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육식의 성정치]를 읽다 말고 북플로 글을 올렸는데, 그러고 나서 바로 뒤에 이 책이 나오더라. 

















예~~~~전에 읽었고, 작은넘이 몇번이나 반복해 읽던 책, 읽을 때마다 슬프다고 말하던 책, 그 책이 [육식의 성정치]에 나오다니. 이참에 다시 읽어봐야 겠다고 온집을 뒤졌으나 프랑스판은 낡아서 내다버렸는지 보이지 않고 역시 낡은 한글판만 있다. (다행이다, 사실 불어로 읽으면 어떤 느낌일까 싶었는데 머리 싸매지 않고 한글로 읽을 수 있어서.ㅠㅠ) 


첫페이지를 넘기는데 헉! 


- - - - - - - - 

"제발 새끼돼지를 죽이지 마세요! 그건 불공평해요."

애러블 씨는 걸음을 멈추고 부드럽게 딸을 타일렀다. 

"펀, 참는 법을 배워야겠구나."

"참으라고요? 아빠, 목숨이 달린 문젠데 참으라고요?"

펀의 뺨에선 눈물이 흘러내렸다. 펀은 아빠의 손에서 도끼를 빼앗으려고 도끼 자루를 움켜쥐고 있는 힘을 다해 잡아당겼다. 

"펀, 새끼돼지들을 기르는 것은 아빠가 너보다 많이 알아. 약한 놈은 골칫덩이야. 자, 그만 비켜라!"

펀이 소리쳤다. 

"하지만 불공평해요. 작게 태어난 건 그 돼지 잘못이 아니잖아요. 만약 제가 때어날 때 몸집이 아주 작았다면, 아빠는 저를 죽이셨겠어요?"

애러블 씨는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사랑스러운 눈길로 딸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물론 아니지. 하지만 이건 다른 거야. 작은 어린아이하고 작고 약해빠진 돼지는 같을 수가 없는 거야." 

펀은 계속해서 도끼에 매달린 채 고집을 부렸다. 

"다르지 않아요. 이건 세상에서 가장 끔찍하고 나쁜 일이에요." (p10~11)

- - - - - - - - - 


처음부터 강펀치. 

옛날에는 아무 생각없이 읽었을 문장들이 새롭게 다가온다. 


- - - - - - - -

"난 태어난 지 두 달도 안 됐는데 벌써 사는 게 시들해." 

윌버는 다시 마당으로 걸어 나왔다. 

"이렇게 밖에 있다 안으로 들어가고, 안에 있다 밖으로 나오는 것말고는 할 게 없어." 

그때 어디에선가 목소리가 들려 왔다. 

"네가 있을 곳이 아니라서 그래, 친구, 친구야" (p.26~27)

- - - - - - - - 

윌버는 코를 쳐들고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았다. 맛있는 냄새가 풍겼다. 따뜻한 우유, 감자 껍질, 밀기울, 켈로그 콘플레이크, 그리고 아침에 먹다 남은 과자 부스러기 냄새. (p.34)

- - - - - - - - 

"......  나한테 돼지는 아무것도 아닌 것만도 못해." 

윌버가 되물었다. 

"아무것도 아닌 것만도 못하다는 게 무슨 말이야? 아무것도 아닌 것만도 못한 것은 없다고 생각해. 아무것도 아니라는 건 정말로 아무것도 없다는 거야. 그건 가장 밑바닥을 말하는 거지. 한계선의 끝이라고. 어떻게 무언가가 아무것도 아닌 것보다 못할 수가 있지? 만일 아무것도 아닌 것보다 못한 무언가가 있다면, 그럼 아무것도 아닌 것은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니야. 그건 무언가 있다는 거야. 아주 조금일지라도 말이야. 그리고 아무것도 아닌 것이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면, 아무것도 아닌 것보다 못한 것은 아무것도 없잖니." (p.41~42)

- - - - - - - -

밤이 무척 길게 느껴졌다. 윌버의 배는 비어 있었지만 머리는 가득 차 있었다. 뱃속은 비어 있는데 머릿속이 가득할 때에는 잠들기가 힘든 법이다. (p. 46)

- - - - - - - -

윌버는 샬롯이 먹이를 다루는 방식이 맘에 들었다. 언제나 먹이를 먹기 전에 그것을 잠들게 한다는 사실이 특히 반가웠다. (p.67)

- - - - - - - -

"... 실제로 그 거미줄의 일부였다고, 여보. ... 계시가 나타난 거야. 우리 돼지는 보통이 넘는다고 말이야." 

