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잡이가 달린 머그컵. 커피숍에서 사용하게될 때 손잡이 부근에 입을 댄다. 어쩌나, 대부분의 사람이 그러고 앉았는걸.

* 평생 한 사람과 섹스하면서 살 수 없단 생각에 결혼은 무리라고 생각해온 성아치. 어쩌나, 성적인 매력은 사라지고, 기실 나 자체가 연애인자가 풍부한 사람이 아닌걸. 인간의 본성상 평생 누군가를 사랑한다는게 불가능하다고 굳게 믿는데도 어쩐지 다른 대안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계급에 따른 자원 문제인줄 알았는데 내 문제였다.

* 여태껏 내가 까칠한건 사람들이 너무 둔하거나 별다른 문제 없이 시간이 지나기만을 바라서라고 생각했다. 며칠 전 MBC 스페셜 본 얘기를 하면서 정부가 흡연자를 대하는 방식은 이율배반적이란 의견을 지나가는 말처럼 모임 자리에서 했다. 공익 캠페인이나 흡연 장소까지 법적으로 제재하는 것과 별개로 매력적이고 현란한 담배 광고의 허용이나 편의점에 보란 듯이 즐비한 광고판은 뭔가란 얘기였는데 친구 하나가 개인적으로 선택한걸 가지고 왜 정부 탓을 하냐고, 그 나라의 사회 문화적 차이에 따라 내리는 정책인데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말문이 막혔다. 결국 난 어느 누구도 반박하지 않을만한 '뜬구름 잡는 얘기'만 하고 싶었던거다.
 나는 평소에 내 의견과 반대되거나 어떤 말로든 날 자극하는게 좋다고 공공연하게 말하고 다녔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난 네가 책을 안 읽어서라는 인신공격과 그 얘기가 아니라고(그럼 대체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뭔지에 대해 얘기하지도 않고) 윽박지르는 것 밖에 하지 못했다. 친구 말이 맞았다. 내가 어려워서 아무도 나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지 않은 것 뿐이라고. 자극은 무슨

* 요새 어린 사람들을 만난다. 그들은 내 나이를 들으면 하나같이 깜짝 놀란다. 그렇게 안 보인다는거다. 처음엔 무척 기뻤다. 내가 늘그막에 회춘하나 싶어 어깨까지 으쓱대며 어디서든 자신있게 나이를 말하고 다녔다. 새해에 불로장생의 비법을 얻어 젊어진거라면 좋았겠지만, 난 단지 그들이 상상할 수 없는 나이를 먹었을 뿐인거란건 한참 후에야 알았다. 내가 스물일 때 서른살과 마흔살이 어떤 차이인지 모르는 것처럼, 초등학생과 키 큰 유치원생을 구분할 수 없는 것처럼.
 얼굴은 늙었고, 여전히 우왕좌왕 중이지만, 왠지 이 나이쯤 되니까 나보다 어린 친구들의 치열함에 기대어 살아도 될 것 같은 안일한 생각도 떠오른다. 이 착각 역시 곧 깨지겠지만.

* 꼴에, 난 내가 애인을 봐준다고 생각했다. 우리 관계에서 약자는 늘 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어제 영화를 봤다. 나와 애인은  조제가 차려준 밥상에 침을 꿀꺽 삼켰다. 늦은 밤, 우리는 배도 안 고픈데 맛있는 밥을 먹어야겠다며 두리번거리고 다녔다. 고요한 밤에 왁자지껄한 밥집이 있을 줄이야. 땀을 뻘뻘 흘리며 순대국밥을 먹는 남자를 보자, 나 역시 이 사람에게 빚지고 있단 생각이 들었다. 나만큼 사는게 서툴고, 나만큼 연애를 못하고, 나만큼 나만큼 어떠 어떠한 남자. 결국 연애는 어떤식으로든 서로의 빚을 조금씩 대신 갚아주는건 아닐까란 착각. 물론 나의 애인은 인터넷 쇼핑몰의 짠짜라한 사진만 보고 조악한 액세서리를 사서 나한테 갈굼 당하는 중이지만.

* 취미인 영어를 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해보려고 어학원에 다니고 있다. 선생님은 상냥하고 낙천적인 캐나다인. 발음이나 문장을 교정받거나 free talking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하는 기대를 했지만 인원수가 많아 수업은 강의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틈틈히 짝꿍들과 영어로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은 있지만 만족스럽지 않았다. 반 친구들과 친해지면서 수업이 끝난 후에 영어로 대화를 한다. 문법, 발음, 억양은(가끔 영어로 말하는데 사투리 억양이 툭툭 튀어나올 때면 웃기다.) 신경 안 쓰고, 오로지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한국어가 아닌 영어로 뱉어내는 연습을 하는거다.
 쉽다. 영어는 내 적성에 맞는가보다 싶었다. 문제는 내 말을 아무도 못 알아 듣는다는 것. 천원을 ten thousand라고 하질 않나, 모든 대답을 yeah 하나로 통일하질 않나. 평서문을 가지고 끝만 살짝 올린 다음 눈짓을 해서 의문문으로 만드는건 껌이다. 사람들은 처음에 내가 영어 잘 하는줄 알았단다. 이건 그들의 착각, 그래도 영어는 하는거 아니냐고 뻣뻣하게 말하는건 겉잡을 수 없는 내 응용력!

* 방문자수가 300을 돌파했다. 요 근래 서재 방문자수는 곳곳에서 풍년이다. 뭐지? 인터뷰를 준비해야겠다는건 미잘의 착각, 내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나 싶은건 나의 응용. 진실은 그저 업데이트하는 서재가 드물다는 것? 혹은 일전의 뻥추천수처럼 뻥방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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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1-17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Arch 요즘 영어 하는구나!!!!!!!!!!!!!!!!!!!!!!!!!!!!!!!!!!!!!!!!

