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이 여행사 상품을 이용한 단체배낭임을 말했었다. 그런데, 그런데....
지난 2010년 라다크 여행 때 (그때도 단체배낭이었다.) 일행이었던 분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나보다 두어 살 아래로 진주에 사시는 분이다. 5년 만에 해후하였으니 어찌 반갑지 않으랴.
사람은 자신과 비슷한 부류를 알아보는 법이다. 긴 얘기를 나누지 않아도 서로 통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착각을 하게 하는 사람을 간혹 만나게 되는데 바로 이 분이 그랬다. 라다크도 그렇고 미얀마도 그렇고 보통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여행지가 아니다, 몇 몇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그 '몇 몇 사람들'이 바로 나와 그 분이었으니 우리는 서로 비슷한 부류임에는 틀림 없을 터이다.
그런데 이 분은 그간 큰 병치레를 했던 모양이다. 2012년에 위암수술을 받았다는 것이다. 위암은 만 5년이 지나봐야 안심할 수 있다는 말에 순간 가슴이 울컥했다. 이 큰 고통을 혼자서 어떻게 감당하고 있을까...이럴 때 미혼이라는 건 위안일까, 더 큰 외로움일까...겪어보지 않은 일은 알 수 없다. 여행 내내 가슴이 먹먹했다.
이번 미얀마 여행에서 내가 아무리 좋은 경치, 좋은 음식, 좋은 호텔을 경험했다 해도 역시 가장 크게 마음을 울리는 것은 사람이었다. 특히 5년 만에 해후한 이 분을 떼놓고 이번 여행을 돌이켜볼 수 있을까 싶다.
일정을 모두 마치고 일행이 공항으로 가는 택시에 오르기 전, 라오스여행을 위해 홀로 남게 된 이 분과 가벼운 포옹을 나누며 서로 이별의 말을 나누었는데...손마디에 전해져오는 딱딱한 기운...앙상하게 드러난 뼈에 대한 감촉 때문에 순간 울컥해졌다.
전국단위로 모집하는 교사연수 때 만나서 연수 함께 받자며 연락처를 서로 주고 받았다. 정갈한 손글씨에 인품이 그대로 드러난 듯하여 글씨를 몇 번이나 들여다 보았다. 그리고 속으로 간절히 기원했다. 부디 건강하시라고. 다음 여행도 함께 하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