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구두 5만 켤레
남궁정부.이무용 지음 / 북클릭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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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신지식인에 선정되어 몇년전 한창 매스컴에 오르내렸던 장애인용 구두제작자 남궁정부아저씨. 아저씨 자신도 사고로 한쪽팔을 잃고 장애인이 되고서야 장애인용 구두를 만들게 되셨다.

  6.25때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는 재혼을 하셔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부터 스스로 밥벌이를 해야 했던 아저씨는 이웃어른의 소개로 들어간 수제화상에서 구두만드는 기술을 배우게 된다. 그후로 평생 구두를 만들어 아들3형제를 공부시키고 부인과 열심히 살아온 아저씨. 어느날 퇴근길에 소주를 마시고 술에 취해 지하철역에서 비틀거리다가 사람들에 떠밀려 선로로 떨어지고 마침 들어오던 전철에 오른팔을 잃고 만다. 그러나 아저씨는 좌절하지 않았다. 오른팔만 빼고는 다 있었기에 뭐든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거라 믿었다. 그리고, 왼쪽팔만으로 구두만들기에 다시 도전하여 장애인들을 위해 세상에 단 하나뿐인 구두를 만드는 사람이 되었다.

  처음에는 사회적인 냉대와 시선으로 고생도 많았고, 구두를 팔아서 버는 돈보다 재료값이 더 들기도 했으며 믿었던 직원들이 구두만드는 비법이 적힌 노트를 들고 도망간 일도 있었다. 그러나 그 어떤 시련도 남궁정부 아저씨는 이기지 못했다. 아저씨는 꾸준히 노력했고, 결국 대한민국 신 지식인에 뽑히는 영광을 누린다. 그러나 아저씨는 자만하지도 않는다. 그저 오늘도 묵묵히 구두를 만들 뿐이다.

  아저씨의 구두를 신고 난생 처음 걸음마를 떼었다는 사람. 늘 붕대를 감고 다니다가 처음으로 신발이란 걸 신어 본 사람. 그들에게 아저씨의 구두는 단순한 구두가 아니다. 삶을 살아갈 용기이고 희망이다. 그래서 아저씨는 구두가 아니라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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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휘날리는 비닐 시트
모리 에토 지음, 김난주 옮김 / 시공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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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이 책을 고를 때는 독특한 제목과 표지가 내 손길을 잡아 끌었었는데, 막상 다 읽고 보니 표지와 내용은 전혀 연관이 없는 듯 하고 제목도 이 책의 내용을 그닥 포착해주는 것 같지 않아 살짝 아쉽다. (하지만 내용만큼은 맘에 쏙 들었으니까, 그런 건 부차적인 문제가 되겠다. 으하하!)

  이 책에는 총 여섯편의 단편이 나온다.

 파티쉐가 꿈이었다가, 유능한 여성 파티쉐의 개인 비서로 전락해 버린 한 여자. 그러나 그 위치에서 나름의 꿈을 키워가는 이야기 <그릇을 찾아서>

  아이를 낳지 못하는 한 여자가 친구의 권유로 유기견들을 돌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강아지의 산책>

  어느 대학에 전설처럼 내려오는 레포트 대필 작가 니시나 미유카란 여인과 자신의 레포트 대필을 부탁하기 위해 전설 속 그녀를 찾아 교내를 누비는 소년의 이야기 <수호신>

  조각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나, 결국 손상된 불상을 복원하는 불상복원사로의 꿈을 꾸다가 결국에는 모든 꿈을 버리고, 아내와 아이를 택한 사내의 이야기 <종소리>

  과대광고에 컴플레인을 재기한 고객을 찾아가는 와중에 거래처 직원과의 대화를 통해 서로의 잃었던 꿈을 되찾게 되는 <x세대>

  늘 가족은 뒷전인 채 난민들을 위해 전세계를 떠돌며 봉사하던 남편이 죽은 뒤 비로소 자신도 남편의 뜻을 따라 난민봉사를 택하는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시트>

어찌보면 각기 개성이 뚜렷하여 전혀 어울리지 않을 듯한 이야기들이 묘한 공감대를 이루면서 한권의 책속에 녹아들어가 있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직전 요시모토 바나나의 <슬픈 예감>이란 책을 읽었는데, 그 책의 주인공 소녀의 이름과 이 책의 첫번째 단편 <그릇을 찾아서>의 주인공 여자의 이름이 공교롭게도 같았다. "야요이" 그래서 초반에는 내용을 읽으면서도 살짝 혼란스럽기는 했다. "야요이"란 이름이 일본에서는 흔한 이름일까? 아무리 그래도 연달아 읽은 소설속 여주인공의 이름이 같다니 참 드문 경우를 만났다.