Arch 2010-01-17 22:18   좋아요 0 | URL
나, 영어하는 아치예요. ㅋㅋ

2010-01-17 22: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0-01-18 08:49   좋아요 0 | URL
집요한 여자 같으니라구! 알았어요, 알았어요!! 영어하는 Arch좀 봐야겠어요! ㅎㅎ
영어하는 Arch라니, 뭔가 완성된 Arch 같아요! 므흣~

Arch 2010-01-18 15:50   좋아요 0 | URL
흐흐흐(음흉하게) 그럼 접때 그 장소로 합시다! 말했듯이 난 아무도 알아듣지 못하는 영어를 쓴다구요.

Forgettable. 2010-01-17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뻥방문자에 한표입니다요. 제가 새벽에 20명이 1초만에 올라가는 순간 목격했습니다. ㅋㅋㅋ
알라딘,, 이런 빤히 보이는 수법으로 침체된 서재를 ㅇㅇ할 생각인 걸까요?(ㅇㅇ안에 들어갈 말 뭐죠? 요새 한글이 잘 안되네요.)
아치, 자라고 있군요. 무럭무럭^^

Arch 2010-01-18 00:02   좋아요 0 | URL
알라딘의 시스템 오류지, 조작쪽으론 보지 않음에도 저 땡땡에 뭔가를 집어넣고 싶음이란...
붐업, 부흥, 왓썹, 조롱? ㅋㅋ
봐, 완전 다락방 같애.. 나보고 자라고 있대~ 쳇!

Forgettable. 2010-01-18 00:02   좋아요 0 | URL
왓썹-_- 지금 뭐 영어 배운다고 티내는 겁니까 ㅋㅋㅋㅋㅋㅋ
부흥이 맞는 것 같아요. 부활도 될 것 같고. 저 좀전에 들어와서 자면 월요일이니까 짜증나서 버둥거리고 있어요 후-

Arch 2010-01-18 00:37   좋아요 0 | URL
티내는거 맞구요. 전혀 맥락에 맞지도 않은데 막 써놨지만 말이죠.
난 사랑의 기술 발제 때문에 누울 수가 없는데 엉뚱한 짓만 하고 있어요. 갑자기 두꺼운 책을 정리하고 싶어지고, 즈질 페이퍼를 양산하고 싶고, 서재 리뉴얼을 해볼까 등등... 오직 사랑의 기술 때문에 이 헛짓거리들이 다 떠오른다니, 아앙~

뷰리풀말미잘 2010-01-18 00:22   좋아요 0 | URL
헉! 뻥 방문자 정말인가요? 자라나는 서재인의 사기를 꺽는 이야기인데요.
ㅇㅇ, '고양'은 어떨까요?
아치가 자라는 거, 저도 요즘 부쩍 느끼고 있습니다. ㅎㅎ

Arch 2010-01-18 00:37   좋아요 0 | URL
미잘은 대체 언제부터 자라고 있었던거에요. 맨날 자라나는 서재인이래~ ^^ 고양은 좀 평범한 듯.
아치 성장론이라... 좀 웃기잖아요.

Forgettable. 2010-01-18 09:06   좋아요 0 | URL
평범하긴 한데ㅡ 고양시킬 생각인 걸까요? 이게 왠지 제가 생각했던 단어 같기도 ㅎㅎㅎ
아 졸려요. 뭐든 의무로 해야하게되면 우선순위가 낮아지는게 인지상정-

Arch 2010-01-18 15:54   좋아요 0 | URL
뽀 졸린거 맞는 듯 ^^ 뭔 소린지 원~
그래서 침체된 서재를 고양할 생각인, 이상하잖아요~ 치이!

2010-01-18 0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Arch 2010-01-18 00:35   좋아요 0 | URL
ㅋㅋ 고칠게요. 다른 사람도 어설프게 쓰긴 하는데 사전엔 없는 말이네요.

무스탕 2010-01-18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인터넷 쇼핑몰의 짠짜라한 사진만 보고 조악한 액세서리를(특히 귀걸이를) 잘 사는 편인데 울 신랑은 그런거 신경도 안써서 내가 팔백원짜리를 사는지 팔만원짜리를 사는지도 몰라요 -_-+

Arch 2010-01-18 15:53   좋아요 0 | URL
무심하지 않은 남자가 좋았는데, 무심한 사람을 만나니까 나름대로 무난한 것 같다가도 한번씩 버럭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럴 때 있잖아요. 그 무심함이 일관된게 아니라 유독 나에 대한 거라던가, 관계에서 정성을 들이는게 남자답지 못해서 그러는거란 기미가 보일 때 말예요. 아무튼 인터넷 쇼핑도 나름 꾼들만 하는건지, 전 영 소질도 없고 그래요.

다락방 2010-01-18 16:08   좋아요 0 | URL
갑자기 무스탕님의 댓글을 보니 욱, 해서..

뭐냐면, 저도 귀걸이 사고 싶다구요. ㅠㅠ
전 귀걸이를 너무 좋아해서 천원짜리부터 몇만원짜리까지 거침없이 샀었거든요. 이쁘면 그냥 닥치는대로 샀어요. 아, 그런데 제가 감당할 수가 없어요, 제 귀를. 메탈알러지가 있어서 반나절만 참아도 죽을듯 가려워져요. 이게 컨디션 안좋고 여름이고 그럴때는 진짜금을 해도 귀가 막 간질간질해져요. 그래서 귀걸이따위 무시하고 살자, 이러면서도 백화점에 가면 왜이렇게 예쁜 귀걸이들이 한가득인지. ㅠㅠ

귀걸이 하고싶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무스탕님 부러워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Arch 2010-01-18 16:21   좋아요 0 | URL
좋은 생각이 있어요. 다락방님은 종전처럼 부지런히 귀걸이를 사고, 그걸 무스탕님께 드리는겁니다. 그럼 무심한 무스탕님 옆지기님도 달라지는(다락방님 센스 덕에) 무스탕님을 보고 은근 질투를 할 것 같기도.
맹탕한 소녀의 의견, 묵살하셔도 되옵니다.ㅋㅋ
 


큰 이모 생일 진심으로 축하해


생일선물 생일 때 안 줘도 돼?

