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천사 1권 보석구슬 - 관용소녀
카와하라 유미코 지음 / 시공사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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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만화의 힘은 뭐니뭐니해도 그림으로 이야기를 전달한다는 거! 라고 굳게 믿고 있는 내가 그림체에 홀랑 빠져 구입했던 책. 꽤 옛날 책이라 지금쯤은 절판되지 않았을까 싶다.(수정 - 애장판으로 다시 나왔습니다!) 

총 4권(애장판은 2권)으로 되어 있는데 어차피 에피소드 식이라 순서는 전-혀 상관이 없다. 솔직히 다음 권이 나올거라 그렇게 기대했는데 결국 나오지 않아 무척 슬펐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혹시 일본에는 나왔을까;

뭐랄까, '인형'이란 소재는 만화 작가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 같다. 소설쪽으로는 내가 주로 추리소설을 즐겨보니 잘 모르겠지만, 내가 아는 '인형 소재'의 만화만 해도 한 4개... 순정 뿐만 아니라 장르를 넘나들며 인형이 등장하곤 한다. 아무래도 인형이 가지는 인간의 대체성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사람의 모습을 하고 사람의 마음대로 움직이는(대체로) 인형. 그런 인형의 마음을 주로 해서 그리는 작품도 많고 그런 인형에게 마음을 빼앗긴 사람을 주로 해서 그리는 작품도 많은 듯 하다.

'나만의 천사'는 인형의 마음과 사람의 마음을 평등하게 바라본다. '나만의 천사'의 인형들은 마치 사람인냥 걷고 웃고 울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데다 끝내주게 아름답다. 살아있는 인형들은 한 인형숍에서만 판매되는데 아무나 사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인형 자체의 값도 비싸고 옷이나 우유 등 악세사리 일체가 비쌀 뿐아니라, 인형이 파장에 맞는 인간을 '선택'하기 때문. 인형들은 우유를 마셔야 하지만, 주 영양분은 주인의 애정으로 애정이 충분치 못하면 꽃잎이 시드는 것마냥 시들어버린다고 한다.

결국 하나하나의 이야기와 상관없이 이 네권의 주제는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형태도 색도 가지각색인 사랑들이 사랑이 있어야지만 살 수 있다는 희귀한 인형을 통해 다시 사람에게 되돌아간다. 사랑 없이도 그럭저럭 '살아갈 수'는 있는 인간에게는 적어도 겉으로는 애정이 최우선과제라기엔 조금 미흡하다. 하지만 이 인형은 값은 최고로 비싼 주제에 사랑만 있으면 된다니. 조금 신비스러운 아름다움으로 포장된 '애정'이야기. 문제점은 읽고나면 하나 가지고 싶어지는 것...

+예쁜 그림체를 좋아하시는 분
+무조건적인 애정 이야기에 굶주리신 분
+인형을 좋아하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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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랑정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임경화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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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도서관에서 무작정 제목만 보고 책을 집어들었을 때, (나는 추리소설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런 자극적인 제목에 쉽게 걸려든다...) 표지를 보고 순간 흠칫했다. 표지 속의 사람들 눈에 눈동자가 없어서 상당히 선명한 색상에도 괴기물을 보는 것 같았다. 색이 선명해서 더 그럴 수도 있지만...

나는 추리소설을 무척 좋아하고, 또 어렸을 적부터 줄곧 읽어왔지만, 단 한번도 수월하게 이 사람이 범인이네, 혹은 이건 트릭이다, 같은 느낌을 받은 적이 없다. 한 번 읽었던 책도 나중에 다시 보면 흥미진진하게 읽는데 오죽할까...싶기도 하고 여태껏 읽은 추리소설의 경력이 허무하기도 하고. 내 스스로 변명을 좀 해보자면, 추리소설을 읽을 때에도 스토리를 따라서 읽을 뿐, 진지하게 추리를 하지는 않는 편이다. 거기에 사람들 사이의 미묘한 감정을 잡아내지 못하는 둔한 성격도 한 몫하는 듯 하고.

