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보시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말러의 교향곡을 오래 듣다보면  베토벤 교향곡들은 좀 심심하게 들립니다.
말러의 교향곡은 일단 연주 시간이나 악기 편성을 보면 온갖 물량을 다 때려넣은 느낌이 드니까요.
말러전문가 김문경이 추천하는 말러교향곡 10+1입니다.
유쾌하게 말러교향곡을 설명해주는 김문경 전문가의 곡 소개를 따라가 봅니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영상에서 소개한 음반 거의 모두 품절, 절판이 되어 구하기 쉽지 않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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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11-10 20: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그런가요? 저는 말러는 좀 어려운 것 같더라구요. 하긴 전 클래식은 그냥 잠깐 잠깐씩 듣는 편이라 더 그럴수도 있어요. ㅠ
근데 말러를 현대의 베토벤이라고 하지 않나요?

니르바나 2024-11-10 21:20   좋아요 1 | URL
스텔라님, 안녕하세요.^^
클래식 음악이 대체로 좀 어렵지요.
클래식 소품을 빼면 대부분 영화식으로 표현하면 런닝타임이 긴 편이니까요.
유행가요나 팝송과 달리 방송 빈도수도 빈약한 셈이구요.
이래저래 처음 입문과정에서 지루함과 시간투자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좀 수월해지지요.
김문경 전문가가 소개한 것 처럼 말러가 각 교향곡 마다 다양한 메뉴로 요리했다면
베토벤교향곡은 합창교향곡을 빼면 별 차이가 없는 셈이라 상대적으로 쉽게 다가옵니다.
저도 처음에는 스텔라님 처럼 말러가 어려워서 그 중 한 놈만 팬다고(표현이 좀 거칠지만)
말러교향곡 1번만 지휘자를 달리해서 구입해서 들었지요.
교향악단이 말러 교향곡 1번을 연주하면 연주회가 열리는 문화회관에 찾아가서 들었구요.
이런 과정을 거치니까 좀 듣기가 수월해지더군요.
그런 면에서 공부나 클래식 음악감상이나 반복이 최고의 훈련법인것 같습니다.
최근에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연주되는 곡은 말러가 베토벤을 넘어선 것으로 전에 얼핏 들은 듯 합니다.
 




작가 한 강의 인사는 2024년 10월 10일까지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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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10-11 15: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게 왠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 작가가 될 거라곤 생각도 안하고 있었는데.
문득 제가 우리나라 작가들을 너무 몰랐구나 싶더군요. 하긴 맨부커상이 노벨문학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는데 말입니다.
암튼 우리나라도 드디어 노벨문학상의 숙원을 이룰 수 잇게되서 반가울다름입니다.
니르바나님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한강 작가가 해마다 후보로 지명되던 하루키를
따돌렸다는 점이 저는 아주 마음에 듭니다. ㅋㅋ

근데 한강 작가의 작품은 나오는대로 다 가지고 계시는군요.
전 오래 전 책식주의자 사 놓고 평이 그닥 좋지않아 안 읽고 있었는데 이제 정말 읽어야겠어요. ㅎ

니르바나 2024-10-11 18:26   좋아요 1 | URL
스텔라님은 한 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많이 놀라셨군요.
니르바나는 알라딘 포함 노벨문학상 수상 시즌만 되면 유력 후보를 예상하는 설문에
매번 한 강 작가를 픽했거든요.
우리나라 작가가 될 거라고 생각 안하셨다고 했는데 사실은 너무 너무 늦은 감이 있습니다.
이 처럼 늦어지게 된 가장 큰 이유를 들자면 결국은 국력과 번역 문제가 아니었나 싶어요.
물론 운도 따라야하지만...
작품으로만 보자면 고인이 되셨지만 이청준, 박완서 소설가도 충분히 노벨문학상을 수상해도 될 만큼 좋은 작품들을 많이 쓰셨죠. 개인적인 논란이 있는 고은 시인이나 대하장편이 주력 소설이었던 박경리, 황석영, 조정래 작가는 노벨문학상 특성상 좀 어렵지 않나 싶었구요.
일본의 경우도 설국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던 가와바타 야스나리도 영역을 맡았던 에드워드 사이덴스티커라는 번역가를 잘 만나 빛을 본 경우라서 작가 스스로 노벨상 수상에서 절반 이상의 역할을 번역가가 해주었다고 상찬했을 정도로 번역이 중요한데 한 강 작가의 작품도 좋은 번역이 이번 수상의 커다란 밑바침이 되었다고 봅니다.
우리가 그 동안 노벨문학상에 목매고 있어서 그렇지 사실 이전 수상자들의 면면이 다 노벨상 수상에 수긍이 가는 것은 아니었지요. 특히 밥 딜런의 수상은 미국의 힘이 아니면 가능했을까 그렇구요.
일본인 작가로 오에 겐자부로의 수상에는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하루키는 저도 좀 그렇습니다.
스텔라님이 한 강의 소설을 그닥 좋아하지 않은 점을 전에 단적으로 말씀하신 분이 있었는데
한 강 작가의 어머니께서 남편(한승원)의 소설은 읽기 쉬운데 딸의 소설은 어렵다고 말씀 하신 적이 있지요.
이제 한 강의 소설들이 노벨문학상 에디션으로 새옷을 입고 출간될 것 같으니까 한권씩 읽어보세요.
원어로 읽는 노벨문학상이니까요. ㅎㅎ

