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5시 25분 나의 기상 시간.

오후 5시 25분 가로등에 불이 켜지는 시간.

내가 가야 할 길과

이 길이 가야 할 길 사이에

12시간의 거리가 있다.

 

 

물론 나의 기상 시간에도

이 길의 등화 시간에도

±3 오차는 있다.

그 오차를 위안삼아

오늘도 나는 이 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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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4-12-14 0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후가 아닌 새벽길 같아요~~~~ 멋있네요!!!

nama 2014-12-14 08:31   좋아요 0 | URL
호젓한 이 길을 혼자 감상하기 아까워서 올렸답니다.

sabina 2014-12-14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도시에 살다 보면 끝이 한 점에 모인 듯 보이는 평행선 사이를 걸어 보기 어렵죠.
어디에선 꺾이고 어디에선 구불구불 돌아야하고... 마치 똑바로 살기가 힘든 복잡
하고 굴곡진 도시의 삶처럼 말입니다.
이런 길을 보면 길이 말하는 듯 합니다. 똑바로 살아라.
(생각없이, 하염없이 걷고 싶은 생각도 들고...)
좋은 사진, 감상 잘 했습니다. ^^






nama 2014-12-14 21:24   좋아요 0 | URL
9년째 걷고 있는 길입니다. 하루의 화를 삭이고, 한숨을 토해내고, 그리고 무한한 위로를 받는 길이지요. 친구랍니다, 이 길은. 어느 날 이 육신도 소실점이 되어 지구상에서 사라지겠지요. 철학적인 길이기도 하지요.
 

 

 

 

 

 

 

 

 

 

 

 

 

 

2006년에 구매한 이 책. 여행기치고 꽤나 재미없는 책이어서 읽으면서도 은근 짜증이 났던 책이었는데, 이 책을 다시 읽었다. 한번 흘러간 사랑을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법, 처럼 나는 한번 읽은 책은 여간해서 다시 읽지 않는다. 이미 읽은 책을 다시 읽는데 마치 새 책을 읽는 것처럼 아주 낯설게 다가올 때, 그럴 때 나 자신에게 화가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구미를 당기는 책들이 내 간택을 열망하고 있기에.

 

내 분명 미얀마에 관한 책을 두어 권 읽고 '서재 태그'에 이름을 남겼는데 'more'속에 얌전히 숨어 있을 줄이야. 서재 태그에 다시 얼굴을 내밀게 할 겸 당분간은 미얀마에 관한 책을 읽으리라. 실은 미얀마 여행을 계획중이다. 내 삶의 희망이 무엇이던가. 힘들게 돈 버는 이유는 무엇이던가. 우선 놀고봐야지. 딸내미 재수에 들어가기 전 일단 좀 놀려줘야지. 모두 먹자고 하는 일. 푸념처럼 던지는 말에 진실이 들어있는 법. 나는 먹는 데는 별 관심이 없으니 이렇게 바꿔본다. 모두 놀자고 하는 일. 

 

이런 목적으로 이 책을 다시 읽으니 조금씩 눈에 들어온다. 처음 읽었을 때 지루했던 내용들이 좀 덜 지루하게 다가온다. 미얀마는 불심 가득한 사람들이 사는 나라...이 책의 주제는 이거였다.

 

독서도 역시 동기부여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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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후반 쯤 우리집에는 소니에서 만든 7인치 흑백텔레비전이 하나 있었다. 당시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작은아버지가 사다 주신 것인데 읍사무소가 있던 우리 동네에서는 아마도 우리집 TV가 동네 최초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저녁마다 그 조그마한 흑백 TV를 보기위해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들곤 했는데 앞줄에는 보통 내 또래의 아이들로 꽉 들어차곤 했다. 다 쓰러져가는 초가지붕 아래 툇마루에 놓였던 TV 덕에 나는 알게모르게 권력의 맛을 알게되었으니...TV앞에서 시끄럽게 구는 또래 아이들을 혼내거나 주의를 주고 그랬다. 손에는 기다란 회초리를 들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 보다 어린 애들은 물론 우리집 뒤에 살았던 한두 살 많은 오빠에게도 뭐라고 소리지르고 했다. 지금까지 살면서 참으로 기세등등하게 살아본 적이 있다면 바로 그 시절이었으리라.