주커만 부인이 말했다. 

"글쎄요, 내가 보기엔 당신이 좀 틀린 것 같네요. 우리 거미가 보통이 넘는 것 같은데요." (p.110) 

- - - - - - - -


뒷부분에도 옮겨놓고 싶은 구절들이 있지만 안 읽은 분들을 위해 여기까지만. 

(페미니즘적 시각을 장착하고 읽으면 동화가 새롭게 보일 수 있다.)


1952년 발표, 한국에서 1996년 초판 발행 후 지금까지 꾸준히 다시 찍어내고 있는 책이다. 지은이 E.B.WHITE는 <스튜어트 리틀><트럼펫을 부는 백조>의 원작자이기도 하다. <샬롯의 거미줄>도 영화로 만들어졌는데 다코타 패닝과 줄리아 로버츠가 나온단다. 이것도 나중에 봐야지.  

내가 갖고 있는 책은 2001년 개정판인데 이후의 개정판에서는 번역을 더 손봤다고 하니 조금 다를 수도 있겠다. 2001년판 번역도 좋다. 


[육식의 성정치]에서, 샬롯이 윌버를 달리 '명명'했다고 나온다. 궁금하신 분들은 읽어보시길.^^ 

그리고 샬롯의 자리에 남은 샬롯2세들이 '샬롯의 딸들'이다. 막 괜히 이런 부분도 달리 읽히고. 

'펀'이 성장해 가는 과정을 엿보는 것도 살짝 마음 아프다. 상징적 부분은 재밌고. 

아주 약간의 뭐랄까 깨어지지 않은 선입견 같은 것들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이야기의 구성상 그럴 수밖에 없었던 거라고 생각해 본다. 


좋은 동화입니다. 주변의 아이들에게, 아마 읽었을 확률이 높겠지만, 어른들에게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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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1-14 06: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안그래도 <육식의 성정치> 읽으면서 샬롯의 거미줄이 자꾸 생각나는 거에요. 몇 년 전에 읽었는데 그게 왜 생각날까, 돼지와 거미의 우정 나오는 거였는데.. 왜 자꾸 떠오르지? 했거든요. 그런데 오늘 난티나무 님이 올려주신 인용문 읽으니 이 동화가 제가 기억하는 것보다 더 새로운 무엇이었네요. 페미니즘 장착하고 보는 동화는 정말 다르군요! 저는 제가 읽었던 책 조카한테 가 있어서 제가 그때 쓴 리뷰 찾아봐야겠어요. 난티나무님, 글 감사해요!

난티나무 2021-01-14 19:48   좋아요 0 | URL
책들을 모두 다시 읽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요즘 듭니다. 하아... 안 읽은 책도 많은데 읽은 책 다시 읽으려니 엄두가 안 납니다. ㅎㅎㅎㅎㅎㅎㅎ
아이들 책 몇 권 버리면서 들추어보니 동화도 진짜 못 읽겠는 글이 많더라고요.ㅠㅠ
샬롯의 거미줄도 읽으신 다락방님! 오늘도 즐겁게 편안하시길 !!

- 2021-01-15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런 동화가 ... 근데ㅜ인용문만 봐도 가슴이 저릿저릿해요 ㅠㅠ

난티나무 2021-01-15 20:29   좋아요 0 | URL
제가 유독 그런 부분들만 골라서 그런 걸 거예요.^^;;; 기회 되면 한번 읽어보세요~^^
 

[육식의 성정치]

하루이틀 건너뛰기도 하면서 천천히 읽고 있다.
오늘 읽는 중에 다음 구입예정으로 보관함에 담아놓은 책이 나와 반가운 맘에 나도 사진 한 장 찍어본다. 그런데 앞부분에서 이미 나왔는지 아닌지 모르겠다. 이런. ㅎㅎㅎ

조라 닐 허스턴 <그들의 눈은 신을 주시하고 있었다>

설명을 읽으니 빨리 읽어보고 싶지만 지금도 읽는 책이 넘나 많다. 자제.

