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이모 생일 진심으로 축하해
생일선물 생일 때 안 줘도 돼?
그리고 사랑해요. 그런데 오늘
옷 예뻐어. 알라뷰, 지희가
아프지 말고 잘 진해자.
생일을 축하합니다.
이거는 잘 간직해야 돼.
- 야, 내 생일 카드인데 왜 막내 이모가 더 크고 예뻐. 나는 어디 있어?
- 저기, 파랑색으로 칠해서 잘 안 보이나봐.
- 뭐야. 난 왕관도 없고. 이거 내 편지 맞아? 막내 이모 주려고 쓴거 아냐?
- 케잌 사왔어? 맛있을라나~
- 아니, 난 왜 저기 구석에 있냐고.
동생 - 언니, 옥찌가 언니 안 그리려다 내가 말해서 그린거구만.
민망하게 자기가 자기 생일 축하하고, 좀 쑥쓰러웠어요. 아무도 축하 안 해주면 어쩌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참, 과분할 정도로 축하해주셔서 감사해요.
왜 나는 서재에서 질척이고, 푼수를 떨까 생각해봤어요. 원래 애가 좀 질척이고 푼수끼가 있어서인거 맞지만 뭔가 심오하거나 다른 이유가 있을거라고 생각했더랬죠. 이유 같은건 없었어요. 서재에선 있는 모습 그대로의 날 드러낼 수 있어서란걸, 여기선 내 욕망이며 온갖걸 다 풀어놓는게 아니라, 그저 날 좀 더 나답게 하는 공간이란걸 알았거든요. 짝사랑도 이렇게 힘들지 않았는데, 서재에서 같이 놀고, 장난치고, 삐지고, 화나고, 속상하고, 울적한건 어찌나 끝까지 재미있고, 끝까지 힘들었던지.
감사합니다. 네, 전 이렇게 낯뜨거운 말도 서슴없이 잘 하는 아치랍니다. 한살 더 먹은 아치도 잘 부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