 

그런데 왜 우리 부모님은 나의 그런 방자한 행동을 그냥 내버려두셨는지 지금도 그 이유를 모르겠다. 하기야 나도 그 못된 짓을 계속하지는 않았다. 몇 번인가 완장을 차보기는 했으나 그 행동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고 스스로 행동을 자제하기 시작했다. 제지하는 사람은 없었으나 어린 나이에도 좀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80년대 중반 무렵, 칼라TV를 구입하면서 이 흑백소형TV는 동네 재래시장의 어느 가게집으로 팔려갔다. 그후로도 한참동안 이 TV는 생명을 유지했는데, 지금도 가끔 이 TV가 그리워진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절, 권력의 맛을 알게 해주었던 잊지못할 물건이다

 

 

'항공기 되돌린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 기사를 보고 옛시절이 떠올라서 적어봤다. 이 분도 지금쯤 쑥스러워서 몸 둘 바를 모르고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때로 권력은 사람의 이성을 마비시키기도 하니까. 이럴 땐 조용히 윤흥길의 <완장>이라도 읽고 반성하시길...

 

관련기사

http://media.daum.net/issue/866/?newsId=20141208213309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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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bina 2014-12-15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체질적으로 저는 어떤 타이틀의 완장이건 거부감을 갖고 있습니다. 아니. 완장 찰 그릇이 아닌걸 일찌감치 깨달은 것이랄까. 초등학교 5학년땐가 6학년땐가 친구 하나가 저를 반장으로 추천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때 그 친구를 얼마나 원망했던지, 어디로 도망가 버리고 싶었던 기억이 있네요. 그 습성은 오래도록 남아 있어서 대학때 과대표를 하라고 떠밀려 졌을 때도 사정하다, 화를 냈다 하여 없던 일로 만들어 버렸답니다.
어찌보면 저는 완장, 권력의 맛을 모르는 거죠. 별로 맛보고 싶은 생각도 없다고 봐야지요. 그래서 완장을 차고 싶어하는 사람이나 권력을 부리는 사람의 심리를 다는 공감하지 못합니다.
본질적으로, 저는 소시민이네요.^^ 소시민이 보는 부사장의 부적절한 처신은 그저 어리석어 보일 뿐 입니다. 완장 찰 그릇이 이닌거 같네요.

nama 2014-12-17 19:45   좋아요 0 | URL
저도 마찬가지예요. 중학교 때 전교회장에 출마해보라는 담임샘의 말씀에 하루종일 엎드려있던 기억이 나요. 지금 생각해보면 못났다 싶기도 하고... 완장 한 번 차보는 건데....
 

 

 

 

 

 

 

 

 

 

 

 

 

 

 

 "귀만 있으면 떠날 수 있는 세계여행, 여행교의 간증집회 '탁PD의 여행수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의 멘트로 시작되는 대화체 여행담을 귀가 아닌 눈으로 읽고 있다. 재밌다. 키득키득 웃다가 '남미에 가야 할 이유'같은 게 떠올랐다. 다음 부분에서.

 

그런데 팟캐스트가 뭐지? 대강 알겠다. 그러나 책이 더 좋다.

 

김한민: 그래서 그날 신고식을 치른 이후론 피하지 않게 됐어요. 특히 뭐가 바뀌었냐면, '나는 춤을 못춘다'는 생각을 이젠 안 해요. 근데 만약 한국에서 다시 비슷한 상황이 온다면.., 한국은 뭘 하더라도 내가 못하나 잘하나를 생각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페루는 전혀 그런 게 없어요.