그리고 사랑해요. 그런데 오늘

옷 예뻐어. 알라뷰, 지희가

아프지 말고 잘 진해자.

생일을 축하합니다.


이거는 잘 간직해야 돼.



- 야, 내 생일 카드인데 왜 막내 이모가 더 크고 예뻐. 나는 어디 있어?
- 저기, 파랑색으로 칠해서 잘 안 보이나봐.
- 뭐야. 난 왕관도 없고. 이거 내 편지 맞아? 막내 이모 주려고 쓴거 아냐?
- 케잌 사왔어? 맛있을라나~
- 아니, 난 왜 저기 구석에 있냐고.
동생 - 언니, 옥찌가 언니 안 그리려다 내가 말해서 그린거구만.



 민망하게 자기가 자기 생일 축하하고, 좀 쑥쓰러웠어요. 아무도 축하 안 해주면 어쩌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참, 과분할 정도로 축하해주셔서 감사해요.

 왜 나는 서재에서 질척이고, 푼수를 떨까 생각해봤어요. 원래 애가 좀 질척이고 푼수끼가 있어서인거 맞지만 뭔가 심오하거나 다른 이유가 있을거라고 생각했더랬죠. 이유 같은건 없었어요. 서재에선 있는 모습 그대로의 날  드러낼 수 있어서란걸, 여기선 내 욕망이며 온갖걸 다 풀어놓는게 아니라, 그저 날 좀 더 나답게 하는 공간이란걸 알았거든요. 짝사랑도 이렇게 힘들지 않았는데, 서재에서 같이 놀고, 장난치고, 삐지고, 화나고, 속상하고, 울적한건 어찌나 끝까지 재미있고, 끝까지 힘들었던지.

 감사합니다. 네, 전 이렇게 낯뜨거운 말도 서슴없이 잘 하는 아치랍니다. 한살 더 먹은 아치도 잘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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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0-01-15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0115의 의미!!!!!!!!!!!!!!!!!!!!!!!!!!!!!!!!!!!!!!!!!!!!!!!!!!!!!!!!!!!!!!!!!!!!!!!!!!!!!!!!!
축하합니다. 일빠!
생일선물 생일 일주일 뒤에 줘도 되?
그리고 사랑해요. 그런데 1년 전에
얼굴 예뻐어. 알라뷰, 성희가
아프지 말고 우리집에서 자자.
생일을 축하합니다.

이게 왠 수준 낮은 패러디 ㅠㅠ;;;;

축하해요!!!!!

Arch 2010-01-15 01:27   좋아요 0 | URL
ㅋㅋㅋ 완전~ 좋은데요! 난 선물로 댓글을 갖을래요. 크리스마스 카드로 뽀를 알아봤으니 기대 안 한다니까 ^^ 물론 물론 카드는 무척 좋았어요 ^^

고마워요, 뽀!

사랑의 기술, 뮝미~ 읽기 쉬워서 얘깃거리가 좀 나오겠다 싶었는데 지금 며칠째 멍때리고 있어요. 얼른 써야는데, 흑! 사랑, 그 혼란스러운은 목차만 봐도 쾌재를 부르겠더만~ 아... 그건 좀 까다로웠으려나.

프레이야 2010-01-15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휴 귀여운 지희^^
아치님 생일 축하합니당~~~

Arch 2010-01-15 00:25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오랜만이에요. 고맙습니다.
아, 낯뜨겁지만 이렇게 축하받으려고 페이퍼 쓰는, 나이 한살 먹어도 좀 모자란 아치예요.

Jade 2010-01-15 0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해요 아치님!
저런 이쁜 축하편지를 받는 아치님이 부러워지는 순간입니다. ㅎㅎ

Arch 2010-01-15 14:18   좋아요 0 | URL
제이드님 고마워요. 부러우면 지는거다, 막 이래요 ^^

순오기 2010-01-15 0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일 축하해요 아치님!
일정한 나이가 지나면 한 살 먹을 때마다 더 어려지면 좋겠어요.^^

Arch 2010-01-15 14:19   좋아요 0 | URL
전 이제 나이 좀 먹었다 싶으니까 배도 부르고 맘도 편해져요. 아, 이만큼 잘 왔구나 싶어져서. 감사해요, 순오기님.

hnine 2010-01-15 0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일 축하해요.
오늘 근사한 계획 세워서 멋지게 보내세요.
그런데 지희는 정말 애교 덩어리 그 자체군요 ^^

Arch 2010-01-15 14:19   좋아요 0 | URL
hnine님 감사해요. 멋진 계획이라~^^ 옥찌가 옥애교라고 히~

turnleft 2010-01-15 0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치, 생일 축하해


...요;;

Arch 2010-01-15 14:20   좋아요 0 | URL
턴님 감사해~


요;;
아, 무스탕님이라면 이걸 정말 잘 살릴 수 있으실텐데... 무스탕님, 거기 계세요?

비로그인 2010-01-15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일 축하해요. `이거는 잘 간직해야 돼' 이러한 멘트를 적었던 때가 있었지요.

Arch 2010-01-15 14:20   좋아요 0 | URL
쥬드님 감사해요. 맞아요, 잃어버리면 안 되고, 그렇죠? ^^

조선인 2010-01-15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일 선물 골라봐요~

Arch 2010-01-15 14:21   좋아요 0 | URL
조선인님 만남 1일 쿠폰권? ^^ 전 선물이 어색해요~

다락방 2010-01-15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웃~

생일 완전 축하해요, Arch 님!! 아~ 어떻게 감동시키지?어떻게? 윽- 머리 싸매고 고민 좀 해봐야겠어요.

