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




니르바나 2004-10-31  

체셔고양이님께
잘 아시는 분이 말씀하셨으니까 마른 꽃다발은 버리시는게 좋을 것 같군요.
허나 사랑의 감정이 쉬 버려지나요.
오히려 버리려들면 더 몸에 착 달라붙는 속성이 있는 거 아닌가요.
그래서 시인 高 銀은 잊혀진 사람이 가장 슬픈 존재라 하셨는가 봅니다.
체셔고양이님이 앞으로 좋은 분 만나게 되면
지난 사랑의 추억이 밑거름이 되어,
이전보다 원숙한 삶의 향기를 나누며 아름답게 살아나갈 수 있는게 아닐까요. 굳이 값싸게 처분하려 들지 마세요.
새 인연이 나타나면
이제 잘가! 그 동안 고마왔다고, 그래서 덜 외로웠다고 속삭이면서 까딱 고개숙여 인사하세요.
그때도 늦지 않은 겁니다.
체셔고양이님은 늘 기도하시니까
주님께서 예비해두시고 기다리지 않으시겠어요. 저는 그리 믿습니다.
 
 
 


비로그인 2004-10-30  

한 점 픽션없는 진솔한,
니르바나님은 왠지 자상한 오빠같이 느껴진답니다.
제가 아마 맏이라서 오빠에 대한 그리움이 많아서 이기도 할 거예요.
늘 자상하게 좋은 말씀으로 답글 달아주셔서 기운 내고 살아요.
사실은 매우 부족하고 못난 사람인데 말이죠...

오늘 결혼한 친구를 만났는데요,
전 꽃다발 받은거 다 버리지 않고 잘 말려서 모아두거든요.
근데 그게 인테리어학상으로 좋지가 않다네요.
죽은 꽃은 기운상 좋지 않다고. 장식을 하려면 차라리 조화가 낫다고.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미 끝나버린 사랑, 메말라 버린 감정이라면 굳이 박제해서 놔 둘 필요가 있을까. 전 꽃다발을 버리지 못했듯이 감정마저 너무 오래동안 말려서 보관하고 있었나봐요. 오늘 말라버린 꽃다발들을 다 버리려구요. 그리고 제 마음도.
 
 
 


비연 2004-10-26  

니르바나라는 이름에..

니르바나. 제 친구의 아뒤와 비슷해서 호감을 가져본 이름입니다.
사진도 인상적이구요...들어와보니 이것저것 둘러볼만한 곳에 많네요^^
종종 들를께요..
 
 
니르바나 2004-10-26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비연님
초라한 저의 서재에 찾아주셔서 영광입니다.
저도 비연님의 서재에서 조만간 인사드릴께요.
갑자기 차가와진 공기에 감기 조심하세요.
 


비로그인 2004-10-19  

하치의 마지막 연인 중에서
제가 좋아하는 몇몇 대목입니다.
어설픈 첫 방명록이 되는 군요 :)

- 그때부터 나는 말로 설명하지 않기로 하였다. 하염없이, 하염없이 설명하면 내 혈관으로 흐르는 피까지 알아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나의 안이함은, 실제 나이보다 늙어 보이는 내가 쓸쓸한 내 육체로부터 전 우주를 향하여 발산한 유일한 어린 마음이었다.
그때 나는 비로소 어른으로 홀로서기를 하였고, 내 혼과 사랑에 빠졌다.
단 한 순간이라도 자기 자신과 농밀한 사랑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삶에 대한 증오는 사라진다.
고마워요, 하치, 그렇게 소중한 일을 가르쳐 준 일, 평생 잊지 않을게요.
설사 사이가 나빠져서 말조차 걸지 않게 되더라도, 서로를 미워하게 되더라도,
그 일에 대한 감사는 지우지 않을게요. 열다섯 살 나는 굳게 결심하였다.

- 슬픈 이야기인데, 현실감이 없다. 모두 거짓말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얼토당토않은 둘러대기고, 그저 여기저기 방황하고 싶을 뿐인지도. 얽매이고 싶지 않을 뿐인지도. 그럴 가능성이 많았다. 하지만 설득하여 그의 생각을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 일을 많이 보아왔다. 설득의 거짓말 월드를.
진짜로 거짓말을 한 것보다 더 나쁜 것은, 자기 생각으로 타인을 움직이려 하는 것이다. 설사 좋은 뜻으로 하는 일이라도, 그리고 아무리 가볍거나 무거워도, 죄임에는 틀림이 없다. 타인의 생각이 어느 틈엔가 자기 사정에 맞게 바뀌도록 압력을 가하다니, 끔찍한 일이다.

- 나리타에서 하치가 날아가고, 한동안은 외로움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한 밤에 눈물로 눈을 떴는데, 하치의 몸이 옆에 없다니. 용납할 수 없었다.
토하리만큼 울기도 하고, 머리를 베개에 부딪치기도 하면서, 오로지 시간이 가기만을 기다렸다. 눈이 퉁퉁 부어 외출도 못하고, 뭘 봐도 하치 생각만 나서, 지옥이었다. 그때는 하치가 살아 있는데도 만날 수 없음이, 무엇보다 고통스러웠다. 차라리 죽음으로 헤어지는 편이 깨끗이 단념할 수 있다, 고 생각했다.
내일, 인도로 떠나자, 고 한밤에 몇 번이나 다짐하였다.
<평생 찾아다니자, 찾으면, 돌아와, 필요하니까 돌아와 달라고 애원하자.>
그러면 마음이 가벼워지고, 고통이 사그라든다.
하지만 아침이 오면, <역시 그만두자>고 생각한다. 그러면 또 아픔이 밀려온다. 참내, 이별이란 이 얼마나 성가신 것인가.

방명록의 압박.... 후훗~ ^^

 
 
니르바나 2004-10-19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한 권 읽는 것으로 방명록의 압박에서 벗어나 볼까요.
체셔고양이님
방문인사 고맙습니다.
 


瑚璉 2004-10-18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십니까? 호련입니다.

서재에 의견을 남겨주셨기에 이렇게 찾아뵙고 인사를 드려야 할 것 같아 방문드렸습니다. 특별히 재미있는 서재도 아닌 데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뭐를 보여드려야 할 지 고민되기는 합니다만, 가벼운 잡문이라도 싫지 않으시면 가끔 들러 주십시오.

그럼 이만 줄입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니르바나 2004-10-19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련님 감사합니다.

瑚璉 2004-10-19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니르바나 님께

방명록에 남겨주신 지나친 칭찬에 몸둘 바를 모르겠어서 다시 왔습니다. 그런데 실제와 일치하지 않는 지나친 칭찬은 오히려 욕에 가깝지 않을까 합니다 (-.-;). 한 70%만 칭찬을 줄여주시면 기쁘겠습니다요 (^.^;).

니르바나 2004-10-19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야 뭐 고수님들을 헤아릴 안목이나 있나요.
마태우스님이 그렇다니까 그런 줄 알고 있습니다.
30%는 마태우스님께 청구해야 되겠는데요. 호련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