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광우병을 말하다] 서평단 설문 & 리뷰를 올려주세요
과학이 광우병을 말하다 - 최신 연구로 확인하는 인간광우병의 실체와 운명
유수민 지음 / 지안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인간광우병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기본 용어나 개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인간광우병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해당이 되겠으나 어느 정도 균형 감각은 있어야겠다. 있는 그대로 믿어버리면 곤란하니까.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우리가 우리 자신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인간이 범하는 큰 착각 중 하나이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려 기억력이 떨어지고 치매 증상을 보이는 것, 파킨슨병에 걸려 몸이 둔해지고 손을 떠는 것, 나이가 들면 완고해지고 창조적인 사고를 할 수 없는 것 등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뇌에서 독자적으로 일어나는 물리적 변화들의 표출일 뿐이다.(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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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광우병을 말하다 - 최신 연구로 확인하는 인간광우병의 실체와 운명
유수민 지음 / 지안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평소 과학분야에 아는 것도 별로 없고 관심도 별로 없던 차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물론 광우병이나 인간광우병은 워낙 사안이 사안인 만큼 이 땅에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어쩔 수 없이 내 취미여부를 떠나서 관심을 귀울이지 않을 수 없는 문제다. 그래서 만사 제쳐두고 읽기 시작했더니 오랜만에 이런 분야를 접하기도 하거니와 그동안 귀동냥으로 들은 것도 있어서인지 의외로 재미있게 읽히기 시작했다.

우선 기본 개념들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병명 하나를 이해하는 데 이렇게 많은 개념을 짚고 넘어가야하다니.)

예를 들어...."프라이온 유전자 코돈 129번에서 M/M 동형접합자의 프라이온 질환에 대한 감수성"같은 표현들....계속 읽다보니 이런 개념이 어렴풋이나마 이해가 된다는 거다. 물론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완전학습된 것은 아니지만, 대충 감을 잡았다고나 할까.

또한 읽다보니 떨어진 동전 줍듯이 하나 둘 씩 얻어듣는 작은 상식도 보탤 수 있었다.

이를테면 광우병을 유발하는 특정위험물질(Specified Risk Materials-SRM)이 포함된 소의 특정 부위를 구분함에 있어

1. 주요 SRM: 뇌, 두개골, 눈, 혀, 편도, 척수, 회장 원위부(맹장에서 소장쪽으로 2m부위)

2. 기타 SRM: 척추, 장간막,비장, 내장, 우족 등

특히 오늘 아침에도 우족을 뽀얗게 우려낸 국물을 10대인 딸아이에게 먹였는데 순간 정신이 퍼뜩드는 것이었다. 그러고보니 어렸을 때 먹인 사슴 녹용도 안심할 것은 못된 다는 것도 알게되었다. 돼지와 닭을 빼고는 고양이, 원숭이, 사슴 등도 감염될 수 있다니 그동안의 내 무지가 한심스럽다고나 할까.

역사적인 배경 지식과 객관적인 숫자로 무장된 각종 통계치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새 처음에 나를 흥분시키던 공포감이 멀리 사라지고 어떤 묘한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되는데.... 과학이 우리를 위로한다고나 할까.

그러나, 겉표지를 둘러싼 작은 띠지에 적힌 이 한마디." 인간광우병은 '정치'가 아니라 '과학'이다!"라는 말이 이 책이 주장하고 싶은 것이리라. 정치를 배제한 광우병이라....

때마침 한겨레신문 11월 13일자에는 영국의 163번째 인간광우병 사망자인 앤드루 블랙 어머니의 기사가 실렸다. 국내 시민단체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앤드루의 어머니 크리스틴 로드는 이런 말을 했다. " 앤드루처럼 인간 광우병으로 인한 죽음은 모두 영국 정부의 거짓말과 탐욕 때문"이라며 "광우병이 인체에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정부가 이를 무시했고, 식품체계를 통해 인간에게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감춘 채 경제정책만 우선순위로 삼았다"고 말했다한다. 덧붙여 "인간 광우병의 위험은 현재진행형이자 전세계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한다.

