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서거한 태국의 푸미폰 국왕. 지금도 치앙마이를 떠올리면 곳곳에 걸린 고 푸미폰 국왕의 사진들이 떠오른다. 도로변에 커다랗게 입간판처럼 세워놓은 사진, 커다란 창문을 가린 사진, 지붕 위에 올려놓은 사진, 상점 한 켠에 걸려있는 커다란 액자....셀 수 없는 그의 사진들이 지금도 눈에 어른거린다. 애도 기간이 1년이나 된다나...온국민의 사랑을 받지 않고서야 그렇게나 많은 사진이 곳곳에 걸릴 수 없을 것이다. ....부러운 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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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7-08-21 0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저도 라디오로 서거를 들었는데 라디오에서 그분에 대한 스페셜을 해 줄 정도였죠. 의식이 깨어있고 국민을 너무 사랑한 국왕!!

nama 2017-08-21 08:15   좋아요 0 | URL
나 하나쯤 사라져버려도 아무도 슬퍼하지 않겠지, 하는 게 일반서민들이지요. 가진 자들이 많이 베풀 수 있는 것을 고맙게 여기고 마음을 너그럽게 쓴다면 인정도 받고 사랑도 받을 수 있지요. 깨어있어야겠지요.
 

 

어제 저녁을 먹고, 손가락만 까딱하면 영화상영시간 알아보는 것쯤 아무것도 아닌 것을, 그냥 가서 표 끊고 기다리면 되겠지 싶어 아무 의심없이 영화를 보러 갔었다. 그런데 이게 왠 일. 영화상영은 딱 세 차례. 08:30, 12:00, 17:00. 터벅터벅 걸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조조영화를 보기 위해 일요일지만 마음 먹고 일찍 일어났다.

 

 

mbc PD 였던 최승호의 집요함이 없었다면 나올 수 없는 영화이리라. 기록의 힘 내지는 중요성을 생각하게 된다. 덕분에 모호했던 그간의 언론탄압 과정을 명료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무관심과 게으름으로 저간의 사정에 어두웠는데 이 영화 한 편으로 미안한 마음을 살짝 덜어낼 수 있었다. 영화 한 편으로 면죄부를 산 느낌이랄까.

 

 

 

 

박정희가 김재규의 총탄에 쓰러지던 날. 과 친구들과 잔디밭에 앉아 교내사진사의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잡던 날이었다. 그날 사진을 왜 찍었을까. 다음 해 5.18 때는 또 다시 내린 휴교령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무료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아는 것도 없었고 알 수 있는 방법도 없었다. 뭔가를 궁리하는 것조차 금지된 시간이었다.

 

우리 부모세대에게 6,25가 있었다면 우리세대에게는 5.18과 세월호가 있다. 우리세대에게 의무가 있다면 우리가 세상에 남아 있는 날까지 제대로 알고 기억하고 저항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은 좀처럼 변하지 않지만, 내가 알고 기억하고 저항하는 한 세상은 변하지 않을 수 없다는 믿음을 끊임없이 되새겨야 한다. 영화관람이 참여의 한 방법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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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일어나고 일찍 잠자리에 드는 생활에 익숙한 나 같은 생활인에게 치앙마이는 내 생활 패턴을 바꿔야만 여행다운 여행을 할 수 있는 곳이다. 게다가 더운 곳이라서 그런지 뜨거운 대낮에 할 수 있는 일도 별로 없다. 한낮엔 그저 숙소에 들어와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거나 냉방이 잘 된 카페에서 더위를 식히거나 하는 정도의 일 밖에 없다. 그러다가 더위가 한풀 꺾이고 난 저녁부터는 도시에 생기가 돌기 시작한다. 도시 곳곳에 야시장이 서고 노점식당들이 앞을 다투며 문을 열기 시작하는데, 이 사람들은 저녁밥을 모두 나와서 먹나 싶을 정도이다. 매일 매일 밤이 축제 같다. 단지 며칠 머무르는 우리 가족을 위해 이 모든 사람들이 밖으로 나왔을 리는 없을 테니 매일 밤이 이렇다면 이곳에서 한 철쯤 보내는 것도 괜찮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제주 한달살이' 처럼 '치앙마이 한달살이'를 꿈꾸는 것이겠지. 실제로 애들 데리고 나와서 치앙마이 한달살이하는 젊은 엄마를 본 적도 있다. 남편이 벌어다주는 돈으로 살림하면서 살아보는 일이 있을까, 내 생전에...

 

 

환율 좋은 환전소를 찾아가는 도중 타패게이트에서 공연하는 한 무리를 보았다. 단박에 그들이 프로임을 알 수 있는 내 프로 감각. 환전을 하고 돌아오니 여전히 그들은 공연삼매경에 젖어 있었다.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다가 저절로 그들 앞에 있는 판매용 cd를 사고 말았다. 가격은 너무나도 착한 100바트(약 3,400원) 돌아와서 유튜브를 검색하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에 올려놨다. 감상하시라.

 

 

TuKu Didgeridoo Band라고 검색하면 동영상이 여러 개 뜨는데 위 동영상이 내가 밤에 본 풍경과 비슷하다.

