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의 수도는 어디일까? 흔히들 잘못 알고 있는 양곤은 경제 수도고, 네삐더는 행정 수도, 그리고 만달레이는 문화 수도라고 한다. 미얀마 제 2의 도시다. 바간에서 버스로 5시간 걸린다.

  이곳 또한 무식하게(?) 하루만에 소화하느라고 뼈빠지게 돌아다녀야 했다. '괴로움은 즐거움과 만난다.' 이 말은 여행에서나 가능한 말이고, 배 불렀을 때나 할 수 있는 말이다. 하여튼 몸은 피곤했지만 눈 만은 호사를 누렸다.

  일정이 빡빡했다. 오전 7시 40분에 시작된 투어는 우베인 다리에서 일몰을 보는 것으로 마감했다. 여행 내내 일몰과 일출을 거의 매일 접했다. 지평선이 퍼져 있는 지역이라 가능했을 터이고 여행 중 딱히 그 시간대에 할 일도 없었으니 여행지에서 하나라도 더 보고 느끼기 위해서 매일 일충과 일몰을 바라보는 의식을 치르는데 전력을 다했다. 평소의 일상에서 사라져버린 일출과 일출의 위대함을 여행지에 와서야 한번쯤 진지하게 대하는 것이 좀 생뚱맞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해를 향해 열심히 발길을 돌리지 않을 수 없었다.

  만달레이에서의 일정은 이랬다. 

택시 타고 선착장에 감→보트 타고 밍군에 감→택시로 만달레이 왕궁→택시로 산다마니 파고다, 꾸토도 파고다→택시로 쉐나도 승원→택시로 마하무니 파고다→택시로 사가잉 언덕→택시로 우베인 다리→택시로 숙소(9인승 승합차를 7~8명이서 60,000Kyat(약 6만원 조금 넘는다.)에 하루종일 빌려 탔다.) 이틀 정도 걸리는 일정을 하루에 다니느라 숨이 찼다. 사진을 보면서 천천히 음미해본다.

 

바간에서 만달레이로 가는 도중 휴게소에서 잠깐. 아마도 한국어를 배우자는 포스터일 듯.

 

우리나라 드라마가 미얀마 TV를 장악했다는 증거. 김수현 대단해.

 

만달레이 언덕. 전망대 역할을 하고 있다.

 

만달레이 언덕

 

만달레이 시내

 

밍군을 향해

 

밍군 파야

 

밍군 벨.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종이란다.

 

신뷰미 파야. 출산 중에 사망한 공주를 기억하기 위해 세운 파고다. 양파껍질 처럼 몇 겹의 물결로 둘러싸여 있는 매우 독특한 사원이다.

 

만달레이 궁. 겉모습은 뭔가 있어 보이나 그냥 영화세트장 같은 분위기.

 

불경 석판이 있는 산다마니 파야

 

쿠토퍼 파야. 돌에 새겨진 세계에서 가장 큰 책이다. 이 불경을 하루 8시간씩 읽는다면 이것을 다 읽는데 450일이 소요된다고 한다. 그런데 저 가운데 있는 아낙은 아랑곳하지 않고 설거지를 하고 있다.

 

이런 대리석판이 729개라고 한다.

 

쉐난도 짜웅. 목조 건물이라 시간이 흐르면 훼손될 운명인데 관람객들을 제한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머지않아 관람객수를 제한해야 할 듯. 앞으로 몇 년 후에는 이곳을 자유롭게 드나들지 못할 지도 모른다. 그래야 한다.

 

목공예가 매우 섬세하다.

 

마하무니 파야. 미얀마를 대표하는 성지 중 한 곳이라서 늘 사람들로 붐빈다. 불상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금박종이를 입히는 남자들이다. 여자들은 출입금지. 부처님이 금박 때문에 뚱뚱하다. 나중엔 형체가 남아 있을지 모르겠다.

 

 

 

사가잉

 

내용은 모르겠지만 미얀마어로 만든 예쁜 창살.

