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렉 1편에 이어서 2편이 나왔다. 형만한 아우 없다지만 내 생각에는 아우도 노력 여하에 따라서는 형을 능가할 수 있는것 같다. 결론부터 말 하자면 슈렉은 훌륭한 아우이다. 물론 슈렉 1편에 비해 다소 신선함은 떨어지는 감이 있지만 어쩌겠는가. 부모들도 첫째는 혹시 꽉 껴안으면 죽어버릴까봐 쌔게 한번 안아보지도 못하지만 둘째부터는 안그런다고 하지 않는가.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단점만 뺀다면 슈렉은 아주 완벽하게 재미있는 영화이다.

슈렉이 우리에게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것은 디즈니가 있었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의 꿈의 왕국이라는 디즈니가 심어준 환상은 예쁜 공주와 왕자가 등장하며 공주는 언제나 멋진 왕자의 구출을 기다리다 키스를 받고는 둘이 행복하게 오래오래 잘 산다는 것이다. 이 단순한 스토리를 질기도록 우려먹는 동안 우리는 거의 한번의 의심도 하지 않았다. 공주니까 예쁜게 당연하고 왕자니까 멋진게 당연하며 잘난 둘이 만났는데 행복하게 오래오래 잘 사는 것은 더더군다나 당연의 최상급이 아닌가 하고 말이다. 하지만 가만 생각해 보면. 미인 대회를 통해서 공주를 뽑는것도 아닌데 어째서 공주는 늘 똑 부러질듯한 허리를 하고 있는 금발 미녀이며 그들의 삶은 그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는 것으로만 압축되어서 표현되는 것일까? 의문스러운게 한 두 개가 아니지만 여태 우리들은 넘어갔다. 왜냐? 동화니까. 동화란 원래 그러니까.


그러나 슈렉은 이 부분에 있어 정면 도전장을 내밀었다. 공주가 탑에 갖혀있는것 까지는 구태의연한 동화의 설정을 그대로 빌려오되 여기에 오거 (이걸 괴물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틀렸다고 한다. 오거는 괴물이 아니라 괴물의 일종이다. 애플을 과일이라고 번역하면 안되는 것처럼 오거 역시 달리 우리나라 말이 없다면 그냥 오거로 표현해야 한다. 오거는 북구신화에 나오는 몬스터중 하나이다.) 슈렉을 등장시킨다. 공주를 구하러 가는 건 당연히 멋진 왕자인데 늪에서 사는 초록 못난이 오거라니. 그런데 가만 들여다보면 공주도 우리가 아는 예쁜 공주는 아니다. 물론 얼굴과 몸매는 여느 공주와 비교해서 빠질 것이 없으나 그녀는 매트릭스처럼 공중에서 멈춰 양발차기 라던가 어미 새 터트려서 알 빼앗아 아침식사 준비하기, 뱀을 풍선처럼 불어서 기린으로 만들기 등등 여태 우리가 알아왔던 공주의 이미지를 완전히 뒤 엎는다.


슈렉 1편이 마지막으로 뒤엎은 이미지는 공주가 걸린 마법이다. 공주는 마법에 걸려서 밤이 되면 흉측하게 변하는데 왕자의 진실한 키스를 받으면 다시 아름다운 모습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슈렉과 키스를 하게 된 공주는 아름다운 모습이 아닌 밤에 있었던 모습으로 살아가게 된다.


슈렉은 드림웍스의 뛰어난 그래픽 기술도 돋보였지만 무엇보다도 목소리를 낼 배우들의 선정을 잘 했다. 이미 이미지를 만들어 놓고 목소리를 낼 배우를 캐스팅 한 것이 아니라 배우들을 먼저 뽑고나서 그에 맞춰 이미지 작업을 했다. 이는 구강구조와 얼굴모양을 최대한 비슷하게 그려내어서 배우가 영 생뚱맞은 얼굴을 가지고 연기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슈렉과 마이크 마이어스, 카메론 디아즈와 피오나 공주. 에디 머피와 동키는 상당히 비슷한 이미지를 주고 있다.


이제 2편으로 넘어가자. (안다. 서론이 너무 길었다.) 2편에서 강화된 것은 캐릭터들의 다양성과 페러디이다. 1편에서도 페러디를 했었지만 2편에서는 더욱 다양해졌다. 피오나가 살고 있는 겁나먼 왕국은 마치 헐리우드를 연상시키고 그 안에는 베르사체리 (베르사체) AIA (AIX 아르마니 익스체인지) 등의 실제 상표를 페러디한 간판을 달고 있는 상점들을 볼 수 있다. 또 무도회장은 붉은 레드 카펫을 까는 칸 영화제나 아카데미 시상식을 떠올리게 하고 동화속의 주인공인 신데렐라 등은 동화로 때돈을 벌었다는 이미지를 주기위해 헐리우드 배우들 처럼 대 저택을 차지하며 살고 있다.


캐릭터 부분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맡은 장화신은 고양이이다. 동키도 훌륭했지만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맡은 고양이에 박수를 보내는 이유는 바로 안토니오 반데라스 자신의 이미지를 (영화 속에서 보여준 액션 배우이자 느끼한 미남) 비웃었기 때문이다. 쾌걸조로에 나왔던 자신의 이미지를 차용해서 칼을 휘두르지만 막상 위급한 상황이 되면 눈동자를 무척 크게 부풀려 귀여운 아기 고양이의 흉내를 내어 동정심을 유발한다. 또 피오나 공주에게 느끼한 표정으로 수작을 부리기도 하는등 고양이의 캐릭터는 보기 드물게 그 목소리 역할을 맡은 배우의 이미지를 유머러스하게 차용하고 있다. 그 외에도 머릿결에 목숨을 거는 프린스 차밍 아무래도 공주병에 걸린게 틀림없는 요정 대모. 피오나 공주의 부모님. 등등 전편보다 훨씬 다양한 캐릭터들로 승부한다. 다만 1편에서는 동화의 주인공들이 많이 등장을 했었는데 2편에서는 동화속 주인공들은 많이 사라져서 조금 아쉬웠다.