“하루도 빼먹지 않고 드는 생각” 이라는 구절이 콕. 계속 콕콕. 콕콕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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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1-01-12 19: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미니즘 책 읽으시는 분들은 다 쬐끄만 포스트잇 붙여가며 이쁘게 읽으시네요!!😅

난티나무 2021-01-12 20:03   좋아요 1 | URL
이게.... 안 붙일 수가 없어요.ㅠㅠ 저는 책에 밑줄 잘 안 긋는데요, 안 그을 수가 없어요.ㅠㅠ

다락방 2021-01-12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는 아직 저기까지 읽지 않았지만 저기까지 읽는다면 저도 언급하신 책을 찾아보고 사려고 햇을 것 같아요. 그래도 이 책 [그들의 눈은 신을 보고 있었다]는 번역본이 있네요. 저는 [육식의 성정치] 80페이지까지 읽다가 ‘엘리자베스 캐디 스탠턴‘의 [여성의 시각에서 본 성경]을 읽어보고 싶어 검색했는데 번역본은 없더라고요. ㅠㅠ

난티나무 2021-01-12 21:19   좋아요 0 | URL
맞아요 없는 책 많더라고요. 저도 중간중간 나오는 작가들이랑 책이랑 검색해 보는데 없는 게 많았어요. 더 많이 번역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메리 E. 윌킨스 프리먼, [엄마의 반란] 




참는다 

말하지 않는다 

못본 척 한다 

이해되지 않아도 이해하려 애쓴다 

아이들에게(혹은 주변 사람에게) 아버지를(남편을) 이해시키려(용서를 구하려) 애쓴다 

또 참는다 

더 말하지 않는다 


첫번째 단편 "엄마의 반란"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들. 


작지만 무엇인가를 바꿀 수 있는 반란(이라는 단어가 맘에 안 들지만). 표현하는 용기. 행동하는 결단력. 모든 것은 작게 시작된다. 작아보여도 그 사람에게는 전혀 작은 것이 아닐 수 있다. 


"루이자는 옷장 서랍을 애정 어린 눈길로 들여다보았다. 내용물들은 라벤더와 클로버 향을 풍기며 정갈하게 잘 수납되어 있었다. 과연 앞으로 루이자는 이런 것들 없이 살 수 있을까? 루이자는 조화롭고 세심하게 관리된 집에 남성이 존재함으로 인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먼지와 무질서를, 끝없이 발견되는 남성 관련 물건들을 자신이 난처한 정도로 질색하는 데 스스로도 놀라고 있었다." 

"뉴잉글랜드 수녀" 중 한 구절.



"갈라 드레스" "뉴잉글랜드 수녀"도 좋았지만 마지막 "엇나간 선행"이 마음에 더 남는다. 

나는 이미 결혼을 '해'버려서일까. 20대가 아니라 50대에 접어들기 때문일까. 지금 이 나이에도 "뉴잉글랜드 수녀"의 루이자처럼 내 삶을 온전히 가꾸면서 '혼자' 살고 싶다는 소망은 여전하고 그것을 또다른 방식으로 생각해 보기도 하지만. (루이자, 진심 그대가 부럽소.)


얼마 전부터 더 나이가 들면 혼자 사는 것보다 누군가 여자사람과 둘이서 살면 아주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죽이 잘 맞는 내 동생이나, 몇 시간 말없이 함께 앉아서 책을 볼 수 있는 내 친구나. 혹은 행여나 앞으로 만나게 될 지도 모르는 친구나. 정말 더없이, 더할 나위 없이 좋겠구나, 그런데 지금으로선 꿈만 꿔야 하겠구나 싶어 즐거운 상상 뒤에 그만 슬퍼지곤 했다. 