<회랑정 살인사건>을 읽는 동안에도 추리소설을 읽을 때면 늘 그렇듯이 범인이 누구인지 도통 모르는 상태로 그저 책장을 넘겼다. 트릭은 애초에 생각조차 하지 않은 게... 공간능력이 떨어지는 나로서는 이 회랑정의 구조를 살짝 이해는 해도 생생하게 떠올리기는 무리라 그저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리란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말 나온김에 추리소설 이야기를 조금 더 하자면, 내가 좋아하는 추리소설은 대부분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이다. 여성작가다운 섬세한 감정라인에 몇몇 작품은 연애소설같은 분위기를 풍겨서 사건에서 오는 기묘한 오싹함과 대비되어 읽는 맛이 나기 때문이다. 코난 도일의 셜록홈즈 시리즈와 모리스 르블랑의 아르센 뤼팽 시리즈는 어렸을 적에 하도 읽어서인지 요새는 잘 손대지 않지만, 다시 읽어봐도 재미있는 작품이다. 추리소설에서 '긴장감'은 다른 어떤 소설에서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범인이 누구인지 모르는 긴장감, 다음에 어떤 사건이 일어날지 모르는 불안감이 독자들을 다음 페이지로 이끄는 원동력이랄까.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회랑정 살인사건>에서는 그런 생생한 긴박감은 못 느껴서 아쉽다. 이야기에 흠잡을 곳도 없고 트릭도 기발하진 않아도 괜찮았는데 너무 주인공의 감정이 세세하게 드러나서인지 긴박감이 떨어진 듯 했다. 아니... 혹시 이건 그냥 소설일까나... 소재가 살인사건일 뿐인? 작가소개를 보면 굉장히 대중적이고 이름있는 작가인데...오늘 내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일 수도 있으니 다음에 다시 읽어볼 책 리스트에 올려두어야 겠다.

뭐, 무난하게 읽히는 책이고 마지막의 엔딩도 나름 반전이라 실망스러운 작품은 아니다. 엔딩을 읽고 느낀게 여자의 서글픔이라는 건 좀 슬프지만... 여자의 마음을 가지고 논 것도 모자라 그런 흉악한 일까지 하다니, 정말 주인공이 범인 색출에 목숨까지 바치는 게 무리는 아니다 싶다. 원래 이런 소설에서는 힌트를 주는 게 예의가 아니고, 난 원래 스토리 요약을 못하니 쓰지 않을 테지만-

잠시 잠깐의 장난기로 힌트를 주자면, 여주인공의 모든 동기는 '나의 지로가 살해당했다'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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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물의 야회 미스터리 박스 3
가노 료이치 지음, 한희선 옮김 / 이미지박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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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항상 추리소설을 읽을 때에는 단숨에 뒷장을 열어 범인이 누구인지 동기가 무엇인지 확인하고픈 충동에 시달린다. 몇 번이고 머뭇머뭇 뒷표지를 잡았다가 떼며 아쉬운 눈으로 안절부절하며 읽게 되는 것도 습관이라면 습관일까.

소장하고 있는 책의 반은 추리소설일 정도로 (만화책을 제외한 책을 말한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면서도 도통 늘지않는 추리력 때문에 책을 읽을 때마다 내가 답답스럽다. 그래서 예전에는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시리즈 같은 추리물을 좋아했었던 내가 요즘에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어딘가 로맨스틱한 추리소설에 푹 빠져있다. 슬슬 해문에서 나온 아가사 크리스티 추리전집을 다 모아갈 무렵이라(처음 1권을 샀던 건 내가 고등학교 때였던 것 같은데 참 징하게도 오래 걸린다.) 가벼운 마음으로 도서관에서 다른 추리소설을 보고 싶었다. 80권이나 되지만 추리소설의 세계는 끝이 없는 법, 게다가 난 취향을 타기 때문에 아는 추리소설도 별로 없다. 여기 저기를 기웃거리며 책장을 파르륵 넘겨봐도 도통 마음에 차는 게 없었는데, 문득 두껍다면 두꺼운 책이 보였다. '제물의 야회' 이게 무슨 뜻이야... 제목을 도통 모르겠다, 음 글쎄. 앞표지가 어쩐지 기묘하다, 재미있을까. 뒷표지의 설명이 어쩐지 끌려, 읽어볼까. 진지한 추리소설 매니아분들이 보신다면 좀 야단맞을 가벼운 기분으로 책을 골라들었다.