적어도 내가 보기에 슈렉 2편은 슈렉 1편에게 전혀 부끄럽거나 뒤지지 않는 작품이었다. 거의 몇십초 마다 한번씩은 폭소를 터트리게 했으며 더욱 풍부해진 CG는 장화신은 고양이의 털이나 피오나의 아버지가 입은 벨벳 의상을 훨씬 더 실감나게 표현을 했다. 질감과 색감 그리고 부피감 등의 표현과 그림자나 빛의 각도에 있어서 더할나위 없는 만족감을 준다. 그리고 군중씬 같은 경우 모판때기처럼 일련의 동작값을 가진 존(Zone)을 여기저기 붙인게 아니라 한명 한명 그 움직임의 값을 지정해 주어 훨씬 자연스러운 군중의 모습을 표현했다.


올 여름 내가 가장 기다렸었던 작품이 있다면 해리포터와 슈렉 2였는데 적어도 슈렉 2는 기다릴 만 했었다. (해리포터는 아직 안나왔는데 포스터에서 해리포터와 헤르미온느가 너무 훌쩍 자라 있어서 약간 생급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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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6-20 12: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소굼 2004-06-20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슈렉을 4편까지 만든다던데...디즈니-헐리우드이후에 어떤 것들을 써먹을지 궁금해지네요.

플라시보 2004-06-20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잉? 4편요? 피오나와 슈렉이 아이를 낳고 그 아이들이 말썽을 피우다가 다시 짝을 만나 결혼하는 와중에 몇몇은 독신을 선언하는 동시에 동성을 사랑했노라는 고백을 하는건 아닐까요?^^

LAYLA 2004-06-20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플라시보님이 제작에 뛰어드심이 어떨지 ㅎㅎ 상당히 흥미진진 하겠는걸요...

마립간 2004-06-21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경은 풍자로 가득했지만 주인공은 역시 동화같은 선택을 했는데... 그래서 오히려 (조금) 우울. 다른 선택을 했다면 많이 우울

내가 슈렉이라면 피요나를 위해 마법의 약을 마실 수 있을까.
내가 피요나라면 외모를 (그것도 자신의 외모와 남편의 외모를 동시에) 포기할 수 있을까.
내가 해롤드라면 딸과 사위의 행복을 위해 개구리가 될 수 있을까.

플라시보 2004-06-22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AYLA님 후훗. 그런식으로 제 이름을 노출하시다니욧^^
저 역시 님이 하신 질문에 대답을 할 자신이 없네요. 누군가를 위해 마법의 약을 마시는 것도 외모를 포기하는 것도 (지금의 외모야 포기고 자시고도 없지만 만약 피오나라는 가정하에) 딸의 행복을 위해 다시 개구리로 리턴 하는 것도 전부 다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지나의 여성영화산책 탐사와 산책 15
유지나 지음 / 생각의나무 / 2002년 9월
평점 :
품절


나는 영화를 전공과목으로 공부를 했었다. 뭐 그렇다고 해서 영화에 대해 많이 안다던가 아니면 공부를 열심히 했다던가 하는건 전혀 아니다. 따라서 내가 영화를 보고 느끼는 수준은 영화에 대해 전혀 공부를 하지 않았지만 영화보기는 즐기는 사람의 수준 정도라고 생각한다. 내가 영화를 보는 잣대는 재밌느냐 재미 없느냐. 혹은 2시간과 7천원의 돈이 아깝냐 아깝지 않느냐에 전적으로 기대고 있었으며 영화를 텍스트로 분석해가며 본다는 것은 언감생심 꿈도꾸지 않았었다.

그래도 대학 다닐때 한 삽질이 있는지라 영화 용어사전 같은게 나오면 새로 구입하고 소설가나 누가 영화에 대해 재밌는 글을 썼다고 하면 대체적으로 사서 읽어보는 편이었다. (정재승의 '물리학자는 영화에서도 과학을 본다' 와 이우일 김영하의 '영화 이야기' 등은 상당히 재밌었다.) 그러나 정작 영화를 전공하는 사람들이 쓴 책은 전혀 사 보지 않았다. 이유는 딱 하나. 어렵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어려운걸 싫어하니 내신 15등급이라는 찬란한 업적을 이룬게 아니겠는가!)

이번에 고른 유지나의 여성영화 산책은 순전히 친구의 '어렵지 않고 재밌다.' 라는 추천 때문이었다. 일주일에 한편은 꼭 영화를 보고 쉬는 날이면 비디오 두편씩 연달아 때리는 것을 겁나하지 않는 내가 이제서야 영화를 전공하는 사람이 쓴 제대로 된 영화비평서를 읽는다는게 좀 그렇긴 하지만 뭐 어떤가. 늦었다고 생각할때가 가장 이르다는 편리한 교훈을 따랐다고 우기면 되는것을.

유지나는 알다시피 유명한 영화평론가이다. 지금은 심영섭씨를 비롯해서 많은 여성 영화평론가들이 있지만 내가 대학을 다닐때만 해도 유지나는 거의 독보적인 존재였었고 그녀의 말이 옳고 그름을 떠나서 일단 그 존재만으로도 가치가 충분한 영화평론가였다. 이런 유지나가 여성 영화에 대해 썼다고 하니 호기심이 일었다. 과거의 유지나는 너무 극단적으로 영화를 몰아부치는 경향이 있었는데 (페미니즘적인 관점에서) 결혼을 하고 나서는 조금 둥글둥글 해 졌다. 남녀가 적이 아니라 함께 나아가야 할 동지라는 것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터득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 책에서도 역시 유지나는 옛날 보다는 많이 부드러워진 문체로 여성 영화를 말 하고 있다.

