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릭세스의 발언 부분_계속)
하나 그들은 손이 강하고 전투에서 나만 못하지 않지만
내 지혜에 양보했소이다. 그대의 오른손은 전쟁에서 그대에게
유용하지만 지혜에 관한 한 그대에게는 내 지도가 필요하오.
그대는 힘은 있으되 지혜가 없고, 나는 미래사에 관심이 있소.
그대는 싸울 수 있으나, 아트레우스의 아들은 나와 더불어
싸울 때를 선택하오. 그대는 몸으로 도움을 주지만
나는 정신으로 도움을 주오. 키잡이가 노 젓는 자보다
더 위대하고, 장수가 병졸보다 더 위대한 만큼
나는 그대보다 더 우월하오. 우리 몸에서는 가슴이 손보다
더 유능하고, 우리의 모든 힘은 거기 있기 때문이오.
장수들이여, 여러분은 여러분의 파수꾼에게 상을
주십시오! 그토록 여러 해 동안 여러분을 위하여
노심초사하던 보답으로, 나의 모든 봉사를 보상한다는 뜻에서
이 명예를 내게 주십시오! 이제 내 임무는 끝났소이다.
나는 운명의 장애물들을 제거했고, 높다란 페르가마를
함락될 수 있게 함으로써 그것을 함락했소이다. 이제
우리 모두의 희망에 걸고, 곧 함락될 트로이야인들의 성벽에 걸고,
얼마 전에 우리가 적군에게서 빼앗아온 신들에 걸고, 그리고
아직도 지혜롭게 처리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면 그것에 걸고
부탁하노니, 만약 아직도 위험천만한 곳에서 대담하게
무엇을 구해 와야 한다면, 만약 아직도 트로이야의 파멸에
무엇이 부족하다고 여기신다면, 여러분은 나를 기억하시오!
여러분이 이 무구들을 내게 주시지 않는다면
여기에다 바치십시오!" 그러면서 그는 숙명적인 여신상을 가리켰다.
장수들의 집단은 감동했다. 그리고 결과는 달변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명백히 보여주었다. 용감한 영웅의 무구들은
말 잘하는 자가 가져갔던 것이다. 그러자 그토록 자주 혼자서
헥토르에게 대항하고, 칼과 불과 윱피테르에 대항하던 자도
분노라는 단 한 가지에게만은 대항하지 못했으니,
아무도 이기지 못하던 영웅을 괴로움이 이겼던 것이다.
그는 칼을 빼들고는 말했다. "여기 이것은 확실히 내 것이다.
울릭세스는 이것도 내놓으라고 요구할까? 이것은 내가 나를 위해
써야겠다. 프뤼기아인들의 피에 자주 젖곤 하던 이 칼은
이제 제 임자의 피에 젖게 되리라. 아이약스 외에는
아무도 아이약스를 이길 수 없도록 말이다."
그러더니 그는 그때까지 부상당한 적이 없는 가슴의,
칼이 들어갈 수 있는 곳에다 죽음의 칼을 찔러 넣었다.
어떤 손도 깊이 박힌 무기를 뽑아낼 수 있을 만큼 강하지는
못했다. 하나 피가 그것을 밀어냈다. 그리하여 피로 빨갛게 물든
대지가 초록빛 잔디밭에서, 전에 오이발루스의 자손의 상처에서
태어났던 자줏빛 꽃 한 송이를 피어나게 했다. 그 꽃잎 한가운데에는
영웅과 소년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글자들이 새겨져 있었는데,
여기서는 이름을 나타내고, 거기서는 곡(哭)하는 소리를 나타낸다.
- 오비디우스, 『원전으로 읽는 변신 이야기』, 제13권 360∼398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