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것은 모두 싸움을 한다 - 진화생물학이 가르쳐주는 궁극의 생존 기술
미야타케 다카히사 지음, 김선숙.정진용 옮김 / 더메이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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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것은 모두 싸움을 한다>는 책의 제목만 보면 이 책이 어떤 내용을 가지고 있을지 정확히 추측하기는 조금 어렵다. 하지만 다윈이 한 유명한 말 '적자 생존', 강한 자가 살아남는다를 떠올리면 추측이 무척 쉬워진다. 이 책은 진화생물학에 대한 책이다.

생물들은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생존 및 적응 방법을 발전시켰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진화를 했다. 이 책은 진화(살아남기)의 방식을 총 6개로 분류한다. 변화 / 뒤로 미루기 / 의태 / 휴식 / 기생 / 공생이 바로 그것이다. 이 여섯 가지가 포식자에 맞서는 생존 기술이며 이 책은 각 장을 통해 해당 방식을 소개한다.

해당 방식이 무엇인지를 소개한 뒤, 그것을 용례로 삼을 수 있는 생물들을 소개한다. 예를 들어 변화에서는 '머리가 커지는 올챙이'를 통한 생존 방식을 소개하는 것이다. 이 책이 흥미로운 부분은 그것을 단순히 진화생물학(과학)의 영역에서만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생물학적인 부분을 살핀 뒤, 그것을 우리 인간의 삶, 즉 인간 세계 및 비즈니스 세계에 대입시킨다.

그럼으로써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을 우리의 삶에도 대입시키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과학책인 동시에 인문학 서적이라고 볼 수 있다.

다양한 자기개발서가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것이 누구나 알고 있는 진리를 빤하게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그러한 진리를 진화생물학이라는 분야를 통해 돌려서 말하고 있기에 흥미롭게 느껴졌다. 과학과 인문학 모두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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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따위 레시피라니 - 줄리언 반스의 부엌 사색
줄리언 반스 지음, 공진호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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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반스의 소설을 두 권 읽은 기억이 있다. <나를 만나기 전 그녀는>과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였는데, 전자의 작품을 꽤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남아 있다.(10년도 전에 읽었지만...) 그래서 오랜만에 줄리언 반스의 책을 또 읽게 되었다. (소설은 아니지만)

<또 이 따위 레시피라니>는 책은 작가의 전업(?)이라고 할 수 있는 '소설'이 아닌 '에세이'를 묶은 책이다. 제목 그대로 '레시피'와 관련이 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 주요 소재는 바로 '요리'이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요리 그 자체라기보다는 '레시피' 즉, '요리책'에 관한 내용을 주로 다루고 있다.

책의 내용에 의하면 줄리언 반스는 요리와 큰 접점 없이 자라고, 나이를 먹었다고 한다. 영국에서도 주방은 '남자'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분위기라는 성차별 혹은 편견이 존재했기 때문에 성장기 내내 요리는 커녕 주방에 갈 일도 없었다고 한다. 그렇게 줄리언 반스는 중년이 되었고, 우연찮게 요리를 배우고 하게 되면서 그 성장기를 되돌아 볼 수 있었다. 그의 젊은 시절의 요리란 정말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것을 만들어 먹는 게 대부분이었는데, 중년이 되어 요리를 직접 해보게 되니 '요리'라는 게 우리 삶에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그 뒤로 줄리언 반스는 (작가답게) 요리책(레시피)을 통해 요리를 배워나간다. 그리고 요리를 배우고 하는 과정과 요리책에 관한 이야기들을 에세이로 썼고, 그것을 모아 이렇게 책까지 내게 된 것이다. 책에서 보여지는 줄리언 반스의 이미지는 무척 꼬장꼬장한 중년의 모습이다. 어딘가 다른 사람들은 생각하지 않을 것 같은 것들에 대해 깐깐하게 생각하고, 고민하는 모습들이 자주 보여지는데 그 모습들이 재미있다. 레시피 속 단어 '한 줌'이 어느 정도의 양인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모습을 보면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나도 대학 시절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오랜 시간 동안 하다보니 자연스레 요리를 배우게 되었다. 그래서 혼자 살게 된 초반에는 나름대로 이런 저런 요리도 많이 해보았는데(처음 2~3년), 혼자살게 된 지 오래되다보니 음식을 편하게 먹기만 해서 최근 몇 년은 요리를 거의 하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언제나 제대로 된 주방이 있다면 다시 요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하는데, 이 책은 그런 내 마음에 작은 동기부여를 해주었다.