Arch 2010-01-15 14:22   좋아요 0 | URL
감사해요, 다락방은 뭐, 감동 잘 시키면서 말야~ 앞으로도 잘 부탁합니다.

무해한모리군 2010-01-15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한살 더먹었군요 ㅎ
축하드립니다.

생일 선물 한번 골라보아요~
(그나저나 전에도 말했지만 아치가 입으면 정말 이쁠 꽃무늬 레이스 치마를 가지고 있어요~
정말 관심없어? 난 작아서 못입어요 ㅠ.ㅠ)

Arch 2010-01-15 14:23   좋아요 0 | URL
휘모리님 감사해요. 휘님, 저도 한 배 하는거 아시잖아요. 저흰 한 배를 탔다구요 ^^

L.SHIN 2010-01-15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미 올해의 축하는 많이 받으셨으니까, 저는 미리, 내년을 축하할래요.
2011년의 아치님, 생일 축하합니다.^^

Arch 2010-01-15 14:23   좋아요 0 | URL
역시 지구인을 넘어서는 엘신님! 엘신님 감사합니다. 우리 2011년까지 쭉 잘 진해봅시다.

2010-01-15 09: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Arch 2010-01-15 14:23   좋아요 0 | URL
고마워!

2010-01-15 09: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5 14: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쎈연필 2010-01-15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생일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Arch 2010-01-15 14:25   좋아요 0 | URL
제랄님 감사합니다. 제랄님도 멋진 하루 보내요!

산사춘 2010-01-15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치님, 생일 축하드립니다!
맛있는 거 많이 드시고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글고 옷 예뻐여...

Arch 2010-01-15 14:26   좋아요 0 | URL
춘님, 감사해요. 안 그래도 지금 배가 산(마운틴)만해졌어요. 히히~

무스탕 2010-01-15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겨울에 나셨네요. 생일 축하합니다~~ ^^
겨울에 태어난 아름다운 아치님은 눈처럼 맑은 우리의 아치님이세요 :D

Arch 2010-01-15 14:26   좋아요 0 | URL
정말, 무슨 축하도 이렇게 멋지게 해요! 무스탕님 감사합니다.
아이 좋아라. ㅋㅋ

2010-01-15 13: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Arch 2010-01-15 14:27   좋아요 0 | URL
감사해요. 님도 멋지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뷰리풀말미잘 2010-01-15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일축하해요 아치. ^^ 앞으로도 잘 진해봅시다.

Arch 2010-01-15 14:27   좋아요 0 | URL
아, 꼭 마지막에 나타나요~ ^^ 미잘 고마워요. 그럼! 잘 진애야지. 히히

2010-01-15 15: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6 15: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10-01-15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치님 축하해요~ 아, 이렇게 이쁜 축하를 먼저 받았으니 다른 축하는 모두 부록일까요? ^^;;;
매우매우 많이많이 축하해요. 아치님은 2010년도 에너지 펄펄 넘치게 살 거예요. 제가 기를 좀 받아야겠어요~

Arch 2010-01-16 15:36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고맙습니다. 정말 에너지가 펄펄 넘치는 해가 되었음 좋겠어요. 히~
 

  아는 남자, A의 사무실에 놀러가서 책도 보고, 일도 도와주고 왔다. 요즘의 우울은 누군가와 신나게 말하지 못해서 생긴거였을까. 두서 없이 A와 사무실의 다른 분과 수다를 떨고 나자, 거짓말처럼 기분이 좋아졌다.
 며칠 동안 내장 기관의 반란과 가족들과의 암투(응?)로 심신이 지쳐있었다. 어제 나의 힐링 장소 Zzimjilbang(^^)에서 몇 시간 묵으며 유유자적 한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이 치유의 효과란. 다음엔 좋아하는 사람과 찜질방에 가야겠다. 1+1이 2일리는 없겠지만.
 
 그분들과 요즘 내가 관심을 갖는 것들에 대해 얘기했다. 쓰레기의 행방, 전통주 담그기, 환경 운동, 여성주의 공동체, 생태 공동체, 적게 일하고 많이 노는 방법, 재미있게 놀기, 천연염색, 농사짓기, 나이 관계 없이 같이 잘 놀 수 있는 친구가 있으면 (잘 생겼음 금상첨화) 하는 바람, 공동육아(순전히 나 좀 편하자고), 집 근처 공원엔 왜 호텔을 짓는지 등등. A는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얘기를 해줬고, 전주 술박물관에 가면 시연과 체험을 해볼 수 있다는 팁도 전해줬다. 다른 분도 공동 육아는 누가 관심있어 하고 자기가 잘 아는 비혼 여성들(복수다)은 같이 모여서 재미있게 논다는 말도 전해줬다. 그 중에서 정말 까무러칠만큼 멋진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대구에는 미국기지 근처 빈집에서 연극 공연을 하는 세 여자가 있다. 이분들은 다른 연극 배우들처럼 문예진흥원의 연수 과정을 수료한 후에 학교에서 연극과 관련한 수업을 하지 않는다. 대신 동네분들과 어울리며 자급자족하면서 지낸다. 그들은 방에서 공연을 하는데 관객과 배우들 사이엔 금 하나가 다다. 몇센티 안 되는 거리를 두고 한편은 앉아서 공연을 보고, 다른편은 연극을 한다. 방에서!
 그분들과 접속할 수 있게 해달라고 A에게 부탁을 해뒀다. 우린 과연 만날 수 있을까?
 
