Threnody for the victims of Hiroshima)」이다. 1980년에 펜데레츠키는 Solidarity로부터 1970년 반정부 혁명 때 희생된 사람을 기리기 위한 그단스크 조선소에 만들어진 조각 작품의 제막식을 위한 곡을 위탁받았다. 그는 《Lacrimosa》라는 곡을 썼고, 후에 이를 《폴란드어 레퀴엠》으로 확장했는데, 이는 그의 후기작품 중 유명한 곡이 되었다.

 

 

(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의 폴란드어는 Krzysztof Penderecki)

 

 

 

 

 

 

마이클 틸슨 토마스는 1944년생이고 미국 헐리우드에서 태어났다. 81년에는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니아 관현악단의 수석객원지휘자를 맡았고, 88년부터는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후임으로 런던 교향악단의 수석지휘자에 취임했다. 1995년부터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음악감독으로 일하고 있으니 벌써 21년째 장기근속중이다. 샌프란시스코 심포니는 매우 모험적이면서도 진보적인 오케스트라로 극찬을 받고 있다. 15번의 그래미상 수상 경력을 자랑한다. 말러의 교향곡 1번과 임동혁 협연으로 쇼팽의 피아노협주곡 2번을 들려줄 예정이다.

 

 

 

 

 

 

 

 

2014년에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내한했던 다니엘 하딩이 이번에는 '한불수교 130주년 기념'으로 파리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내한한다. 다니엘 하딩은 클라우디오 아바도(Claudio Abbado, 1933-2014)가 창단한 말러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2003년부터 이끌고 있다. 레퍼토리는 대부분 프랑스 작곡가들의 작품들이다. 드뷔시의 ‘펠레아스와 멜리장드’ 모음곡, 베를리오즈의 ‘로미오와 줄리엣’ 등을 연주한다. 바이올린 협주곡은 멘델스존의 작품이다. 조슈아 벨의 협연이어서 더욱 기대된다. 그가 허름한 청바지를 입고 워싱턴의 어느 지하철 역에서 350만 불짜리 스트라디바리우스를 들고 43분 동안 멋지게 연주했을 때 '바이올린 케이스'에 쌓인 돈은 고작 32달러 17센트에 불과했었다. 오로지 다들 '바쁘니까' 그랬었다고 한다...

 

 

(조슈아 벨의 연주 모습)

 

 

 

 

 

 

 

 

 

 

2016년 빈 신년음악회를 지휘했던 마리스 얀손스가 2016년의 마지막 달엔 서울을 찾는다. 그가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과 함께 내한하는 공연 조합은 이번이 세 번째란다. 나는 2012년에 실황 연주를 보러 갔었다. 얀손스의 지휘를 처음 접한 이들이 흔히 '별로'라는 반응을 내비치기도 한다는데 내가 꼭 그랬다. 그런데 그의 지휘는 '여러 번 대면할수록' 진가를 느끼게 된다고 한다. 올해 공연에서는 고전주의를 대표하는 하이든의 교향곡 100번 ‘군대’, 방대한 악기 편성으로 현란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바이올리니스트 길 샤함의 협연으로 베토벤의 협주곡도 연주될 예정이다. 1943년생이니 그의 나이도 어느새 일흔 셋이다.

 

 

 

 

 

 

 

 

 

 

 

 

 

 

 

 

스베틀라나 자하로바는 볼쇼이 발레단의 수석 무용수다. 1979년 우크라이나 태생. 열 살에 엄마 손에 이끌려 키예프에 있는 발레학교에 입학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마린스키 발레단과 볼쇼이 발레단 두 곳에서 연거푸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바딤 레핀은 작년 10월에 내한한 시드니 심포니 내한 공연때 협연한 적이 있었다.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윤디 리가 서울에 와서 대형사고를 쳤던 바로 그 교향악단과의 협주였다. 퀸엘리자베스 콩코르에서 우승했다. 바딤 레핀은 막심 벤게로프, 예브게니 키신과 함께 '러시아 신동 삼총사'로 불렸던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다. 이 두 사람은 세기의 커플로도 불린다.