stella.K 2024-10-11 20:51   좋아요 1 | URL
정말 그러네요. 난생 첨으로 원어로 읽어 보는 노벨문학상이 되겠네요.
으~ 뿌듯해라!그동안 노벨문학상에 목매단 건 노벨문학상 작품을
원어로 읽어보고 싶은 열망 때문이라고 정리하기로 하죠. ㅎㅎ
정말 우리나라 번역가들 좀 부지런해져야겠어요. 나라에서 지원도 좀 팍팍하고.
나열하신 작가들 그들 중엔 이미 유명을 달리한 작가들도 있죠?
괜히 숙연해지네요. 그분들도 충분히 자격있으신데...
저쪽 나라에서 이 사실을 알면 기뻐하시겠죠? ㅠ

참, 언제 한강 작가 사인 받으셨나 봐요. 부러운데요?
저는 르 클레지오 사인본 있는데.ㅋㅋ

니르바나 2024-10-12 16:21   좋아요 1 | URL
정말 번역은 제2의 창작이란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더구나 형용사가 발달한 우리말을 살리면서 번역하기가 쉽지 않을 듯 싶거든요.
외국 책을 번역한 것을 가지고 오역이네 뭐네 하고 따지는 글을 볼 때 마다
다른 나라의 글을 한국어로 번역하는 작업의 어려움을 예감하면서
우리가 읽고 있는 외국문학을 제대로 읽고 있는가 자못 궁금해집니다.
각설하고, 한 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이런 고민이 사라졌으니 고마운 일이지요.
스텔라님 르 클레지오 사인본 이야기 기억납니다.
저는 게을러서 유명 작가의 사인 행사에 가본 적이 없고 한 강 작가 초판본 행사에 있는 사인입니다.ㅠㅠ

2024-10-21 11: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10-21 2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박인희는 내게 아이유다.

가수 박인희, DJ 박인희라 하면 요즘 젊은이들은 모르는 이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나의 중고등학교 시절 박인희의 인기는 지금의 아이유 인기를 상회할 정도였다.

뚜아에무아 라는 혼성뚜엣으로 3장의 음반을 내고 이후

솔로 가수로 전향한 후에 불렀던 <모닥불>이란 노래는 전국의 모든 학생들의 노래가 될 정도로

엠티를 가거나 해수욕장에 놀러간 학생들이 둘러앉아 기타 반주에 맞추어 함께 부르곤 했다.

정작 가수 활동보다 박인희를 더 유명하게 만든 것은

동아방송 3시의 다이얼이란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디스크자키 활동이었다.

지금 휴대폰 문자로 음악방송에 희망곡을 신청하는 것처럼

그때는 대부분의 음악방송을 우체국엽서로 신청한 희망곡으로 프로그램을 편성했는데

생방송 도중에 간간이 일반전화로 희망곡을 받아 방송국 전화통이 불나게 만들었다.

전화기가 있는 집들이 많지 않은 시절이라 주로 서울에 잘 사는 집 친구들 차지였지만.

나도 관제엽서(?)에 희망곡을 적어 3시의 다이알에 보내 사연이 채택되기를 기다리며

손바닥만한 소니 트랜지스터 라디오에 귀를 쫑긋 매달았던 적이 많이 있었다.

내가 신청한 곡을 맑고 고운 박인희의 목소리로 읽어주면은 마치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다.

