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왕 형제의 모험 - 개정2판 창비아동문고 46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김경희 옮김, 일론 비클란트 그림 / 창비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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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어디서부터 어떻게 얘기를 시작해야 할까…지인들의 읽어 보라는 추천에 일찌감치 책을 사놓고도 손이 가지 않던 책이었다. 사실 나는 요즘 사람들이 그렇게 열광하는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류의 소설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모험’이라는 제목이, 게다가 사자왕이라니…나는 모험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책은 너무 오래 책꽂이에 꽂혀 있다가 이제야 나와 만났다. 서두가 너무 길었다.

그렇게 만난 사자왕 형제는 제목과 어울리지 않는 여리디 여린 어린 형제였다. 아니라고 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내겐 그들이 그렇게 다가왔다.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쓸 수 있지? 이 사람, 이 린드그렌이란 사람 귀신 아냐? 표지 날개에 붙어 있는 사진을 본다. 음 역시…그렇군. 이렇게 얘기 할 수 밖에 없다. 이 책은 귀신이 쓴 귀신 얘기다. 아니고서는 사람의 본성을 이렇게 자극하면서 사랑과 희망과 용기를 얘기할 수 없다. 이걸 한 마디로 얘기하자면 모험이라고 해야 하나…그러면 나는 이제부터 모험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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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 베틀북 그림책 13
프리드리히 헤헬만 그림, 미하엘 엔데 글, 문성원 옮김 / 베틀북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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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의 작가 미하엘 엔데가 쓴 <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은 그의 여타의 작품에 비해 길이가 짧으면서도 작가 특유의 분위기를 한껏 표출한다는 점에서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그의 책이 언제나 그렇듯이 <그림자 극장> 또한 신비함 속에서도 문명 비판적이고 인간의 삶을 되돌아 보게 하는 철학적 사유들로 가득 차 있지요.

부모가 지어 준 연극 주인공의 이름을 가지고도 평생 주변인의 삶을 살았던 오필리아. 그녀는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서 버림 받은 그림자들과 그림자 극장을 몰고 공연을 다니게 됩니다. 결국 그녀가 다다른 곳은...작게 사는 삶, 보조자의 삶, 고통을 껴안는 그런 삶도 빛을 향해 가는 인생의 여정이라고 생각한다면 얼마나 힘이 되는지요.

그런 의미에서 <그림자 극장>은 이름을 떨치지 못하여 쓸쓸해 하는 세상의 많은 어른들의 마음을 치유해 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본인의 의도와 상관 없는 삶을 살면서 상처 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안온함으로 어루만져 줍니다. 더불어 그런 어른들에게서 세뇌 되어 세속적인 삶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아이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기도 합니다.

어른들은 아이에게 말하지요. 꿈을 가져라, 목표의식을 지니고 일관성 있게 나아가라. 그렇게 말하면서도 세상이 꿈으로만 목표로만 일관성 있게 살아지지 않는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 시키나 결국 살면서 체념하고 겪고 아파하는 수 밖에 없는데 조금 도와 줄 수는 없을까 안타까워 하기도 합니다.

<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을 읽으며 클 수 있다면 세상을 살아가며 겪을 그런 크고 작은 좌절감을 극복할 수 있는 내면적인 강인함을 가진 아이로 자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림자와 빛, 아이가 세상의 극단을 경험했을 때 경험할 그 아찔함도 오필리아의 빛과 그림자를 이해한다면 충분히 생활의 힘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능력 있는 아이로 자랄 수 있을 것입니다. 종교적인 색채가 드러나진 않지만 영성을 키우는 힘이 있는 책이란 생각도 듭니다.

그림책이긴 하지만 글자 크기가 작고 내용 또한 다소 철학적이기도 해서 적어도 초등학교 3학년이상은 되어야 읽을 수 있겠습니다. 읽어주기를 하면 대략 15분 정도가 걸리는데 글자가 없는 페이지가 있는 반면 한 페이지에 글자 수가 너무 많아 유아들은 지루해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림이 너무 작품이어서 엄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아이는 그림을 본다면 유치원생 정도는 충분히 재미있어 하겠고, 혹 재미없어 하더라도 여러 번 읽어 주어 꼭 아이가 좋아하게 만들고픈 그런 욕심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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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야 누리야
양귀자 지음 / 문공사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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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야 누리야'는 문단의 기성 작가가 예전의 동화를 다시 손 보아 내놓았다는 점에서 박완서씨의 ‘부숭이는 힘이 세다’와 닮은 꼴이다. ‘부숭이’가 부모 밑에서 자라면서 땅힘의 의미를 찾아 여행을 떠난 소년인데 반해 ‘누리’는 반 고아의 신세로 정처 없는 방랑의 길을 떠나야 했던 10살 소녀였다.

