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의 탄생.반시대적 고찰 책세상 니체전집 2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이진우 옮김 / 책세상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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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시인이 될 것이다

 

우리는 현대적 재능이라는 특이한 약점으로 말미암아 미적 근원 현상을 너무 복잡하고 추상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을 갖게 되었다. 은유는 진정한 시인에게는 수사학적 형상이 아니라 그의 눈앞에서 어떤 개념을 대신하여 실제로 움직이고 있는 대표적 형상이다. 인물은 진정한 예술가에게는 주워 모은 개개의 특질들로부터 합성한 전체 같은 것이 아니고, 그의 눈앞에서 끈질기게 살아가는 인격이다. 이 인물이 지속적으로 계속 살아가고 계속 활동한다는 점에서만 화가가 그린 동일한 환영과 구별된다. 호메로스는 어떻게 모든 시인들보다 훨씬 더 구체적으로 묘사할 수 있었을까? 그가 그만큼 더 많이 관조했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나쁜 시인이기 때문에 시에 관해 그토록 추상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미적 현상은 단순하다. 단지 지속적으로 살아 있는 유희를 바라보고 항상 정령의 무리들에 둘러싸여 살 수 있는 능력을 가져보라. 그러면 시인이 될 것이다. 단지 스스로 변신하여 다른 사람의 몸과 영혼으로 말하려는 충동을 느껴보라. 그러면 극작가가 될 것이다.

 

- 『음악의 정신으로부터의 비극의 탄생』, 8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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