인천에 사는 ***님이 신청한 CarpentersHeather 듣겠습니다.“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갖게 된 팬심은 오로지 박인희뿐이다.

그래서 박인희는 나에겐 아이유 이상이다.

그 박인희님이 오래 전 발표했던 수필집과 시집을 모아 다시 출간하였다.



 












박인희 시, ’얼굴입니다.


우리 모두

잊혀진 얼굴들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

 

()를 꽂고 산들 무얼하나

꽃이 내가 아니듯

내가 꽃이 될 수 없는

지금

물빛 몸매를 감은

한 마리 외로운 학으로 산들

무얼하나

 

사랑하기 이전부터

기다림을 배워버린

습성으로 인해

온 밤내 비가 내리고

이젠 내 얼굴에도

강물이 흐르는데...

 

가슴에

돌단을 쌓고

손 흔들던 기억보다

간절한 것은

 

보고싶다는

보고싶다는

단 한마디

 

먼지 나는

골목을 돌아서다가

언뜻 만나서

스쳐간 바람처럼

쉽게

헤어져 버린얼굴이

아닌 다음에야...

 

신기루의 이야기도 아니고

하늘을

돌아 떨어진

별의 이야기도 아니고

 

우리 모두

잊혀진 얼굴들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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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10-03 09: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박인희 씨 좋아하시는군요. 진짜 은쟁반에 옥구슬이죠? ㅎ 얼마전 TV에 나왔는데 많이 늙었더군요. 목소리도 파리하게 많이 떨리고. 그래도 참 지적여 보이는게 멋지게 늙는구나 했습니다. 캐나단가 어디 살고 있는데 콘서트를 위해 잠시 귀국한거더군요. 정말 가수활동은 오래하지 않았는데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어요. 그죠?

니르바나 2024-10-03 17:26   좋아요 1 | URL
네. 니르바나가 인생 처음으로 팬심을 가지고 좋아한 가수입니다.
가수들이 노래할 때 많이 사용하는 바이브레이션이 거의 없는
플랫한 순수한 목소리가 저는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흑백 TV 시절, 솔로 음반을 내고 아주 가끔씩 방송에 나와 노래를 불렀는데
그런 가수 활동도 몇년 밖에 안하고 이후론 DJ로만 활약하셨습니다.
은쟁반에 옥구슬이라면 오래 전 성우 고은정의 목소리로 대표되는 목소리이고
박인희씨 목소리는 맑고 투명한데 좀 서늘하고 그러면서 듣다보면 울림이 있는 목소리로
이를테면 성우 김세원씨 스타일이었죠.
저도 잠간 스텔라님이 보신 방송을 유투브로 보고 나중에 보려고 동영상을 보관해 두었습니다.
그런데 2016년 35년만에 있었던 <박인희 컴백 콘서트>만 해도 목소리가 과거 박인희씨의 노래와 별반 차이가 없었는데 이번 방송을 보니 박인희씨 목소리에 힘이 빠져 음정이 많이 떨리더군요.
아쉽지만 지난 9월에 연세대 대강당에서 있었던 콘서트가 사실상 마지막 박인희콘서트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박인희씨를 아끼던 팬 입장으로는 많이 아쉽습니다. ㅠㅠ


yamoo 2024-10-07 17: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덕질은 언제 어디서나^^
덕질이 재밌는 줄 요새 새롭게 알아가고 있슴돠~~ㅎㅎ

니르바나 2024-10-07 18:57   좋아요 0 | URL
yamoo님, 반갑습니다.^^
그렇죠. 덕질도 인생사는 즐거움 가운데 큰 즐거움이죠.
진짜 좋아하는 것을 새롭게 알아가고 있으시다니 참으로 즐거운 인생이십니다. ㅎㅎ
 
















9월 날씨로 역대 최고의 열대야 타령한지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집중 호우 끝에

아침 저녁으로 가을에 외롭고 쓸쓸한 느낌을 주며 부는 으스스한 바람, 소슬바람이 불어

체감상으로 족히 10도는 떨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날씨입니다.

이맘때가 되면 생각나는 일이 있습니다.

뜬금없이 최창호 음악선생님은 음악 시간에 나운영 작곡의 이 노래를 이중창으로 연습시켰습니다.

월요일이면 학교 운동장에서 행해지는 전교생 조회에 이 노래로 합창할 거라고.

애국가 제창으로 시작해서 교장선생님 훈화로 이어지는 것이 월요조회의 지겨운 루틴이었는데

몇 주후 선생님의 지휘로 이 노래를 합창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그날의 그 감동을 잊지 못합니다.