그런 상상 속에서 "엇나간 선행"의 두 할머니처럼 눈이 보이지 않고 귀가 들리지 않게 되는 상황은 없었다. 그런 날이 오겠지, 언젠가는. 눈이나 귀가 아니더라도, 어딘가가 고장나고 아픈 몸이 되겠지. 그렇게 되어도 해리엇과 샬럿처럼 살고 싶은 바람. 혼자이고 싶지 않고,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 누가 먼저 죽지 않고 비슷한 시기에 죽음을 맞이하면 좋으리라는. 그렇게 되려면 잘 늙어야지, 건강하도록 노력해야지, 병간호를 시키거나 하게 되는 입장을 만들면 서로 피곤하니까, 이런 가지를 뻗치는 생각들. (그래서 옆지기에게 자주, 아프지 말자, 아프지 마라! 간호는 힘드니까! 난 못할 거야!를 주입시키곤 한다.ㅠㅠ 그런데... 옆지기가 늙어서도 지금의 옆지기와 같은 사람이라면, 마음 맞는 여자사람친구와 사는 것이 훨씬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흑)


요양원 이야기가 나오자 떠오르는 기억이 하나 있다. 

유학 초기, 첫아이를 낳을 무렵부터 2년 정도를 서민아파트라 할 수 있는 곳에서 살았었다. 같은 층에 살지만 서로 왕래는 없고 만나면 가볍게 목례 정도 하는 사이였던 할머니가 있었다. 내가 외국인이라 그랬는지 원래 수줍은 성격이라 그랬는지는 알 수 없으나 할머니는 나에게 먼저 말을 건네거나 인사를 건네는 법이 없었다. 어느날 집에 들어가는 길에 할머니의 집 문이 활짝 열려 있고 짐꾼들이 왔다갔다 하는 것을 보았다. 이사를 가나 보다, 했다. 할머니가 현관문 바깥에 서 있었다. 작고 작은 몸을 하고 슬픈 얼굴을 하고. 이사하세요 말을 건넸더니, 할머니가 울먹거린다. 나 요양원 가기 싫은데... 가기 싫어, 그냥 여기서 혼자 살고 싶어... 아아 뭐라고 말을 해야 하나. 그 당시의 나는 할머니의 마음을 1도 정확히 몰랐지만 그 슬픔을 위로하고 싶어 가만히 팔을 쓸어내려주었다. 괜찮을 거예요,라는 시덥잖은 말밖엔 건넬 것이 없었다. 잠시 나에게 기대는가 싶던 할머니는 평소에 나와 데면데면했던 사이라는 것이 갑자기 떠오른 듯이 몸을 떨어뜨렸고, 곧 꼿꼿한 자세를 되찾았다. 그렇게 할머니는 아파트를 떠났다. 가끔 그 할머니가 생각난다. 얼굴은 흐릿하게 잊혀져 갔지만, 요양원 안 가고 혼자 계속 살고 싶다는 그 말은 잊혀지지 않는다. "엇나간 선행"을 읽으면서 할머니의 그 말이 새삼 가슴에 사무친다. 


또다른 생각, 공동체.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 고민이 많다. 

소설 속 해리엇과 샬럿은 동네 사람들의 정과 보살핌 속에 있다. 적당한 사람들의 관심과 왕래가 그들의 생활 한켠에 자리하고 있다. 비록 그 마음이 자매에겐 때로는 지나치고 동네 사람들에겐 당연하다 여겨지는 부분이 있지만. 공동체의 중요성. 작건 크건, 그것이 가지는 많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항상 '적당한 거리를 둔다'는 전제를 지킬 것. 


그리고... 

해리엇이 도넛을 가져온 부인을 대하는 태도를 보자, 일순 많은 것이 이해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샬럿, 넌 사람들이 먹을 걸 가져다준다고 우리를 거지나 쓸모없는 인간으로 깔봤으면 좋겠어? ...... 그럼 내가 사람들한테 도넛이 딱딱하다거나 감자가 형편없다고 말해도 다시는 나서지 마. 내가 계속 그런 식으로 세게 나가야 우리도 초라하지 않고 사람들도 우리를 업신여기지 않는 거야. 그리고 '사랑의 집'에도 안 보낼 거고. 내가 말랑말랑하게 굴었으면 우린 진즉에 거기 갔을 거야. 명심해." 


도대체 왜 그러는 건지 당췌 이해가 되지 않는 윗세대의 말과 행동들에 상처를 입을 때, 해리엇의 행동을 떠올려 보도록 하자. 이건 나이 때문이 아니라 자기보호본능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런 경우 아이들을 대할 때에도, 다른 사람을 대할 때에도 마찬가지일 것. (늘 머리로는 되지만 몸으로는 안 되는.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이해도 안되고 용납도 안되는 경우도 있긴 하더라.ㅠㅠ) 


100년 전에도 같은 생각을, 아마 200년 전에도, 그 이전에도, 우리의 조상들도, 같은 생각을. 늘 거기에 존재하고 함께 숨쉬고 있었던 생각들. 스러져간 생각들. 다시 시작하는 생각들. 

