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요즘 김명호 중국인 이야기를 읽고 있습니다.

아래 인용문이 조금 길지만 옮겨 적습니다.



마오쩌둥, 전쟁터에서도 <루쉰전집> 애지중지


전집은 모두 20권이었다. 보급판과 함께 정장본도 냈다.

일련번호를 붙인 정장기념본은 200질을 만들었다. 

남목(楠木)으로 상자를 만들어 문을 열면 위, 아래층으로 나뉜 아주 품위 있는 가구 형태였다.

정장기념본은 나오자마자 문물 취급을 받았다.

1960년대에 중국에 와서 살다시피했던 캄보디아의 시아누크는 1938년판 <루쉰전집>정장기념본을 구하고 싶어했다.

소문을 들은 저우언라이가 선물을 하려고 했지만 구할 수가 없었다.

소장자들에게 눈치를 줘도 내놓겠다는 사람이 없었다.

쉬광핑(루쉰 부인)이 한 질을 보내주는 바람에 저우는 시아누크에게 체면이 섰다.

쉬광핑은 세 질을 소장하고 있었다.


마오쩌둥도 한 질을 갖고 있었다.

출처는 불분명했지만 일련번호 58번이 찍힌 진본이었다.

틈날 때마다 꺼내 보며 애지중지했다.

전쟁시절 여러 곳을 전전할 때도 <루쉰전집> 정장기념본만은 꼭 챙겼다.

중난하이 입주 후에도 여전했다.

한번은 전집을 뒤적거리다가 주변 사람들에게 "참 보관에 애먹은 책이다.

여기저기 옮겨 다니다보면 노상에서 적과 교전하는 경우가 있었다.

전사들이 등에 나눠 지고 행군하고 전쟁하고 그랬다. 아직까지 멀쩡한 게 기적이다.

나를 위해 등에 지고 다닌 전사들에게 감사해야한다"며 <루쉰전집>을 쓰다듬었다.


중국의 중학생 교과서에 루쉰의 글 대신 량스치우(梁實秋)의 산문을 넣은 지도 몇 년이 지났다.

량스치우도 후스처럼 루쉰과 생전에 각을 세웠던 사람이었지만,

그의 딸에 따르면 죽는 날까지 <루쉰전집>과 <셰익스피어전집>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고 한다.

루쉰의 글이야말로 중국인들의 영혼이며 개개인의 살아 있는 역사였기 때문이다.

"중국의 사회와 역사, 특히 중국인을 이해하려면 <루쉰전집>을 읽어야 한다"는 말을 한 사람도 량스치우였다.

한글 완역판이 나올 날도 머지않았다.



저자가 책에서 언급한지 4년만인 2018년, 드디어 한국에서도 한글 완역판이 출간되었습니다.

중국인 뿐 아니라 지금 인간의 사회, 역사, 특히 인간을 이해함에 있어 루쉰전집이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중국인이야기를 읽으며 생각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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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3-02-21 12: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루쉰의 책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습니다.
그런데 책 좋아하시는 니르바나님께서 아직
소장하고 계시지 않으시고 계시다는 것도 놀라운데요? ㅎㅎ
조만간 소장하시리라고 생각됩니다.
그때 꼭 인증샷 올려주십시오.^^

니르바나 2023-02-22 11:26   좋아요 1 | URL
스텔라님,
루쉰이 쓴 책이 많기는 많지요.
저서가 많은 이유가 세상이 하도 답답해서 폭풍처럼 글을 써 댔다고 하네요.
제가 아무리 책을 좋아해도 설마 세상의 모든 책을 다 갖고 있겠습니까. ㅎㅎ
책값이 어느 정도 했으면 벌써 소장했을텐데 60만원이나 되는 책이라 저두 엄두를 못내고 있었습니다.
이런 전집이 또 하나 있는데 김우창전집입니다. 판매가 486,000원.
그런데 망서리다보니 품절, 절판되어 이제 구할 수 없습니다.ㅠㅠ
그래서 루쉰 전집도 품절될까봐 구매하기로 작정하고 그중 한 세트가 지금 오고 있습니다.
스텔라님이 부탁하시니 구매완료되면 꼭 인증샷 올리겠습니다.^^
 

 

어젯 밤 알라딘서재 화재의 서재글에 사과나비님이 올린 글이 있어 쭉 살펴보다가

 "같은 책이  두권이 와서 교환했다는 사진과 글을 보았습니다.

