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닌 1
아사노 이니오 지음 / 북박스(랜덤하우스중앙) / 200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솔직히 띠지에 적힌 카피에 혹했다고 하는 표현이 딱 맞을 것이다.

불투명한 미래, 무의미한 하루하루!
먹고 살기 위해 시간을 때우며 일을 하는 남녀의 이야기.
무엇 하나 잘하는 것 없고, 좋아하는 일조차 없는 두 사람에게, 존재하는 것은 지겨운 일상뿐!
결심하라! 그리고, 행동하라. 진정으로 자신이 하고싶은 무언가를 찾아서!!

 늘 그렇듯 오프라인 서점에 가서 괜히 딱히 사려고 결심한 책도 없이 어슬렁거리면서 새로나온 책을 구경하다가 만화책 코너도 기웃거리게 되었다. 아마 가장 바깥쪽 매대에 있어서 이 책이 눈에 들어왔는지도 모르겠다. 2권으로 완결이란 점도 흥미를 끌었고. 솔직히 재밌는 만화책은 대개가 장편이었지만, 가끔은 한두권에 완결되는 만화책에도 손길이 가는 법이다.

그랬다. 그냥 별 생각없이, 띠지에 적힌 문구가 왠지 맘에 들어서 넙죽 구입해서는 집으로 오는 전철안에서 참 열심히 읽었다. 1권까지는 그래도 좋았는데, 마지막에 너무 생각외의 결말이라 약간은 실망도 했지만, 그래도 그냥 모처럼 가볍게 읽고, 내 앞날에 대해 생각해보는 데는 나쁘지 않았다고 본다. 어쨌든 이 만화책은 내가 처음으로 빌려서가 아니라, 돈주고 사서 본 만화책이니까. 그것만으로도 내게는 특별한 의미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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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 쉽게 하기 : 풍경 드로잉 - 그림 그리는 즐거움을 배운다! 스케치 쉽게 하기 4
김충원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어려서부터 미술시간이 참 좋았다. 조각이나 만들기에는 별 취미가 없었지만, 그림그리기만큼은 그래도 자신있었다. 중학교때는 아크릴판에 칼로 새겨서 그림을 그린뒤 싸인펜으로 칼집 사이에 색깔을 입혀서 그림을 완성하는 프레스코 기법으로 당시 좋아하던 배용준을 그렸는데, 그길로 미술선생님이 미술부에 들어오라고 스카우트 요청을 하기도 하셨다. 고등학교때는 미술시간에 그린 소묘그림이 학교 축제때 전시되기도 했고.... 유화로 그린 바닷가에 해지는 장면 그림은 물감을 말리느라 창가에 세워둔 걸 보고 수업에 들어오는 선생님들마다 '이 그림 누가 그렸니?"라고 질문하실 만큼 인기가 좋았다. 그러나 난 그림그리는 게 항상 참 즐거웠지만, 이를 직업으로 삼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한 번도 못해봤다. 그림보다는 책이 좋았고, 글쓰기가 좋아서 난 늘 작가가 되고 싶다고 종알거리던 문학소녀였으니까!

그런데 요즘들어 문득 문득 만일 그때부터 그림을 그려서 전공도 그림을 했더라면 내 인생이 어떻게 되었을까? 란 생각을 종종 해본다. 그건 같은 출판 계통에 있으면서도 편집 일보다는 디자인 일을 하는 고등학교 친구의 일이 더 재밌어 보이고 멋져 보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원래 못다이룬 꿈이 더 절실한 법이라고도 하고.. 큭!

암튼 그래서 취미로라도 그림을 다시 시작해보기로 결심하고 처음으로 구입한 책이 바로 이 책과 4B연필이다. 가끔 저녁에 자기전에 취미삼아 소묘로 이런 저런 그림을 그려보는데, 풍경은 아직 어렵지만 물체들은 참 재밌다. 물감과 붓은 가격이 부담스러워 선뜻 그림그리기를 다시 시작하지 못하고 계신다면 저렴한 연필로 소묘부터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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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s 도쿄놀이
배두나 글.사진 / 스테이지팩토리(테이스트팩토리)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지금으로부터 꼭 1년 전 배우 배두나는 <두나's 런던놀이>라는 책을 세상에 내놓았고, 꽤나 많이 판매된 것으로 기대된다. 그 전부터 그녀의 네이버 블로그와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올라오는 사진을 꽤 좋아했던 나는 부푼 기대감으로 책을 펼쳐보았으나 솔직히 약간은 실망도 했었다. 사진집이라고 보기에는 그저 취미로 사진을 하는 이의 사진이라 '배우 배두나가 찍은 사진'이라는 타이틀이 없다면 솔직히 좀 실망스러웠고, 내용은 그닥 많지 않았던 것이다. 아마도 이 책을 내기 위해 떠난 여행이라 그 안에 담을 수 있는 사진도 내용도 한정되어 있었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데 이번에 두번째 책 <두나's 도쿄놀이>가 나왔다고 했을때 내가 아무런 망설임없이, 게다가 책을 직접 확인해보지도 않고 예약판매로 덜컥 구입해 버린데에는 그녀가 일본을 지난 10년 간 30여 차례 이상 많이 다녀왔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런던과는 달리 그 안에 녹아있는 추억이며, 그간 찍어온 사진이며 익혀온 거리에 관한 설명이 왠만한 여행가이드북보다 어쩌면 더 알차고 유익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또 지난 1년간 끊임없이 사진을 찍어댔을 그녀의 발전이 궁금하기도 했다.