더많이 읽기. 먼저 읽고 리뷰와 페이퍼로 알려주신 알라딘 이웃님들에게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이 책 시리즈 '얼리버드오키드' 중 [한 시간 사이에 일어난 일]은 종이책으로 사서 조만간 받을 예정이고, [징구]도 구입 예정이다. [엄마의 반란]은 전자책으로 샀는데 흠, 종이책 갖고 싶네? 욕심은 버리고 알맹이만 갖도록 하자. 엄반 책 표지는 넘나 마음에 안 드는 것.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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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1-12 08: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엇나간 선행>이 좋았는데요. 무엇보다 자신의 기준으로 다른 사람의 삶을 판단해서 그 사람에게 구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오만에 가까울 때가 많은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날 좀 이렇게 살게 내버려둬, 이게 나의 행복이라고! 부르짖는 사람들에게 과연 ‘너는 지금 행복하지 못한거야, 더 나은 삶이 있어‘라고 삶의 형태를 바꾸는 게 선일까 하는거죠. 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를 가져오지 않고 선한 의도가 또 누구를 위한 선한 의도인가도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저는 이런 이야기들이 정말 좋더라고요. 이 선함은 ‘선한 나‘를 위한 선함이 아니었나 생각해보게 하는, 그런 이야기요.

난티나무님, [징구]도 너무 좋아요, 너무! 저는 [한 시간 사이에 일어난 일]은 안샀는데 케이트 쇼팽의 다른 단편집을 갖고 있어서 겹칠것 같더라고요. 그래도 그냥 사서 이 시리즈를 차곡차곡 모아둘까 싶은 마음도 들고..혼란스럽네요. 사야겠지요? 혼란할 땐 사면 고민이 끝나는 것이니까요...


이만 총총.

난티나무 2021-01-12 17:50   좋아요 0 | URL
전적으로 동감하는 바입니다. 오만에서 벗어나는 삶이란 참 어려운 거 같아요.ㅠㅠ
저도 종이책을 사모으고 싶지만 지리적 여건상 전자책을 사야 할 것 같습니다요. 흑흑. 겹치지 않는 단편이 하나라도 있다면 사시는 것을, 모두 겹친다면 마시기를 살포시 권해보고요, 마지막엔 다락방님 마음 가는 대로~~~!!!!! ^^

2021-01-12 17: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12 17: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12 17: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10주년 기념판 서문에서 각주의 설명이 불충분하다고 생각되는 단어가 있었다. 


"실제" 남성들은 키쉬를 먹지 않는다, 라는 문장.

'quiche' (2006년판 p.21) 가 무엇인지 각주에서 친절히 설명해 놓았지만 왜 키쉬를 먹지 않는 건지 설명이 필요한 것 아닐까? 


궁금해서 사전 찾아보니 원래의 음식 이름 말고 안 좋은 뜻으로 쓰이는 다른 뜻이 있다. 

바보같고 멍청한 사람을 가리킬 때 쓰는 속어 같은 것이라고. 일차적 의미와 함께 이 상징적 의미를 각주로 달아야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왜 키쉬라는 단어를 그런 뜻으로 쓰는 건지는 모르겠다. 


목요일 오전에 2장까지 읽고 3장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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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8 07: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08 15: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10 1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1-01-08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직도 책을 기다리고 있는데 이 페이퍼 읽다보니 얼른 책이 읽고 싶네요. 제가 구입한 책은 오른쪽 개정판인데 전 왼쪽의 구판 표지가 원래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잘 보여주는 거 같아서 더 맘에 듭니다.

난티나무 2021-01-08 15:51   좋아요 0 | URL
눈이 정말 많이 왔나 봐요!! 제 동생도 눈 때문에 뭘 사러 갈 수가 없다고, 책 소포도 다음주에 부치겠다고...흑흑
구판 표지 음 그렇긴 해요. 저는 볼때마다 짜증나는데 혹자들은 왠지 낄낄거릴 것 같다는 생각에 반반의 마음이 교차합니다.

