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에 빠진 아이>를 리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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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에 빠진 아이 ㅣ 상상도서관 (다림)
조르디 시에라 이 화브라 지음, 리키 블랑코 그림, 김정하 옮김 / 다림 / 2009년 2월
평점 :
길을 멀쩡하게 가고 있던 아이가 땅 속으로 '훅' 꺼져버렸다.
갑자기 생긴 구멍에 빠져버린 이 아이~
큰일이다!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불행이라고 해야 하나 그 아이가 빠진 곳은 그리 큰 대로변은 아니었다. 누구든 지나가다 이런 아이를 본다면, 엄청 놀래고 신기해하고 도와줄 것 같은데.. 마르크가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가 어쩜 그리 무관심하고, 대화가 안통하는지..
스페인 문학이라고 하더니.. 스페인사람들은 이러나 싶었는데...
고집불통 노인, 수다쟁이 여자들, 연인, 기자, 관광객들, 좀도둑, 부부, 경찰, 시각 장애인 심지어 신부님까지.. 너무나도 자기 주관적인 입장에서 마르크를 해석하고, 평가할 뿐 좀처럼 도와주려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역부족으로 구멍에 빠져 있는 마르크를 탓할 뿐이다.
아~ 답답! 계속해서 이렇게 반복된다면 답답할꺼야~ 라고 생각할 무렵..
차츰 이 책이 무겁게 느껴졌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어쩜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더 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엄마와 아빠의 별거로 인해 엄마 아빠 집을 전전하고 있는 마르크. 이 아이는 이런 현실이 싫다. 정말인건지 아이가 하루이상을 외박했는데, 부모들은 그것을 모른다. 서로의 집에 있을 거란 이유로.. 사랑을 먹고 자라야 하는 아이들, 부모가 전부인 아이들에게 이런 현실이 얼마나 컸을지.. 그런 환경에서의 아이들이라면 할 수 있는 고민이 그 구멍에 빠지게 만든 원인이었다. 자신이 사라져버려도 아무도 모를꺼라는.. 부모에게 귀찮은 존재이지 않을까? 하는 자신의 존재 자체에 대한 고민... 이...
이 어린 아이가 이런 철학적인 고민을 할 때도 어른들은 그의 힘이 되어 주지 못한다. 같은 수준에 있다는 이유로 대화가 통하게 된 자유를 사랑하는 떠돌이 개 라피도뿐이다.
구멍에 빠진 아이가 어떻게 밖으로 나왔을까? 정답은 부자도 신부도 군인도 아니었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거지아저씨의 말이었다. 도와주고 싶지만,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은 그 아이의 생각을 격려하는 것.. 무엇을 하다 무슨 생각을 하다 구멍이 생기게 되었는지.. 생각하는 것.
결론부터 말하면, 아이는 무사히 구멍에서 빠져 나온다. 그것도 스스로의 힘으로!
* 이 책의 좋은 점 : 동화책같은 구성? ^^ 가볍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가 맘에 든다.
* 책을 권하고 싶은 대상 : 가볍지만, 철학적인 생각이 가미된 책을 찾고 있는 분
이혼한 부모덕분에 고민이 많은 청소년
* 마음에 드는 구절 : (한구절만 찾기는.. 다른 문장들이 아까워서..)
- 삶에는 리모컨이 없거든. 함부로 되돌릴 수도 없고 바꿀 수도 없으니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살아야지.
- 세상에서 가장 좋은 사람은 가진 게 없어도 나눌 줄 아는 사람이야.
- 사람들은 생각이 너무 많아. 이건 이거고 저건 저거야. 더 돌려서 생각할 필요도 없어. 좋은 것에서도 배울 수 있고 나쁜 것에서도 배울 수 있거든. 모두 경험이 되니까.
<생각있는 비관주의자=의식있는 낙천주의자 떠돌이개 라피도의 말^^>
- 자기 자신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사랑할 때에야 비로소 다른 사람들도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을 테니까요. (작품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