사실 영화라는 것이 상당히 남성의 판타지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가장 극단적인 포르노만 두고 봤을때도 절대적인 남성의 눈으로본 포르노만 존재할 뿐이지 여성을 위한 포르노는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더구나 요즘 한국영화들을 보면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여성의 입지는 고사하고 아예 여성이 등장하지 않는 영화들이 속출하고 있다. 얼마전 칸느에서 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만 하더라도 상당히 남성적인 영화이며 영화에 등장하는 유일한 여자인 강혜정은 (물론 최면술사가 있긴 하다.) 복수를 위한 장치로서 등장하는 것이지 영화 속에서 그녀가 가진 위치는 희박하다 못해 안쓰러울 지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영화 안에서 그려지는 여성상이나 남성상에 대해 따진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무의미하게 보일 지경이다. 여성이 등장을 하고 개뿔이나 무슨 역활을 맡아야 따지던가 말던가 할것이 아닌가. 하지만 이런 토론들이 무의미하지 않은 것은 바로 언젠가는 달라질것이라는 희망 때문이 아닌가 싶다. 우리에게는 아직 변영주나 이정향 같은 여성 감독들이 있으니까. 앞으로 제 2의 제 3의 변영주와 이정향이 등장하기를 기대할 수 있다.

이 책에는 우리나라의 영화부터 시작해서 헐리우드 영화, 제 3 세계 영화에 이르기까지. 영화 즉 시네마코프 안에서 존재하는 여성의 위치를 다루었다. 실제 세상에서도 엄청난 차별과 편견에 시달리듯 영화라고 해서 다를바 없다. 여성 주인공이 이끌어 가는 보기 드문 영화들이 있긴 하지만 그 여성들 조차 철저하게 남성적 시선에서 본 여성. 혹은 남성의 판타지를 대변하는 여성이라는 것은 참으로 슬픈 현실이다.

이 책을 보고 나서 좀 더 영화를 의미있게 또 다른 각도로 보게 되었다. 그저 재밌다와 재미 없다는 이분법적 사고에 젖어서 산 나로써는 상당한 발전이 아닐 수 없다. 읽기에 그다지 부담스러운 문체도 아니며 어려운 영화 용어도 많이 등장하지 않아서 영화를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도 충분히 읽을 만 하다. (오히려 영화를 전공한 사람들에게는 싱거울수도 있을 정도이다.)

페미니즘을 언제나 투쟁적으로 그리고 날카롭게만 느끼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방법의 차이일 뿐. 그들과 유지나가 내려고 하는 목소리는 하나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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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04-06-19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창 페미니즘에 열을 올리고 있는 제 동생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네요~ 사라고 해서 저도 옆에서 덤으로 읽어봐야겠어요~^^*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추천 꾸욱~~^^

플라시보 2004-06-19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페미니즘 서적을 많이 읽지는 않은 편이라서 잘은 모르겠지만 그다지 어렵지 않으면서도 영화라는 친숙한 매체를 이용한 페미니즘적 접근이라 재미있었습니다. 다만 책값도 좀 하고 하드커버인데도 내용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마태우스 2004-06-19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멋진 리뷰를 보니 저도 꼭 한번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사실은..전에 읽었어요. 흐흑.

꼬마요정 2004-06-19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굳이 하드커버를 하지 않아도 될 책들에다가 하니까 책 값만 비싸지는 것 같아요~ 좋은 책은 집에서 책커버를 각자 할 수도 있는데, 낭비같기두 하구, 돈 없는 사람들 책도 많이 못 사보기도 하고.. 그쵸??

플라시보 2004-06-19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흐흐. 이미 읽으셨군요.
꼬마요정님. 저도 책이 절판되고 난 다음에 굳이 하드커버로 개정판이란 이름을 달고 나오는 이유를 잘 모르겠더라구요. 우리나라도 영국처럼 문고판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하드커버 사 볼 사람들은 사 보고 아닌 사람들은 싸고 가벼운 문고판을 보게 말입니다. 사실 우리가 책을 가지고 다니며 읽지 않는 이유는 책의 무게가 만만찮아서인것 같습니다.

클리오 2004-06-19 15: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저도 늘 이야기해요. 저는 '직업상' 돈이 있건없건 책을 많이 사야되는데... 하드커버 책이 만들어지는 것은 그 가격으로 한번 , 그 무게로 또 한번(평소와 이사갈 때까지 포함하여..), 책을 사고 읽는 사람을 '두 번'.. 죽이는 일이예요. T.T
서평 감사합니다. 저도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플라시보 2004-06-20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갈때 정말 골때리죠? 전 책을 전부 회사로 배달시키는데 한번에 5권을 넘기면 가져가기가 상당히 거시기합니다.^^

구름잡이 2004-06-20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성영화와 페미니즘.
참 딱딱하네요.
영화를 왜 이렇게 쪼개서 봐야하는지 모르겠네요.

치니 2004-06-21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지나를 무척이나 싫어하는데, 책은 괜찮은가보네요. 하긴 그사람이 쓴 책도 안 읽어보고, 만났을 때나 대화 했을 때의 느낌만 갖고 싫어하면, 좀 불공평하죠?

