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바람 2005-07-29
잘 지내시는 거지요? 요즘 거의 밖에서 지내는지라 몇 분 정도만 서재에 들어오게 되는데, 님이 안 보이시길래요, 궁금해서요. 잘 지내시는 거지요? 실은 오늘 한강변 산책하다 중년의 남자가 부는 하모니카 소리를 들었는데요, 이상하게 박군이 떠오르더군요. 이상하지요. 저도 이상해요. 사람들의 심성의 기저에는 비집고 들어가면, 혼탁한 것 안에도 자신이 있잖아요. 그 안에서 어찌 사나 싶을 정도로 답답하여도 그리 하는 것이 혼탁한 것 안에서 자신이 버텨내는 몸부림이라 생각하니 아차 싶기도 하고, 좀 그러했네요. 살다보면 죽비가 필요할 때가 있고, 또는 가슴 쓸어주는 어머니가 필요할 때도 있다는 걸 모르는 것은 아닌데, 오늘 저는 하모니카 소리를 들으며 죽비로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깜짝 놀랐답니다. 이래저래 하루의 안부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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