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성 강한 로드무비'라고라....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46690 

 

생각보다 여행후유증이 오래 가는 곳, 인도의 라다크 지방이다. 그 마음이 통했는지, 어쩌다 daum 에서 영화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이 영화가 눈에 들어왔다. 즉시 이천 원에 다운로드하고 영화 감상에 들어갔다.

 

라다크로 향하는 고된 여정을 되새김질하는 맛이 각별했다. 푸른 하늘, 황량한 고원지대, 위험천만한 도로, 그리고 마음대로 안 되는 고산병. 반가움에 눈을 반짝거리며 화면에 빠져들었는데.....깜박깜박 잠과 숨바꼭질을 하다가 겨우 정신 차리고 자세를 바로잡고 보니 영화는 끝나가고 있었다.

 

도대체 줄거리는 뭐야? 누굴 찾는거야? 왜? 이게 다야?

 

라다크를 다녀온 사람, 라다크로 떠날 사람에게는 의미있는 영화가 되겠지만 그냥 재미로 보기에는 참, 쉽게 추천할 수 없는 영화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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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 - 마음을 담은 그릇
호연 지음 / 애니북스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몇 년 전에 평이 좋아서 구입한 책이나 한번도 손 대지 않았다. 만화를 그닥 좋아하지 않고, 도자기에도 관심이 없다는 이유에서 였다.

 

그러다가 어제 끝난 직무연수로 도자기에 약간의 관심이 생겼다고나 할까. 연간 120여 시간을 채워야 하는 연수. 지난번엔 자연체험연수를 받았고 내친김에 도자기 직무연수까지 받았다. 그렇다고 새삼 도자기에 흥미가 생긴 건 아니었고, 뭐랄까 한때 미술학도가 꿈이었던 만큼 일종의 향수라면 향수라고도 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아쉬움, 이라는 좀 더 고상한 표현이 어울릴라나...

 

닷새 동안 꾸역꾸역 도자기 빚는 흉내를 내고 나니 비로소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무심코 별 생각없이 스치고 간 옛도자기들이 비로소 의미있게 다가온다. 역시 배우는 게 무서운 거구나, 혼자 끄덕거리며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책이 재미있었다. '의외'였다는 거, 이런 연수가 아니었다면 도자기의 '도'자에도 관심이 가지 않았을 터이다.

 

백자 철화끈무늬 병 02.JPG

 

이를테면 위의 '백자철화끈무늬병'을 설명하기 위한 방법으로 소소하고 잔잔한 재미가 있는 일화를 만화로 표현하였는데, 글이나 그림이나 참으로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자기 한 점을 앞에 놓고 지은이가 품었을 고민, 추억, 상상력, 즐거움 등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했다. 유쾌하고 즐겁다. 더불어 어려워만 보이던 도자기에 대한 경계심(?)이 한꺼풀 벗겨지는 기분이 들었다.

 

도자기 연수 끝에 읽는 책으로 더할나위 없이 적절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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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주 2013-12-12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도자기는 너무너무 촌스럽다.
다른거보여주세요.

nama 2013-12-12 14:31   좋아요 0 | URL
촌스럽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요.
제가 원래 촌스럽다보니...
 
엄마를 졸업하다 - 닥종이 인형작가 김영희 에세이
김영희 지음 / 샘터사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아이를 잘 만드는 여자>를 읽은 건 20년 전의 일이다. 큰 소리 한번 못내고 쭈뼛거리며 왜소할대로 왜소하고, 아주 보잘 것 없이 있는 듯 없는 듯 조심스럽게 살고 있을 때 읽은 책이어서 그런지 이 책은 한동안 내게 미열같은 흥분에 빠지게 했다. 세상 눈치 볼 것 없이 그냥 마음가는 대로 살 수도 있구나, 하는 용기 비슷한 것도 얻었다. 그만큼 김영희라는 분의 삶이 자유롭게 보였고, 그 자유롭고 당당한 모습이 강렬하게 다가왔었다.

 

그리고 다시 이 책. 다섯 자녀를 품에서 떠나보내고 이제 홀로 남아 홀가분해진 마음으로 써내려간 이 책은, 특히 자식에 대한 애틋함이 진하게 마음 속으로 파고든다. 다섯 자녀라니...일찍부터 가족관계에 진저리를 치며 자식이라곤 달랑 하나 밖에 낳지 않은 나 같은 사람은 뭐랄까, 참 비겁하게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70쪽)...자녀는 부모 마음대로 끌고 갈 수 있는 소유물이 아니라, 우연히 인생길에서 내 앞에 나타난 자연 현상과 같은 것인데.....인간이 인간에게 욕심을 부린다는 것은 부끄러운 욕망이라고 나는 일찍부터 생각했다.

