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퇴근길에 생뚱맞게도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책 한 권이 문득 생각이 났다. 그래서 집에 들어와 소파에 반쯤 드러눕다시피 한 자세로 북플을 띄워 '읽은 책' 한 권을 덧보태는 '어려운 과제'에 돌입했다. 여태까지 '읽은 책'을 등록하는 방법과는 뭔가 좀 다르지 싶어 일말의 불안감도 살짝 느끼면서 말이다.

 

그런데 이게 '비시기 드러누워서' 해결될 일이 결코 아니었다. 이제껏 북플에 '읽은 책'을 등록하는 일은 생각보다 너무 쉬웠는데 말이다. '내가 읽은 책'을 북플에 등록한 방법을 소개하면 대략 다음과 같다.(무슨 '나만의 북플 사용법'을 소개하는 꼴이다.)

 

맨 처음엔 그냥 알라딘 북플이 친절하게 '구매한 책' 바구니에 미리 담아준 책들을 일일이 졸졸 따라다니며 평점을 매겼다. 안 읽은 책들은 확실하게 건너 뛰면서. 그러면서 가만 살펴 보니 '구매한 책' 바구니에 뭔가 덜 담긴 책들도 제법 있는 듯했다. 그래서 나중엔 아예 좀 더 확실한 방법을 꺼내들었다. PC 기반 서비스인 알라딘 서재로 들어가서 '구매리스트'를 통째로 엑셀로 다운받았고, 거기서 'ISBN값만 드래그한 후 붙여넣기' 작업을 더 했다. 그러고 나서 북플을 확인하니 '구매한 책' 바구니가 조금은 더 확실하게 채워진 듯했다. 이런 작업을 다 끝낸 후에도 '미처 담기지 못한' 책들은 내가 강제로 담는 수밖에 없었다. 알라딘 서재로 다시 들어가서 대충 생각나는 책들을 '일일이 검색해서 보관함에 넣은' 다음, 북플 보관함을 다시 열고(알라딘 서재에서 작업하면 곧바로 북플 보관함에도 실시간 반영된다) 내가 '힘들여 끌고 온' 그 책들에 대해 또다시 평점을 매기고 '읽은 표시'를 했다.

 

그런데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책 한 권을 제대로 담는 일은 생각보다 몹시도 지난했다. 아니, 아직까지도 원만한 해결을 보지 못하고 있다. 그 때문에 결국 내가 여기서 이런 하소연을 주저리 늘어놓고 있는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우선 나는 북플 '상품 검색' 창에서 [ 칭찬은 고래도 ] 까지만 빠르게 입력하고 돋보기를 눌렀다. 그러자 곧바로 여러 권의 <칭찬은 고래도···>가 눈 앞에 쫘악 펼쳐졌다. 나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 책들 가운데 맨 위에 뜬 한 녀석을 골라 얼른 클릭했다. 그리고 평점도 매기고 읽은 '해와 달'까지도 꼭 맞춰 놓았다. 그리고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그런데 뭔가 조금 이상했다. 이 유명한 책을 읽은 사람이 고작 나까지 포함해서 3명에 불과했던 것이다. 결국 자세히 알고 보니 내가 선택한 책은 2014년 6월에 나온 '최신판' <칭찬은 고래도···> 였다.  그 책의 ISBN 값은 정확히 9788980953386이었다.

 

 

<그림 1>

 

 

 

2014년 6월에 나온 책을 '2005년 1월에 읽었다'는 것도 말이 안 되는 건 마찬가지였지만 그것조차 문제삼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데 나는 그 즉시 내가 읽었던 '바로 그 책'을 다시 찾아 꼭 제대로 등록하고 싶은 괜한 열망에 사로잡혔다. 그게 탈이라면 탈이었다. 나는 하는 수 없이 <칭찬은 고래도···>에 대한 심층 분석에 들어갔다. 가장 빠른 길은 '알라딘 서재'로 다시 들어가 내가 쓴 리뷰를 찾는 일이었다. 그렇게 해서 찾은 책은 ISBN값이 9788950905507이었고, '영리한' 북플은 많은 분들의 리뷰는 다 제쳐두고 내가 오래 전에 쓴 리뷰 하나만 딸랑 보여주는 친절까지 베풀었다.