혹시나 해서 구입해서 비닐도 안 벗기고 책창고에 넣어 둔 특별판 박스를 살펴보았더니

앗뿔싸~사진에서 보듯 백치 상권만 두권이 들어있었습니다.

 

박스세트로  족히 100개 정도는 구입했던 것 같은데 이런 일은 난생 처음 겪는 일입니다.

이번에 도스토옙스키 200주년을 기념해서 만든 특별판을 받은 분들의 글을 보니

책 박스가 파손되거나  책이 훼손되고, 이번 일처럼 똑같은 책을 두권 넣는 터무니 없는 작업을

도서출판 열린책들에서 한 모양새입니다

 

고객센터에 전화문의했더니 상담원이 세트 박스 교환을 이야기해서

사과나무님의 일대일 답변내용처럼 한권만 교환해달라고 했는데 알아보고 전화준다고 하더니 감감 무소식입니다.

저와 같이 이번 기념 특별판을 구매하고 일일히 책을 확인해보지 않은 분들은 확인해보세요.

열린책들, 알라딘서점 정신머리는 있나 확인 좀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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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1-12-02 10: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구 참 어째 그런 일이요. 잘 교환하시길 바랍니다 니르바나 님.

2021-12-02 11: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02 12: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02 12: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21-12-02 17: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며칠 전에 그런 글 봤는데 피해 사례가 한 두 건이 아닌가 봅니다.
아무래도 배송 인력이 딸려서 그런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고객의 입장에선 어처구니가 없는 거죠.
지난 번 포로수용소군도 때도 그러더니...ㅉ

니르바나 2021-12-02 18:35   좋아요 1 | URL
도스토옙스키 특별판, 펀딩판 문제는 먼저 제작자인 열린책들 출판사의 문제라고 봅니다.
어쩌다가 이런 일이 생기면 책 제작, 포장 담당자의 책임이라고 하겠지만
같은 책을 두권씩 그것도 한번도 아니고 확인된 것만 두건씩이나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열린책들 출판사의 관리 책임을 면할 수 없는 것이죠.
하드커버가 훼손된 것도 그렇구요.
책 세트박스가 파손되어 고객에게 배송된다면 그것은 알라딘 측의 잘못이 크다고 봅니다.
물론 제대로 된 상품을 포장하지 않았다면 그것도 당연히 알라딘의 부실 책임이구요.
그간 무게가 많이 나가는 양장본의 책 훼손이 알라디너에 의해 여러번 제기되었으니까요.
말씀하신 포로수용소군도 때도 그렇구요.ㅠㅠ


라로 2021-12-07 09: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일도 있군요! ㅠㅠ 그래도 시간이 지났으니 교환받으셨거나 교환 해 준다는 얘기를 들으셨기를 바랍니다.

2021-12-07 14: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07 18: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08 1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08 2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09 05: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09 18: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09 20: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11 1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11 18: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18 23: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19 0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첫번째 전집은 돌아가신 철학자 박이문 선생님의 인문학전집입니다.

 

그리고 두번째 전집은 출판사에서는 특별판이라고 이름을 달아 주었지만

 

반양장으로 축소 제작한 보급판일 뿐입니다.

 

제 경제 사정이 지금만 같으면 뽀대나는 제대로 된 전집으로 구입했겠지만

 

저 때는 사 놓아도 다 읽을 것 같지 않고, 주머니 사정도 여의치 않아서

 

책 구매를 자제한다는 생각에서 한 구매였는데

 

역시 예상한대로  이렇게 책장만 점령하고 있습니다.  

 

저의 집에는 철학자의 전집 또는 선집이라고 이름을 단 세트가 몇개 있습니다.