 예전엔 일 안 하고 뭐하냐는 질문에 참 맥없는 대답만 해댔다. 하고 싶은게 없다는 말은 너무 배부른거 같아서 돈을 별로 안 쓴다고 말하기도 했고, 아무도 날 받아주지 않는다는 기만적인 대답을 하기도 했다. 그때는 내가 살고 있는 삶이 정말 내건지 잘 모를 때였다. 다른 곳엔가 내 몸에 맞는 옷처럼 꼭 들어맞는 삶이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았다. 혹은 어떤 사람으로 규정지어지는게 싫었는지도 모르겠다. 뭘 좋아한다고 하면 그 사람 머릿 속에 있는 몇 개의 상자에 내 데이터가 차곡차곡 분류될 것이다. 어느 날엔가는 그 사람 자신도 모르게 상자의 이름을 알려줄텐데, 내 것이 아닐지 모르는 삶에서 추출한 고작 몇 가지 것이 나라고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아는 친구는 자기가 제일 하고 싶은건 시골에서 농사짓는건데 고위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후에 꿈을 이룰거란 얘기를 공공연히 하곤 했다. 왜 굳이 몇년동안 공부하면서 나중 꿈을 미루냐니까 친구가 말했다. '그냥 쭉 농사만 지었다는 것보다 고위 공직자의 귀향, 귀농이라고 하면 폼나잖아.' 라고.
 내게 다른 삶의 가능성이 있을거란 상상이 지금을 견딜 수 있게 했다거나 사람들의 체로 걸러지는게 별로란 말은 거짓말이었다. 난 좀 더 폼나고 싶었다. 뭐뭐 하다가 온 사람, 알고보니 귀한 집 자식 뭐 이런거. 귀한 집 자식은 아니니까 뭔가를 해보이고 싶었던거다. 능력도 의욕도 부지런하지도 않은 나로선 그럼에도 부득불 그래도 내가 이런 사람인데란 이력 정도는 끄집어내고 싶어 여태껏 아등바등댔다. 아, 이건 지독하고 독하디 독한 자기 합리화일까.

  아무튼 그래서 모처럼 신났다. 이제서야 내가 예전에 이런 사람이었는데라며 으쓰댈 필요가 없다는걸 알았으니까. (사실 매번 알고는 있다. 직접적이고 화락 알아야하는데.) 게다가 난잡한 내 관심사를 듣고 이제 나이 좀 먹을만큼 먹어서 어디서는 왕 언니 소리 듣는 나보고 아직 젊어서 그런거라며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선 할말 다 했다. 아무렴, 너무 새파랗게 젊어서 눈이 시릴 지경인데! 생체학적인 나이와 마음의 나이는 별개라는 비독창적인 견해로 두서없는 글을 맺는다.
새해에도 여전히 횡설수설하는 방패 아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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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1-13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밖에서도 Arch님은 신나게 지냈구나! 난 그것도 모르고 여기 와서 같이 신나게 놀기만을 엄청 바랐는데... 알라딘 밖에서도 신날 수 있다는 걸 미처 모르고 있었어요. 나는 바보, 나는 이기적인 빵꾸똥꾸.

어쨌든 Arch님이 신났다니까 좋구요, 신났다는 걸 이렇게 글로 써줘서 좋아요. 서재브리핑에 Arch님의 새글이 뜨면 막 반가워요. 헐레벌떡 달려온다구요. 그러니까 신나게 지내다가도 잊지 말고 흔적 남겨줘요.

Arch 2010-01-13 13:13   좋아요 0 | URL
아, 진짜. 내가 다락방님 때문에 페이퍼 쓴다니까요. (미잘씨에겐 비밀로 해주세요. 이 사람 질투가 심해요.ㅋㅋ)

안 잊어요. 알잖아요. 대기중인 페이퍼들이 얼른 등록하기를 눌러주라고 아우성 중이라는걸. 제가 이런 사람이라구요. 임시저장된걸 자랑하는건 서재 천지에 저 밖에 없을거에요. 난 그냥 신난거 말했는데 같이 좋아해주고 반가워해주니까 고마워요. 방이 거지꼴이라 청소 하고 밥도 먹어야하는데 나 또 급입질이 와서 서재에 눌러앉아 즈질 페이퍼 양산할까 염려되어요. ^^

다락방 2010-01-13 13:15   좋아요 0 | URL
난 이미 참다참다참다참다가 어딘가에 즈질 댓글 좀 달아주고 왔어요. 연달아서 다다다닥, 하고 ㅎㅎ

아 어떡해. Arch님하고 이러고 있으니까 눈물날 것 같아요. 넘 좋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Arch 2010-01-13 13:21   좋아요 0 | URL
아, 어디에 단거예요. 빨랑 주소 불러봐요. 즈질인가 아닌가 제가 감별해드릴게요. 이래봬도 제가 한때 감별계에서 총애받는 신예였습니다. 시계 방향으로 사람들 골라서 이렇네 저렇게 궁시렁 대기 시작하면 답도 없었어요.

흥분쟁이 같으니^^

비로그인 2010-01-13 13:23   좋아요 0 | URL
어디에요 어디에요? 나도 좀 가서 봅시다!

다락방 2010-01-13 13:24   좋아요 0 | URL
정말 즈질인데..어쩐담..........

http://blog.aladdin.co.kr/bronte/3335323

여기에 맨 마지막 세개 좌르륵~

비로그인 2010-01-13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신나게 지내셨군요! 이런 종류의 분주함, 정말 부러워서 몸이 비비 꼬일 것 같아요! 금 하나를 사이에 둔 연극 공연이라니.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상대방이 들어주고, 액션과 리액션이 오가는 대화.