플라시보 2004-06-22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름잡이님. 텍스트로 쪼개어서 영화를 본다는 것이 상당히 딱딱하게 느껴질수도 있습니다만. 뭐랄까요. 저는 그냥 한번쯤은 영화를 그렇게 보는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 책을 골랐습니다. 물론 저 책 하나를 본다고 해서 앞으로 쭉 영화를 페미니즘적 시각에서 보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알고 보는것과 모르고 보는것의 차이 정도는 있으리란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저 역시 영화는 재밌으면 땡이라고 생각하는 부류중 하나인지라 늘 심각하게 영화를 보지는 못합니다.^^
치니님. 솔직하게 고백을 하자면 저도 과거 유지나를 무척 싫어했습니다. 하지만 그때 유지나가 독보적인 존재였다는 것은 인정을 합니다. 책은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적어도 제가 유지나에 관해 느낀것 보다는 책이 몇 배는 더 낫다고 말씀 드릴수 있겠네요^^

잃어버린우산 2004-09-30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것두 펌~
 


무척 마음에 드는 디자인의 티파니 반지.

백금인지 은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쁜것 만은 확실하다.

남들은 저 반지를 보고 뭘 떠올릴지 모르겠지만

나는 후크 선장의 고리 팔이 생각난다. 고리팔로 사과라도 하나 쿡 찍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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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06-18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끼면 아프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꼭 족쇄같아요...

로렌초의시종 2004-06-18 1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껴도 될런지는 절대 알 수 없지만 일단은 너무 예쁘네요^^; 돈만 있으면 누군가에게 선물하고도 싶구 말이죠.(하지만 사람이 없네요 ㅡ ㅡ;) 왠지 반지라는 악세사리는 전부터 특별하게 생각되더라구요, 로맨스 소설도, 판타지 소설도 안 보는데 말이죠^^;(판타지는 아주 가~끔 봅니다만^^;, 그럼 만화탓인가? 그런것도 같구......) 퍼갈께요~

메시지 2004-06-18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서 끼고싶군요. 막상 반지나 시계두르는 것은 싫어하지만...

panda78 2004-06-18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실제로도 참 예쁜데요, 저랑 사이 안좋은 애가 끼고 다니는 걸 보니 ... ㅡ.ㅡ;;

LAYLA 2004-06-19 0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라시보님의 상상력이 대단하신걸요 ㅎㅎ

biseol 2004-06-19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라시보님 얘기듣고 저도 자세히 보니 거꾸로 보면 꼭 여자에게 구애할때의 모습같아요.
꽃같은 거 들고 두손으로 건내는 듯한.. 흐흐

플라시보 2004-06-19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하긴 평범한 라운드로 처리된 링 (절대반지 스러운 것들) 보다야 조금 갈그작 거리겠죠?^^ 그래도 이뻐요. 으흑...
로렌초의 시종님. 저도 반지는 좀 특별한것 같더라구요. 귀걸이나 목걸이 이런거 하고 달리. 님께도 좋은 사람이 생겨서 저 반지를 끼워주고픈 날이 오길 바라겠습니다.^^
메세지님. 저 역시 반지 끼는건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좀 답답해서요. 대신 시계는 유치원 다닐때 부터 껴서 그런지 없음 허전합니다.
panda78님. 실제로도 이쁘군요. 아... (근데 가격은 얼마나 한답디까?)
LAYLA님. 힛. 머리나쁜 제가 공상까지 하지 않으면 머리속에 두부 쉽니다.
스미레님. 그러네요. 여자에게 구애하는 걸로 봐도 되겠네요.^^

물만두 2004-06-19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은 제가 반지 알러지가 있어 반지 못낀답니다...

구름잡이 2004-06-20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풍전기 베르세르크에 나오는 그리피스의 목걸이가 생각나네요.

플라시보 2004-07-01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물만두님 반지 알러지가 있으시군요. 안타깝습니다.
구름잡이님 검풍전기는 책인가요? 무협? 판타지?

구름잡이 2004-07-06 0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풍전기는 무협과 판타지가 섞인 일본 TV 애니메이션 입니다.

플라시보 2004-07-06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그렇군요.(이런 무식할때가. 하핫^^)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검풍전기는 일본 TV애니메이션이다. 외워두겠습니다. (근데 재밌나요?)

구름잡이 2004-07-07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취향에는 딱이거든요.
우정, 배신, 사랑, 재밌읍니다.
 
나는 '남자'보다 '적금통장'이 좋다
강서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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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불과 몇년 전만 해도 나는 카드 돌려막기, 카드 연체 등등을 다룬 TV프로그램이나 뉴스를 보지 못했었다. 왜냐하면 내가 바로 그 주인공이었기에 무지하게 찔렸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카드빚이 엄청나서 카드깡에 사채를 끌어다 쓰기까지 한 얘기는 마치 내 미래일것만 같아서 더더욱 보질 못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당당하게 보며 혀를 찬다. 왜냐면 나는 지금 신용카드도 없고 빚도 없으며 적금 씩이나 붓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자랑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바로 이 책을 집어든 사람들은 적어도 돈을 모으고 있는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이다. 매달 카드값에 식은땀을 흘리고 비싼줄 알면서도 신용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은행 잔고는 늘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 혹은 그 이하인 사람들은 이 책을 읽지 않을 것이다. 세상에는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당당하게 들여다볼 수 있을 만큼 용기를 가진 사람들이 드물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이야 말로 카드빚에 시달리고 마이너스 통장을 매꿀 생각에 머리 터지는 사람들이 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돈을 모으기 시작했고 착실하게 잘 모으는 사람들에게는 별로 필요하지 않지만 (그 사람들에게는 돈을 불릴 수 있는 더 실용적인 책들이 필요할 것이다.) 아직까지 자기 이름 앞으로된 적금통장 하나 없는 사람이라면 필히 봐야 한다. 왜냐면 이 책의 주인공은 부동산이나 주식 혹은 여러가지 방법으로 돈을 굴리고 불린 사람이 아니라 오직 적금만으로 1억을 모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월급에서 매달 얼마씩 떼어내어 적금을 붓는것. 사실 그것 부터가 가장 기본적인 출발인 것이다. 저금 통장 하나 없는 사람에게 10억을 이렇게 벌었다느니 20억을 저렇게 불렸다느니 하는건 너무 먼나라 얘기일테니 무식하나마 안쓰고 아껴서 저축한걸로 돈을 모은 이 책이야 말로 가장 필요한 기본적인 책이라고 생각한다.