 

<박종홍전집/민음사>, <박홍규전집/민음사>, <소광희저작선집/문예출판사>

 

바로 볼 책도 아닌데 이 책들을 거금들여 구입한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위의 책들의 공통점은 예외없이 재판의 인쇄없이 품절, 절판의 운명을 타고 태어났다는 것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소광희저작선집>은 책을 구입하고 얼마 안 있어 품절 표시를 달고 있더군요.

 

 

 

그 만큼 우리나라 독자들이 철학책을 외면하다보니 수요가 없어서 아닐까요.

 

위의 박이문 특별판도 마찬가지입니다.

 

다행히 박이문 선생의 인문학 전집 양장판은 지금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쯤해서 철학의 존재 이유를 생각해봅니다.

 

스스로 왜 사냐고 묻는다면 철학으로 난 길로 들어선 게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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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1-11-27 2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박이문 교수 책 한 번 읽는다고 해 놓고 여태 못 읽고 있었습니다.
값도 저렴하고 예쁘게 잘 나왔는데 말입니다.
지금도 세트로 살 수는 없어도 낱권으론 구입이 가능하네요.
전집이나 선집을 좋아하시나 봐요.
참, 도 선생님 책도 받으셨겠어요.

그제는 보내주신 책 읽으면서 이병기님 책을 발견하고 어깨가 들썩여졌습니다.
임헌영 선생님은 이런 책을 읽으셨구나. 요즘 젊은 문학평론가들이 과연 저런 책을 읽을까
싶기도 하더군요.
보내주신 책 너무 재밌더군요. 웃음도 나고. 아껴 읽고 있습니다.^^

니르바나 2021-11-28 17:31   좋아요 1 | URL
스텔라님,

박이문 교수님의 책을 아직 읽지 못하셨군요.
그렇다면 제가 한권 추천해 드릴께요.
그것은 스텔라님이 최근에 읽고 있는 임헌영 선생님의 책과 성격이 비슷한
박이문 자서전 <사물의 언어>입니다.
오래되어 중고로만 구할 수 있습니다.
새책으로는 <박이문 인문학전집>1권 <하나만의 선택>에 이 책이 포함되어 있구요.
예쁘게 잘 나왔다고 하신 특별판은 10권중에 낱권으로 4권만 구입이 가능하다고 나옵니다.
그래서 특별판으로는 <하나만의 선택>은 구할 수 없구요.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니르바나는 책 수집가라구요.
그래서 선집, 전집으로 일괄구입하는 것을 선호합니다.ㅎㅎ
도선생님 책은 받아서 비닐포장도 안뜯고 서장고에 넣어 두었습니다.
와인을 숙성시키듯 저의 책창고에는 이런 물건들이 여럿 보관되어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공이가 뇌관을 건드려 격발시키는 그 순간이 언젠가 찾아오지요.
책을 열어 서향기를 맛보는 그 순간을 기다리는 겁니다.

임헌영 선생님의 책을 저는 폭식하듯 다 읽었습니다.
니르바나는 평소 10권 이상의 책을 동시다발로 읽는 스타일인데
이번에 스텔라님의 스승이신 임헌영 선생님의 책만은 몰빵하였습니다.
책을 읽다보니 임헌영 클라스에서 스텔라님이 공부하는 장면에 그려지던걸요.
아껴 읽는다는 말씀이 이해가 되는 재미있는 책이었습니다.
스텔라님이 이 책을 언급한 페이퍼가 일등공신입니다.^^


stella.K 2021-11-28 18:29   좋아요 1 | URL
아, 그렇군요. 고맙습니다. 기억했다 꼭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임헌영 선생님 책은 워낙 두껍기도하고 제가 책을 워낙 오래 읽는 체질이라서요.ㅋ 😂
근데 니르바나님은 학자신가 봅니다.🤔 저는 두권까지는 함께 볼 수는 있는데 그 이상은 불가능하죠. 드라마와 영화를 좋아하는 탓도 있습니다.ㅠ

니르바나 2021-11-28 19:34   좋아요 1 | URL
스텔라님은 끈기 있게 꾸준히 책을 읽는 체질로 알고 있습니다.
저야 세상의 모든 책이 관심이라 진득허니 한권만 붙잡지 못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니르바나는 그저 책 속으로 난 길을 찾는 호학자일 뿐입니다.
이런저런 사잇길로 빠졌다 도로 나오기를 반복하고 있지요.
스텔라님과 차이점은 전 영화는 아주 가끔 보지만 드라마는 일절 안봅니다.
그 시간에 주로 클래식 음악을 듣지요.
 