 

오로지 음악만하면서 살아가는 듯한 저 거리 예술가들이 부디 그들의 꿈대로 삶을 이어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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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에서 제일 성가신 것은, 제일 흔하고 만만한 대중교통 수단인 송태우(트럭을 개조한 것)를 타는 일이다. 여행안내서에는 하나같이 요금을 흥정한 후 타라고 쓰여 있는데 며칠 지내고보니 그게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닫게 된다. 물론 거리가 먼 경우에는 흥정이 필요하지만 가까운 경우에는 그냥 짧게 행선지만 말하고 타면 된다. 이런 식이다.

 

-여행 초반

나: 마야 쇼핑몰까지 얼마예요?

송태우기사: 일인당 40바트입니다.

나: 30바트로 합시다.

기사: 오케이

 

-여행 중반

나: 마야 쇼핑몰 가나요?

기사: 오케이

 

내릴 때 3인 분으로 100바트짜리를 낸다. 그러면 기사가 알아서 40바트를 거슬러준다.

 

-여행 후반

나:(단호하고 짧게) 마야!

기사:(고개만 끄덕)

 

내릴 때 3인 분으로 60바트를 내면 기사가 밝은 얼굴로 요금을 받는다.

 

 

가격이 언제 올랐는 지는 모르지만 송태우 지붕에는  일인당 요금이 30바트라고 큼지막하게 적혀 있다. 그러나 현지인들은 대부분 20바트씩을 내고 있다. 눈치껏 할 일이다.

 

 

이렇게 적으니까 속지 않고 제대로 다니는 것 같지만....공항에서 시내로 처음 진입할 때는 언제나, 어디서나(세계 어디서나!) 바가지 택시요금에 당하고 만다. 치앙마이에서도 그랬다. 1층 출구에서 택시요금을 지불하면 곧바로 택시를 탈 수 있는데 요금이 300바트였다. 예약한 숙소주인의 이메일에 따르면 160바트면 숙소까지 올 수 있다고 했는데, 따질 겨를도 없이 얼떨결에 택시에 오르고 말았다. 남편과 딸아이도 돈문제에는 왜 그렇게 너그러운지... 그랬던 것이 치앙마이를 떠나는 날, 올드시티에서 치앙마이공항까지 송태우를 탔는데 150바트였다. 그것도 도착 때보다  먼 거리였다. 수업료 없는 여행이 어디 있으랴. 처음 가는 곳에선 늘 겪는 일인데 늘 속고 늘 나중에 깨닫는다. 그런들 어떠하리. 누구든 작은 횡재 없는 인생은 너무 팍팍하지 않은가.

 

그래도 치앙마이에선 마음 놓고 환전할 수 있다. 물론 몇 개의 환전소를 비교해가며 유리한 곳을 선택해야 하는 문제는 있지만 적어도 환전소에서 사기 당할 염려는 없다고 본다. 작년 발리에서는 몇 차례 사기당할 뻔한 적이 있었다. 인도네시아의 화폐단위가 크다보니 조금만 한눈을 팔아도 바로 눈 앞에서 사기를 당하고 만다. 예를 들면 100,000짜리로 줄 것을 10,000짜리로 주면서도 눈동자가 전혀 흔들리지 않는다. 특히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꾸따해변에서는 제대로 된 환전소를 찾는 일이 말 그대로 일이었다. 우붓은 그나마 안전하나 역시 사기당할 뻔한 적이 있었다. 발리는 외국인 여행객 위주로 돌아가는 동네 같은 분위기인데 반해 치앙마이는 아무리 많은 외국 여행객이 밀려들어도 중심이 잘 잡혀있는 태국인들의 삶의 터전이다. 내 짧은 소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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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는 여름이 비수기, 겨울이 성수기라서 숙박비에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한다. 겨울에는 가보지 못했으니 확인할 수 없는 일이나, 참고가 될까 싶어 숙박비 내역을 정리해본다.

 

1. Viengping Mansion : 치앙마이의 청담동이라 불리는 님만해민에 위치한 콘도로 마야쇼핑몰 바로 뒤에 있다. 위치 좋고 시설 좋고 깨끗하고...우리 집보다 더 좋았음...모두 만족스러운 만큼 가격이 만만치 않다. airbnb로 예약.

 

    *1박: 약 93,000원(청소비포함이라고 하나 중간에 청소해주는 일은 없음.)

 

 

  각종 리모콘 갯수가 우리집의 3~4배 정도.

 

 

2. Roongruang Hotel: 치앙마미 올드시티의 중심지 타패게이트에서 도보 1분 거리로 중앙도로변에 위치하여 아무리 길치여도 호텔을 못 찾는 일은 없을 듯. 길을 걷다가 '50%할인. 아침식사포함, 투어 할인'이라고 써붙인 종이를 보고 들어감. 한 때는 잘 나가는 호텔이었으나 지금은 쇠락한 기운이 역력함. 쇠락한 모양새가 우리 부부 모습 같아서 친근감이 들었음.^^

 

    *1박(3인실): 900THB(한화 약 30,879원)

 

 

3. Jason House: 치앙라이의 한국식당인 아리랑식당 바로 앞에 위치. Mercy라는 호텔이 마음에 들었으나 도미토리밖에 남지 않았다고 하여 대강 들어간 곳. 깨끗하고, 아침밥 주고, 투어 할인해주고, 에어컨 빵빵하고. 저렴하고......더 이상 뭘 기대함?.

 

    *1박: 350THB(한화 약 12,000원) 저렴한 가격 덕분에 방 두 개를 얻어 딸아이를 독립시킴.

 

 

 

*치앙마이의 숙소는 선택범위가 매우 매우 넓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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