읽으면서 주인공과 나는 어느 부분에서는 무척 비슷하다는 느낌을 많이 가졌다. 우선 주인공은 방송 작가라서 일을 세 가지나 하는데 나도 한때는 세 가지를 했으며 (책의 저자는 그 세 가지 일을 하면서 번 돈을 몽땅 저축했지만 나는 몽땅 썼다는 것이 다르다. 그리고 그 일중 하나는 저자처럼 방송쪽의 일이었으며 작가도 했더랬다.) 한달에 50만원 에서 60만원 정도의 생활비를 쓰며 (저자도 혼자 살며 나도 혼자 산다. 저자의 월세는 20만원. 나는 19만원이다. 즉 우리가 순수하게 집값을 빼고 쓰는 돈은 30에서 40만원 정도가 되는 것이다.) 급여의 상당부분을 적금을 붓는데 쓴다는 것. 그리고 아주 뒤늦게 정신을 차렸다는 점 (저자는 27. 나는 28에 정신을 차렸으며 그 전의 소비행태는 거의 붕어빵이다.) 따라서 나는 이 책에 무조건 점수를 많이 줄 수 밖에 없었다. 내가 겪은 시행착오를 겪고 나와 비슷한 상황의 사람이 쓴 책인데 그 뉘라서 후한 점수를 주지 않으리오.

저자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우린 한때 소비의 여왕이었다. 나 역시 쥐꼬리만한 월급을 받는 주제에 백화점 아니면 상대도 하지 않았고 젊은날 펑펑 쓰지 않으면 언제 펑펑 써 보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내 경우에는 대학교 다닐때 워낙 가난하게 다녀서 (등록금을 제외한 모든 돈을 내가 자급자족 하다 보니 거의 거지처럼 살았다.) 돈을 벌자 마자 맺힌 한을 풀어주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래 넌 30만원짜리 니트를 입어도 돼. 대학 다닐때 얼마나 없이 살았니? 그래 넌 한끼 식사로 8만원을 지불해도 돼. 대학 다닐때 라면만 먹었으니 말이야 하면서 나는 끊임없이 소비를 하고 그게 가난하게 지낸 나 자신에 대한 일종의 선물이라는 생각을 하며 살았다.

그러다 어느날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28이라는 기가막힐 나이였고 내 이름 앞으로 된 적금통장 하나 없었다. (저자는 저금 통장에 700만원이 있긴 했지만 빚잔치를 하고 나니 제로 였다고 한다.) 그때부터 나는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아주 허접한 액수인 15만원에서 출발해서 점차 액수를 늘이고, 예전에는 쓸돈 다 떼어놓고 남는돈을 저금했는데 지금은 저금을 먼저 하고 남는 돈으로 어떻게건 한달을 살아간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그런 생각을 할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2년 10개월 만에 1억을 모으냐고. 물론 나도 그 생각에는 동의한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이자면 저자는 월 수입이 400만원을 상회했으며 대충 450정도는 벌어들였다. 그래서 한달에 꼬박꼬박 400만원이 넘는 돈을 저금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월 수입이 400만원이 안되는 사람은 그녀처럼 2년 10개월 만에 1억을 만들지는 못한다. 그럼 그렇다고 해서 포기를 해야 하느냐? 그건 아니다. 월 수입이 100이건 200이건 아껴쓰고 모으면 언젠가는 돈이 모이게 된다. 나도 처음에는 언제 돈이 모일까 했었는데 100만원이 되니 200만원이 되는건 더 금방이었고 300이 되는건 또 더 짧은 시간이 걸렸다. 돈이 돈을 낳냐고? 아니다. 다만 내가 느끼는 체감이 그만큼 빨랐다는 것이다. 마치 국민학교 다닐때는 1년이 10년 같더니만 지금은 1년이 1개월 처럼 느껴지는 것과 똑같은 원리이다.

사실 솔직하게 말 하자면 나는 저자처럼 모으라고 권하고 싶지는 않다. 영양실조로 눈다래끼와 원형탈모증이 걸리고 영화한편 책 한권 사 보지 못하는 삶을 살면서 악착같이 돈을 모으는건 좀 미련한 짓으로 보인다. 내가 이 책에서 끝끝내 동의할 수 없던 부분이 있다면 바로 저런 부분이다. 그녀의 경우 물가가 살인적이라는 서울에서 살기 때문에 지방 소도시에 사는 나와 똑같은 금액으로 한달을 살려면 훨씬 힘이 들었을 것이다. 그래도 나는 조금은 사람답게 살면서 모으기를 권하고 싶다. 책이나 영화볼 돈도 아끼면 그만큼 더 빨리 벌기야 하겠지만 한달에 문화생활은 5만원. 이런식으로 딱 정해 놓으면 큰 낭비라고 볼 수 없다. 차라리 친구들을 만나서 술을 마시는 것을 좀 줄이는게 낫다. (돈을 모으려면 우선 사람들 만나는걸 줄여야 함은 나도 충분하게 공감한다. 어디 들어갔다 하면 2-3만원은 우습게 나가고 술이라도 한잔 걸치면 5만원은 순식간에 깨어지는 그 상황을 되풀이하다 보면 정말 돈 못 모은다. 그깟 몇만원에 떠냐고 하겠지만 10원이 우습게 나가면 10만원도 우습게 나가는게 돈의 속성이다. 단 나는 그녀처럼 무조건 돈을 쓰지 않으려고 사람을 안만나지는 않는다. 내가 평생을 볼 친구들에게는 그들이 내게 쏘는 것 보다 허접한 액수나마 가끔 쏜다.)