모리에토. 원래 동화책 작가로 이름을 날리던 그가 일반 성인들로 독자층을 확대했다고 하는데, 이야기 속에 동화작가였을 때의 분위기를 전혀 떠올릴 수 없으니 참 미스테리다. 왠지 나는 모리에토의 동화책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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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페포포 안단테
심승현 지음 / 홍익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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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심승현의 작품과 처음 만난 것은 <파페포포 투게더>란 책이었다.  책을 사달라는 내게 친구가 수줍게 내민 책이 그의 책이었고, 나는 곧 그의 그림에 빠져들었다. 짧은 만화지만 정말 공을 많이 들였다는 게 확연히 보이는, 장면 장면 곱게 채색한 그의 그림도 맘에 들었지만, 짧은 만화안에 큰 메시지를 담고 있는 스토리는 더욱 맘에 들었다. 그런데 오랜만에 나온 이번 책 역시, 그렇다.

  제목에서도 이미 느낀 분들도 있겠지만, 이 책은 조금은 느리게 사는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보다 길게 살기 보다는 보다 넓고 보다 깊게 살기를 원하고, 주변 신경쓰느라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 밤하늘 별만 바라보고 걷다가 우물에 빠져서도 계속 별을 바라보았다는 천문학자 이야기처럼.. 우리도 무언가 진정 원하는 것을 향해 모든 것을 내던지고 올인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한 시간도 안 걸려 금세 다 읽었지만 한번 읽고 마는 것이 아니라 두고두고 음미하고 싶은 책이다. 이 봄, 책읽기 싫어하는 벗에게 선물하면 어떨까? 만화라서 부담없이 가볍게 읽겠지만, 그 안에서 얻는 바는 자못 클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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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양 2007-04-05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없는 글재주로 몇자 끄적이긴했는데.. 님 글에 완전 공감입니다.. 좋은 책을 읽고 느낌을 글로나마 공유할 수 있어 참 좋네요..

구름의무게 2007-04-05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인장양님 반갑습니다. ^^ 저도 같은 책으로 좋은 느낌을 나눌 수 있는 분을 만나 기뻐요~!
 
슬픈 예감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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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있음>

  비록 오래 전에 이미 나왔던 책이 다시 묶여 나온 것이지만, 요시모토 바나나의 신간은 언제나 나를 설레게 한다. 스무살 시절, 그녀와 만나 내 인생이 크게 바뀌었고, 여전히 인생의 구비마다 그녀의 이야기는 나를 지탱해주는 큰 힘이다. 이번 책은 어릴적 기억이 없던 한 여자아이(19살 정도)가 어릴적 기억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그 안에는 이모로 알고 있던 사람이 사실은 친언니였다는 기억도 있고, 남동생으로 알고 있던 아이가 실은 자기와 피 한방울 안 섞인 남남이라는 사실도 있다. 

  요즘 유난히 책읽는 속도가 느려지고 있었는데, 바나나의 신간은 몇 시간만에 다 읽었다. 그렇지만 읽는 내내 참 포근하고 따뜻했다. 어찌보면 바나나의 소설만큼 무겁고 가라앉는 주제만 다루는 작가도 없겠지 싶다가도, 그만의 독특한 필체로 들려주는 말랑말랑한 비유가 그 무게를 느끼지 못하게 만들고는 한다.

  게다가 늘 독자에게 조근조근 들려주는 그녀만의 후기는 늘 그녀를 보다 가까운 사람으로 느끼게 만들어 준다. 거리감이 느껴지는 다른 작가들과 그녀만의 가장 큰 차이점이자 내가 그녀를 좋아하는 이유다. 어쩌면 나는 늘 그녀의 소설을 읽는 내내 이번에는 후기에서 그녀가 또 어떤 이야기를 할까? 기대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나는 이로써 또 하염없이 그녀의 다음 작품을 향한 기다림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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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버스
존 고든 지음, 유영만.이수경 옮김 / 쌤앤파커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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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조지는 하루하루가 짜증스럽기만 한 샐러리맨이다. 회사에서는 곧 짤릴 위기에 처해있고, 아이들은 매일 놀아달라고 귀찮게 굴고 부인과도 냉전중이다. 그러던 어느날 출근길에 자동차마저 말썽을 일으키고.. 결국 그는 버스를 타고 출근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이 버스 뭔가 좀 이상하다. 활기차게 웃는 운전사 '조이'도 그렇고.. 버스 승객들도 모두 에너지가 넘친다. 무슨 일이지?

  그들은 모두 에너지 ceo로서 자신의 삶을 이끌어나가고 있는 진정한 리더들이었다. 조지는 그들에게 삶을 새롭게 변화시킬 10가지 공식을 배우고 이로인해 삶이 변화되는 놀라운 체험을 한다.

  꼭 직장인이 아니더라도 각자 자신의 상황에 맞게 에너지공식을 적용할 수는 있겠지만 특히나 직장생활에 염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읽어보면 참 좋을 것 같다. 인식의 전환 만으로 삶이 얼마나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는지 쉽고 재미나게 들려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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