 

 

(스베틀라나 자하로바가 발레 <돈키호테>에서 공연하는 모습)

 

 

 

 

 

 

 

드보르작이 1900년에 작곡한 오페라다. 그는 모두 11편의 오페라를 작곡했는데 유명한 오페라는 《루살카》뿐이다. 다른 작품들도 훌륭하지만 널리 알려지지 못했을 뿐이다. 《루살카》의 기본적인 얼개는 안데르센의 『인어 공주』지만, 등장인물이나 극의 분위기는 보헤미아의 민간 설화와 많이 닮았다. 드보르작 특유의 아름답고 서정적인 선율들이 담겼다. 특히 1막의 <달에게 바치는 노래>는 그의 아리아 중에서 가장 유명하다. 국내에서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오페라여서 더욱 관심이 높을 듯하다.

 

 

 

 

자유의 투사이자 탈옥한 정치범인 친구의 도주를 도운 죄목 때문에 사형에 처해질 운명에 빠진 카바라도시는 총살 직전에 마지막으로 간수에게 부탁하여 '사랑하는 여인' 토스카에게 전해줄 '편지'를 쓸 시간을 가까스로 얻는다.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는 여인을 이 세상에 홀로 두고 죽어야 하는 기막힌 처지를 생각하며, 북받쳐 오르는 울음을 참으며 '연인과의 달콤했던 사랑의 추억'을 떠올리며 부르는 노래는 '너무나 절절해서' 가슴을 마구 후벼파는 느낌이 들 정도다. 오페라 공연을 직접 보면서 듣는 아리아는 '재생'을 통해 듣는 음악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토스카>에 담긴 '별은 빛나건만'은 그 차이가 얼마만큼 클 수 있는지를 절실히 깨닫게 해준 아리아였다.

 

별은 빛나고, 대지는 향기로 가득 차 있었다.
채소밭의 문이 삐걱거리며
모래에 스치는 발자국 소리.
향긋한 냄새를 풍기며 그녀가 들어와
내 품속에 몸을 맡겼다.
오! 달콤한 입맞춤, 수 없는 나른한 애무(愛撫),
나는 떨면서 베일을 벗기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는 틈도 아쉬워하며....
이 사랑의 꿈은 영원히 사라졌다.
시간은 흘러갔다.
절망 속에 나는 죽는다. (반복)
이제 와서 이토록 아쉬운 것일까 목숨이란!
(목숨이란!)

 

 

 

 

 

 

 

 

 

<로엔그린>은 니체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에게도 커다란 영향을 끼친 작품임에 틀림없다. 한때 바그너와 절친한 사이였던 니체는 자신이 세상에 내놓은 최초의 저작인『비극의 탄생』을 바그너에게 헌정했다. 또한 니체는 그 책에서 바그너의 작품 <트리스탄과 이졸데> 뿐만 아니라 <로엔그린>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바그너의 뒤를 이은 독일 후기 낭만주의 음악의 위대한 작곡가이다. 그가 열 살이던 1874년에 처음으로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과 <탄호이저>를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바그너의 음악을 반대했던 보수적인 아버지 때문에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뮌헨 대학에 입학해 철학과 예술사를 공부했으나 나중에 다시 음악으로 되돌아왔다. 그는 20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바그너와 쇼펜하우어의 영향을 받아 문학 작품들을 주제로 한 교향시를 많이 작곡하였다. <차라투스트라>와 <돈키호테> 등이 대표적이다.

 

바그너의 두 번째 부인은 프란츠 리스트의 혼외자식이었던 24살 연하의 코지마 리스트(1837~1930)였다. 두 사람이 연애하던 시절, 스위스 루체른 호수 근처에 머물던 바그너와 독일 뮌헨에 있던 코지마는 쇼펜하우어의 저서 『의지(Wille)와 표상(Vorstellung)으로서의 세계에서 따온 빌(Will)과 포어슈텔(Vorstel)이라는 가명을 사용해서 서로 은밀하게 편지를 주고받기도 했다. 1850년 8월에 바이마르에서 <로엔그린>의 초연을 지휘했던 인물이 프란츠 리스트였다.