그러니까 나는 어디까지나 이 책을 아직도 적금을 넣지 않는 사람들에게 참고삼아 보라고 권하고 싶다. 세상에는 이렇게 치열하게 돈을 모으는 사람도 있다고. 그러니까 월급을 상회하는 명품 가방을 카드로 척척 긁는것은 그만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이다. 그리고 다만 얼마씩이라도 적금을 넣다가 보면 재미가 들려서 돈을 훨씬 즐겁게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내 친구 K양은 나보다 월급이 50만원 정도가 많다. 말이 50이지 내 생활비와 맞먹는 액수이다. 거기다 그녀는 나처럼 나와 살아서 치약 하나도 다 내돈으로 사야 하는 상황이 아닌 본가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녀는 현재 카드빚이 있으며 매달 카드값을 막느라 고군분투를 하고 있다. 그녀는 적금통장이 없으며 월급이 들어오는 저금통장은 하도 정리를 안해서 한번 갈때마다 통장을 하나씩 갈아 치워야 한다. 그녀는 최신 핸드폰이 나오면 갈아 치워야 하며 길을 가다가 맘에 드는 옷이 있으면 사야하고 술값과 밥값은 전혀 아깝다고 생각하질 않는다. 그 결과 그녀는 갚아야 할 돈이 1천만원이다. 물론 그녀의 연봉에 훨씬 못 미치는 액수이긴 하지만 현재의 생활을 계속 해 간다면 갚기는 커녕 더 늘기만 할 것이다. 나는 결코 K양의 경우가 특수하지 않다고 본다. 내 주변의 많은 일하는 여자들이 K양과 같거나 혹은 더하거나 조금 못 미치거나. 어찌되었건 오십보 백보의 삶을 살고 있으니까 말이다. (신용 불량자들은 절대 특수한 집단이 아니다.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K양을 떠 올렸다. 그리고 돈 모으느라 정신 없지만 이 책 만큼은 한권 사서 K양에게 읽어보라고 선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대로 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저금 통장 하나 만드는것 만으로도 1억을 모을 수 있다는 것이 그녀에게 와 닿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현실적으로 월수입이 400이 안되는 사람은 절대 저자처럼 3년안에 1억을 만들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포기하면 안된다. 돈으로 할 수 있는게 점점 많아지는 요즘인 만큼 정말로 돈은 필요하고도 중요한 것이다. 돈의 노예가 되란 소리냐고 반박하는 사람에게 묻고싶다. 그럼 당신은 돈을 지배하고 있느냐고 말이다. 돈의 노예건 지배건 뭐건 간에 돈은 있어야 한다. 돈이 없으면 친구가 슬플때 술 한잔 사 줄 수 없고 내가 아플때 돈 걱정부터 해야한다. 내가 볼때 돈에 무관심해서 저렇게 사는 삶이 행복하다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저자처럼 영양실조 걸려가며 돈을 모을 필요까지는 없다 하더라도 분명 돈은 모아야 하는 것이다. 천년만년 지금처럼 늙지않고 지금처럼 회사를 다니면 상관 없겠지만 말이다. 돈을 모으지 않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미래를 늘 지금같은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턱없이 믿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책의 저자는 2억 모으기에 돌입했다고 한다. 정말 독한 사람이 아닐 수 없다. 이 사람은 이런 식으로 10억을 저축으로 모을 사람이다 싶다. 이제 그녀도 1억을 넘기고 2억을 넘기면 적금만으로 돈을 모으라는 소리 대신 주식이나 투자에 대해 말을 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적금통장이 없는 사람에게는 아직까지는 저금만으로 1억을 모은 그녀의 이야기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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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4-06-16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잘쓴 리뷰라고 생각합니다. 지난주에 받지 않았었다면 이주의 리뷰에 뽑혔어야 할만큼 공감도 가고, 술술 잘 읽혔어요. 참고로 저는 로또 한방을 노리고 있답니다.

플라시보 2004-06-16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로또를 노리시는군요. 제 친구도 로또가 되면 저랑 태양문구를 차리려고 한답니다.^^ (아 그리고 너무 송구스런 칭찬. 부끄럽지만 감사합니다. 꾸뻑)

로렌초의시종 2004-06-16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텍스트의 해석과, 독자의 삶의 조화!^^ 저도 마태우스님의 의견에 동감합니다. 안 그래도 저도 서점에서 이 책보고 한번 읽어볼까 했는데 결정적으로 성별이 달라서 보류했다는 ^^; 아 로또는 언제쯤 되려나~~~ㅜ ㅜ

치니 2004-06-16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는 로또도 하지 않고 , 적금 붓기도 안하는데, 빚은 거의 없어요.
그럼 중간은 되는걸까요. -_ㅜ

플라시보 2004-06-16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렌초의 시종님. 성별이 달라도 읽을 만 합니다.^^ 물론 남자들은 술 마실 일도 많고 아직까지 한국사회는 데이트 비용은 남자가 내야한다는 이상한 망상에 젖어 있으므로 책의 저자처럼 모으기는 힘들겠지만 말입니다.^^
치니님. 중간은 되시고 말구요. 요즘 한국사회에서는 빚만 없어도 부자라고 하더라구요. (저기 그래도 쬐끄만거라도 하나 넣으심이...혹시...그럴 필요가 없을만큼 돈이 많은건 아니신가요? 하하^^)

메시지 2004-06-16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술값때문에 이번 주 용돈이 벌써 똑하고 떨어졌답니다. 다음 주 용돈 가불해서 나가야 합니다. 그래도 불행하진 않아요.