현재진행형이자 미래진행형인 인간 광우병에 대한 이 명쾌한 책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각자의 몫이겠지만 과학이 모든 걸 설명(혹은 해명?)하고 해결할 수 있으리라고는 절대 믿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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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About 베트남- All About 세계 여행
전여진 지음 / AATNB(여행친구트래블게릴라)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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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 05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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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바이올린- 베트남, 아무도 묻지 않았던 그들의 속내 이야기
정나원 지음 / 새물결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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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19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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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기억을 걷다- 유재현의 아시아 역사문화 리포트, 프놈펜에서 도쿄까지
유재현 지음 / 그린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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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주문하면 "6월 26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08년 11월 17일에 저장

베트남, 잊혀진 전쟁의 상흔을 찾아서
이용준 지음 / 조선일보사 / 2003년 8월
9,500원 → 8,550원(10%할인) / 마일리지 47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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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상의 <호찌민과 시클로>에 소개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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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여행길에서 우연히 만난다면 - 오래된 여행자 이지상 산문집
이지상 글.사진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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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여행자, 이지상의 산문집.

처음 몇 장을 읽었을 때는, 그래 역시 오래된 여행자의 글이라서 좋구나, 싶었다.

반 넘게 읽자 변덕스러운 독자가 되어, 뭐야 맨날 같은 얘기잖아 그 얘기가 그 얘기잖아, 싶었다.

그러다 책의 끝이 보일무렵, 가슴이 짠해지면서 눈물이 핑 돌았다. 바로 이 구절에서..

p,254 "시베리아 평원에서 볼을 스치던 싸늘한 바람

         터키의 어느 골목길에서 코끝을 스치던 빵 굽는 냄새

        그리스의 어느 길가에서 햇빛을 쬐던 고양이

        프라하 구시가지의 카페에서 풍겨나오던 진한 커피 향기

        서역 지방의 카슈가르에서 본 위구르족의 낯선 옷차림"

지난 겨울 인도 여행중, 몸살을 앓고 난 딸아이는 컵라면 몇 젓가락과 작은 식당에서 먹은 버섯수프를 먹고 입맛을 되찾아 나머지 여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아그라 하면 타지마할을 떠올리는 게 아니라 그 옆에 있었던 작은 식당을 떠올리는 것이다. 몸살 기운에 게스트하우스 옥상의 탁자에 축쳐져 엎드려있던 딸아이 앞에서 알장거리던 다람쥐 두 마리, 그 놈들을 애타는 심정으로 바라보던 우다이푸르에서의 순간들. 순서없이 떠오르는 사소한 이런 풍경들. 어디 이것뿐인가. 심심한 날 이런 풍경들의 목록을 만들어보면 좋겠다.

p.46 ..나는 오래전부터 한 번의 여행은 한 번의 삶이란 얘기를 해왔다.

p.62 ..자신이 살던 세계를 버리고 떠난 사람은 돌아와 가슴속에 자신의 세계를 건설해야 한다. 이 사회에서 만든 신기루 같은 관습과 가치, 윤리와 법과 질서를 버리고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야 한다. 일상은 변한 것이 없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자신의 시각이 변하고, 그에 따라 자신의 가치도 변하기 때문이다.

p.68 "여행이 즐거우려면 현실의 삶에서 스트레스가 많아야 해!"

p.90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여행이 내게 준 것들은 허허로운 자유와 이 세상에 살아도 이곳 사람이 아닌 바람 같은 존재감이었다.

p.188 프랑스의 사회학자 미셸 마페졸리에 의하면 정체성이란 근대성의 산물이다.  합리주의, 기계론적인 세계관, 그 속에서 모든 것이 규격에 맞게 규정되는 사회가 인간에게 요구하는 것이 바로 정체성(identity)이란다.....

