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한 생일 케이크 - 핀두스의 첫번째 특별한 이야기 핀두스의 아주 특별한 이야기 1
스벤 누르드크비스트 글.그림, 김경연 옮김 / 풀빛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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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를 잊지 않고 살아야지...' 하면서도 태생적으로 그것이 부족함을 느낀다. 그런데 '올 한 해 많이 웃고 삽시다'이런 인사를 들으니 새삼 웃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아주 특별한 생일 케이크>를 읽으면 유쾌하게 웃을 수 있다. 성별에 따라 나이에 따라 그 웃음의 강도와 웃음이 비어지게 하는 요소가 다르겠지만, <아주 특별한...>는 가족이 다 웃을 수 있는 책이다.

이야기와 그림이 다 기발해서 유머와 위트가 넘친다. 우리 아이들도 이런 책을 읽고 유머와 위트가 넘치는 삶을 살았음 좋겠다.인간과 동물 자연과 인간이 평등한 모습이 보기 좋다. 핀두스의 얄밉고도 귀여운 표정과 모습들...깔끔한 것을 좋아한다고 하면서 갖은 잡동사니는 다 모아 놓고 사는 페테르손 할아버지. 등장인물이 많지 않고 그 인물들의 개성이 살아 있어 쉽게 친근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그림에만 등장하는 작은 동물(생쥐, 악어, 무당벌레...)들의 행동과 표정을 따라 읽는 것만으로도 한 편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 그건 독자들의 몫이고 독자들이 느낄 수 있는 참여하는 재미다. 유아가 보기엔 글이 좀 많다. 그러나 입말로 씌여져 있고 반복되는 어구도 많아서 어른이 읽어주기엔 좋은 책이다. 학령전 아이부터 부모까지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가족용 동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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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락, 그를 알게 된 것은 행운이었다
야노쉬 지음, 이온화 옮김 / 샘터사 / 199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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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작별(외국영화)', '로즈'에는 삶에 몸부림치는 인간이 나온다. 두 영화 모두 주인공 여인들이 자신의 삶을 고통스럽게 살아내다 거의 자살에 가까운 죽음을 맞는 내용이다. 여리디 여리면서도 강인한 이중적 성격을 지닌 그 여인네들을 보면서 실존한다는 것은 저렇게 고통스러운 것인가...오랫동안 여운이 남았다.<하드락, 그를 알게 된 것은 행운이었다>에도 그렇게 고통스럽게 실존하는 여러 인간 군상들이 나온다. '작별'이나'로즈'에서는 한 인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하드락...>에서는 '무방비 상태로 인생 속에 내동댕이쳐진 단순하고 비천한 민중인 클로트니체 사람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리 민족이 분단의 역사를 살아오면서 어쩔 수 없이 갖게 된 민족적 정서와 한이 있는 것처럼 폴란드 사람들도 전쟁에 희생된 민족이 갖는 불행한 정서가 있다. 그런 배경을 기본으로 지은이는 전쟁에 대해 종교에 대해 이기적인 인간들에 대해 통렬한 풍자를 보여준다.그런데 그 통렬함은 '하드락'이라는 '바보'를 내세움으로써 얼뜨게 뒤로 감추어져 있다. 그래서 <하드락...>은 읽을 수록 또 읽고 싶어지는 매력이 있다. 갑갑함을 뚫리게 해주는 시원함이 있고 무심코 지나치는 흘러가는 인생을 유의미하게 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아버지 마인카도 힘들었지만 삶을 사랑했다.그는 다른 방식을 몰랐기에 인생이란 다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통증에 대해서도 민감하지 않았다. 그래서 탄광에서 사고가 발생하여 다치면 마취제 없이 수술을 받고 사흘 동안 병원에 있다가 나와서는 곧바로 탄광으로 돌아갔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우리 주위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 생각하지 않아도 읽는 순간에 떠오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바로 자신이 이런 류의 사람일지도 모른다...'엘제는 웃으며 행복해 보이려고 애썼다. 하지만 웃고 있는 불행한 인간보다 더 멍청해 보이는 것은 없다.'

'인생에서 이별만큼 몰인정한 것도 없다. 이별은 죽음만큼이나 별볼일 없다.'에서 보이는 것처럼 야노쉬는 인생을 시니컬하게 그리면서도 삶을 사랑한다. 따뜻하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야노쉬가 좋다. 그의 소설이나 동화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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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릭스는 돈을 사랑해 즐거운 지식 (비룡소 청소년) 2
니콜라우스 피퍼 지음, 고영아 옮김 / 비룡소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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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린이 책이 다양해졌다는 것은 익히 알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요즘 아이들은 행복?한 시대를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행복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그 가치는 달라지겠지만, 적어도 서른을 훌쩍 넘긴 지금에야 경제용어를 처음 보는 듯이 접한, 또는 그런 개념을 이제야 뒷머리 긁적긁적하는 정도로 이해하게 된다면 그런 책을 일찌거니 접한 요즘 아이들은 행복하다고 할 밖에.

