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주의의 본질에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책
만들어진 신 - 신은 과연 인간을 창조했는가?
리처드 도킨스 지음, 이한음 옮김 / 김영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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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도킨스의 이 책이 나오기 얼마 전에 잠시나마 '망상'을 해 본 적이 있었다. 도킨스라면 결국 언젠가는 '신의 부재'를 증명하려는 시도를 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결국 그는 이 책을 쓰게 되면서 '대형사고'를 치고 말았다. 그러나 언젠가는 누가 나서든지 결국 '신은 허구다'라는 주장을 '과학'의 힘을 빌어 당차게 도전하기 마련이었을 것이고, 사실 그런 시도는 이미 오래 전부터 끊임없이 이어져 온 것도 사실이다. 과학이 인간을 미신으로부터 건져 냈듯이 이제는 과학이 종교로 부터도 구원의 손길을 내밀 때가 온 것이다.

사실 '창조적인 인격신'이 결정적인 타격을 입은 것은 찰스 다윈의『종의 기원』이 발표되었던 185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간 뿐만 아니라 지구상에 존재했거나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들은 '하나의 기원'으로부터 태동하여 끊임없이 진화해온 결과 지금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이미 150여년 전에 다윈이라는 위대한 과학자가 '증명'해 냈음에도 불구하고, 지구상의 가장 높은 지적 능력을 갖춘 우리 인류는 아직까지도 '종교의 망상'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도킨스는 이 책에서 신의 존재를 옹호하는 주장들과 신이 없는 것이 거의 확실한 이유들을 무수히 동원하면서 '이제는 제발' '신이 없음'을 믿어달라고 강력하게 호소한다. 과거에는 신의 존재를 인정하는 비율이 훨씬 더 높았지만, 이제는 신의 부재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증거들이 훨씬 더 많아졌다는 '과학적 증거'들도 무수히 동원한다.

저자의 주장 가운데 무엇보다 '공감'이 크게 느껴지는 부분은 '종교가 초래하는 부작용'에 관한 지적이 대부분 옳다는 점이다. 사실 인류 역사를 되돌아 보면 '종교적인 갈등' 때문에 인류가 겪어온 비극이나 고통만큼 큰 것도 없었다는 저자의 지적에 대해 누구도 반박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중세의 십자군 전쟁이나 21세기의 9.11 테러를 들먹일 필요도 없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종교로부터의 도피'를 주장한다. 신의 존재가 없어도 인간은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사후세계에서의 '심판'과 '지옥'이 있어야만(그런 심판을 내릴 신이 존재해야만) 인간이 행복할 수 있다는 주장은 저자의 입장에서는 '그들만의 논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x가 위안을 준다'가 'x가 참'이라는 의미가 아님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도킨스는 주장한다. 어쨌든 그의 책은 '종교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반감을 지닌' 독자들에게는 무척이나 반가운 책이겠지만, 자신이 믿는 신을 철석같이 믿고 있는 수많은 '유신론자'들에게는 불쾌하기 그지 없는 책임에 분명하다.

과학을 종교보다 훨씬 더 신뢰하기 때문에 무신론자에 가까운 나 자신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도킨스의 주장은 '유신론자'들에게는 너무 가혹할 정도로 공격적이고 도발적인 주장이 많은 책이다. 그렇지만 '맹신'에 가까운 유신론자들에게는 '일독'을 권할 만한 책이라는 생각도 들고, '합리적인 유신론자'에게는 '무신론으로의 전향'을 위해서라도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은 그런 흥미로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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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2-02-07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이미 내용을 다 알고 읽으려니 시시해서 안 읽었어요. ㅋ

oren 2012-02-07 13:09   좋아요 0 | URL
저는 이 책이 나오자말자 '알라딘'을 거치지 않고 '서점으로 달려가서' 사서 읽었어요. 마침내 '도킨스'가 하고 싶었던 얘기를 책 속에 마구 쏟아내 놓았겠구나하고 지레짐작을 했었죠. 그런데 너무 '도발적이고 자극적인 글'이어서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하더군요. 한없이 겸손하고 조용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친 그의 정신적 스승인 '찰스 다윈'에 비하면 도킨스는 확실히 너무 경박스러운 면이 있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