과연, 이번 책은 지난번 책보다 훨씬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부모님 없이 처음으로 간 외국여행지도 일본이었고, 영화촬영차, 영화 홍보차, 또 그녀의 절친한 지기이자 동생인 세미를 만나러 줄기차게 드나든 덕분에 그녀는 현지인들만 알법한 맛집, 분위기좋은 카페 등을 속속들이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정보들을 조금도 아낌없이 책에서 다 까발려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좋은 사람들과 함께 했기 때문인지 훨씬 밝아진 그녀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여전히 참 따뜻하고 조곤조곤 얘기를 하는 듯한 그녀가 찍은 사진들이 어우러져 책을 손에 쥐자마자 금세 읽고, 봐 나갔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부러웠던 점은 비교적 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그녀의 직업과 10년 째 그녀의 곁을 지니고 있는 친구였다. 목욕을 같이 해도, 잠을 같이 자도, 하루종일 같이 붙어있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는 친구가 있다니 얼마나 부러운 일인가? 심지어 한 가족이나 형제간, 부부간에도 10년이란 세월이 얹히면 많이 싸우고 다투기 마련인데 그네들은 그런 모습보다는 정다운 모습, 진정 서로를 위해주는 허물없는 모습이 느껴져 참 부러웠다.

나도 언젠가 그녀처럼 정말 같이 있어도 없는 듯 내 몸 처럼 정겨운 벗과 함께 그녀의 발자취를 따라 도쿄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정말이지 책을 읽는 내내 떠나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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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잔의여유 2007-08-21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봤는데 볼만하더군요.린다린다에서 열연하던 배두나모습 그대로네요.^^

구름의무게 2007-08-22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린다린다린다는 아직 못봤는데.. 조만간 꼭 봐야겠어요. :-)
 
바리데기
황석영 지음 / 창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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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겨레 신문에 연재가 될 때부터 너무 재밌게 읽었었다. 매일매일 감질나게 연재되는 분량에 애가 타서 스크랩을 해 두었다가 읽고 또 읽곤 했었다. 그러다가 지친 나는 어느새 책으로 묶여 나오기만을 오매불망 기다리게 되었고, 드디어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사인본으로 냉큼 손에 넣어 읽어 보았다.

왠지 야금야금 금세 읽어버리기가 아까운 책이었다. 읽을 수록 줄어드는 두께에 이토록 안타까워 보기가 얼마만인지.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빨리 결말이 알고 싶어 애타게 만드는 매력을 지닌 책이었다.

여기 바리란 소녀가 있다. 그녀는 딸 부잣집에 일곱째 딸로 태어나 세상에 나오자마자 어미에게 버림을 받으나 똘똘한 흰둥이란 강아지 덕분에 무사히 집으로 귀환한다. 그리고 열병을 앓고 난 뒤 귀신, 벙어리, 동물과도 마음이 통하는 비상한 능력을 갖게 된다. 그 후 이런저런 사건에 휘말려 바리네 집은 모두 뿔뿔이 흩어지게 되고 바리는 뜻하지 않게 탈북을 하게 된다. 중국에서의 고생스런 삶, 그 후 홀로 남겨진 바리가 밀항을 해서 영국을 가기까지의 험난한 여정. 그곳에서 빚을 갚고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 결국 바리데기 설화속 바리공주처럼 생명수를 찾아 떠나는 머나먼 길까지....

책을 읽는 내내 바리가 성장하는 것에 맞춰 내 몸과 마음도 함께 자랐다. 바리와 함께 울고 웃고 놀라고 기뻐하면서... 이번 책을 읽으면서 단순히 바리데기 설화의 연장선상이 아니라, 911테러 런던 테러사건, 지금 아프가니스탄 사태까지... 참 많은 국제사회의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고, 남북 통일 문제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해보게 되었다. 그들도 모두 우리와 한 동포이고 민족인데 요즘 북한에 구호물자를 보내면 어떤 이들은 그런다. "그 돈이면 우리나라에 어려운 사람들이나 더 많이 도와주지!" 참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사람들. 다들 그런 생각이었다면 그 옛날 6.25 전쟁이후 우리는 지금처럼 일어서지 못하고 다 굶어죽었을 것이다. 우리도 어려울 때 자국민보다 더 어려운 우리를 가엾게 여겨 서구 여러나라에서 손을 내밀어 주어 그 손을 잡고 일어서지 않았나? 완전 남남인 다른 나라사람들이 우리에게 해 준 일을 왜 같은 동포요 한 민족인 북한에게 하면 안되는 건지...

황석영의 소설은 늘 소설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현실을 반추하게 해 주어서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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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해석
제드 러벤펠드 지음, 박현주 옮김 / 비채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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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무척 좋아라하는 언니가 '너 추리소설 좋아해?'라고 말하길래 '너무 무섭지 않고 재밌는 건 가끔 읽어!"라고 말했더니 냉큼 이 책을 선물해 주었다. 그래서 읽게 된 살인의 해석. 몇달 전 선배님이 퍽 재밌게 읽으시길래 무슨 내용인지 궁금하긴 했었는데 두께에 질려서 내심 겁을 먹고 있었나 보다. 하지만 대부분의 추리소설이 그렇듯 일단 손에 쥐고 나자 두께따위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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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와 융이라는 당대를 풍미한 철학자들이 등장하는 이 소설은 스트래섬 영거 박사라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어느날 기상천외한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범인은 오리무중인채로 비슷한 사건이 연이어 일어난다. 범인을 잡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리틀모어 형사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인물과 범인에게 공격을 당했다가 간신히 살아남은 액튼양 등등 다양한 인물들이 얽히고 섥혀 사건을 점점 흥미진진하게 끌고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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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낸 두께에 비해 결말이 조금 허무하다는 기분도 없지는 않았지만, 뭔가 다른 추리소설보다는 듬직한 느낌은 맘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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