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작살나무...철새들의 월동양식이라고 한다.

 

 

 

보름을 며칠 앞둔 시점. 보름달까지 찍어볼까 싶지만, 과하다 그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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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젯밤, 10시에 끝나는 야간자율학습 시간에 맞춰 아이를 데리러 갔다. 생글거리며 다가오는 딸아이의 손에 시커먼 물체가 들려있었다.

 

"이거 선생님이 주셨어. 과학실에서 굴러다니던 머플러인데 선생님이 가져갈 사람 없냐고 하셔서 내가 가져왔어. 두 개나 돼. 잘 했지? 냄새는 세탁하면 돼."

 

평소에도 구멍난 양말을 제 손으로 꿰매 신는 딸아이에게는 자랑거리가 딱 두 개가 더 있으니...

 

하나, 아침 등교는 걸어서 한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걸어서 30여 분 걸리는 거리를 꼭 걸어서 간다. 버스로 등교한 입학식 첫 날에 지각하고는 그 다음 날부터 걷기 시작했다.

 

둘, 생리대는 생협에서 구입한 면생리대를 사용한다. 초등학교 때 피부염으로 고생한 적이 있을만큼 피부가 환경오염에 민감하기도 하지만 면생리대가 더 좋단다. 물세탁은 물론 내 몫이다. 내 것은 못 빨아도 자식 것은 기꺼이 빨아준다. 이럴 땐 나도 엄마다.

 

하나 더 있다. 향긋하다고 말할 수 없는 음식물쓰레기 처리를 부탁하면 두말없이 음식물분리수거통에 넣고온다. 간혹 반항할 때도 있긴하다. 일년에 한번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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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bibi (Hardcover)
Craig Thompson / Faber & Faber / 2011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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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한지 16일만에 손에 넣을 수 있었던 665쪽의 만화책. 가격은 34,040원. 내가 만든 카테고리로는 Fiction에 들어가야겠으나 미술분야에 더 어울릴 듯하여 이쪽으로 분류한다.

 

아랍 문자와 코란, 이슬람 세계의 상징적인 문양 등이 이야기의 줄거리와 함께 장대하게 펼쳐지는 책이다. 소설이라면 묘사와 설명으로 족히 몇 쪽은  차지하게 될 어떤 장면을 단 한 컷의 그림으로 표현한 수많은 페이지를 넘기다보면 숨이 막혀온다. 새삼 만화의 세계에 눈이 번쩍 뜨였다고나 할까. 그간 만화책에 대한 편견 내지는 경시를 한방에 날려버린다.

 

이야기의 줄거리도 줄거리지만 인상적인 것은, 아랍 문자를 그림으로 풀어냈다는 점이다. 아랍 문자가 지닌 서체의 유연성과 어떤 특징들이 이야기의 줄거리와 결부되어 그림 속에 녹아드는 과정을 보다보면 내 안에 잠재된 호기심이 꿈틀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우리에게 서예라는 세계가 있듯이 이슬람에도 그들만의 독특한 서체의 세계가 있음을, 그간 들어왔던 이런 세계를 비로소 이 책을 통해 확인하게 되는 즐거움을 만끽하게 된다. 이슬람 세계에 좀 더 가까워진 기분이 든다.

 

이런 식으로 세상에 존재하는, 이질적이라고 여겨져온 다른 문화와 문명을 풀어낸다면 - 예를 들어 힌두문화 같은 것, 허나 기독교문화는 제발 그만 - 서로를 좀 더 이해하게 되고, 이해하게 되면  덜 싸우게 되고, 덜 싸우게 되면 좀 더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게 되면 ..... 존 레논의 Imagine처럼 국경이 사라지게 되는...이런 상상을 하게 하는 이 만화책, 참 멋지다. 만화책 한권으로 세상의 변화를 잠시 꿈꾸어보게하니...

