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국의 가능성이고 싶다
조현영 지음 / 북하우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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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선물한 책을 사려고 시내에 나선김에 기독교서점에 들렀다. 뭔가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별 생각없이 슥- 안을 둘러보는데 내가 찾는 책이 안보였다. 일하는 분께 여쭤보니, 그 책은 없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지금 서점을 정리하는 중이라 재고가 별로 없다고 미안해하셨다. 무슨 일인가 여쭤보니 장사가 너무 안 되서 서점 문을 닫게 되었다는 거였다. 순간 뭔가 마음이 찌릿하고 울렸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들러서 이런 저런 책을 구입하던 곳이 없어진다니 마음이 무척 아팠다. 찾던 책은 없었지만, 빈손으로 나오기가 왠지 아쉬워서 둘러보던 중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조현영. 그는 고등학교때 부모님 없이 누나와 홀로 유학길에 오른다. 처음에는 영어가 전혀 안 들려서 고생도 많이 했고, 학점도 형편없었지만 이를 악물고 노력한 끝에 명문 스탠포드대학교에 입학한다. 그리고 해외 유학 우수 학생에게 지급하는 어느 재단의 장학금까지 받아내서 4년 동안 학비걱정없이 학교를 마친다. 그 사이 외롭고 지치고 힘든 순간마다 그는 성경말씀을 붙들고 이겨냈다고 적고 있다. 크리스쳔으로서 그의 그런 마음이 퍽 기특하고 예뻐보였다.

현재 캐나다에 홀로 유학가서 힘들어하고 있는 사촌동생이 생각나서 책을 덮자마자 소포로 부쳐주었다. 녀석이 이 책을 통해 힘을 내서 힘든 유학생활을 잘 버텨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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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이야기 - Shakespeare's Complete Works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이윤기 외 옮김 / 달궁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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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손에 넣게 된 계기는 조금 특별하다. 2년 전, 어느날 우연히 교보문고 앞을 지나던 나는 이상하게도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 광경을 목격했다. 무슨 일인가 하고 보니 '책의 날'을 맞아 무료로 책을 나눠주는 행사중이었던 것.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소냐 나도 냉큼 줄을 섰다. 각자 원하는 책을 골라가는 거였는데, 당시 베스트셀러는 이미 앞사람들이 다 집어간 후였고, 내 차례에 그나마 눈길을 끄는 책은, 이어령의 <디지로그>와 <파이이야기>, 그리고 이 책, <겨울이야기>였다. <파이이야기>는 무척 재밌게 읽은 터라 소장하고 싶었지만, 일단 읽었기 때문에 패스! <디지로그>는 한창 인기가 높았고, 마침 마지막 한권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왠지 흥미가 가지 않았다. 그래서 단순히 '세익스피어'와 '이윤기 번역'이란 단어만 보고 고른 책이 바로 이책 <겨울이야기>였다. 그러나 공짜로 얻었기 때문일까? 좀처럼 손에 잡히지를 않아서 2년이 흐른 지금에서야 비로소 읽어보게 되었다.

<스포일러 있음>

내용은 세익스피어의 다른 책들과 비슷한다. 시칠리아의 왕 레온테스는 아름다운 왕비 헤르미오네와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그에게는 어려서부터 죽마고우로 자란 절친한 벗, 근접국가 보헤미아의 왕 폴릭세네스가 있었다. 레온테스의 초청으로 폴릭세네스는 시칠리아에 와서 얼마간 머무르게 되는데, 이때 레온테스는 폴릭세네스와 아내 헤르미오네의 관게를 의심하게 되고 결국 친구의 독살을 모의하게 된다. 레온테스의 이런 명령에 복종할 수 없었던 충신 카밀로는 결국 폴릭세네스와 함께 보헤미아로 도망간다.

그 후 헤르미오네는 귀여운 공주님을 낳았지만, 질투에 눈이 먼 레온테스는 공주를 멀리 갖다 버리라고 하고, 결국 헤르미오네는 충격으로 죽고만다. 그제서야 레온테스는 정신을 차리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그 후 오랜 세월이 흐르고 레온테스의 딸, 페르디타는 어느 양치기 목동의 딸로 어여쁘게 자란다. 그리고 하필 폴릭세테스 왕의 아들 플로리젤과 사랑에 빠지고 만다.

