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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광우병을 말하다 - 최신 연구로 확인하는 인간광우병의 실체와 운명
유수민 지음 / 지안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평소 과학분야에 아는 것도 별로 없고 관심도 별로 없던 차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물론 광우병이나 인간광우병은 워낙 사안이 사안인 만큼 이 땅에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어쩔 수 없이 내 취미여부를 떠나서 관심을 귀울이지 않을 수 없는 문제다. 그래서 만사 제쳐두고 읽기 시작했더니 오랜만에 이런 분야를 접하기도 하거니와 그동안 귀동냥으로 들은 것도 있어서인지 의외로 재미있게 읽히기 시작했다.

우선 기본 개념들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병명 하나를 이해하는 데 이렇게 많은 개념을 짚고 넘어가야하다니.)

예를 들어...."프라이온 유전자 코돈 129번에서 M/M 동형접합자의 프라이온 질환에 대한 감수성"같은 표현들....계속 읽다보니 이런 개념이 어렴풋이나마 이해가 된다는 거다. 물론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완전학습된 것은 아니지만, 대충 감을 잡았다고나 할까.

또한 읽다보니 떨어진 동전 줍듯이 하나 둘 씩 얻어듣는 작은 상식도 보탤 수 있었다.

이를테면 광우병을 유발하는 특정위험물질(Specified Risk Materials-SRM)이 포함된 소의 특정 부위를 구분함에 있어

1. 주요 SRM: 뇌, 두개골, 눈, 혀, 편도, 척수, 회장 원위부(맹장에서 소장쪽으로 2m부위)

2. 기타 SRM: 척추, 장간막,비장, 내장, 우족 등

특히 오늘 아침에도 우족을 뽀얗게 우려낸 국물을 10대인 딸아이에게 먹였는데 순간 정신이 퍼뜩드는 것이었다. 그러고보니 어렸을 때 먹인 사슴 녹용도 안심할 것은 못된 다는 것도 알게되었다. 돼지와 닭을 빼고는 고양이, 원숭이, 사슴 등도 감염될 수 있다니 그동안의 내 무지가 한심스럽다고나 할까.

역사적인 배경 지식과 객관적인 숫자로 무장된 각종 통계치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새 처음에 나를 흥분시키던 공포감이 멀리 사라지고 어떤 묘한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되는데.... 과학이 우리를 위로한다고나 할까.

그러나, 겉표지를 둘러싼 작은 띠지에 적힌 이 한마디." 인간광우병은 '정치'가 아니라 '과학'이다!"라는 말이 이 책이 주장하고 싶은 것이리라. 정치를 배제한 광우병이라....

때마침 한겨레신문 11월 13일자에는 영국의 163번째 인간광우병 사망자인 앤드루 블랙 어머니의 기사가 실렸다. 국내 시민단체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앤드루의 어머니 크리스틴 로드는 이런 말을 했다. " 앤드루처럼 인간 광우병으로 인한 죽음은 모두 영국 정부의 거짓말과 탐욕 때문"이라며 "광우병이 인체에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정부가 이를 무시했고, 식품체계를 통해 인간에게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감춘 채 경제정책만 우선순위로 삼았다"고 말했다한다. 덧붙여 "인간 광우병의 위험은 현재진행형이자 전세계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한다.

현재진행형이자 미래진행형인 인간 광우병에 대한 이 명쾌한 책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각자의 몫이겠지만 과학이 모든 걸 설명(혹은 해명?)하고 해결할 수 있으리라고는 절대 믿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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