얄라알라 2021-01-08 12: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육식의 성정치] 재작년에 읽었는데, 함께 읽기로서 다시 시작해야겠어요. 2021년엔 여성주의 책읽기를 제대로!

비연 2021-01-08 13:47   좋아요 0 | URL
와우!

난티나무 2021-01-08 15:54   좋아요 0 | URL
와 읽으셨군요! 저도 올해 노력해 볼려구요~^^

수이 2021-01-08 17:33   좋아요 0 | URL
오 제대로 읽기!!! 무조건 응원해요 :)
 















베아트리체 마시니 지음, 빅토리아 파키니 그림, 김현주 옮김, 동물자유연대 추천 / 책속물고기 / 2017년 1월


큰 제목만 보고 꾹 눌러 대출한 책인데 가볍게 시작했다가, 헛. 이거 그냥 동화책이 아니네. 


" '어쨌든 난 네가 좋아.' 

'내가 널 좋아하는 것 같아? 너 나를 놀리는구나.' 

'난 절대 널 놀리지 않을 거야. 난 네 상상의 친구니까.' 

'못 믿겠어.' 

'넌 믿고 있어. 내가 여기 있기를 바라는 건 너야. 그건 네가 나를 믿는다는 뜻이지. 그러니까 넌 날 좋아하는 거야.' 

'어째서?'

'좋아한다는 건 그런 걸 뜻하기도 해. 믿는 거.'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모든 것을 이해할 수는 없지. 중요한 건 존재한다는 거야.' "


자폐증을 앓고 있는 유년시절의 템플. 머리 속의 '나'와 이야기하는 부분까지 읽고 책 정보를 찾아보았다. 그 중 일부를 가져온다. 


세상을 바꿔 가는 동물학자, 템플 그랜딘 이야기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것이다. 바꿔서 생각해 보자.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 그렇다면 소와 돼지 같은 농장 동물들의 생명도 소중한가?” 먹기 위해 동물들을 기르고 죽이는 우리는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는 가치를 어기고 있는 것이 아닐까?
템플 그랜딘은 소와 돼지들이 머무는 축사와 도축장의 구조를 바꾼다. 이들이 스트레스를 받거나 불안해하지 않도록 시설을 바꾸는 것이다. 템플은 이 시설을 만들 때마다 이렇게 말한다. “소에게 친절하세요.” 아무리 좋은 시설이 있다 해도 운영자들이 동물을 존중하는 마음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라는 거다. 템플은 동물을 죽이는 도축 시설을 만들지만, 소에게 친절한 시설이 늘어난다는 것은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는 동물이 늘어난다는 뜻이기도 하다.
템플이 그동안 바꿔온 친절한 도축 시설 ‘천국으로 가는 계단’은 북미 지역 도축장의 3분의 1에 이르며, 계속 늘고 있다.



"칼록 선생님은 템플의 머릿속에 많은 것이 들어 있다는 것을 일찌감치 알아본 사람 중 하나였다. 우리 뇌 속이 전선과 회로로 연결되어 있다면, 템플의 뇌는 평범함 사람보다 훨씬 세밀하고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템플은 우리와 달랐다. 다른 것은 모자란 것이 아니다. 다른 것은 그저 다른 것일 뿐이다." 


위인전이라 부를 수 있는 종류의 책들을 좋아하지 않았었는데, 요즘은 여성의 이야기, 여성의 전기를 읽는 것이 좋다. 탬플 그랜딘은 처음 듣는 이름이다. 영화도 만들어졌다고 하니 엄청 유명하다는 건데. 모르는 인물들이 너무 많다. 더 많은 훌륭한 여성들을 얼른 만나봐야지. 

작가의 작품들을 눌렀더니 버지니아 울프,도 보이고, 그런데 오래 전에 나와서 절판이고. 














이 책은 읽어보고 싶다. [안녕, 반짝이는 나의 친구들 - 스물두 명의 전설적인 소녀들을 만나는 시간] 




베아트리체 마시니의 책들. 절판된 것도 많다. 읽어보지 않아 잘은 모르지만 말하고자 하는 바가 느껴져서 한데 모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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