흔히 12살 소년이 경제 원리를 이해하기 까지…라는 설명이 붙는 이 책은 12살 소년이 부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친구들과 회사를 차려 경제활동을 해보고 그 생리를 체득한다는 줄거리다. 하지만 우리 나라의 초등학생들에게는 아직은 어려운 책이다. 그 쪽 동네 12살과 우리 동네 12살이 다르다는 것도 이유 中의 하나이고, 그 쪽 동네의 사회 문화적 배경과 우리 동네의 그것이 또 많이 차이가 나는 까닭이다. 그래서 경제 개념을 알기 쉽게 풀어서 썼다고는 하지만 초등생들이 읽기엔 무리가 있다. 다만 낱말이나 개념은 두루뭉실 그냥 넘어가더라도 줄거리 위주로 읽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렇게 한 번 읽고 中학생이 되어서 다시 읽으면 훨씬 이해가 빠를 것 같다.

확실하진 않지만 우리 부모님이 교육관에는 경제적인 개념은 자리하지 않았던 듯 싶다. 가정 경제야 어떻게 되었건 자식들은 그런 눈치 없이 티없이 밝고 맑게 자라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부모님 밑에서 우리 형제는 참 철부지로 자랐다. 적어도 경제적인 면에서 만큼은. 그리고 그 때의 부모님들은 대다수가 그런 사고방식을 가지고 계셨다. 그런데 세월이 많이 흘렀고, 요즘의 아이들은 사실 이런 책을 읽히지 않아도 일찍이 ‘돈’에 눈을 뜨는 편이다. 그리고 요즘 아이건 예전 아이건 태생적인 차이로 경제 관념이 있는 축과 없는 축으로 나뉘기도 하겠지만, 내가 결혼을 해서 자녀를 낳아 키우는 지금에 드는 생각은 어릴 때 경제 개념을 익히게 해 줄 필요가 있고 그 경험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알고 안하는 것과 모르고 안하는 것의 차이는 자각했느냐 하지 못했느냐 이다. 자각했을 경우는 결과에 대해 자신이 승복할 수 있고, 자각하지 못했을 경우는 후회가 남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식들이 성장한 후에 그렇게 고이 키워주신 점이 고맙지 않다는 점이다. 왜냐면 자식을 곱게 키우려고 치룬 부모의 희생이 감사함으로 와 닿는 것이 아니라 가슴 아픔으로 각인되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자녀들의 성장기에도 고통 분담을 하게끔 했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리고 그것이 멀리 내다 보았을 때 그 자녀의 인생에 있어서 훨씬 교육적이다.

사설이 길었는데, 그래서 문학적인 가치를 따지기 여부에 앞서 이런 식의 안내서는 교육적으로 유용하다. 그리고 재미도 있다. 그래서 14세 이후의 아이들은 재밌게 읽는다. 단 이 책을 읽고 ‘돈’에 얽매이는 아이가 되라는 게 아니다. ‘돈’이라는 것의 진정한 개념과, 경제적인 것에 밝은 사람들에게 상대적으로 비경제적인 사람들이 어떻게 덜 당하고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방법과, 부의 사회적 분배, 노동의 가치, 이런 것들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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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애는 멍청하지 않아 - 초등 4.5학년 온누리동화 12
A.노르덴 글, K.요아노비치 그림, 경기대학교 아동-청소년 문학연구실 옮김 / 온누리 / 199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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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문장 몇 개를 읽는 사이 쉽게 이 책으로 빨려들어감을 느꼈다. 어째 재미있을 거 같지 않다는 느낌을 주는 책이었는데, 한 페이지 정도를 읽자 계속 읽고 싶은 그런 생각이 들었다. 후에 내가 왜 이 책에 대해 그런 생각을 가졌나 되짚어보니 제목에서 느껴지는 주제가 감지되어서였던 것 같다. 왕따 문제..그런데 이 책은 그런 주제를 다룬 책은 아니다. (넓게 봤을 때 그것과 상통하긴 하지만 우리가 학교 현장에서 부딪치는 그런 문제는 아니라는 얘기다.) 내가 이 책에 대해 가졌던 바로 그 문제, 편견이나 선입견. 어린 아이들 스스로 가질 수 밖에 없는 그런 편협한 사고나 가치관을 수정시켜주는 좋은 책이다. 그런데 가르침의 냄새가 전혀 없어서 거부감이 없다.

'엄지소년 닐스'를 읽으면서 가장 충격을 받은 것이 '지나치게 짧은 문장이다 싶은, 그런 문장으로 이루어진 단편이 이런 감동을 줄 수 있구나' 였는데 이 책 역시 짧은 문장이 돋보인다. 그러면서도 그 10살 전후 아이의 심리를 참 섬세하게도 드러내었다. 그래서 쿵!하는 울림은 없어도 연못에 잔잔한 파문이 이는 듯한 감동이 인다.