 

자녀는 '자연 현상'과 같은 것. 잠시 숙연해졌다. 다섯 자녀의 성장기를 읽으며 때로 나도 모르게 눈가가 촉촉해지면서 코끝이 시큰해지기도 했다. 특히 둘째 아들 장수 이야기가 마음을 저리게 했다. 이렇게 다섯 자녀를 키웠기에 닥종이 인형작가로서의 진면목을 발휘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자녀이야기에서  큰 감동을 받다보니 나머지 2/3는 좀 싱겁게 보이는데, 그건 편향된 내 취향 탓이지 싶다. 모르겠다. 나도 이 분처럼 70살이 되어야만 이해할 수 있을 지. 사람은 자기가 경험한 만큼만, 딱 그만큼만 세상을 알 수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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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한솔뮤지엄에 갔다. 성인 둘, 고등학생 하나, 입장료만 65,000원 들어가서 처음에는 '뭐가 이리 비싸'했는데 한 바퀴 관람을 끝내고 나오면서는 마음이 뿌듯해졌다. 인생이 조금은 달라지고 즐거워진 기분이 들었다. 기대 이상이었다.

 

특히 제임스 터렐관이 그랬다. '몽환적이고 감각을 뛰어넘는 느낌을 주는 작품'이라는 설명을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587793.html

 

10대인 딸내미의 거친 표현을 빌리자면 '약 먹은 기분'이 된다. 사진으로 남길 수 없어서 유감이다. 꿩 대신 닭이다. http://www.guggenheim.org/new-york/exhibitions/on-view/james-turrell

 

뮤지엄 초입. 왼쪽으로 자작나무길이 이어지고 그 길로 계속 가면 뮤지엄이 나온다.

 

 

 

일본의 유명한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뮤지엄 건물. 물 위에 떠있는 듯하다. 물을 공급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점이 문제로 보이긴 했지만, 멋지긴 멋지다.

 

 

위의 건물에 이어진 담장 같은 부분. 역시 물이 인상적이다.

 

 

 

스톤 가든.

 

 

 

개관전으로 종이에 관련된 문화재와 미술품을 소개하고 있는데, 위의 사진은 종이의 제작과정을 보여주는 자그마한 설치물이다. 옛 문화재가 아니니 사진 찍어도 괜찮겠지?

 

 

미술관 내부. 아름답고 세련된 공간이다.

 

 

정원에 피어 있는, 무궁화 닮은 꽃인 부용화이다. 무궁화보다 훨씬 크다.

 

 

------다음은 법수치에서

 

노랑망태버섯. 노랑 주방 수세미 디자인을 이 버섯에서 따오지 않았을까 싶다. 식용이라는데 먹어본 사람 얘기를 듣고 먹어볼 셈...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 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는 이 꽃....상사화

 

 

 

누리장나무,라는 이름을 드디어 알게 된 기념으로. 앞으로 널 기억하마.

 

 

 

벌레 먹은 이파리도 그대로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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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3-08-05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솔 뮤지엄은 혹시 한솔 제지와 관계있는 곳인가요?
안도 다다오는 물을 건축에 끌어들인 사람으로 유명하지요.
뮤지엄 초입부터 벌써 볼거리가 시작되는군요. 자작나무 길이라니...
망태버섯은 요즘이 한창인가봐요. 여기 저기 사진이 많이 올라오더라고요. 아무리 봐도 신기해요.

nama 2013-08-05 20:26   좋아요 0 | URL
네. 모두 한솔그룹이라고 하네요.
한솔 뮤지엄이 있는 곳은 오크밸리라는 골프장인데요, 덕분에 골프장 구경도 했지요. 도로를 따라 구비구비 이어진 골프장이 한 풍경하고 있어요.
잠시 골프 치는 사람들에 대해서 생각도 해 보았구요.
 

 

 

 

 

 

 

 

 

 

 

 

 

 

 

간질을 앓고 있는 형을 둘러싼 한 가족의 고단한 여정을 그린 만화책이다. '고단한 여정'이란 표현은 이 책 안쪽 날개에 쓰여 있는 말이다. 책을 읽다보면 이 '고단한 여정'이 얼마나 완곡한 표현인지 금방 알게된다. 날마다 지옥을 넘나드는 생활의 연속이다. 늘 희망을 품고 이런저런 사람들의 말에 현혹되어 온갖 방법을 모색해 보지만 결국 효과는 없었다.

 

"집이 꼭 서커스 천막 같아. 재주꾼들이 자기들의 레퍼토리를 보이러 오지."

 

여기서 재주꾼이란, 간질을 치료해준다는 명목으로 접근해오는 온갖 사기꾼 같은 무리들을 일컫는 말이다. 의사들, 매크로바이오틱, 침술, 강신술, 수맥관리, 연금술, 정신적 지도자들, 공동체...이 가족이 겪었던 고통들이 그림 한컷 한컷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환상적이고 몽상적인 그림들은 지은이가 감내해야 했던 고통의 순간들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여기서 그림을 인용할 수 없는게 아쉽다.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착란과 불안, 어둠이 그득한 그림들이다.

 

가슴 속에 눈물을 머금고 숨을 죽여가며 이 만화책을 읽었다. 지은이의 고통이 그대로 전해져왔기 때문이다. 프랑스라고 해서 우리보다 더 나은 것도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다만 우리라면 이 사기꾼 무리들이 이런 모습일 것이다. 의사들, 무당들, 진위를 알 수 없는 스님들, 천주교 혹은 기독교의 맹신도들, 온갖 약장수가 추천하는 이상야릇한 처방전, 이를테면 시체 화장후 뼛가루를 환으로 만들어 명약으로 팔아먹는 일, 온갖 요양시설...

 

징그러울 정도로 사실적이면서 몽환적인 이 만화책에서 어떤 위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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