 

 

요즘은 거의 모든 책을 온라인 서점을 통하여 구입하지만

저 책들이 초판의 이름을 달고 나온 시절, 출판사에 주문하면 소포로 받는 통신판매 제도가 있었지요.

컴퓨터가 있었지만 퍼스널은 아니었고 온라인 서점은 존재하지도 않던 시절 이야기입니다.

 

김우창교수를 우상쯤으로 생각하던 문학평론가의 글에서 김우창의 평론집,

<궁핍한 시대의 시인><지상의 척도>에 대해 예찬한 글을 보았던 차에

민음사에서 김우창전집이 다섯권으로 나왔다는 신문 기사를 보고 구입하기 위해

거금(?)을 마련하여 전철을 타고 상경하고 종로 2가에서 내려 교보문고까지 걸어서 갔죠.

 

제가 살던 도시에 있는 서점에도 이 책들이 있었지만 신간임에도 여러 사람의 손때를 타거나,

표지가 우그러지고 제 맘이 들지 않아 책에 대한 결벽이 심했던 저는

힘이 들지만 저 책들을 직접 구입하러 단일층 동양 최대의 서점이라고 선전하던

교보문고에 직접 가보기로 마음 먹었던 것입니다.

 

신간이니까 당연히 인문학 매대에 쌓여 있는 책 중에서 가장 상태가 좋은 책을 골라

종이 봉투에 담아 내려올 때의 기분은 한마디로 GOOD이었죠.

이런 나들이를 반복하며 유종호 전집 다섯권도 마련하였구요.

 

일년에 한두번 교보문고로 가서 책을 구매하는 일을 반복하다보니

나중에는 구입할 책 목록과 비용을 마련해서 책을 구입하고

교보문고의 매대와 진열장을 한번 쭉 살펴보면 나중에는 발바닥에 통증이 다 생길 지경이었죠.

간 김에 쉬어간다고 문고 뒷쪽에 있던 항상 손님들이 많아 북새통이었던 삼계탕집에 들러

맛있는 식사도 함께 하는 일이 일종의 연례행사가 되었습니다.

저의 서가에 있는 책들 중 상당수가 이렇게 나에게 온 귀한 손님들입니다.

 

요즘처럼 많은 사람들이 전철이나 버스 안에서 스마트폰만 들여다 볼 줄 누가 알았을까요.

어린 친구들은 저 시절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면서 책에 코를 박고 있던 광경을 상상이나 할까요.

저는 지금도 전철을 이용할 일이 있으면 스마트폰 대신 책을 봅니다.

누가 뭐라해도 애인같이 품었던 종이책이 좋아서요.

 

코로나 때문에 운동이 부족하신 분들!

걷기 운동하고 싶거든 대형서점 나들이를 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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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1-10-05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오랜만의 페이퍼링이십니다.
김우창 열혈독자시군요. 전 아직...
맞아요. 그 시절은 그 시절대로 힘들어도 낭만이 있었는데 말이죠.
저는 대형서점은 커녕 중고샵도 나간지가 언젠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예방접종 완료되면 슬슬 여기저기 다녀봐야겠습니다.^^

니르바나 2021-10-05 20:03   좋아요 1 | URL
네. 월간페이퍼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ㅎㅎ
서재도 방치하면 순식간에 2,3년이 훌쩍 지나간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자주 눈에 보이던 서재 주인들이 한동안 안보인다 싶어 서재를 확인하면 해가 바뀌어 있으니까요.
물리적으로 한해가 지나가는 것은 분명 긴 시간인 것 같은데 올해 성탄절이 채 세달도 안 남았네요.