'엄마는 필립이 형제 없이 자라는 것과 온 신경을 필립에게만 쏟는 것은, 엄마 자신에게도 좋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를 봐주는 것이 필립과 엄마 자신을 위해서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에서 보여지는 것과 같이 필립의 부모가 가진 합리성과 냉철함은 언뜻 보이는 부분이지만 본받고 싶은 부분이었다.'전 엄마 아빠의 아이에요, 엄마 아빠는 다른 집 아이는 놔 두고, 저만 사랑해야 한다구요,'우린 너를 사랑해' 엄마가 필립을 끌어 안으며 말했습니다. '아주 많이!' 자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해 갈까...필립을 존중해주면서 합리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필립의 부모들을 보니 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사실 이 책은 필립과 필립의 집에 맡겨지는 미리암이 주인공인데 내가 자꾸 부모 입장이 되어서 초점이 좀 빗나갔다. 여튼, 한가지 사족을 달자면 미리암의 나이가 일곱살로 나오는데 미리암 스스로 밝히는 나이는 일곱살 8개월이다. 우리 나이로 하면 8살도 되고 9살도 되는 나인데, 아이들이 읽을 때 일곱살이 하는 행동치곤 너무 조숙하다 싶은 면이 있어서, 아이들이 위축감을 가실 수 있다. 그런 차이를 부모가 좀 짚어주었음 한다. 그리고 책의 표지에 4,5학년을 위한 동화라고 되어 있는데 책을 잘 읽는 1학년 아이라면 충분히 읽을 수 있고, 더 유아에게도 엄마가 읽어주면 참 좋을 책이다. 이 책의 주인공이 가지는 그런 심리는 오히려 4,5학년 보다 더 아래의 나이에 가지고 그 이후 고착화 되기 쉬운 것이기에 그 이전에 읽힐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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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다른 골목의 일곱 아이들 - 세계 아동문학상 수상작 5
이브 가넷 지음 / 유진 / 199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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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다른 골목의 일곱 아이들은 내가 초등학교 시절 재밌게 읽었던 어떤 동화를 생각나게 하였다. 동화의 제목은 기억나지 않는데, 빌헤름이니 오토니 하는 주인공들의 이름은 생각난다.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 이 동화와 함께 작은 아씨들류의 가족 성장소설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을 이 동화는 넉넉하지 않은 가정 환경에서 밝고 힘차게 자라는 아이들의 모습을 꾸밈없이 그리고 있다.

이야기가 한 아이 한 아이가 겪는 에피소드 위주로 끊어져 있어서, 장편이지만 저학년도 읽을 수 있다. 그리고 남녀 구분 없이 재미있어할 요소를 갖추었다는 점도 장점이다. 재치있는 문장으로 흥미있는 사건들이 긴장감있게 펼쳐지는 가운데 잔잔한 가족애와 인간애를 맛볼 수 있었다. 어른 입장에서 보면 물질적으로 풍족한 도시 속에서 개성을 잃어가는 요즘 아이들에게 읽히고 싶은 책이다.

또 흥미로운 것이 엄마, 아빠의 모습인데, 여기 나오는 엄마와 아빠는 각각 세탁일과 넝마주이 일을 하는 사람이다. 이 책에 나온 표현대로라면 '남의 뒤치다꺼리나 하고 사는' 일을 하면서 일곱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자연히 넉넉한 살림을 할 수 없는데, 언제나 당당하는 것이 신선했다. '이웃 사람들은 조와 로지가 이렇게 많은 아이들을 키우며 사는 것이 불쌍해서 '시대에 뒤떨어진 어리숙한 사람들이라 생각했으나, 막상 당사자인 넝마주이 부부는 이 엄청난 수의 아들과 딸이 자랑스러웠다'에서 보여주듯이 남의 눈에서 자유로우며, 긍정적인 가치관의 소유자임을 알 수 있다. 자신들의 직업이나 지금의 생활 형편으로 아이들에게 맘껏 퍼주지 못함을 기죽어하는 요즘 부모들이 본받을만한 인물형이다. 일단 자신을 긍정하고 자신의 처한 처지에 당당한 그네들의 행동은 아이들에게도 이어져 아이들이 말그대로 밝고 건강하게 자란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닐뿐더러 물질적인 것과 비례하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웃음속에 깨달을 수 있다. 그러나 위기에서 너무나 착한 어른들이 등장하는 것은 어딘지 모르게 석연찮은 느낌을 주었다. 하지만 바로 그런 점이 아이들이 재밌어하고, 그것이 바로 꿈과 희망을 키워주는 동화의 특질이라고 하면 할 말이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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