애초에 나는 일본소설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내가 처음 읽었던 일본 소설은 '빙점'이란 책으로 중학생에게는 너무 두껍고 정적인 책이라 인상은 강하게 남았어도 딱히 다시 읽거나 하는 마음은 들지 않았다. 물론 나도 좋아하는 일본 작가는 있다. 요시모토 바나나라든가 무라카미 하루키라든가. 하지만 일본의 추리소설은, 어떨까.

뭐, 결론만 말하자면 책은 재미있었다. 다른 추리소설에 비하면 조금 두꺼운 편이지만 여러 가지 사건들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서 뒷 내용이 궁금해 참을 수가 없었다.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스케일도 크고 등장인물도 많아서 중간쯤 읽다보면 이름이 다 헷갈리긴 하지만 그런 것쯤은 이름치인 내게 익숙한 일이니까. 추리소설이라고는 해도 내가 한참 빠져있는 수사물의 냄새를 풍긴다. 처음에는 피해자(가 될 예정인 사람들)의 일상 등을 비춰서 어느 정도 감정이입이 될 때쯤 범인이 급습한다. 난 처음에 그 사람들이 무슨 일에 휘말려 사건을 풀어나가나 보다 하고 넋놓고 보다가 깜짝 놀라서 뒷 장을 넘기기가 무서웠다. 오히려 주인공은 딸을 잃고 아내와는 따로 떨어져 사는 고독한 형사와 그 사건으로 아내를 잃은 전문 청부살인자로, 확실히 일본 소설답게 착실히 읽어갈 때마다 그 사람들의 심정을 하나 하나 알아가는 것 같았다.

읽다보면 통쾌하다든가 추리가 잘 풀려서 오는 그런 후련함은 어디에고 없는 것 같다. 일상에서 살인은 그 자체로 피해자를 전제로 한 범죄이고 그 피해자들의 가족과 친구들은 그 상처를 그대로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걸 이 소설은 애초에 바탕에 깔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누군가를 잃는 것은 그게 사고에 의한 것이든 의도된 바이든 괴롭다. 감정은 누군가가 잴 수 있는 게 아니므로 어느 누구가 더 힘들다, 라고 잘라말 할 수는 없지만 누구든 사소한 아픔 하나씩은 품고 살아간다. 그 아픔을 어떻게 처리하느냐, 소화해 내느냐에 따라 사람이 강해질 수도 있고 손 쓸 수 없이 약해질 수도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그런 걸 질릴 정도로 적나라 하게 보여준다. 거기에 부조리한 사회의 단면까지. 일본과 우리나라의 제도과 과연 같은가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어디에나 부패된 조직은 있는 법이다. 오히려 그런 부패를 먹고 자라나는 사람들도 당연히 있는 법이고. 정석대로라면 그런 부패를 발견하면 거부하고 소탕해야 하겠지만. 과연 실제 사회에서 그런 일이 얼마나 일어날지는 미지수다. 아직 사회 생활을 잘 모르는 나조차 그런 '부패'는 상부에서 잘 일어난 다는 것도, 그렇다면 그걸 거부할 시에는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도 알고 있으니까. 모든 상부가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서도. 그 과정에서 자신의 신념과 커리어 사이에 고민하는 사람이 생긴다는 것 자체가 불행한 일이다. 여러모로 생각에 잠기게 하는 책이었다. 오랜만에 일본 추리소설을 읽었는데 이렇게 찜찜하다니. 재미와는 별개로 생각할 거리가 많아서 입맛이 쓴 책이었다. 무엇보다 내가 마음에 들었던 캐릭터가 죽어버렸다... 그래도, 이런 소설이 있다면 또 보고 싶어지는게...아무래도 중독성 있는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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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백 브라운 신부 전집 1
G. K. 체스터튼 지음, 홍희정 옮김 / 북하우스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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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을 좋아는 해도 좀 편파적인 제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4명의 캐릭터들 중 한 분인 브라운 신부님....(나머지는 포와로, 뤼팽, 홈즈) 어렸을 적 홈즈, 뤼팽 전집을 다 읽고 새로운 추리소설에 허덕일 때 보게된 캐릭터이기도 하고, 그 뒤에 읽게 된 아가사 크리스티 전집 덕분에 밀려나게 된 캐릭터 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른 세 캐릭터들과 비교해 결코 꿀리지 않는.. 아니 오히려 꼭대기에 서 있을 법한 브라운 신부님은, 겉보기에는 상당히 허술하신 신부님이죠. 늘상 들고다니는 우산은 놓쳐 주위를 두리번 거리기는 일쑤고 키가 작고 허름한 옷을 입어 종종 '별 볼일 없는 사람'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런 점이 독자들에게 친근감을 주는 요소라고 생각해요, 저는. 실제로 제가 어렸을 적에 처음 이 시리즈를 보았을 때에도 저는 이 작달만한 신부님이 너무 좋았었거든요. (그 뒤 포와로의 매력에 빠졌음)