 

탁재형: 한국에선 자꾸 자기검열을 하게 되잖아요.

 

 

김한민: ...그것도 남미가 준 지혜인데, 춤도 그렇고 뭐든 다 헐렁해지는 것 같아요. 근데 이건 '인생 뭐 있어?'랑은 달라요. '뭐 그리 잘할 필요 있나? 재밌게 하면 되지' 이런 걸 많이 가르쳐준 것 같아요.

 

참 재밌고 유쾌한 이 책을 이렇게 재미없게 쓰고 있자니 저자분들께 죄송한 마음이 든다. '자기검열'이라는 단어에 꽂혀서리...이 딱딱한 마음도 자기검열의 과정인가, 부작용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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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되었건 딸아이 수능이 끝나니 좀 살 것 같다. 모처럼 아이 데리고 바람을 쐬고 왔다.

영흥도라고...집에서 약 42Km거리로 시화방조제-선재도-영흥도로 이어지는데 '도'자가 붙으니 섬은 섬이되 모두 다리로 연결된다. 해마다 늦여름이면 선재도로 포도를 사러 가기도 했는데 바로 윗동네에 골프장이 들어서는 바람에 발길을 끊었다. 넘쳐나는 게 도처에 골프장이건만 바닷바람마저 쐬고 싶다 이건가...

 

 

12.7km 에 이르는 시화방조제(안산시 단원구 소재) 중간쯤에 있는 T-light 휴게소 뒷편으로 멀리 우리집이 보일 듯~~

 

 

 새로 생긴 전망대. 25층까지 승강기가 올라가는데 43초가 걸린다. 무료라서 줄을 서서 기다렸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시화방조제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면 사람이 꼬물꼬물 움직이는 개미처럼 보인다.

 

 

 전망대 유리에 붙어 있는 스티커. 멀리 보이는 게 송도신도시이니까 여기서 우리집이 보이진 않겠다.

 

 

 우리 엄마 고향이 황해도 옹진인데, 여기는 경기도 옹진. 선재도 가는 다리.

 

 

선재도 지나기가 무섭게 영흥도로 이어지는 다리가 나온다.

 

 

서해안고속도로의 서해대교 혹은 인천공항으로 가는 인천대교를 떠올리게 하는 영흥대교

 

 

드디어 영흥도. 십리포해수욕장 가는 길에 있는 음식점(칼국수와 만두가 유명함) 앞에서 한 컷. 만두 2인분, 칼국수 2인분을 배불리 먹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24,000원.

 

 

이번에는 거꾸로 영흥도-선재도-대부도로 나오는데 대부도에 있는 유유유유명한 옥수수빵집. 번호표를 받고 15분을 기다린다. 저기 쌓여 있는 박스가 금방 동이 난다.

 

 

유기농과는 거리가 있어보이지만 맛있다. 실제 색깔보다 흐리게 나왔다. 노오란색인데...

 

 

 

새벽 3시 쯤 눈이 떠졌다. 평일이라면 억지로라도 다시 잠을 청하겠지만 휴일이라서 책을 집어들고 화장실 변기뚜껑에 앉아 읽기 시작했다. 식구들을 깨우면 안 되니까.

 

'세계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부제처럼 이 세계는 아무래도 누군가의 조종에 의해 작동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전 인류의 노예화'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들이 설득력이 있다.

 

이런 책을 읽는다는 것은 괴로움을 자초하는 일이기도 하다. 막연한 행복감에 찬물을 끼얹고 모호한 불안감을 조장한다. 세상 돌아가는 내막을 제대로 알고 싶기도 하고 모른 채 넘어가고 싶기도 하다. 가뜩이나 심란한 마음을 더욱 심란하게 한다.

 

이래저래 세상이 온통 회색으로 보이는 11월 마지막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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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30 20: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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