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뒷세이아 - 그리스어 원전 번역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호메로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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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넓적다리뼈들이 다 타자 그들은 소문난

잔치를 벌이며 즐거워했고, 그들 사이에서 백성들에게 존경 받는

신과 같은 가인 데모도코스가 악기를 연주했다. 하나 오뒷세우스는

해가 지기를 열망하며 자꾸만 찬란한 해를 향해 머리를

돌리곤 했으니 귀향하는 것이 그의 소망이었기 때문이다.

마치 온종일 묵정밭에서 두 마리의 포도줏빛 황소를 몰려

이어 붙인 쟁기를 끌던 사람이 저녁 식사를 열망할 때와 같이

-그는 저녁 먹으러 갈 수 있으니 해가 지는 것이 반갑고

또 그가 걸어갈 때 어느새 무릎이 아프기도 하다-

꼭 그처럼 오뒷세우스에게는 해가 지는 것이 반가웠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13권 제26∼35행

 

 

 

생각건대, 나는 멀리서도 잘 보이는 이타케에 온 것이 아니라

어떤 낯선 나라를 떠돌고 있는 것 같고 그대가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도

나를 놀려주시고 내 마음을 호리시려는 의도인 것 같습니다.

말씀해주십시오. 나는 정말로 사랑하는 고향에 온 것입니까?"

빛나는 눈의 여신 아테네가 그에게 대답했다.

"그대는 언제나 가슴속에 그런 생각을 품고 있구나.

그래서 나는 그대를 불운 속에 혼자 내버려둘 수가 없는 것이다.

아무리 그대가 세련되고 명민하고 사려 깊다 해도 말이다.

사실 다른 사람이 떠돌아다니다가 돌아왔다면 좋아하며

집에서 자식들과 아내를 만나보려고 서둘렀을 것이다.

그러나 그대는 여전히 그대의 궁전에 앉아

마냥 눈물 속에서 괴로운 밤들과 낮들을 보내고 있는

그대의 아내를 몸소 시험해보기 전에는

아무것도 물어보려 하거나 들으려 하지 않는구나.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13권 제325∼338행

 

 

빛나는 눈의 여신 아테네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제우스의 후손 라에르테스의 아들이여, 지략이 뛰어난 오뒷세우스여!

그대는 파렴치한 구혼자들에게 어떻게 주먹맛을 보일 것인지 잘

생각해보라. 그들은 삼 년 동안이나 그대의 궁전에서 주인 행세를

하며 그대의 신과 같은 아내에게 구혼하며 구혼 선물을 주고 있다.

그러나 그녀는 마음속으로 늘 그대의 귀향을 애타게 그리며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각자에게 약속을 하며

전갈을 보내고 있지만 그녀의 마음은 다른 곳에 가 있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13권 제374∼381행

 

 

 

자, 나는 그대를 어떤 인간도 못 알아보게 만들 것이다.

그대의 고운 살갗을 나는 그대의 나긋나긋한 사지 위에서 쪼그라들게

할 것이고, 그대의 머리에서 그대의 금발을 없앨 것이고, 그런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을 보면 혐오감을 느끼게 될 그런 누더기로 그대를 쌀 것이며,

전에는 더없이 아름답던 그대의 두 눈도 흐리게 만들 것이다.

그대가 모든 구혼자와 그대의 아내와

그대가 궁전에 남겨두고 온 아들에게도 추해 보이도록 말이다.

그리고 그대는 맨 먼저 돼지치기에게 가도록 하라.

그대의 돼지를 지키고 있는 그는 그대에게도 호의적이며

그대의 아들과 사려 깊은 페넬로페도 사랑하고 있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13권 제397∼406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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