김우창의 열혈독자까지는 아니고 1970년대 부터 2000년 까지가 문학평론가들의 전성시대였던 셈입니다.
그 이전에도 백철, 조연현 등 문학평론가들이 있었지만 시 소설이 중심이었다면
위의 시대에는 김우창, 유종호 뿐 아니라 백낙청, 김윤식 등 참 많은 문학평론이 문학을 옹위하였죠.
요즘 문학평론은 신형철 외에는 임팩트있는 평론을 본 기억이 없습니다.
소설책 뒷장에 붙는 광고도 너무 신형철의 이름에 기대는 것 같구요.
하긴 문학동네라는 출판사가 독주해서 생긴 일 같기는 하지만요.

스텔라님, 코로나 너무 겁먹지 말고 예방 접종을 완료하면 마스크 잘 착용하고 서점 나들이 해보세요.
서점은 술집이나 카페 처럼 좁고 밀폐된 공간이 아니고 맨입으로 음식을 먹는 공간도 아니어선지
정부에서 보내주는 안전문자에서 한번도 언급되지 않은 안전한 공간입니다.
마음 편하게 나들이 해보세요.^^

프레이야 2021-10-19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니르바나 님 대형서점 나들이 걷기 운동 삼아 나가보란 말씀 실천해 봐야겠어요. 작은 서점도 요새 안 나간 지 좀 되었어요. 늦여름에 남해 아난티에 있는 서점 이터널저니에 간 게 최근이네요. 좀 자주 나가야하는데 인터넷 구매를 주로 하니 그런 재미와 맛을 잊고 있네요 ^^ 뜸해도 이리 자리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

니르바나 2021-10-19 15:00   좋아요 1 | URL
프레이야님이야 하시는 일이 많고, 워낙 관리를 잘 하시니까 서점나들이까지 하시면 금상첨화가 되겠군요.
요즘 프레이야님이 올려주신 여러편의 긴 호흡의 글 잘 읽고 있습니다.
기다렸다는 듯 많은 알라디너 분들이 붙여주신 댓글도 보기 좋았구요.
저는 2004년부터 지금까지 비록 페이퍼는 뜸해도 어디에 가지 않고 붙박이로 잘 있답니다. ㅎㅎ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오늘도 책을 여러권 주문했습니다.

이런 책이 눈에 뜨이면 딸러빚(?)을 내서라도 책을 구입해야 직성이 풀리거든요.

제가 즐겨 찾아 읽던 여러분의 저자들이 저 세상으로 돌아가신 이후에 이런 증상이 더 심해졌습니다.

 

 

 

 

 

 

 

 

 

 

 

 

 

염무웅선생이 최근에 펴내신 산문집 <지옥에 이르지 않기 위하여> 1부에 나오는 인물들을 보면

그립구나, 조태일!/천이두 선생의 추억/실향의 아픔 넘어선 문학의 큰 산/김규동 선생의 시적 행로/

김용태와 함께 보낸 3/김윤수 선생과의 30/자유인 채현국 선생을 기억하며/권정생 선생님 영전에

책은 분명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가교 바로 그것입니다.

 

 

 

 

 

 

 

 

 

 

 

 

 

 

책을 좋아하다 가산을 전부 탕진하고 요샛말로 책만사다 망한 사람 이야기가 있습니다.

혜강(최한기)은 오로지 책을 사는 사업으로서 그의 일생을 일관했다.

그는 책을 사는 벽 때문에 가산을 탕진하였고 또 몰락하였다(책 사는 벽 때문에 좋은 집까지

날리고 궁한 곳으로 이사다녔다). 그러나 그의 도서 구입은 곧 조선문명의 축을 바꾸는 작업이었다.

그의 라이브러리야말로 조선문명의 축을 바꾸는 개벽의 젖줄이었던 것이다.“(김용옥/ 독기학설 중에서)

 

혹시 요즘 책을 사 들이는데 돈이 많이 들어간다는 분들이 있으면 혜강의 말을 들어보세요.