Arch 2010-01-13 13:41   좋아요 0 | URL
쥬드님, 많이 분주하지 않았어요. 좀 심심하고 때때로 멍하기도 했는걸요. 역시 대화의 묘미는 핑퐁 같은 리듬감 같아요. 자기 말만 하는건 별로예요. ^^

무스탕 2010-01-13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가운 바람이 불어도 재미있으셨군요. 찬 바람속에서 얼굴 트는거 상관없이 막 재미있으셨군요.
언제든 놀다가 알라딘 서재로 오세요. 여기선 왕언니 소리 못듣게 제가 앞을 콱-! 막고 기다리고 있을테니까요 ^^

Arch 2010-01-13 13:43   좋아요 0 | URL
크~ 찐득거리는 로션 많이 바르고 다녔더니 안 트던걸요 ^^ 막 재미있었어요. 무스탕님이 앞을 콱 막고 있으면 털 틈새로 손을 집어넣어 공간을 만든 다음에 그러니까 그런 다음에, 쓩 빠져나가면 되지요. 히~

뷰리풀말미잘 2010-01-13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

Arch 2010-01-13 20:34   좋아요 0 | URL
^^ 이건데 쑥쓰러워서 그런거에요? 히~
 

<왜 사람들은 지구 온난화가 심각한 위기 수준인데도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지 않을까> (일부 내용 편집함)

- 혹시 이런 건 아닐까? 선구자로서 먼저 각성한 나라들이 선진국이라서 그래. 재앙이 오더라도 자기네들은 다치지 않을 자신이 있기 때문이야. 왜? 이 세상에는 후진국들이 완충제로서 존재하니까. 에너지가 부족하게 되면 가격이 올라가지. 선진국 사람들은 그것을 살 돈이 있어. 그리고 앞으로 물이 부족해져도 세계 인구의 20퍼센트가 독점하기엔 충분한 양이야. 후진국 사람들이야 어떻게 되든 말이야. 나중에 외상값을 치러주는 사람이 따로 있는데 지금 나의 안락함을 포기할 이유가 없다 이거지. 이치를 깨달았다 하더라도 이론에 머무르는 이유가 바로 그거야. 서양의 역사를 보면 그렇잖아?  역사적으로 봐. 제3세계 수탈해서 발판을 다진 거지. 그리고 제3세계가 왜 선진국처럼 될 수 없어? 제4세계가 없으니까, 등쳐먹을 나라가 없으니까 그런 거야. 서양인들은 남 등쳐먹는 문화에 젖어 있어. 늘 그래왔으니까 인식하지도 못할 뿐이야. 그것을 인식하고 죄의식을 느낀다면 그것도 지식으로서 아는 것 뿐이지. 그래서 자기네가 혜택을 본 문명의 대가를 지구 저편에서 치러야 하는 일에 무감각한 거라구.
- 그게 파렴치하다고 생각해?
- 그게 왜 파렴치야? 인간의 본성일 뿐이지. 나만 해도 그래. 선진국의 위선에 거품을 물면서도 내가 선진국의 대열에 낀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몰라. 여차하면 더 끼어 입을 털옷을 잔뜩 비축해두고 있는 나는 머리로만 골치가 아플 뿐이지, 내 몸은 떨 일이 없다는 걸 사실 알고 있어. 지금 남태평양이나 아프리가에 사는 사람들은 섬이 물에 잠겨드는 이유도 사막이 타들어가는 이유도 모를 거야. 신의 뜻이라고 생각할지도 몰라. 이유를 알아도 신의 뜻처럼 절대적이라는 점에서는 마찬가지겠지. 그들에겐 이 상황을 바꿀 힘이 없으니까. 우리의 뜻이 그 사람들에겐 신의 뜻이라는 사실이 징그럽지 않아?

 자연은 너그럽지만 예민하다. 그래서 예민하지만 너그러운 인간들이 결국 자연에 맞추어야만 한다. 앞으로 에너지가 부족해지면 아마 모두들 자발적으로 환경운동을 할 것이다. 천문학적인 연료비를 아끼기 위해 자발적으로 자전거 타고 다닐 것이고, 자발적으로 건물에 단열재 붙이고, 집에서도 두꺼운 옷을 입고 살 것이다. 경제법칙에 의해 사람들이 저절로 변할 텐데 우리는 뭣하러 미리부터 에너지 소비를 줄이자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일까? 진정한 목적이 지구의 환경을 구하는 것을 넘어서 다른 데 있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우리가 벌이는 환경운동이 지구 환경을 구할 수 있으리라고는 믿지 않는다. 지구가 결딴나기 전에 인간성이 먼저 결딴나고, 그로 인해 인류는 파탄을 겪고, 또 그로 인해 지구 환경은 저절로 구해질 거라고 믿고 있다. 환경이 척박해지면 적자생존, 약육강식이 필히 고개를 들 것이다. 그 조짐은 세계 도처에서 이미 시작되었다. 먹이와 땔감이 부족해지면 인종, 종교, 국적을 핑계 삼아 각종 차별과 횡포가 다시 고개를 들게 될 것이다. 대륙과 대륙 사이에, 국가와 국가 사이에, 이웃과 이웃 사이에.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간이 아주 멸종되지는 않을 것이고, 단지 인구가 대폭 줄어서 지구 환경이 저절로 정화되고 재생될지도 모른다. 이 말은 좋은 말이 아니라 아주 무서운 말이다. 인구가 대폭 준다는 말은 끔찍한 불공평을 의미한다. 누가 살고 누가 죽을지 뻔한 이치 아니겠는가? 가해자만 또 살아 남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내가 환경운동에 참여하는 이유다. 지구 환경을 구하려는 근본적인 의의는 공존에 있기 때문이다. 그 취지가 자연과 더불어 사는 데도 있지만 지구 반대편에 잇는 이웃과 더불어 살자는 데도 있다. 나는 이 취지를 가슴에 새기는 사람이 많을수록 인류의 대재앙을 막지는 못하더라도 대재앙 속에서도 인간성을 아주 잃지는 않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혹시 또 아는가? 우리가 좀 더 노력하고 죽는다면 다음 세대는 한 사람도 포기하지 않고 다 같이 살겠다는 각오로 악착같이 대재앙을 막아내는 기적을 이루어낼지.