우선, 책부터 보자면... 북하우스에서 나온 이 브라운신부 전집은 여느 책보다 작고 하드커버지만 무겁지 않아서 들고다니기 괜찮습니다. 표지에 는 작가이신 G.K. 체스터튼의 얼굴과 싸인(으로 추정되는)이 보이고요. 뒷표지와 자필원고처럼 보이는 배경으로 이어져있는 책등에는 은색으로 작은 브라운 신부님이 새겨져 있어요. 전집 5권을 다 꽂아놓으면 브라운 신부님이 5분이나...! 저는 만족도 5점 주겠어요~

브라운 신부님 시리즈는 다른 추리소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길이가 참 짧아 단편소설 수준입니다. 이 결백이란 책 한 권에 무려 12편의 추리소설이 담겨져 있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결코 허술하지 않고 장편 추리소설의 늘어지는 전개(가끔 이러면 짜증나죠...)가 없다는 게 이 시리즈의 장점이죠.

제가 인상깊은 구절로 집어넣은 '기적에 관한 한 가장 믿을 수 없는 사실은 그 기적들이 실제로 일어난다는 것이다.'는 제일 첫번째 소설인 푸른 십자가에서 나온 말입니다. 여기서 처음 보게되는 브라운 신부님은 꽤나 선하고 허술해 보이십니다. 물론 끝까지 읽어보신다면 선하시긴 하지만, 결코 허술하진 않다는 걸 뼈저리게... 그리고 멍-하게 알게되실 겁니다. 제가 아직 다른 4권의 책들을 읽지 않아 모르겠지만, 이 소설에서 '결백'에 나온 중요 캐릭터들이 다 나옵니다. 브라운 신부님이야 말할 것도 없고, 플랑보와 발렝탱이 나오니까요. -그리고 바로 그 다음 순서인 비밀의 정원에서 기막힌 반전이.... 전 그 캐릭터를 참 좋게 봤었다구요! 그 충격이라니... 전 그 캐릭터가 '홈즈와 왓슨' 식의 보조 캐릭터라고 생각했는데...! 대 충격! ...이런 식으로 브라운 신부님 시리즈는 읽다보면 허를 찌르는 반전이 많습니다. 뭐 추리소설을 많이 읽으신 분들은 거의 짐작할 만한 트릭이긴 하지만, 그 당시에는 정말 센세이션이었을 것 같아요.

이 브라운 신부님을 가만-히 지켜보는데 누군가가 떠오르신다면 십중팔구 미스 마플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저도 그랬으니까요. 특별히 연구한 건 아니지만 신자들의 회개를 통해 수많은 '악'의 방법을 알게 된 브라운 신부님과 어디 돌아다니지 않아도 집에 앉아 마을의 소식을 접하며 범죄의 온상을 받아들이게 된 미스 마플. 두 분 다 사소한 일을 가지고 사건을 풀어나가죠. 노파심에서 말하자면, 아가사 크리스티가 체스터튼의 브라운 신부님에게서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_^

뭐 여러모로 읽으며 즐거운 책입니다. 묘사도 훌륭하고 인상깊은 구절도 많죠. 인상깊은 구절 몇 개는 밑에 따로 쓸거구요, 묘사는... 정말 끝내줍니다. 체스터튼은 주로 '두 명의 영국 경찰을 밤에 피는 히스꽃 들판으로 끌고 나와 엉겅퀴에서 무화과를 찾는 것만도 못한 일을 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에 휩싸였다' 같은 식으로 다른 일에 상황을 빗대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맥베스의 노크 소리라도 들은 것처럼 모두의 간담이 서늘해졌다' 도 그런 식이죠. 체스터튼식 묘사의 제일 좋은 점은 굉장히 문학적이면서도 문화적으로 독특하다는 겁니다. 보고 있으면 어쩐지 즐겁죠.

-지혜는 우연에 의존해야 하는 법이다.

