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가 장인을 알현했을 때 두 사람은
서로 악수했고, 그들의 만남은 순조롭게 시작되는 것 같았다.
그는 찾아온 용건과 아내의 부탁을 말하며 처제를 자기와 함께
가게 해주면 빠른 시일 안에 돌려보내겠다고 약속했다.
그때, 보라, 필로멜라가 화려하게 성장하고 들어왔다.
하나 그녀의 아름다움은 더 화려했다. 물의 요정들과 나무의 요정들이
숲 속을 거닐 때의 모습이라고 우리가 들었던 그런 모습이었다.
그들도 그녀처럼 세련되고 우아할 수 있다면 말이다.
소녀를 보자 테레우스는 순식간에 활활 타올랐으니,
그 모습은 마치 누군가가 익은 곡식이나 마른 풀이나
축사에 쌓아놓은 건초 더미에 불을 지를 때와 다르지 않았다.
그녀의 미모는 실제로 그럴 만도 했다. 하나 그의 경우 타고난
욕정에 더욱 자극 받은 데다, 원래 그 지방 사람들이 애욕에 약했다.
그렇듯 그는 자신의 부족과 지신의 악덕 탓에 타올랐던 것이다.
테레우스는 자신의 왕국을 다 거는 일이 있더라도
그녀를 호위하는 시녀들과 그녀의 충성스런 유모를 매수하고
엄청난 선물로 그녀를 유혹하거나, 아니면 그녀를 납치하여
피비린내 나는 전쟁으로 납치된 그녀를 지키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미친 사랑의 포로가 된 만큼 감행하지 못할 짓은 아무것도 없었고,
그의 가슴은 그 안에서 타고 있는 불길을 억제할 수 없었다.
이제 그는 지체되는 것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프로크네의 부탁을
열심히 되풀이하며 그녀의 이름을 빌어 자신의 소원을 이루려 했다.
사랑은 그를 달변으로 만들었고, 자신의 요구가 지나치다 싶으면
그때마다 그것은 프로크네의 뜻이라고 말하곤 했다.
그것도 그녀가 그렇게 시킨 양 그는 간청에 눈물을 덧붙이기까지 했다.
하늘의 신들이시여, 얼마나 많은 눈먼 밤이 인간의 가슴속을 지배하는
것입니까? 테레우스는 자신의 범죄 계획 자체에 의해 경건하다는
평을 들었고 자신의 범행으로 칭찬까지 들었던 것이다.
- 오비디우스, 『원전으로 읽는 변신 이야기』, 제6권 447∼474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