내게 말을 거는 공간, 임혜지, 한겨레출판

--- '고등어를 금하노라'가 도서관엔 없길래 저자의 다른 책을 봤다. 건축 이야기와 뮌헨, 옛 건물에 담긴 이야기들은 재미있다. 임혜지씨가 삶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방식도 맘에 든다. 무엇보다 난 앞으로 '네가 종이컵 안 쓴다고 지구온난화가 지체되는건 아니야'란 비아냥에 대해 무기력해지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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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1-13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달이 가기전에 [고등어를 금하노라]를 사서 읽어야겠어요. 그리고 지금 말씀하신 [내게 말을 거는 공간]도요. Arch님의 이 페이퍼를 보니 저도 아주 많이 궁금해졌거든요.

비아냥에 대해 무기력해지지 말아요, 저는 응원하니까요, Arch님을!!

Arch 2010-01-13 13:02   좋아요 0 | URL
내게 말을 거는 공간은 참 좋아요! 세계사 시간에 건축으로 보는 유럽의 뭐뭐 이런거 얘기해줬음 나 완전 빠져들었을텐데.
제가 무기력해질 아치랍니까~ ^^ 달레랑스님 고마워요 히~

습관 2010-01-13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예전에 '내게 말을 거는 공간'이 한 동안 요즘 가장 좋아하는 책이었던 적이 있어요.

물론, 지금도 좋다고 생각하지만, 기억이 가물가물.

얼마전 '고등어를 금하노라'도 봤었는데, 그녀의 가족들 모습이 좀 더 구체적으로 나와서 반가웠었어요.
그녀와 남편은 정말 천생연분 같은데,
첨에는 정말 천생연분을 만났구나 생각했는데, 나중에는 서로 노력하며 익숙해져 가서 천생연분이 되었구나로 생각이 바뀌었어요.

여하튼, 어쩌면 그녀가 건축을 전공해서 더 애착이 가는지도.

혹시 아치님도 건축일 하세요?? ㅎㅎ

참, 저 여기 글 처음 남기는데, 사실은 아치님 즐겨찾기 하고 있었거든요.

아치님, 안녕하세요.

Arch 2010-01-13 13:08   좋아요 0 | URL
습관님 안녕하세요 ^^
저는 여기저기 온갖 것에 관심을 갖고 있죠. 건축 일 하는건 아니예요. 설계 도면만 봐도 현기증 일으키는 공대계열(건축은 여러 건축가들이 말하는 것처럼 공대가 아니라 인문계열에 학과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울렁증이 있는걸요. 히~

저도요. 책 보다가 이 사람들 이러다 싸우면 어떡하나 싶은 순간이 몇번 있었어요. 절대적으로 동감합니다. 천생연분은 좀 신화 같아요.

왜 이렇게 첫 댓글에 열을 내며 길게 늘여쓰냐고 물으시면 방긋 웃으며 대답할래요.



반가워서요^^ 라고. 반가워요, 습관님.

머큐리 2010-01-13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종이컵 얘기에 목이 컥~ 하고 막혀버린 머큐리에요...
사랑스러운 글이에요... 아치님처럼...

Arch 2010-01-13 13:08   좋아요 0 | URL
에쁘다에서 사랑스러운으로 등급업 되는거에요, 하악하악 ^^ 물론 제가 쓴 글이 아니란거 아시죠?

비로그인 2010-01-13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정말 이런 문제에 무척 민감해요. 하나하나 실천을 하려고 머그컵을 들고 다닌 적도 있고, 평상시에도 종이컵 아닌 커피잔에 커피를 마셔요. 맥심 노랭이 커피가 맛있다지만 되도록이면 집에서 원두커피를 내려서 갖고 와서 마시기도 해요. 일회용 포장 자체가 내 인생보다 더 오래갈 것 같아서요. 물건은 되도록이면 안사려고 하고(물론 요즘 옷과 구두와 화장품을 미친듯이 사긴 했습니다만..소비재를 사지 않으려는 노력은 해요), 개별포장된 마트를 가지 않고 시장에 장바구니를 들고 가요. 또 뭐가 있을까요. 책도 그래요. 되도록이면 사지 않고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다음 그래도 마음에 들면 그 때 사는 걸로 정책을 바꾸었어요. 일회용품이 언제 썩어 없어질까, 극지방 빙하가 녹으면 북극곰들과 펭귄들은 어쩌지, 이런 걱정을 하는데 다들 `너 하나 걱정한다고 뭐가 달라지냐’는 비아냥을 들으면 잠시 힘이 빠지긴 해요. 환경위기가 닥쳐도 전 만약 제가 당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저도 환경위기에 가세했을테니까요. 하지만 목도리 도마뱀과 북극곰, 펭귄, 돌고래들은 어쩌나. 이런 생각을 하는 건 나 혼자 뿐인 듯 느낄 때가 많았는데, 결론은----반가워요, 아치님!

Arch 2010-01-13 20:33   좋아요 0 | URL
쥬드님이 길게 댓글을 달거 같았는데, 역시 ^^
얼마 전에 텔레비전에선 식재료를 신문으로 싸는 것도 봤는데. (아, 우리 쥬드님 따라하실라..) 나중에 정리할 때 신문지가 온갖 것에 다 늘러붙어서 장난 아니던데요. 형광등 켜놓고 돌아다니는 대신 촛불을 켜서 대체조명으로 쓴다거나 또 뭐가 있지. 전 일회용품을 덜 쓰거나 에너지를 절약하려고 노력하는게 유별나거나 알량한 짓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재미있거든요. 전에 페이퍼에도 썼지만, 가게 주인분들도 장바구니 갖고 다니고, 비닐 봉지 안 쓴다고 하면 정말 좋아하시거든요. 게다가 아, 내가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편한걸 누리고 살았구나 싶으면 낯설기도 하고 그래요. 전 낯섦이 좋구요.

