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의 탄생.반시대적 고찰 책세상 니체전집 2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이진우 옮김 / 책세상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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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 이래로 아직 한번도 비극적 효과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

  

아리스토텔레스 이래로 아직 한번도 청중의 예술적 상태나 미학적 활동을 추론할 만한 비극적 효과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 어떤 때에는 동정심과 공포가 진지한 사건들을 통해 발산됨으로써 마음이 가벼워져야 하지만, 다른 때에는 선하고 고귀한 원칙이 승리하고 주인공이 윤리적 세계관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숭고해지고 감격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바로 그것이, 오로지 그것만이 비극의 효과라는 것을 나는 확실하게 믿는다. 또한 비극을 해석하는 미학자들을 포함하여 이 모든 사람들이 최고의 예술인 비극에서 아무것도 경험하지 못했다는 결론이 그로부터 도출된다. 문헌학자들이 의학적 현상인지 도덕적 현상인지 잘 알지 못했던 병리적 발산,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카타르시스는 괴테의 기이한 예감을 상기시킨다. "병리학적 관심이 크게 없었기 때문에 나는 비극적 상황을 처리하지 못했고, 그래서 그것을 찾기보다는 회피하는 편이었다. 가장 비장한 것 또한 고대인들에게는 단지 심미적 유희였다는 점이 그들의 장점 가운데 하나였는가? 우리의 경우 그런 작품을 생산하려면 자연의 진리가 협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멋진 경험에 따라 이 심오한 마지막 질문을 우리는 긍정해도 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방금 음악적 비극에서 가장 비장한 것이 단지 심미적 유희일 수 있다는 점을 경이롭게 체험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제야 비로소 비극적인 것이라는 원초적 현상을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서술할 수 있다고 믿어도 될 것이다. 비극의 대표적인 효과를 미학 외부의 영역을 근거로 해서 설명하고, 스스로 병리적이고 도덕적인 과정을 넘어서지 못했다고 느끼는 사람은 자신의 심미적 천성을 의심해도 될 것이다. 그 대신 우리는 그에게 게르비누스의 방식에 따른 셰익스피어 해석과 "시적 정의"의 근면한 탐구를 순수한 대용품으로 추천한다.

 

- 『음악의 정신으로부터의 비극의 탄생』, 2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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