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후배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지난 해 가을 폐암이신 아빠가 삶에 대한 희망까지 함께 내려놓으시는 바람에 오래 사시기 힘들 것 같다며 우는 후배 곁에서 위로는 커녕 함께 펑펑 울어버렸었는데....
가끔 전화 통화는 했지만 돌아가셨다는 부고를 접하니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아이들 저녁 챙겨먹이고 상가에 갔다. 들어서면서부터 눈물이 날 것 같았는데...하얀 국화 꽃에 쌓여있는 아버지의 사진을 보니...눈물이 났다.
딸만 있는 집이여서일까...썰렁하니 큰 상가가 마음이 쓰여,,왜 이리 큰 곳으로 상가를 정했냐구 물으니...후배의 가슴 아픈 대답이 돌아온다.
'언니, 울 아빠 평생 폼생폼사로 사셨던 분 아니우...이발소 가실 때도 양복 입구 가신 분인데...세상 뜨시면서도 폼 잡구 가시라구,,,,우리한테 좀 무리지만 이렇게 제일 좋은 곳으로 모신거야..'
자식은 늘 이렇게 부모가 떠난 후에야 부모의 모든 것을 받아들여주는 걸까....
세상 살아계실 때 못한 효도를 늘 떠난 후에....떠난 후에야,,,,그저 부모가 원하는대로,,,뭘 이성으로 따지고 어쩌구 없이 그렇게 받아들여주는 것 같다....
둘
저녁 준비하는데 남편이 퇴근하여 옷을 갈아입으며 충대병원에 다녀오겠노라 한다....
선배 형의 부인이 뇌출혈로 쓰러졌다고....심장기능이 10%로만 남아있다고 오늘을 넘기려나,,한다...
지난 금요일에 바로 그 선배가 승진했다는 말을 들었는대....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둘인데....말도 안되....
예전에 같은 아파트에 살아 몇번 얼굴을 본 적이 있는데...통통한 얼굴이 떠오르니..가슴이 아파온다...
말도 안되...세상에 어쩌면...이런 일이 있는거야....
다녀온 남편 말에 의하면 쓰러져서 바로 병원에 갔는데..심장기능이 거의 남아있지않아 소생이 어렵다 했단다.....
쓸쓸하다,,,삶이....
오늘을 열심히 살아야지...하는 마음 밖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