우리는 이 책을 읽으면서 ‘부숭이’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에 더 가깝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작가는 ‘누리’와 같은 삶을 사는 어린이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어 한다. ‘누리야 누리야’는 서문과 맺음말이 이야기의 시작이고 끝이다. 누리가 엄마를 찾아 집을 떠난 후 대학생이 되기까지 10년간의 여정은 서문과 맺음말에 담긴 애틋한 사연으로 더욱 더 가슴 아리는 ‘이야기’ 가 된다. 10살 누리에게 펼쳐진 운명은 어린 소녀가 맞서 싸우기에 가혹한 것이었지만 결국 누리는 사랑을 ‘나눔’으로써 행운을 ‘누리’게 되는 삶을 살게 된다.

작가가 독자가 알아야 할 주제가 무엇인지 따져 보는 골치 아픈 책 읽기에 앞서 ‘내가 누리였다면 어떻게 했을까?’하고 잠시 생각할 시간만 가지면 된다고 당부했듯이 ‘누리야 누리야’는 가슴으로 읽어야 할 책이다. 그렇기에 어린이들이 책을 읽고 뭉클함을 느끼고 그 뭉클함을 어떻게 ‘나누고’ 살까 고민하고 실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책이다. 장편이라도, 책의 크기가 크며 적당히 삽화가 곁들여 있어 초등 3학년 이상이면 읽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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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드레스 백 벌이 있어 일공일삼 11
엘레노어 에스테스 지음, 루이스 슬로보드킨 그림, 엄혜숙 옮김 / 비룡소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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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정말 믿기지 않는 얘기군. 그것이 정말이라면 넌 공주님이지? 하지만 드레스 백벌의 주인 완다 페트론스키는 공주님이 아니다. 친구들 사이에 놀림감이 되는 작고 초라한 아이였다.

인기 많고 예쁘며 공부 잘하는 그러나 앞장 서 완다를 놀리는 페기, 그 옆에서 문제의식을 느끼기는 하나 앞장 서 제지하지는 못하는 매디의 심리묘사가 이야기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방관자가 이야기의 틀인데, 방관자 매디의 심리를 따라가다 보면 별다를게 없는 우리의 태도를 객관적으로 돌아보게 된다.

책의 장정이나 크기 두께 그림이 여자 아이의 취향에 맞는다. 여타의 소외 문제를 다룬 아동 책이 남자 아이가 주인공인데 반해 여자 아이가 등장하는 점에서도 그렇고 제목이 주는 느낌 때문이기도 하다. 그림의 잔잔함도 여자아이들의 감수성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고, 아동기에 짚고 넘어 가야 할 주제와 깊이가 느껴지는 문학성이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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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노쉬 단편집 : 세상 속 특별한 이야기 중앙문고 66
야노쉬 글 그림, 유혜자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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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문고에서 나온 야노쉬 단편집은 아홉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용감하다. 날개 없는 인간이 감히^^ 하늘을 나는가 하면 공주를 위해 사자를 물리치며, 자유롭게 살기 위해 아무 것도 소유하지 않은 채 살아가기도 한다. 생명이 보장되지 않은 새를 사서 따뜻하게 보살폈다가 숲이라는 세상을 새에게 돌려주기도 한다. 야노쉬가 그려내는 작품 공간 속의 인물들은 다양하며 인간미가 넘치기에 아름답다. 그들은 자유로이 살 되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잊지 않는다.

단편들 속의 주인공들은 현대의 삶에 비추면 어리숙한 인간들이다. 소유하지 않고, 타인을 위해서 용기를 내며, 친구를 위해 우정 그 이상의 것을 행하며 상상의 나래 속에서 살아간다. 요즘의 아이들이라고 해서 자연과 대화하며 살아가고픈 본성이 어찌 없겠는가. 야노쉬 단편집은 그렇게 살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그런 삶을 생각케하는 빌미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야노쉬의 책은 해방감을 느끼게 하는 매력이 있다. 그런 느낌은 그림이나 글에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데, 그 이유는 기발한 상상력과 유머 그리고 순수함에서 비롯된다. 그의 동화는 자칫 황당하여 필연적인 서사구조가 없는 듯이 느껴지기도 한다. 단순하고 가벼운 사건 속에 인생의 진리나 가치를 너무나 대수롭지 않게 던져 놓기 때문에 마음으로 읽지 않으면 별 볼 일 없는 책이 되어 버리기 일쑤다. 그런데도 그의 글에는 찾아 읽어야 할 메시지와 감동이 있기에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권하고 싶다. 단편이고, 그림이 재미있으며, 비유와 직접 화법이 적당히 섞여 있어, 초등학생이면 전학년이 모두 읽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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