운동장을 울려 퍼지던 2,000명의 남성 이중창은 말그대로 장엄하였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들려오는 운동장 소음에 짜증만 났던

학교 주위 주택가에 살던 분들에게도 신선한 충격이었을 것입니다.

아쉽게도 단 한번뿐이었던 대합창 퍼포먼스는 그래서 아름다운 추억으로 살아 남았습니다.

 

아 가을인가 아 가을인가

아 아 아 가을인가 봐

물동에 떨어진 버들잎 보고

물 긷는 아가씨 고개 숙이지

 

아 가을인가 아 가을인가

아 아 아 가을인가 봐

둥근달이 고요히 창을 비추면

살며시 가을이 찾아오나 봐

 

아 가을인가 아 가을인가

아 아 아 가을인가 봐

가랑잎이 우수수 떨어지면

살며시 가을이 찾아오나 봐






가을이라고 해서 특별히 찾는 음악은 없지만 유투브 동영상을 보다가 생각나서

요 며칠 계속해서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만 듣고 있습니다.

여름에 감상하기엔 가을이 더 안성마춤인 곡들이 브람스의 음악인 것 같기는 하네요.

집구석에 있는 음반들을 찾아보면 몇장 더 나오겠지만 일단은 여기까지 들었습니다.


















박목월 시인의 시 이별의 노래도 생각나는군요.

깊어갈 새도 없이 훅 가버리는 짧은 가을날을 만끽하시면서 한번 불러보세요.

 

기러기 울어 예는 하늘 구만 리

바람이 싸늘 불어 가을은 깊었네

아 너도 가도 나도 가야지

 

한낮이 끝나면 밤이 오듯이

우리의 사랑도 저물었네

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산촌에 눈이 쌓인 어느 날 밤에

촛불을 밝혀두고 홀로 울리라

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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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09-28 20: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기억력 좋으시네요. 2천명이 떼창을 했으면 정말 볼만했겠습니다.
지금은 천명되는 학교가 없겠죠?
정말 지금 생각하면 학교 때가 제일 좋았던 것 같은데 그때는 왜 좋은 줄
몰랐을까요? ㅎㅎ

조성기 작가가 꾸준히 작품내고 있었네요.
오래 전 <야훼의 밤> 인상 깊게 읽은 기억이 있는데
그 이후 작품활동은 안한 줄 알았습니다.
왜 그렇게 조용한지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온난화 때문에 가을이 짧아진 게 아니라 겨울이 짧아졌죠.
얼마 전 벚꽃이 피었다고 하는데 마냥 좋아할 수는 없겠더군요.ㅠ

니르바나 2024-09-29 18:34   좋아요 1 | URL
스텔라님,
두살 때인가 엄마 품에 안겼던 기억까지 했다는 톨스토이까지는 어림없지만
학창 시절 있었던 일, 그것도 일상적이지 않은 특별한 일까지 기억하지 못해서야 되겠어요.ㅎㅎ
학생수 천명을 말씀하시니까 덧붙이자면 니르바나가 다녔던 국민학교는 학생수가 6천명 정도 되었지요.
그래서 교실이 부족해서 3학년까지 2부제 수업을 했고 교실 입구에 두개의 반이 표시되어 있었구요.
니르바나는 이른바 베이비부머 세대랍니다.
학교에 다닐 때가 가장 좋은 때죠.
어머니가 해주시는 밥 먹고 선생님이 가르쳐주시는 공부만 하면 되니까 인생에서 가장 호시절이었는데
그때는 정말 그 시절만 빨리 지나가기를 바랬으니 참 어리석은 중생입니다. ㅎㅎㅎ

조성기 작가는 초창기에는 오늘의 작가상, 이상문학상도 받고 좋은 소설을 여러편 냈는데
중간에 신학 공부를 하고 목회한다고 작가 활동을 오래동안 쉬면서 거의 작품 활동을 하지 않다가
<우리는 아슬아슬하게 살아간다 > 이후 다시 소설을 창작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에는 사계절이 있지만 원래부터 봄과 가을은 그리 긴편이 아니었죠.
여름 겨울 사이에 지내기 좋은 낀 계절인 셈이죠.
지구의 온난화가 만든 올 여름 날씨처럼 다가올 기후변화가 무섭습니다.ㅠㅠ


 
















내가 책, 구체적으로 작가나 저자를 선택하는 기준은 생각해보면 뜬금없고 어이가 없다.