-범죄자가 창조적인 예술가라면, 탐정은 비평가에 지나지 않지.
(명탐정 코난에서 괴도 키드가 같은 말을 했죠? 기억이 가물가물...)

-범죄는 예술작품과 같은 것입니다. 지옥과 같은 고통스런 작업에서 탄생하는 것이 예술작품만은 아니니까요.

-인간은 선한 일에 있어서는 일정 수준을 유지할 수 있네만, 나쁜 일에는 그 수준을 유지할 수가 없다네. 점점 더 내리막길을 내달릴 뿐이지.


제가 자신있게 추천하는 추리소설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라지만 알만 한 분들은 다 아시니 제가 굳이 할 필요도 없을 것 같지만요. 정말로 강추!

+추리소설의 범인이 너무나 궁금해 미칠 것 같은 분(빨리 알 수 있어요)
+추리소설의 진수를 맞보고 싶으신 분
+홈즈/포와로 시리즈를 다 읽었는데 아직 브라운 신부님 시리즈를 안 읽으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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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crap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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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일본작가를 꼽자면 단연 1위로 꼽히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집. 왜 1위가 아니냐, 고 누군가가 물으신다면... 좀 구차한 변명이지만 '내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보다 수필을 더 좋아하게 되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확실히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이 실험적이고 독특하긴 하지만, 난 아무래도 수필 쪽이 더 좋은 걸 어쩌나...

 

내가 가지고 있는 무라카미 수필집 중에서 가장 최근에 산(2004) 수필집, 스크랩이다.

일본의 잡지에 연재되었던 걸 모은 책으로, 주의해야 할 점은 자기 생활을 아무거나 써내려 갔다기 보다는, 그 잡지사에서 번역되어 팔리던 외국 잡지들의 기사를 스크랩해서 (여기서 제목의 유래가) 번역해 자기 생각을 덧붙여 쓴 수필이라는 거다. 뭐, 그래도 재밌다는 점에서는 다름없겠지만.

 

책은 여느 책보다 조금 작은 편으로 위에서 보다시피 전체적으로 연한 갈색톤이라 정말 옛날 스크랩해두었던 앨범이 굴러나온 것 같은 느낌이다. 손에 쏙 들어오는 타입에다 책에 이런말을 써도 될지 모르겠지만'단단'해 보이므로 맘에 든다.

 

내용은, 전기에서 무라카미 하루키 스스로 밝혔듯이 ("내가 스크랩한 기사는 대부분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이야기들이므로 읽고 난 후에 시야가 넓어진다거나, 인간성이 좋아진다거나 하는 종류의 글은 아니다") 결코 인생의 깨달음을 주는 글들은 아니다. 하지만 외국의 문화를 일본인이 번역해 생각을 덧붙였다는 것 자체가 흥미로운데, 더군다나 무라카미 하루키 자체는 일본인이라고 보기엔 너무 자유분방한 사람이 아닌가... 애초에 내가 하루키의 수필을 좋아하는 이유도 이 사람의 '자유롭고 엉뚱하지만 의미있는' 생각을 하나하나 들여다보고 싶어하기 때문이니.

 

보면서 별 쓸데는 없지만 잡다한 문화 지식과 하루키의 싱거운 생각들을 가벼운 마음으로 읽는 것, 이 이 책의 제일 중요한 포인트다. 굳이 따지자면 쉬는 시간에 느긋하게 소파나 침대에 쿠션을 놓고 기대 차를 홀짝거리며 볼 수 있는 책이랄까. 등장인물을 기억할 필요도 없고 소개되는 인물이나 지식에 대해 전혀 몰라도 무관하며 알면 더더욱 재미있다.

 

연재 초기에는 아직 빡빡했던 듯, 초반의 글은 하루키의 생각보다는 번역한 기사의 정보가 더 많았지만 갈수록 러프해져서 ㅋㅋㅋ거리며 볼 수 있는 정도로 끝나게 된다. 아무리 봐도 재미있는 사람이란 말야... 내가 제일 재미있다고 느꼈던 부분은 가장 마지막 파트인 '올림픽과 별로 관계없는 올림픽 일기'. 꼭 보길 추천한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팬이신 분

+쉬는 시간에 골머리 썩지 않고 볼 책을 찾으시는 분

+뭐라도 좋으니까 유쾌한 책을 찾으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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