책을 구하는데 돈이 많이 든다고 투정하는 사람이 있으면 혜강은 다음과 같이 말하곤 하였다:

가령 이 책중의 사람이 나와 같이 동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천리라도 불구하고

찾아가야만 할텐데 지금 나는 아무 수고하지 않고 가만이 앉아서 그를 만날 수 있다.

책을 구입하는 것이 돈이 많이 들기는 한다지만 식량을 싸가지고 먼 여행을 떠나는 것보다야

훨씬 난 것이 아니겠나?“(이우성/ 혜강최공전)

 

저의 집을 방문하는 사람들 중에 제 책장에 빼곡하게 채워져 있는 책을 보고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꼭 있습니다. 이 책 다 읽었어요?

그런데 이런 말을 저만 듣는게 아닌 모양입니다.

 

 

 

 

 

 

 

 

 

 

 

 

 

 

 내 책장을 가득 채운 책들을 보면, 열이면 아홉이 꼭 물어봅니다.

이 책들을 다 읽으셨어요?”

, 말문이 콱 막히는 질문입니다. 그런 질문은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 하는 겁니다.

단언컨대, 책은 다 읽고 책장에 꽂아두는 게 아닙니다. 앞으로 읽으려고 책장에 꽂는 겁니다!

(김정운/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중에서)

 

읽다보면 새끼를 치는 좋은 책들을 사랑하는 알라디너 여러분,

더운 여름 지치지 말고 젖먹던 힘까지 끌어모아서 책, , 책을 사들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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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1-08-05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일로 이런 귀한 페이퍼를...!ㅋ
최한기는 저도 처음 듣는 이름이네요.
저 때는 인쇄술도 그렇고 종이값도 싸진 않았을테니
정말 책에 미친 사람이라면 집이라도 팔았을 것 같아요.
저는 다행으로 중고샵을 누비는 세대를 살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마침 오래 전에 찜했던 책들이 말도 안 되는 가격에 중고샵에 걸린 걸 보고
사야하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사야겠죠?ㅋ
소개해 주신 책들은 천천히 살펴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니르바나 2021-08-05 19:51   좋아요 1 | URL
아니, 책을 그렇게 많이 읽고 펴내기까지 하신 스텔라님이
혜강 최한기를 모르다니 그럴 수가 있나요.
하긴 세상에 책이 좀 많아야지요.ㅎㅎ

혜강 최한기는 우리가 꼭 알아야 할 학자라고 봅니다.
조선이 유학 그 중에 성리학으로 지배할 때
그시절 서양의 과학, 종교 사상까지 섭렵해서
이 세상의 틀거리가 오직 성리학만 있는 것이 아니다는 책까지 저술하신 분이시지요.
정작 시대를 잘 못 태어나 그 뜻을 펼치지 못하신 분이시구요.
책을 사랑하는 간서치랑과 다른게 최한기는 최신 서적을 중국도서 수입상들에게서 부탁해 구입하고
다 보고 난 책들은 팔아 넘겼으니
세상의 모든 사상을 공부하려했던 대학자라고 말해야 정확한 표현이겠네요.
어쨌든 책을 좋아하는 것은 스텔라님, 니르바나와 동격입니다.

그럼요, 사 보아야 할 책은 사셔야 됩니다.
그 재미까지 없으면 무슨 재미로 한 세상 살겠습니까.^^

얄라알라 2021-08-05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으로 읽으려고 책장에 꽂는 겁니다!˝

이 문장의 다양한 변주를, 북플 친구분들 서재에서 보아왔습니다. 책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고개 끄덕끄덕 하시게 만드는 문장^^

니르바나 2021-08-05 19:56   좋아요 1 | URL
얄라알라북사랑님, 반갑습니다.^^

책 많이 산다고 구박받는 알라디너님들에겐 복음이지요.
김정운 가라사대...

2021-08-05 2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05 2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05 2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05 22: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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