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일어나고 일찍 잠자리에 드는 생활에 익숙한 나 같은 생활인에게 치앙마이는 내 생활 패턴을 바꿔야만 여행다운 여행을 할 수 있는 곳이다. 게다가 더운 곳이라서 그런지 뜨거운 대낮에 할 수 있는 일도 별로 없다. 한낮엔 그저 숙소에 들어와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거나 냉방이 잘 된 카페에서 더위를 식히거나 하는 정도의 일 밖에 없다. 그러다가 더위가 한풀 꺾이고 난 저녁부터는 도시에 생기가 돌기 시작한다. 도시 곳곳에 야시장이 서고 노점식당들이 앞을 다투며 문을 열기 시작하는데, 이 사람들은 저녁밥을 모두 나와서 먹나 싶을 정도이다. 매일 매일 밤이 축제 같다. 단지 며칠 머무르는 우리 가족을 위해 이 모든 사람들이 밖으로 나왔을 리는 없을 테니 매일 밤이 이렇다면 이곳에서 한 철쯤 보내는 것도 괜찮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제주 한달살이' 처럼 '치앙마이 한달살이'를 꿈꾸는 것이겠지. 실제로 애들 데리고 나와서 치앙마이 한달살이하는 젊은 엄마를 본 적도 있다. 남편이 벌어다주는 돈으로 살림하면서 살아보는 일이 있을까, 내 생전에...
환율 좋은 환전소를 찾아가는 도중 타패게이트에서 공연하는 한 무리를 보았다. 단박에 그들이 프로임을 알 수 있는 내 프로 감각. 환전을 하고 돌아오니 여전히 그들은 공연삼매경에 젖어 있었다.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다가 저절로 그들 앞에 있는 판매용 cd를 사고 말았다. 가격은 너무나도 착한 100바트(약 3,400원) 돌아와서 유튜브를 검색하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에 올려놨다. 감상하시라.
TuKu Didgeridoo Band라고 검색하면 동영상이 여러 개 뜨는데 위 동영상이 내가 밤에 본 풍경과 비슷하다.
오로지 음악만하면서 살아가는 듯한 저 거리 예술가들이 부디 그들의 꿈대로 삶을 이어갈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