자신의 아들이 하찭은 신분의 아이와 결혼을 하고 싶다고 하자 분노한 폴릭세네스는 아들을 내쫓고, 이 아들은 시칠리아로 피신한다. 결국 마지막에는 페르디타는 아버지를 만나고, 어머니도 죽은 게 아니라 숨어 살아있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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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해피엔딩이라 읽고 나서도 기분이 좋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희곡으로 구성된 이 책은 그러나 이야기의 전개나 흐름이 매끄로워서 읽기에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세익스피어의 작품들은 원래가 이처럼 희곡으로 쓰여졌다고 하는데, 다른 것들도 모두 한번씩 읽어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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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이의 추석 이야기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2
이억배 지음 / 길벗어린이 / 199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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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고의 명절 추석, 어찌보면 추운 겨울에 있는 설날보다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고, 모든 것들이 풍족한 와중에 맞이하는 추석이 더 흥겹고 즐겁게 느껴지는 것 같다. 또 한살 먹는다는 부담감도 들지 않으니까. 하핫.

이 책은 아이들 선물용으로 참 좋을 것 같다. 요새는 할머니, 할아버지도 도시에 살고 계신 아이들이 많고, 명절에도 친척들이 모두 안 모이는 경우가 많아서 아이들이 명절이라고 해도 특별히 다른 것을 느끼지 못한다. 그저 학교 안 가는날, 빨간 날, 엄마, 아빠가 하루종일 집에 있는 날이라고 여기는 건 아닌지 걱정되는 분들은 이 책을 함께 보며 아이들에게 진정한 추석의 의미에 대해 설명해주면 좋을 것 같다.

다만, 차례상에서 남자들만 절을 하고, 여자들은 뒤에서 요리를 하는 그림 등은 조금은 시대착오적이란 기분도 들긴 했지만, 뭐 여전히 대부분이 가정에서 그렇게 하고 있으니 틀리다고 할 수는 없겠다. 전체적으로 글은 얼마 안되고 그림이 대부분인 말그래도 '그림책'이라 아이들이 직접 그림을 보고 이야기를 만들어보게 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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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드릭 이야기 네버랜드 클래식 20
프랜시스 호즈슨 버넷 지음, C. E. 브록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시공주니어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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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내가 가장 좋아했던 동화는 <로빈슨 표류기>였고, 아마도 그 다음으로 좋아했던 동화는 <소공녀>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분명히 내가 갖고 있던 동화전집에 <소공자>도 있었던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로빈슨 표류기>와 <소공녀>를 읽고, 또 읽어서 내용을 줄줄 욀 정도가 되도록 <소공자>는 한 번도 펴볼 생각을 못 했다. 왜 그랬을까? 게다가 나는 꽤 나이가 들어서까지 <소공자>와 <왕자와 거지>를 구별하지 못했다. <왕자와 거지>의 또 다른 제목이 <소공자>라고 생각했으니 참 말 다했다. 하하 ;;

그러다가 얼마 전 <세드릭 이야기>란 제목으로 완역된 시공사의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도대체 <소공자>는 어떤 내용일까? 궁금한 마음에 덥석 책을 손에 들었다. 음... 읽고 나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내가 만약 어렸을 때 <소공녀>보다 <소공자>를 먼저 읽었으면, 어쩌면 <소공자>를 더 좋아했을지도 모르겠다는 거였다. 하긴, 소녀적인 감수성이 풍부했던 어린 시절의 나에겐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밤마다 진수성찬이 펼쳐지고 착한 베티가 나오는 소공녀가 더 재미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의 나에겐 지극히 순종적이고, 늘 당하기만 하고, 고생만 죽어라 하는 소공녀보다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티없이 밝고 순수하게 자라, 주변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세드릭 이야기가 훨씬 재미있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 어떤 동화보다 훨씬 마음에 들었다. (물론, 백작이라는 계급제도, 하인 등은 거슬리긴 했지만...)

늘 무뚝뚝하고 다른 사람에게 화만 내던 할아버지를 아이다운 순수한 마음으로 세상 누구보다 착한 할아버지라고 굳게 믿는 세드릭. 그리고 그런 세드릭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정말 착한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퍽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었다. 앞으로 작은 폰틀로이 경 이야기를 두고두고 다시 펼쳐보게 될 것 같은 기분좋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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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halang 2008-04-21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앙~ 저도 소공녀 진짜~~ 좋아했는데! 작은 아씨들과 함께 말이죵~~^^

구름의무게 2008-04-22 0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작은아씨들도 좋아했어요. ^^ 원서를 사다놓은지 몇달째인지.. 빨리 읽어야 할텐데 말이죠. ㅎㅎ
 
거미여인의 키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7
마누엘 푸익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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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근로를 할 때, 이 책은 늘 나의 궁금증의 대상이었다. 10여권의 책이 조로록 꽂혀있었는데, 늘 거의 모두 대출중이었기 때문이다. 나중에야 어느 교양과목에서 지정도서로 해놓았기 때문에 그 수업을 듣는 아이들이 빌려가서 그렇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 후에도 여전히 궁금하기만 했다. 어떤 책이길래 이 책으로 수업을 하는건지...