마냐 2004-06-16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역시 님의 리뷰는 실제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기막힌 작품이 되었군요...빚더미에 사는 처지라...적금이라는 단어는 더욱 매혹적이고, 그립고, 아쉽더군요.,

플라시보 2004-06-16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시지님. 좋은 사람들이랑 유쾌하게 술을 마셨다면 좋은거지요.^^ 꼭 돈을 모아야 한다고 해서 매정하게 주변인들과 만남도 갖지 않으면 돈은 얻을 망정 사람은 잃는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물론 책의 저자는 용캐도 둘 다 이뤘더군요. 에잇..)
마냐님. 흐흐. 사람들은 역시 자기가 경험한 것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은가 봅니다. (어여 빚 청산하시고 적금통장을 불려가는 그날이 오기를 기도하겠습니다.^^)

2004-06-16 23: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잎새 2004-06-17 0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원래 저런 류의 책 거의 안 읽는데(뻔하다는 편견을 못 버려서요) 님의 글을 읽으니 정말 사서 보고 싶네요. 마이리뷰 이 주 연속 당선은 원래 없는 건가요? ^^
(정말 오랜만에 코멘트 남기네요. 반가워 해주실거죠? ;;)

2004-06-17 0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라시보 2004-06-17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하고 싶다님. 역시 저자가 받는 월급이랑 우리가 받는 월급이랑 큰 차이가 있죠?^^ 요즘 제가 리뷰를 좀 더 자주 쓰는건 서재라는 이름에 충실하기 위함이랍니다. 흐흐.
어디에도님. 제가 봐도 garangj 로 보여요. (아마 남들도 그럴듯). 아무튼 내용은 어디에도님이 쓰신거라고 알고 있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알기로는 간혹가다가 로그인을 하면 다른 사람의 서재로 들어가는 일이 종종 있다고 합니다.

미키루크 2004-06-19 0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서평입니다. 재테크서적도 요즘 보시나 봐요.^^ 그리고 이 주의 마이리뷰에 저번 주에 뽑히셨나 봐요. 찾아봐야지. 저도 예전에 딱 1번 <33세 14억...>으로 된 적 있었는데... 5만원 상품권 받은 기억이 나네요.

플라시보 2004-06-19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키루크님. 너무 어렵지만 않으면 제테크 서적도 좋아합니다.^^ 다만 제가 이해할 수 없는 용어들이 너무 많이 나와서 조금 두려워 하긴 하지만요. 흐흐.

쵸코카스 2004-06-20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리뷰에 코멘트다는건 처음인데 원래 다른사람 리뷰를 잘 읽지 않지만 진짜 길길래 읽었는데 정말 멋지네요. 리뷰읽고 이책도 읽어보고 싶어졌어요.ㅎ 전 아직 학생이라 엄마한테 용돈이나 가끔 받고있지만 나중에 어른되면 정말 적금을 들어야하겟어요! ㅎ 저는 로또대신 경품응모를 노리고있어요~ 전혀 안되고잇지만.ㅎ

플라시보 2004-06-20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코카스님 처음 뵙겠습니다. 로또보다는 경품응모 확률이 높을것 같아요.^^ 근데 그거보다 한수 위는 방송국에 사연을 보내는 거더군요. 예전에 FAX랑 20만원짜리 의류 상품권을 탄 적이 있거든요. 그리고 꼭 돈 버시면 적금통장 만드세요^^ 저도 조금 더 일찍 만들었더라면 하는 후회가 되더라구요. 그저 왜 해야 하는지 몰라도 사회생활 하자 마자 하나쯤은 만들어 놔야지 나중이 편합니다.

구름잡이 2004-06-20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제목이 자극적이라 어쩌다 읽게 됐구요.
서평만 읽어도 책을 다 읽은 느낌이네요.
지난달에 적금깨고, 아직 안들었는데 고려해봐야 겠네요.

플라시보 2004-06-20 1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름잡이님. 안녕하세요.
제가 꼭 저축 전도사 (이런 표현 엄청 싫어하지만 달리 표현할 길이 없어서..) 가 된것 같군요. 흐흐.
 
달의 제단 - 개정판
심윤경 지음 / 문이당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사실 말이다. 나는 여성 작가들이 쓴 글을 아주 좋아한다. 쉽게 읽히는데다 재밌고 감성도 풍부하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읽을때는 페이지 페이지 침 발라가며 재미나게 읽었으면서 리뷰를 쓸때는 언제나 삐딱한 자세가 되곤 했다. 그 이유는 딱 하나이다. 아무리 재밌으면 모든걸 용서하는 나 이지만 그래도 일기장 소설은 좀 심했다고. 적어도 작가라면 상상을 하던가 아니면 발로 뛰면서 자료를 좀 모은다음 한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무언가를 근사하게 써 낼 줄 알아야 하는거 아니냐고 말이다. (예전에 읽었던 별로 재미없는 소설에 많은 점수를 주었던 이유는 그 작가가 책의 배경이 되는 이국땅에 가서 이미 다 사라진 자료를 고생고생해서 찾아가며 썼다는 말에 그만 감동을 먹어버렸기 때문이었다.)

내가 요 근래에 보기 드물게 내가 재밌게 읽은 만큼. 그대로 칭찬을 해 주고 싶은 작가를 만났다면 바로 심윤경이다. 아무리 재밌었던 책들도 일단 리뷰를 쓰는 순간만 되면 나에게 일기장 소설이며 침대소설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했었는데 이 작가의 책은 달라도 한참 다르다. 정말로 노력을 해서 썼으며 작가적 상상력도 뛰어나고 무엇보다 재밌기까지 하다. 즉 남의 일기장을 들추는 듯한 느낌을 없이도 내게 재미라는 것을 준 보기 드문 여성 작가인 것이다.