 

우베인 다리의 일몰. 각국의 여행자들이 이 일몰을 보기 위해 이곳으로 몰려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책에서는 바간을 이렇게 소개한다. 캄보디아의 앙코르 와트, 인도네시아의 보로부두르와 더불어 미얀마의 바간을 세계 3대 불교유적지라고 한다. 바간은 이들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며, 미얀마 속담에는 바간에 400만 개의 탑이 있었다고 전해지나 실제는 약 5천 개의 탑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한 프랑스 건축가에 따르면 2,834개에 이른다고 한다.(<아름다운 인연으로 만나다 미얀마>차장섭)

 

이런 대단한 곳을 하룻만에 섭렵했다. 단체여행의 허와 실 중에 '허'에 해당하는 부분을 경험했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이곳은 적어도 삼 일 정도 머물면서 천천히 둘러보아야 할 곳이다. 지평선은 사방에 펼쳐져 있고 그 너른 들판은 나무로 울창한데 온갖 탑들이 이곳저곳에 점점이 박혀 있는 광경은 입을 쩍 벌리게 만든다. 거칠게 비유하자면 초록 벌판에 키세스 초코렛을 점점이 박아놓은 형상이다. 감히 단언하는데 내가 평생 보아왔던 불상의 숫자보다 훨씬 많은 불상을 단 하룻만에 보았다고 할 수 있다. 불상의 숫자에 관한 한 상위 1%에 해당하는 고농축 경험을 했노라는 인솔자의 말은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내 전생에 무슨 덕을 쌓았기에 이런 영광을 누리게 되었나, 싶지만 사실은 고행의 연속이었다. 무릎이 나가는 줄 알았다. 절을 올려서가 아니라 신발과 양말을 벗고 다시 신고 다시 벗고 다시 신으며 하루종일 오르락내리락하느라고 고달펐기 때문이다.

 

 

바간으로 가는 국내선. 74인승 정도 되는 작은 비행기는 이미 내 마음을 읽고 있었으니 'you're safe with us'로 내 신뢰를 얻고자 애를 쓰고 있다. 비행기 사고로 한 순간 비명에 사라지는 게 내가 원하는 죽음의 방식이지만 아직은, 아직은 아니란 말이다! 왼쪽으로 보이는 빨간 테두리는 비상구로 비상시 잘라내라고 쓰여 있다. 잘라내기도 전에 비행기는 소멸할 지도 모르겠다.

 

 

일출을 보기 위해 새벽같이 올라간 쉐산도 탑 계단. 인파에 가린 일출 감상은 경건함과는 거리가 멀었고 이 계단을 내려오다가 카메라가 어딘가에 부딪혀 카메라렌즈 보호경으로 쓰이는 필터가 깨지고 말았다. 그저 내 짧은 기럭지를 원망하는 수 밖에.

 

투덜대며 마침내 전망대에 올라갔을 때 끝내 못마땅하다는 듯 딸이 한마디 던진다. "아휴, 수능보다 싫어! 이런 데 올라오는 거."

 

 

 

 

 

 

 

 

 

 

 

 미얀마 모든 탑의 모델이라고 불리는 쉐지곤 탑

 

 

 

 

 

 

 

 

 

 

 

 

 

 

 

 

 

 

 

 

 

 

 

 

 

 

드디어 일몰. 해 지는 광경보다 일몰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더 장관을 이루고 있다. 태양은 매일 뜨고 지건만 왜 여행지에 와서야 유독 일몰과 일출에 열을 올리는 것인지, 알 수 없어요.

 

해 떨어지기 직전


댓글(2)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hnine 2015-01-28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처님 머리 형태와 (뭐라고 용어가 있었는데 잊어버렸어요 ㅠㅠ) 탑 꼭대기 모양이 닮았어요.

해가 뜨고 지는 모습에서 우리는 해 이상의 어떤 것의 시작과 마지막을 연상하나봐요. 그래서 그렇게 열을 올리는지도.

저 쉐산도 탑 계단이 까마득해보이네요. 가파르기도 하고요. 저길 다 올라가셨다는 말씀이지요? 와...

nama 2015-01-28 09:31   좋아요 0 | URL
우리나라에서는 부처님 머리 형태를 보통 육계(불두화모양)라고 하고, 곱슬머리 형태는 나발형이라고 하네요. 그러나 소승불교인 미얀마의 뾰족한 머리형태에 대해서는 무엇이라 하는지 모르겠어요. hnine님 덕분에 일어나자마자 찾아보아서 겨우 알아낸 게 이 정도입니다. 덕분에 부처님 머리형태에 관심을 갖게 되네요.~~
저 쉐산도 탑에 오르내리느라고 단번에 근육이 뭉쳐서 며칠간 고생했지요ㅠㅠ
 

이번 여행이 여행사 상품을 이용한 단체배낭임을 말했었다. 그런데, 그런데....

지난 2010년 라다크 여행 때 (그때도 단체배낭이었다.) 일행이었던 분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나보다 두어 살 아래로 진주에 사시는 분이다. 5년 만에 해후하였으니 어찌 반갑지 않으랴.