 

 

<그림 2>

 

 

 

그럼 그렇지...  이제 다 되었구나. 처음에 '읽은 책'으로 등록한 그 책은 '삭제'하고, 새로 찾아낸 책을 '읽은 책'으로 등록하면 끝~~~ 그런데 그게 안 된다. 어라~~ 어디 누가 이기나 보자... 아무리 씩씩 거리며 바로 잡으려 애써도 북플은 요지부동이었다. 내가 등록하기 싫은 책은 삭제하면 금세 다시 나타나서 '나 여기 있지롱~'을 반복했다. 그리고 정작 내가 그 옛날에 읽었던 바로 그 책은 도무지 '등록할 방법이 없었다.'

 

사실 내가 <칭찬은 고래도···> 라는 책을 이토록 애써 찾는 이유는 따로 있다. 나는 그 책에 등장하는 고래를 진짜로 만나본 적이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19년 전의 일이다. 그 책에 등장하는 고래의 이름은 '샤무'인데, 내가 1995년 여름 휴가때 샌디에고 씨월드의 거대한 수족관에서 만났던 그 멋진 녀석이 바로 그 책의 주인공이었던 것이다. 물론 이 얘기는 2005년에 쓴 리뷰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뒤통수치기 반응에서 고래 반응으로......

 

 

그런데 지금 내가 여기까지 글을 쓰고 나니, 이 글 자체가 혹시 알라딘의 북플 서비스에 대해 내가 '뒤통수치기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도 좀 든다. 내가 쓴 리뷰 속에 담긴 내용을 읽어 보니 '내 속이 다 뜨끔할 지경'이다. 그럴 의도까지는 없었는데도 말이다.

 

이 책의 핵심은 매우 간단하다.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잘못한 일은 못 본 척하고 행동을 재빨리 다른 곳으로 유도하라는 것이다. 거대한 범고래 조차도 춤출 수 있게 해준 원리는 이처럼 지극히 간단했다.

저자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남의 잘못을 지적함으로써 자신이 훨씬 똑똑하다는 걸 보여주려고 하는 것을 '뒤통수치기 반응'이라고 부른다. 이와는 반대로 사람들이 잘한 일을 찾아내는 행동 방식을 저자는 '고래 반응'이라고 부른다.

 

 

아무리 '고래 반응'이 중요하다 하더라도, 나는 서비스 초기의 이런 가벼운 오류들은 '서비스의 빠른 정착'을 위해서도 한시바삐 바로 잡는 게 옳다고 본다. 특히나 '프로필'에 마련된 '읽고 있는 책' 바구니와 '읽은 책' 바구니가 정확히 일치하는 오류는 하루빨리 고쳐 줬으면 좋겠다.

 

 

<그림 3>

 

 

 

누군가 나에게 지금 '읽고 있는 책'을 정확하고도 솔직하게 말하라고 하면 나는 딱 한 권의 책밖에 말할 수 없다. 물론 그 책이 무슨 책이냐는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닐 수 있다. 설사 그 책이 '성경을 제외하고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번역되고 연구되는 대여섯 권의 책들 중 하나'로 꼽힌다고 할지라도. 내가 지금 읽고 있는 '딱 한 권의 책'이 바로 그런 평가를 받는 책이다. 그런데 나는 북플 서비스가 제대로 고쳐질 때까지는 그 멋진 책을 북플의 프로필에서는 '표현할 방법'이 없다. 북플 서비스의 이런 사소한 오류들이 어서 빨리 좀 고쳐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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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4-11-27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초기화라서 처음에 사용법이 헷갈리고, 엉성한 기능이 있을 겁니다. 저도 오늘 처음으로 설치해서 사용해봤는데 스마트폰으로 알라딘 서재에 접속하는 것과 느낌이 다르더군요.

oren 2014-11-27 23:51   좋아요 0 | URL
`읽은 책`을 제대로 찾아 평점을 매기고 `읽은 표시`를 하면, 그 책에 대해 내가 쓴 글들이 일목요연하게 쭈욱 떠오르는 게 참 좋더군요. 아직 서비스가 시작 단계라 고칠 게 더러 나타날 텐데, 북플 오류를 재빠르게 파악하고 고치려 드는 모습이 별로 보이지 않아 좀 아쉽더군요.

서재지기 2014-11-28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oren님.
안드로이드 폰에서 책장에서 아이템이 삭제가 안되는 버그 등 신고된 내용을 최대한 반영하여 앱을 업데이트 했습니다. 사용하고 계신 앱을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 해주시기 바랍니다.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부족한 점은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예정이오니 많은 이용 부탁드립니다.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oren 2014-11-28 11:27   좋아요 0 | URL
아.. 어느새 벌써 업데이트가 이뤄졌군요.노고에 감사드리며 잘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