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백의 피오렌티나 23 - 완결
미토미 토가와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23권.. 많다. 하긴 배경이 되는 시대가 워낙 할 말이 많은 때라 그 격동의 시대를 담아내려면 권수가 많지 않고서는 안 되겠지. 하지만 시대에 비해 줄거리가 영 힘이 없다.

내가 좋아하는 시대는 딱 이 시대보다 10~20년 전인 체사레 보르자가 패권을 잡고 있던 때다. 물론 이 시대도 나쁘지는 않지만. 위대한 거장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시대가 가고 바야흐로 미켈란젤로가 날개를 펼치고, 뒤이어 라파엘로가 등장하는 시대. 찬란한 르네상스가 막바지로 접어들어 종교개혁이라는 거센 장애물에 부딪쳐 부서지는 시대. 계몽이니 뭐니 하면서도 여전히 여자는 남자보다 못한 존재라는 인식이 가득한 시대.

그 시대에 천재적인 소질을 가진 여자 피오렌티나가 뛰어들었다. 그리고 너무 너무 멋지지만 비밀을 간직한 후원자인 알폰소를 만나게 되어 그녀의 천재적인 솜씨를 세상에 드러낸다. 너무 쉽게 말이다. 실력이 아무리 좋아도 천 년 가까이 이어내려 온 오만과 편견을 뚫기란 정말 어렵다. 역사 속에서 사라진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말이다. 하지만 피오렌티나는 엄청난 운과 실력으로 별 어려움 없이 (만화 속에선 어렵고, 힘들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그 정도 어려움이야 누구나 겪는 일이다. 삶이 평탄하기만 한 사람이 어디있냐는 말이다.)  결국 피오렌티나는 모든 걸 다 얻은 운 좋은 사람이 되었다.

구김없는 성격과 밝은 미소, 낙천적인 면이 좋기는 하지만, 그게 다인 게 아쉽다. 삶에 대한 성찰도 없고, 뭔가 격정적인 사건도 없다. 사건 전개도 빠르고 쉽게 해결된다. 두근거림이 없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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