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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예감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7년 3월
평점 :
<스포일러 있음>
비록 오래 전에 이미 나왔던 책이 다시 묶여 나온 것이지만, 요시모토 바나나의 신간은 언제나 나를 설레게 한다. 스무살 시절, 그녀와 만나 내 인생이 크게 바뀌었고, 여전히 인생의 구비마다 그녀의 이야기는 나를 지탱해주는 큰 힘이다. 이번 책은 어릴적 기억이 없던 한 여자아이(19살 정도)가 어릴적 기억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그 안에는 이모로 알고 있던 사람이 사실은 친언니였다는 기억도 있고, 남동생으로 알고 있던 아이가 실은 자기와 피 한방울 안 섞인 남남이라는 사실도 있다.
요즘 유난히 책읽는 속도가 느려지고 있었는데, 바나나의 신간은 몇 시간만에 다 읽었다. 그렇지만 읽는 내내 참 포근하고 따뜻했다. 어찌보면 바나나의 소설만큼 무겁고 가라앉는 주제만 다루는 작가도 없겠지 싶다가도, 그만의 독특한 필체로 들려주는 말랑말랑한 비유가 그 무게를 느끼지 못하게 만들고는 한다.
게다가 늘 독자에게 조근조근 들려주는 그녀만의 후기는 늘 그녀를 보다 가까운 사람으로 느끼게 만들어 준다. 거리감이 느껴지는 다른 작가들과 그녀만의 가장 큰 차이점이자 내가 그녀를 좋아하는 이유다. 어쩌면 나는 늘 그녀의 소설을 읽는 내내 이번에는 후기에서 그녀가 또 어떤 이야기를 할까? 기대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나는 이로써 또 하염없이 그녀의 다음 작품을 향한 기다림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