게다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의 표지에 그려진 여인의 얼굴은 조금 무서운 것도 사실이라, 왜 하필 저런 그림을 표지로 했는지도 퍽 궁금했다. 제목도 독특하지 않나? 거미여인의 키스라니.....

그렇게 잔뜩 호기심을 짊어지고 책을 구입했으나, 선뜻 읽게 되지는 않았다. 거기에는 뭔가 '키스'라는 단어만으로 뻔한 연애소설일 거라는 나의 편견도 한몫 했을리라 본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보니 나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다.

<스포일러 있음>

이 책은 우선 교도소에서 시작한다. 정치범으로 수감된 발렌틴과 미성년자를 성희롱(?)했다는 죄목으로 수감된 몰리나. 이 둘이 어쩌다가 한 감방에 갇히게 된다. 이유는 몰리나를 이용해서 발렌틴에게 뭔가 이야기를 캐내려는 교도소 소장의 논간. 전혀 다른 성격의 두 사람은 의외로 사이좋게 잘 지내는데, 그 이유는 발렌틴에게 몰리나가 매일 밤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몰리나가 감방에 들어오기 전에 본 영화 이야기가 대부분인데, 그 이야기가 마치 <아라비안 나이트>에서 매일밤 들려주던 동화처럼 흥미진진하다. 게다가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90% 이상이 발렌틴과 몰리나의 대화로 되어있다. 그 사이사이 어떤 설명도 거의 없다. 그저 두 사람이 주고받는 대화만으로 우리는 모든 상황을 판단하게 되어있다. (어쩌면 그런 설정때문에 이 책이 뮤지컬이나 연극등으로 공연되기 유리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거의 앞에서 2,3장까지는 도무지 무슨 내용의 소설인지 전혀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몰리나가 발렌틴에게 제일 첫번째로 들려주는 이야기는 <표범여인>에 관한 이야기다. 남자와 키스를 하고 나면 표범으로 변해 그 남자를 잡아먹고 만다는 표범여인의 이야기는 얼마나 무섭던지, 밤에 꿈까지 꾸었다. 표범여인이 나를 쫓아오는 꿈이었는데, 나는 같은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왜 무서웠는지 모르겠다. 하하. 암튼, 그 밖에도 몰리나는 어떤 남녀의 사랑이야기(결국 남자가 병으로 죽고, 여자는 돈많은 늙은이에게 결혼 가는 등 비극으로 끝난다), 좀비 이야기 등을 들려준다. 좀비 이야기도 어찌나 섬뜩했던지, 대부분 저녁 늦게 책을 읽었던 나는 무서워서 혼났다. 그리고 책을 읽는 중간 중간 아래 실로 엄청난 양의 각주가 달리는데, 그건 거의 생략하고 읽었다. 뭔가 의미가 담긴 각주같은데 나로서는 어떤 의미인지 해석 불가능이다.

그리고 결국 몰리나는 풀려나게 되고, 감옥에서 발렌틴에게 들은 이야기는 소장에게 비밀로 한다. 이미 발렌틴과 몰리나는 절친한 친구가 되어버린 것이다. (어쩌면 동성애자였던 몰리나는 발렌틴을 사랑하게 됐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몰리나를 의심한 소장은 몰리나의 뒤를 미행하고, 결국 몰리나는 사태를 짐작한 발렌틴 쪽 사람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만다.

이 책의 제목에서 <거미여인>은 <표범여인>에서 따론 것 같고, '키스'란 단어는 발렌틴과 몰리나가 헤어지기 전에 주고받은 키스에서 따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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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고백하건데, 나는 세계문학전집의 선정기준을 잘 모르겠다. 나에게는 세계문학전집이 모두 문학성이 뛰어나거나, 교육에 도움이 되거나 뭐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무조건 해피엔딩으로 끝나고 동화가 좋고, 감동적이고 뭔가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가 더 좋다. 사람들이 그토록 찬양해 마지 않는 카프카의 변신도 나는 그닥 좋지 않았다. 이런 말을 들으면 혹자는 진정한 문학을 몰라서 헛소리를 하는 거라고, 무식해서 그런다고 할지도 모르지만. 아무리 문학평론가란 직업이 있고, 그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해도, 문학이란 독자들 개개인이 자신의 감상대로 느끼고 향유하면 되는 거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카프카의 변신을 읽는 내내 내 마음이 불편했듯이, 이 책도 읽는 내내 조마조마하고 무섭고 위태위태했기에 그닥 다른 이에게 권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두 사람의 대화체 구성, 몰리나가 계속해서 들려주는 영화 이야기 등 구성은 썩 마음에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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