 

 

 

 

 

 

 

 

 

 

 

 

 

 

 

 

시카고 심포니는 거물급 음악감독이 많이 거쳐갔다. 라파엘 쿠벨릭, 프리츠 라이너, 게오르그 솔티, 다니엘 바렌보임 등. 2008년 영국 ‘그라모폰’이 세계의 주요 오케스트라에 순위를 매긴 결과, 당당히 5위에 올랐다. 2000년대 들어 뉴욕 필하모닉이 주춤하는 사이에 미국을 대표하는 악단으로 자리잡았다. 올해 창단 125주년을 맞은 이 오케스트라는 총 62회의 그래미 어워드 수상 경력을 자랑한다. 미국 악단 특유의 압도적 에너지가 일품이며, 특히 금관파트 연주력은 ‘세계 최고’라는 찬사가 나온다.

 

이탈리아 나폴리 태생인 리카르도 무티는 1941년생이고 2020년까지 음악감독으로 계약되어 있다.  그는 너무나 이탈리아적인 마초 기질을 지닌 인물이다. 라 스칼라 오페라를 맡았을 때에도 '성격' 때문에 불화를 자주 빚었다. 지휘봉을 칼처럼 휘두르는 전쟁 사령관 스타일이 그의 특징이다. '절도 있는 비팅을 통해 음의 시작과 끝을 위압적으로 컨트롤한다'는 평을 듣는다.

 

시카고 심포니가 2013년에 처음 한국을 찾아왔을 때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인 리카르도 무티는 독감 때문에 지휘봉을 잡지 못했다. 시카고 심포니와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무대에 서는 셈이다. 최정상급 오페라의 공연답게 협주곡은 없다. 첫날은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과 말러 교향곡 1번 ‘거인’, 이튿날은 프로코피에프의 교향곡 1번 ‘고전적’과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4번을 연주할 예정이다. 일찌감치 공연 예약을 해 놓고 혹시나 '좀 더 좋은 자리'가 없을까 하고 기웃거리다가 용케 '동급 최강'으로 여겨지는 자리로 바꿀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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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바뀐지가 언젠데 아직도 이런 글을 쓰고 있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여기까지 오느라 나 나름대로는 적잖은 품이 들었다. 그런데 글 하나에 너무 많은 내용을 담으려고 애쓰다 보니 그것도 결국 '흠'으로 느껴진다. 몽테뉴의 말대로 '결핍과 풍부는 똑같이 폐단이 되고 만다'는 말이 조금도 그르지 않다. 아무튼 이런 공연들 가운데 공짜는 하나도 없다. 언제 어떤 연주회를 골라서 갈 것인지는 전적으로 당신의 '재정상태'에 딜려 있다. 폐단은 결국 '돈'에도 있다.


그대는 남은 재산에 골치를 앓고
나는 가난으로 골을 싸맨다.                                                                 (테렌티우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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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글을 끝까지 읽는 사람들도 있을까? 더군다나 '숨겨 놓은 글'까지도?

 

「모르겠다,」고 내가 목이 잠겨 부르짖었다. 「정말 모르겠다. 아무도 오지 않으면 그냥 아무도 오지 않는 거다. 나는 아무에게도 무슨 나쁜 짓을 한 적 없고, 아무도 나에게 무슨 나쁜 짓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아무도 나를 도와주려 하지 않는다. 이 세상 그 누구도. 그러나 사정이 그런 건 아니다. 아무도 지금 나를 돕지 않는다는 것만 제외하자 ─── , 그렇지 않으면 이 세상 그 누구도 어여쁘지 않을 테니. …… 」

 

 - 프란츠 카프카, 「산으로의 소풍」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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