 

 

그러나 이 책은 무엇보다도 절절한 사랑이야기이다. 그 절절한 안타까움에 빠져들다보면 몇시간이 훌쩍 흘러가버린다. (물론 영어원서로 읽다보니 이해되지 않는 표현에 발목이 잡히기도 하지만) 아무리 재밌는 영화도 2시간 여의 상영시간이 끝나면 그것에서 빠져나와 현실로 돌아와야 하는 것에 비하면 이 책은 그 몇배의 시간을 공들이게 하니, 가격대비 효과 만점이라고나 할까. 늦게 배운 도둑질에 날새는 줄 모른다더니 바로 이런 나를 두고 하는 말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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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1시간 20여 분 걸리는 도서관에 책 반납하러 가다가 만난 그림이다. 찍고자 하는 기생식물  '새삼'은 아직 때가 이르고, 별로 무겁지도 않은 카메라의 무게감이 새삼 발바닥으로 전해지면서 허덕거리고 걷고 있었는데 갑자기 눈앞에 양파자루를 뒤집어 쓴 수수대가 나타났다. 마치 나를 기다렸다는 듯이...연출한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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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표지가 매우 친절한 책이다. 표지에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다 들어있다. 이를테면,

 

' 한번은 떠나야 할 스물다섯, NGO여행'

'조금 나를 바꾸고

 다른 세상을 배우는 청춘

 지구마을 여행'

 

그대가 20대라면 썩 괜찮게 다가올 책.

 

 

 

 

 

 

 

이 책은 여행보다는 소설이 우선이다. 이 책을 읽으면 여행이 아니라 소설에 빠져들 확률이 매우 높다. 소설 없이는 살 수 없는 소설가의 사색기행쯤 된다. 문장이 매혹적이다.

 

 

 

 

 

 

 

 

 

 

' 여행이라는 틀 속에 장식미술사를 끼워'넣은 기행문. 엔티크 분야를 업으로 하는 분이 쓴 책. 확실히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이긴 하나, 엔티크는커녕 붙장이장마저 달가워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호사가의 취미 처럼 다가올 책.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나 먼 당신. 

 

 

 

 

 

 

 

 

 

 마음으로 읽게 되는 이 책, 정말 마음에 든다. 이 책 같은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

 

'이국의 거리에서 짐짓 이방인이 아닌 척, 여유를 가장하고 이리저리 쏘다니는 것, 나는 이것을 여행 최고의 별미로 친다.' 이 말은 내가 먼저 했어야 했는데...

 

'그 사람을 잘 그리기 위해 관찰한다기보다 그 사람을 잘 관찰하기 위해 그림을 그린다.' 그림보다 사람이 먼저!  인간적인 면모가 느껴지는 문장이다.

 

 

정작 뒤집어진 문장은 다음이다.

 

'난 참 여행에 맞지 않는 사람이다. 집에 가만히 있기를 좋아하고 소음과 먼지에 민감하고 잠을 쉽게 이루지 못 하며 아무거나 잘 먹지도 못하고 목이 자주 마르고 그래서 화장실에도 자주 가고 키가 커서 침대나 좌석도 항상 비좁고 불편하다. 그러나 자의 반 타의 반 늘 어딘가로 또다시 떠돌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여행은 내 인생에 주어진 수행인가?'

 

뒤집어진 이유는 이 문장을 정반대로 쓰면 바로 내 모습이 되기 때문이다.

**난 참 여행에 딱 맞는 사람이다. 집에 가만히 있기를  좋아하지 않고 소음과 먼지에 둔감하고 잠을 쉽게 이루며 아무거나 잘 먹고 목이 자주 마르지 않고 그래서 화장실에 자주 가지 않고 키가 작아서 침대나 좌석도 항상 넉넉하고 편하다. 그러나 자의 반 타의 반 늘 어딘가에 콕 박혀 있는 나를 발견하다. 여행은 내 인생에 주어진 수행인데!**

 

 

이 책 말미에 소개된 글을 보고 검색해본 책이다.

'잘 그려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릴 때 슈리글리를 떠올린다. 현존하는 드로잉 작가 중 한 명인 그는, 못 그려서 매력적이다. 관건은 잘 그리는  게 아니라..

멋대로, 생긴대로, 되는대로 그리는 것! 이것만 기억하길.'

 

그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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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13-09-08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국의 거리에서 짐짓 이방인이 아닌 척, 여유를 가장하고 이리저리 쏘다니는 것, 나는 이것을 여행 최고의 별미로 친다.'
공감가는 글이네요. 그래서 인도 여행을 하면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인도 복장을 하고 돌아다니는게 아닌가 생각하게 되네요.

nama 2013-09-08 21:06   좋아요 0 | URL
어떤 책에서 읽었는데, 현지인처럼 느끼기 위해 가게에서 물건 넣어주는 비닐봉지를 들고 다닌다는 사람이 있어요. 저도 비닐봉지를 추구하지요. 아니 선호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