하나의 멋들어진 요리를 레시피에 따라 적절한 순서와 방법을 통해 완성하는 것은 그 자체로 완결성이 있는 작품이 된다고 생각한다. 머지 않은 시기에 다시 요리를 시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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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 라이프 - 길 위의 나의 집
포스터 헌팅턴 지음, 신소희 옮김 / 벤치워머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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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에 #vanlife 를 검색하면 약 500만 건 이상의 게시글을 찾아볼 수 있다. 이 해시태그는 이름 그대로 밴van 과 함께하는 삶 life 을 담은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van은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캠핑카'와 흡사한 개념으로 생각하면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캠핑이 유행하며 '캠핑카' 같은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긴 했지만, 아직 일상 속에서 익숙하게 만나볼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서구권에서는 캠핑카를 '캠퍼밴 camper van' 이라 부르며 예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향유하곤 했다.

뉴질랜드에 짧게 살아본 적이 있는데, 그곳에서도 캠퍼밴은 아주 익숙한 것이었다. 뉴질랜드는 자연이 아름다워 여행을 가기에, 그리고 캠핑을 하기에 좋은 곳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캠퍼밴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더불어 유료 / 무료로 된 캠퍼밴을 주차해두고 잠을 잘 수 있는 곳도 잘 관리되어 있다.

이 책, <밴 라이프>가 말하는 van이 꼭 캠퍼밴은 아니지만, 큰 의미에서는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이 책의 저자 포스터 헌팅턴은 해시태그 #vanlife 를 만든 인물로, 그 자신도 밴과 함께 하는 삶을 살고 있다. 이 책의 앞부분에는 그가 어떻게 밴에 빠지게 되었는지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고 있다.

포스터 헌팅턴은 뉴욕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었지만, 늘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꿈꾸며 살았다. 그러다가 그는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자신의 첫 밴을 구입한다. 그 길로 그는 미련 없이 사표를 던지고 뉴욕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미국 곳곳을 누비며 밴에서 약 2년 정도를 살았다고 한다. 그 뒤로 자신의 삶을 담은 블로그와 텀블러 등을 운영하며 vanlife 해시태그를 만들었고, 자신과 비슷한 밴에 빠진 사람들과 교류를 시작한다.

이 책은 글자가 많은 책은 아니다. 8개의 챕터로 나누어진 책의 각 챕터는 자동차 모델별로 구분된다. 폭스바겐, 스프린터 밴, 미국산 밴, 일본산 밴 등으로 나누어지며, 각 챕터에는 그 밴과 함께 하는 사람들의 삶을 글대신 '사진'으로 소개하고 있다. (짧은 인터뷰도 있긴 하다.) 그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탁 트이는 기분이 들고, 새삼 신기하다는 생각도 든다. (책의 디자인과 폰트도 정말 예쁘다.)

사실 나는 이 책이 말하는 '밴 라이프' 대신 도시에서 정착해서 사는 '하우스 라이프'를 선호한다. 하지만 이 책은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나와 성향이 다른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보며 느껴지는 대리 만족같은 것도 있었고, 그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매진하는 모습이 멋지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소개된 사진들이 정말 멋져서 이 책을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아마 앞으로도 종종 인스타그램에서 #vanlife 를 검색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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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농반X로 살아가는 법 - 자연에서 좋아하는 일을 하며 먹고살기 위하여
시오미 나오키 지음, 노경아 옮김 / 더숲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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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농반X로 살아가는 법>은 제목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야 하는 책이다. 제목에 있는 'X'라는 것부터 물음표가 들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제목에 있는 'X'는 방정식의 X같은 것으로, '천직' 혹은 '하고 싶은 일'을 뜻한다. 즉 이 책은 삶의 반은 농사(반농)를 짓고, 나머지 반은 하고 싶은 일 X(반X)를 하며 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이 책이 말하는 '반농'은 최소한의 생존을 위한 노동이라고 할 수 있다. 먹고 살만큼 농사를 지어서 최소한의 생활 기반을 다져둔 뒤, 남은 시간을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삶의 태도이다. 최소한의 삶의 기반을 다져둔다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데 훨씬 자유롭고 단단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작가는 이러한 삶을 추천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반농반X의 다양한 사례부터, 그 삶의 방식의 핵심 가치가 어떤 것들인지를 소개하고 있다. 1장에서는 반농반X의 소개와 핵심 가치의 소개, 2장에서는 '반농'을 하기 위한 구체적 방법을 소개한다.