심윤경이 칭찬을 받아 마땅한 이유는 우선 극중 주인공이 남자라는 것에 있다. 알다시피 극중 주인공이나 화자는 나이가 많건 적건 직업이 뭐건 간에 우선 작가와 기본적으로 같은 성별을 책정해 놓는 것이 가장 편한 일이다. 아무래도 다른 성별로 지정을 해 놓으면 자기와 동일한 성별일때 보다는 신경이 쓰이며 더 나아가 제대로 표현을 하지 못해서 작품을 망처버릴 확률이 농후하다. 그리고 작가들 대부분은 성별 뿐 아니라 주인공의 직업을 자신과 동일한 소설가나 기자 등등 아무튼 글쟁이로 설정을 해 둔다. 주인공의 직업마저 자신이 겪어보지 못한 직업을 설정 해 둠으로 인해 골치아파질 것을 우려한 안일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내가 읽었던 소설의 주인공 직업은 소설가가 단연 1위였다. 2위가 기자임은 말 할 나위도 없다.) 그러나 심윤경은 주인공을 남자로 설정했으며 별 무리없이 잘 그려내었다. 약간 오바한 나머지 남성미가 지나치게 풀풀 풍기는 남자도 아닌. 그렇다고 해서 몸만 남자지 여자의 감성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남자도 아닌 그냥 남자를 그려냈다.

다음으로는 좀처럼 소설 속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옛 언찰(諺札)을 등장시켰다는 것이다. 사실 국문학을 들고 판 사람이 아니라면 언문 같은걸 일일이 찾아내어서 언찰로 만들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더구나 심윤경은 국문학이나 사학을 전공한것도 아니기에 더더욱 힘이 들었으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소설의 내용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집어넣은 언찰은 나처럼 무슨 말인지 모르면 귀찮아서 읽지 않고 건너뛰는 인간에게 조차 주석을 보고 해석을 하는 기특함을 발휘하게 만들었다. (물론 사가에서 손녀와 할머니 사이에서 주고받능 언찰이라 내용이 그리 어렵지 않았던 덕도 있다.)

이 소설은 현대가 배경이긴 하지만 주인공이 속한 공간이나 살아가는 방식은 현대라기 보다는 양반 상놈이 존재하던 시대나 다름이 없다. 종손으로 태어난 주인공은 비록 대학을 다니고 가끔 서울을 가기도 하지만 그의 삶의 대부분은 할아버지가 지키고 있는 효계당에서 이뤄진다.

어떻게 보면 이건 사랑 얘기일수도 있고 한 맺힌 원혼들 때문에 풀려도 더럽게 풀리는 집안사에 관한 얘기일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전자쪽에 더 무게를 두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형태의 사랑은 아니지만 사랑이라는게 어디 정해놓은 공식이 있는것도 아닌만큼 나는 분명 주인공이 사랑을 했다고 생각을 한다. 비록 좀 이해하기 힘들긴 하지만 말이다.

어찌되었건 간만에 아주 재밌는 소설책을 읽었고 또 읽을때의 느낌과 마찬가지로 칭찬을 할 수 있어서 기쁘다. 살면서 이런 소설가를 만나는 것은 흔치 않은 행운이라고까지 여겨질 지경이다. 그래서 나는 이 작가의 다른 책도 주문을 해 두었다. 작가 말처럼 요즘 소설처럼 쿨하지 않고 실제의 삶이 그런것 처럼 다소 구차하고 남루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없이 질척거리며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것은 분명 작가의 기량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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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4-06-15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찜. 추천-! 기운내세요, 플라시보님!

플라시보 2004-06-15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anda78님 고맙습니다. 기운낼께요^^

로렌초의시종 2004-06-16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샀는데...... 이 작가의 첫작품 <나의 아름다운 정원>을 워낙 재밌게 읽어서요. 1년에 책 5권 정도 읽으시는 저희 엄마도 재밌다고 몇번을 읽으셨죠.^^; 좀 천천히 읽으려고 했는데 플라시보님 리뷰 덕분에 계획 보다 빨리 읽을 것 같네요.(아 리뷰의 압박이...... ㅡ ㅡ;, 가뜩이나 부족한 실력에......) 더운 나날이지만 너무 오랫동안 기운 놓고 계시지는 마세요!^^ 추천합니다~~~

플라시보 2004-06-16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거꾸로 되어서 [나의 아름다운 정원]을 이제서야 주문했습니다. 님의 말씀을 들으니 빨리 읽고 싶어집니다.^^

치니 2004-06-16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옷홍, 저는 2권 다 보관함에 일단!

플라시보 2004-06-16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니님. 님께도 재밌는 책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마태우스 2004-06-26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라시보님/재미없게 읽으셨지만 발로 뛰어서 점수를 준 그 소설 말이죠... 혹시 <대통령과 기생충> 아닙니까?
제가 좀 ....뛰긴 했습니다만^^

플라시보 2004-06-26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말씀 드려서 송구스럽습니다만 [대통령과 기생충]은 아닙니다. 흐...

2004-06-28 15: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라시보 2004-06-28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tarsta님 감사합니다. 당연히 제 이름이 들어가면 좋지요^^. 너무 감사합니다. 꾸뻑. (근데 어찌 아시는 사이신지요?)

2004-07-06 1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라시보 2004-07-06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arsts님 책 도장이 있긴 한데요. 플라스틱으로 된겁니다. 따라서 님이 파 주시기만 한다면 당장 조악하게 만들어진 플라스틱 책도장을 던지고 님의 솜씨있는 도장으로 대신하고 싶습니다. (아...전 왜 누가 뭘 준다면 정신을 못차릴까요) 그리고 그분이 절 아신다는게 참 신기하네요. 어찌 아셨을까...^^ 아무튼 기분 좋은 일입니다.

eypop 2004-11-22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인가?

도서관에서 너무나도 재미있게 읽었던

"나의 아름다운 정원"을 다시 보고 싶어서 들어왔다가 님의 리뷰덕에 "달의제단"까지 같이 구입하게 되네요.^^

잘 읽고 갑니다. 종종 들를께요 ^^

즐거운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