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내가 힘이 세다는건 알고 있었다.
원래도 머리가 별루 좋지 않았는대 요즘은 머리는 점점 더 나빠지지 힘은 점점 더 세지지...암튼 여자들이 나이들수록 남성호르몬이 많아진다든대...흠....
사건은 어제 저녁....울 큰 딸이 갑자기 해물파전이 먹구 싶다구 하셔서리..
사실 어제 엄청 고단했다. 울 남푠 말따나 자도 자도 졸립고 쉬어도 쉬어도 고단한 것이 요즘의 나인지라, 더구나 나의 바이오리듬이 별루 좋질 않았구 동동 거리는데 가만히 텔레비전에 코박구 있는 남편도 밉구, 아이들도 짜증스러운 것이 암튼 엄청 예민하구 그랬다.
재료 다 준비하고 파전 붙이려구 싱크대에서 후라이팬을 빼려구 했는데 잘 빠지질 않았다. 원래 같으면 하나 하나 꺼내구 왜 그런지 들여다보구 잘 꺼냈을텐데..갑자기 왜 그렇게 짜증이 확 밀어닥치든지..그냥 막 흔들다가 확 빼버렸다.
그 순간을 언제 왔는지 들여다보던 남푠,,,,'에이구 아주 깡패네...'흐.....순간 엄청 무안했다.
그러나 이건 사건의 시작이었다. '안빠지잖어....'하며 얼버무리며 후라이팬을 까스렌지에 올리는 순간 갑자기 발이 차가워졌다. 봤더니 물이 쫘악~~~ 주방바닥으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서둘러 씽크대를 열어보니..물이 막 새구 있었다. 아이구 어쩌나,,,,
얼른 내려가서 가스 밸브 잠그고...근처에서 철물점을 하고 있는 형부를 부르고....
세상에 잠깐 후라이팬을 흔들었을뿐인데 씽크대 물빠지는 와이관이 터지고 그 밑에 원래 수도물이 들어오는 그 관 중에 온수관이 터졌다고 했다..
내가 힘이 이렇게 쎘나???? 내가 생각해도 믿을 수가 없다.
사실 집 짓고 한번도 손을 안본 곳이니 오비이락이라고 아무리 외쳐도 울 신랑, 울형부 다 믿어주질 않는다....힘만 세진다고 하구...애들한테 엄마한테 조심하라구 엄마 무섭다고 슬슬 놀리기나 하구...
근대..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그 문제가 새벽 1시 30분까지 바닥에 고인 물을 닦아가며 공사를 했는대도 해결이 안됐다는거다...
후회에 후회를 거듭하며 밤시간을 보냈다. 에이구,,,,내가,,,왜 그 순간,,후라이팬을 그렇게 뺐을꼬....
다분히...감정이(!!) 담긴 나의 행위에 대한,,,,이렇듯 가혹한 형벌.........음...이래서 참아야하는 것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