예를 들면 한번은 책을 읽다가 다음과 같은 문장을 만났다.

 

척 보면 다 알 것 같은 우리 동네, 인천 서구가 오래전

건너라고 불렸다는 건 얼마 전에야 알았다. 지금은 동네 어

디에도 그 흔한 도랑 하나 없는 터라 의아했다. ‘건너라는

단어도 흘러들을 수 없었는데 거기에 변두리, 외곽, 낙후라

는 뜻이 들어 있음을 단박에 눈치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말을 해준 사람에게 왜냐고 묻는 대신 화제를 돌려버렸다.”

 

수십년 전, 동네 아이들과 만나면 구슬치기, 딱지치기, 자치기나 공놀이를 하다가

그것도 싫증나면 바람난 들개들처럼 어디를 가볼까 궁리하다가

그 중 목소리 큰놈이 주장하면 나머지 똘똘이들은 군소리없이 따라서

자유공원, 월미도 갯뻘, 만석부두 등 여기저기를 검정고무신을 신고 무작정 걸어서 쏘다녔다.

그 이유는 주머니를 털어봐야 먼지만 있고 돈 한푼이 없으니 그래도 목적지까지 갈 때는 좋았는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기운이 쭉 빠져 천근만근 무거운 걸음으로 터덜터덜 걸어왔던 기억이 난다.

왜 비싼 밥먹고 그 짓을 했는가 생각해보니 동네가 해방촌이라 집안에 책한권 없는 집이 부지기수라

지금 생각해보면 세상은 상전벽해라 할 만하다.

그런 어느 날 그 똘똘이들이 오늘은 어디를 갈까 머리 굴리다가 한 놈이 말했다.

야 오늘은 개건너(개 건너가 아니다)가자.

김금희 작가가 표현한 개 건너는 문장 작법이고 우리에게는 다만 지명일 뿐이어서

개건너는 바닷물이 들어왔다 나갔다 하며 생긴 그냥 인천에 흔한 갯뻘 동네일 뿐이었다.

개건너 가서 뻘에서 놀다가 물에 들어가 수영하고 뻘 속에 빠진 흙고무신을

바닷물에 흔들어서 대충 닦고 젖은 옷을 말리며 집으로 되돌아오곤 했다.

 

김금희 작가는 대한민국에서 활동하는 많은 소설가 가운데 한사람이였는데

이 단락안에 개 건너를 만나고 나니 갑자기 작가에게 애정이 뿜뿜 샘솟는 기분이 들어

작가가 집필한 소설과 수필집을 찾아 읽게 되었다는 말이다.


















 



                            
























내가 책, 그 가운데 소설을 선택하는 기준중에는 이런 것도 있다.

말하자면 알라딘 서재에서 만났던 알라디너들이 쓴 소설들이다. 나름 애정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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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09-12 17: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그런가요? 전 알라디너들중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소설을 냈을 줄 몰랐네요. 김이설도요ᆢ? 근데 김금희 작가는 개 건너를 무슨 뜻으로 썼을까요?
어렸을 적 제 살던 동네도 개천이 있었는데 그게 얼마 안 있어 다 메워지더군요. 그런 게 있었다는 게 지금은 참 그리워지더군요.

니르바나 2024-09-12 22:20   좋아요 1 | URL
알라딘 서재 초창기 때 알라디너 중에 많은 분들이 신춘문예를 준비하며 습작을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때는 소설 뿐 아니라 여러 장르에 예비작가들이 있었죠.
알라딘 서재에서 활동했던 분 중에 생각나는 세 분만 거론해 보았습니다.
김금희 작가가 쓴 ‘개 건너‘는 제가 언급한 개건너와 같은 지역을 이야기 합니다.
향토사학자의 검증이 필요하겠지만, 제 생각으로는
개는 갯가 또는 갯뻘이고 건너는 말 그대로 건너편을 말합니다.
예전 인천의 중심이었던 동인천 쪽에서 보자면 갯벌 건너편 동네가 김금희 작가가 말한 서구쪽입니다.
스텔라님이 말씀하신 개천은 開川인데 하수도가 정비되면서 도심에서는 사라졌지요.
서울 금싸라기 땅값 때문에 작은 개천들은 도로밑 하수도로 숨어들었고
몇개의 대형 개천만 청계천과 같이 재정비되어 남아 있는 셈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