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 베틀북 그림책 13
프리드리히 헤헬만 그림, 미하엘 엔데 글, 문성원 옮김 / 베틀북 / 2001년 7월
평점 :
절판


<모모>의 작가 미하엘 엔데가 쓴 <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은 그의 여타의 작품에 비해 길이가 짧으면서도 작가 특유의 분위기를 한껏 표출한다는 점에서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그의 책이 언제나 그렇듯이 <그림자 극장> 또한 신비함 속에서도 문명 비판적이고 인간의 삶을 되돌아 보게 하는 철학적 사유들로 가득 차 있지요.

부모가 지어 준 연극 주인공의 이름을 가지고도 평생 주변인의 삶을 살았던 오필리아. 그녀는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서 버림 받은 그림자들과 그림자 극장을 몰고 공연을 다니게 됩니다. 결국 그녀가 다다른 곳은...작게 사는 삶, 보조자의 삶, 고통을 껴안는 그런 삶도 빛을 향해 가는 인생의 여정이라고 생각한다면 얼마나 힘이 되는지요.

그런 의미에서 <그림자 극장>은 이름을 떨치지 못하여 쓸쓸해 하는 세상의 많은 어른들의 마음을 치유해 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본인의 의도와 상관 없는 삶을 살면서 상처 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안온함으로 어루만져 줍니다. 더불어 그런 어른들에게서 세뇌 되어 세속적인 삶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아이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기도 합니다.

어른들은 아이에게 말하지요. 꿈을 가져라, 목표의식을 지니고 일관성 있게 나아가라. 그렇게 말하면서도 세상이 꿈으로만 목표로만 일관성 있게 살아지지 않는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 시키나 결국 살면서 체념하고 겪고 아파하는 수 밖에 없는데 조금 도와 줄 수는 없을까 안타까워 하기도 합니다.

<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을 읽으며 클 수 있다면 세상을 살아가며 겪을 그런 크고 작은 좌절감을 극복할 수 있는 내면적인 강인함을 가진 아이로 자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림자와 빛, 아이가 세상의 극단을 경험했을 때 경험할 그 아찔함도 오필리아의 빛과 그림자를 이해한다면 충분히 생활의 힘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능력 있는 아이로 자랄 수 있을 것입니다. 종교적인 색채가 드러나진 않지만 영성을 키우는 힘이 있는 책이란 생각도 듭니다.

그림책이긴 하지만 글자 크기가 작고 내용 또한 다소 철학적이기도 해서 적어도 초등학교 3학년이상은 되어야 읽을 수 있겠습니다. 읽어주기를 하면 대략 15분 정도가 걸리는데 글자가 없는 페이지가 있는 반면 한 페이지에 글자 수가 너무 많아 유아들은 지루해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림이 너무 작품이어서 엄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아이는 그림을 본다면 유치원생 정도는 충분히 재미있어 하겠고, 혹 재미없어 하더라도 여러 번 읽어 주어 꼭 아이가 좋아하게 만들고픈 그런 욕심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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