 

사람은 자신과 비슷한 부류를 알아보는 법이다. 긴 얘기를 나누지 않아도 서로 통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착각을 하게 하는 사람을 간혹 만나게 되는데 바로 이 분이 그랬다. 라다크도 그렇고 미얀마도 그렇고 보통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여행지가 아니다, 몇 몇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그 '몇 몇 사람들'이 바로 나와 그 분이었으니 우리는 서로 비슷한 부류임에는 틀림 없을 터이다.

 

그런데 이 분은 그간 큰 병치레를 했던 모양이다. 2012년에 위암수술을 받았다는 것이다. 위암은 만 5년이 지나봐야 안심할 수 있다는 말에 순간 가슴이 울컥했다. 이 큰 고통을 혼자서 어떻게 감당하고 있을까...이럴 때 미혼이라는 건 위안일까, 더 큰 외로움일까...겪어보지 않은 일은 알 수 없다. 여행 내내 가슴이 먹먹했다.

 

이번 미얀마 여행에서 내가 아무리 좋은 경치, 좋은 음식, 좋은 호텔을 경험했다 해도 역시 가장 크게 마음을 울리는 것은 사람이었다. 특히 5년 만에 해후한 이 분을 떼놓고 이번 여행을 돌이켜볼 수 있을까 싶다.

 

일정을 모두 마치고 일행이 공항으로 가는 택시에 오르기 전, 라오스여행을 위해 홀로 남게 된 이 분과 가벼운 포옹을 나누며 서로 이별의 말을 나누었는데...손마디에 전해져오는 딱딱한 기운...앙상하게 드러난 뼈에 대한 감촉 때문에 순간 울컥해졌다.

 

전국단위로 모집하는 교사연수 때 만나서 연수 함께 받자며 연락처를 서로 주고 받았다. 정갈한 손글씨에 인품이 그대로 드러난 듯하여 글씨를 몇 번이나 들여다 보았다. 그리고 속으로 간절히 기원했다. 부디 건강하시라고. 다음 여행도 함께 하자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미얀마 풍경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품이 하나 있으니 그건 "예오"라고 불리는 물 항아리. 목 마른자를 위해 집 주변에, 가게 밖에, 사원 안에, 동네 어귀에 어김없이 물 항아리가 놓여져 있다. 우리에겐 '배려'로 보이는 행위지만 이들에게는 '배려'라는 의식조차 드러나 있지 않은 듯하다. 목 마른 사람에게 물 한 컵은 당연하다는 듯, 내세울 일도 아니라는 듯 무심하게 서 있는 항아리에서 미얀마인들의 심성을 읽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미얀마의 특징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감히 "착하다"는 단어를 쓰고 싶다. 사람들도 착하고, 음식도 착하고, 물가도 착하다(어디까지나 여행자 입장에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람들의 미소가 아름답다. 황금사원 못잖은 황금미소.

 

만달레이의 꽃 파는 소녀

 

기차역에서 찍은 소녀

 

기차역에서. 전통 썬로션인 타나까를 바른 소년.

 

바간의 그림 파는 소년.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을 팔고 있다. 카메라 앞에서 활짝 웃는 모습이 안쓰럽지만 예쁘다.

 

바간 재래시장의 상인 아낙.

 

바간에서 일몰 구경에 나섰다가 만난 웨딩사진 찍는 신부. 얼떨결에 벌떼 같은 관광객들의 카메라 세례를 받고 수줍어하는 모습이 참으로 예쁘오.

 

또 한 쌍의 커플.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hnine 2015-01-27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 다녀오셨군요.
웃음도 물들수 있다면 좋겠어요. 그렇다면 미얀마에 가서 웃는 사람들 모습을 잔뜩 카메라에 담아오고 싶어요. 그러는 동안 제게도 그 웃음이 전염되겠지요.
이른 아침 스님들의 탁발 행렬은 예전에 태국에 가서도 본적 있어요.
세식구가 함께 가는 여행, 참 값진 시간들이었겠네요.
커플 사진 찍으신 곳은 사원인가요? 신랑이 맨발이기에...

nama 2015-01-27 18:43   좋아요 0 | URL
네. 일몰 구경으로 유명한 사원인데... 모두 맨발이에요. 맨발의 신랑을 보고 좀 폼이 안 난다 싶었는데, 맨발이야말로 사람들을 평등하고 겸손하게 만드는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덕분에 하루종일 신발 벗고, 양말 벗고, 다시 양말 신고, 신발 신느라고 고생 좀 했어요. 며칠 동안 끙끙거리고 다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