마노아 2010-01-13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 너무 좋아요. 책도 훌륭하지만 아치님께도 추천 한표!

Arch 2010-01-13 20:28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감사해요. ^^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면 사람들은 묻는다. 엄마는 뭐하고 이모가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냐고. 엄마가 아프냐, 엄마가 없냐. 사적인 질문에는 D가 말한대로 알바 아니다, 아이들이 나를 좋아한다 정도로 말하면 된다. 퉁명스러움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더 부채질하지만 역시 내 알바 아니다. 가끔은 애들 엄마가 게으르다거나, 바쁘단 얘기를 하기도 한다. 그리고 아주 가끔씩 그들이 알아듣기 쉬운 이야기를 해준다.

  토요일 일요일은 공식적으로 내가 옥찌들을 보는 날이다. 동생의 일은 주말에 더 바쁘다. 난 꽤 오랫동안 아이들이랑 지내왔고, 이제 어디 가면 경력으로 쳐도 몇 호봉은 되겠다 싶을 정도로 아이들 보는데 익숙하다. 그런데도 난 여전히 아이들이랑 지내는게 어렵다. 아이들은 아무것도 아닌 일에 목소리를 높이고, 떼를 쓰고, 욕심을 내고, 싸운다. 내가 보기엔 아무것도 아닌 일에. 나는 소리를 지르고, 다시 또 소리를 지르고, 매를 들고, 아이들에게 으름장을 놓는다. 나는 괜찮은 어른도 아닐뿐더러 쓸모 있는 양육자도 아니다. 쓸모없는 양육자는 가끔씩 누구에게도 밝힐 수 없는 생각으로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밥을 먹을 때면 할아버지와 아이들의 신경전이 시작된다. 나와 엄마는 아빠와 아이들이랑 같이 밥을 먹을 때면 늘 체한다. 어떨 때는 뱃속에 화가 가득차서 어쩔 줄 몰라 할 때도 있다. 가끔씩은 부러 아이들을 혼내기도 한다. 하지만 매번 효과적이진 않다. 오늘은 특히나 더 그랬다. 무식한 할아버지와 그보다 더 형편없는 이모와 아무 힘이 없는 할머니를 둔 아이들.
 누군가 그랬다. 자신이 어떤 것들을 선택하기만 하면 되는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어서 무척 암담해졌다고. 어디에 살든, 누구와 살든 내가 선택하는건줄 알았다. 하지만 양육과 가사는 가족 구성원에 따라 n분의 1로 쪼개지는게 아니었다. 늘 좀 더 못 참는 쪽이 모든 일을 떠맡기 마련이었다. 언제까지 엄마에게만 못 참는 역을 하라고 할 수 없었다. 그러자 좀 울적해졌고, 하루 종일 배가 아팠다. 결국 핑계란 것도, 결국 나하기 나름이란 것도 아무런 위안이 되지 못했다.

 동생은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 원래 술을 좋아했고, 좀 더 좋아하게 됐으며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아마 내가 동생이라면 벌써 도망쳤을거다. 불 꺼진 방에서 앞으로 아이들과 살아갈 날들을 꿈꾸기보다 셈해야하는 처지라면 아마 난 몇 백번이고 도망쳤을거다. 내가 동생이었다면 어느 날에는 서러워 집에 발조차 들이밀고 싶지 않았을거다. 내가 동생이라면, 내가 동생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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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1 1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2 13: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2 2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1 13: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2 1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1 14: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2 1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털짱 2010-01-11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치님. 처음으로 아치님 서재에 인사 남깁니다.
조용히 제 서재에 다녀가신 분들 중에 아치님이 계셨겠구나 그런 생각을 하니
좀 부끄럽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많이 게으르고 저 또한 수줍음이 많지만
종종 인사드리겠습니다.^^

Arch 2010-01-12 13:19   좋아요 0 | URL
털짱님 반갑습니다. 전, 김치치즈스마일의 이혜영(정확히 기억하는거라면) 얘기를 털짱님께 들으며 힘을 냈던 기억이 나요.
가끔씩은 저도 제 서재에 짬을 내주시는 분들이 누군지 궁금해요.

2010-01-12 0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2 13: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0-01-12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Arch님.

취업해야만 전처럼 자주 알라딘에 들어올 수 있는거에요?
그렇다면 얼른 취업해요. ㅜㅡ

Arch 2010-01-12 23:58   좋아요 0 | URL
핏^^ 페이퍼보다 제 댓글을 좋아하는군요!

비로그인 2010-01-12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치님, 저 여행 안갔어요, 여기 있어요.헤헷 오늘 거의 서재에서 살고 있음.

다락방 2010-01-12 16:41   좋아요 0 | URL
아이참..Jude님 여기도 있네. ㅎㅎ

비로그인 2010-01-12 17:20   좋아요 0 | URL
아이참, 다락방 님, 여기 또 계셨군요. ㅋㅋ

Arch 2010-01-13 00:04   좋아요 0 | URL
그런데 왜 전 쥬드님이 여행갔다고 생각했을까요.
두분, 재미있었겠구만~ 예전엔 나 혼자 텅 빈 서재에서 물질하는 기분이었는데.ㅋㅋ

비로그인 2010-01-13 10:24   좋아요 0 | URL
진짜 여행을 간 거였으면, 하는 저의 바램이 아치님께 텔레파시로 전달되어 은연중에 믿어버리신 거 아닐까요. 결론은----저 여행가고 싶어 근질거려요, 그런데 가지 못해서 일단 서재에서 놀고 있지요.헤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