이어지는 3장에서는 반X, 즉 하고 싶은 일을 스스로 찾는 방법과 과정, 의미 등을 따져보고, 4장에서는 실제 '반농반X' 삶을 사는 사람들의 사례를 살핀다. 마지막 5장은 X를 찾기 위한 방법과 현재 나의 위치를 알아보는 자가 진단 등을 하는 것을 다룬다.

나도 최근 가장 큰 고민이 '나중에 무엇을 할지'에 대한 것이다. 당장은 직장에 다니며 먹고 살기에 어렵지는 않으나, 이것에 평생 기댈수는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퇴직의 압박도 그렇거니와 이게 진짜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기 때문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 그리고 그것을 통해 평생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결국 적당한 조율이 필요한 법이다. 이 책은 그 조율을 '농사'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특이할만 한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굳이 농사가 아니어도 '내가 원하는 일을 찾는 것, 그리고 그것을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요즘 사람들이 하는 고민을 정확히 짚고 있는 흥미로운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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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하긴 싫은데, 성공은 하고 싶어
이시한 지음 / 시사저널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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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하긴 싫은데 성공은 하고 싶어>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먼저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이시한 작가는 사회 생활을 시작하고 나서 16개 정도의 직업을 가지고 여러 일을 했다고 한다. 대표적인 작가의 직업은 대학의 강사(교수)이자 강연자인데, 그것을 베이스로 다양한 일을 했다. (여러 직업들 중 흥미로운 것들은 작가, 유튜브 크리에이터, 방송인 등이었다.)

직업이 16개라곤 하지만 전혀 다른분야는 아니며, 그 직업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핵심이 있는데 바로 '콘텐츠'로 돈을 버는 일을 한다는 것이다. 강연을 하거나 남을 가르치는 것은 당연히 무형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다. 작가, 유튜브 크리에이터, 방송인 또한 그렇다. 작가는 무형인 자신의 콘텐츠를 유형의 돈으로 바꾸는 데 큰 재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책만 60권 넘게 출간했다고 한다.)

이 책은 이시한 작가가 그렇게 다양한 일을 하며 겪은 것들, 느낀 것들을 25개의 짧은 수필로 쓰고 모아 낸 책이다. 단순히 여러 일들을 하며 겪은 소소한 에피소드는 물론, 그렇데 다양한 일을 하고 많은 책을 낼 수 있었던 비결들도 담고 있다. 책 자체도 두텁지 않고 (200페이지 미만) 내용도 어렵지 않아서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작가가 여러 일들을 의욕적으로 할 수 있었던 것의 핵심 비결은 '힘빼기'와 '나눠 담기' 정도라고 느꼈는데, 그것에 개인적으로 크게 공감을 할 수 있다. 나도 요즘 여러 일들을 해보려고 시도하고 있는데, 그러다보니 정말 중요한 것은 하나에 올인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일에 적당한 힘으로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런 내 생각과 비슷한 사고를 가진 사람이, 실제로 이렇게 살고 있는 것을 보고 나니 새삼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받은 느낌이었다.

다만 글의 깊이나 위트가 다소 부족하게 느껴지는 건 아쉬웠다. 표현들이 다소 뻔했고, 소재들도 흥미로운 것들이 적었다. 적당히 읽기엔 좋지만 다른 사람에게 강력하게 추천하기엔 힘빠지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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