역시 이지상의 글은 갈수록 흡입력이 강하다. 계속 좋은 글 쓰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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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겁하다. 몇년 전만해도  현장학습(그 좋은 소풍이란 말을 두고 애써 이런 말을 쓰는 게 탐탁치않지만)은 학년별로 단체로 움직였다. 유명한 놀이공원이나 그 지역에 있는 명소를 정해 버스를 대절해서 가거나 가까운 곳은 개별적으로 가서 단체 입장을 하곤했다. 그때는 그게 불만이었다."애들이 짐짝이야? 어떻게 똑같이 움직이냐고?" 그러던것이 어느 해 부턴가 반별로 계획을 세워 담임 지도하에 현장학습을 실시하게 되었다. 처음엔 무지 반가웠다. 마치 엄격한 부모 슬하에서 드디어 독립을 쟁취한 것처럼 어깨에 힘이 갔다. 그런데 이렇게 개별 소풍을 몇 년 하다보니 다시 과거가 그리워지는거다. 밥 하기 싫을 때 누가 대신 밥상 차려주면 고맙고 반가운 것처럼 누가 대신 계획 세워주고 아이들 통솔해 준다면 무지 고마울 것 같다.

나는 비겁하다. 올 가을에도 어김없이 반별로 소풍을 가야한다. 그런데 나는 아이들 의견을 전혀 물어보지 않았고 소풍 계획에 반영도 안했다. 처음부터 그럴 생각도 없었다. 인천대공원으로 결정했다. 그것도 학교에서부터 걸어간다고 했더니 이건 지들 가르치는 담임선생한테 던질 수 있는 눈빛이 아니었다. 나를 잡아먹을 것 같은 식인종의 눈빛을 닮았다고나할까. 그래도 나는 그 눈빛 정도는 묵살할 만큼은 배짱이있다.

나는 비겁하다. 우리 반 아이들의 불만 소리가 왜 없겠는가. 다른 반 아이들이 우리 반 녀석들이 하는 말을 내게 전해준다. "그 ***(내 이름)말야. 쬐끄만 게 걷는 것만 좋아해. 으으으..."미치겠단다, 녀석들이. 흠. 니들이 선생을 이겨? 그러나 솔직히 말하면 나는 아이들을 설득시킬 자신이 없다. 온갖 미사여구를 아무리 늘어 놓아도 밋밋한 대공원이 놀이공원이나 영화관 만큼의 매력은 없지 않은가. 그래서 지레 겁먹고 아이들한테 설득 한마디 못했다.

그러나 나는 비겁하지 않다. 학교에서 대공원까지는 오로지 걷는 일에만 집중해서 걸어도 1시간 30분 거리다. 아이들 통솔해서 40명이 넘는 인원이 움직이면 최소 2시간 거리다. 중간에는 매점 하나 없다. 나무 그늘이라고 할 만한 것도 거의 없다. 횡단보도를 한 번만 건너면 작은 동네가 나오고 얼마 후 낚시터가 나오는 산 밑으로 해서 논밭을 지나고 얼마간의 비포장 도로와 아스팔트 길을 지나서 썩은 냄새가 나는 개천을 따라가면 나오는 대공원. 사실 볼 만한 것은 별로 없다. 그러나 이 황량하게만 보이는 포구의 갯벌에도 철새가 꽤 날아온다는 것, 자연의 법칙에 따라 썰물과 밀물의 흐름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 개천가의 작은 땅뙈기를 일구는 부지런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 억새와 갈대가 지천에 깔린 길을 걸으며 그 둘을 구별해 볼 수 있다는 것, 너희들이 그냥 잡초라고 관심을 두지 않는 길가의 풀들도 다 제각기 이름을 갖고 있다는 것, 혹 길을 걷다가 오줌이라도 마려우면 친구들간에 작은 에피소드가 꽃 피울수 도 있다는 것을 나는 너희들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건 내 몫이 아니다. 너희들이 걸으면서 느껴야 할 것들이기에 나는 너희들에게 그런 기회를 주고 싶은 거다.

나는 비겁하지 않다. 나도 놀이공원의 놀이기구를 너무 너무 좋아한단다. 거의 안 타본 것이 없을 걸. 영화. 영화라면 나도 사족을 못쓰지. 내가 해외여행가서도 즐기는 게 영화 감상인데말야. 이것만은 자신있게 말하는데, 나는 여행 고수란다. 너희들보다는 훨씬 여행 고수지. 그래서 하는 말인데 소풍은 걸어가야 되는 거야. 너희들한테 말로 먹혀들지 않으니 그냥 밀고 나갈 뿐이라는 걸, 너희들은 언젠가 내 맘을 알아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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