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빨개지는 친구 미래그림책 43
마리오 라모스 지음, 곽노경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요즘 큰아이의 갓난쟁이 동생들을 돌보느라 바쁘다보니 큰아이에게 책 읽어주기를 소홀히 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일주일에 총 책을 몇 권을 읽어주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는 와중에도 시간을 내어 큰맘먹고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겠노라고 네가 원하는 책을 가져와보라고 하면 요즘 빼놓지 않고 이책을 가져오곤 한다. 아이는 이책의 이야기속에 흠뻑 빠져있고, 더군다나 한창 그림 그리는 것에 열을 올리고 있는 아이는 코끼리 그림을 또 열심히 그려대고 있는 중이다. 매일 자동차만 열심히 그려대고 있는 녀석인데 코끼리를 그리려고 하니 무척 힘이 드는지 나에게 그려달라고 해서 엄마가 그린 것을 흉내내보기도 하고, 이그림책을 펼쳐놓고 하늘이(코끼리 이름)를 열심히 따라그려보고 있다.


이책에 나오는 등장인물은 커다란 코끼리와 그리고 조그만 생쥐다. 딱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동물들이다. 물론 생쥐까지 좋아할까? 싶지만 우리아이는 특이하게도 생쥐가 좋단다. 얼마전 유치원에서 ‘좋아하는 동물 다섯 가지 적어오기’란 숙제에도 녀석은 생쥐를 좋아한다고 적어갔다.
아주 큰 코끼리와 또 아주 작은 생쥐가 서로 궁합이 맞을까? 싶지만 이그림책에 나오는 그림들을 보면 서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두 동물들은 세상에서 제일 절친한 친구가 된다.

친구 사이란 서로 비슷한 성격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끼리 만나면 마음이 통하여 금방 친구가 될 수도 있지만 때론 서로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기에 그것에 반하여 절친한 친구가 되기도 한다. 이그림책에 등장하는 하늘이와 땅이는 서로 반대되지만 그것을 잘 감쌀 수 있는 서로의 따뜻한 마음이 있기에 처음 만나 금방 가까워지고 절친한 친구 사이가 되었다. 코끼리인 하늘이는 수줍음을 잘타서 온몸이 금방 빨개지는 아주 소심한 녀석인데 그소심함을 감싸주면서 힘을 실어준 친구는 같은 동료인 코끼리 친구가 아닌 생김새가 전혀 다른 생쥐에게서 위로를 받고 행복해한다.


코끼리들은 왜 자신들과 다른...단지 부끄러워서 빨개지는 하늘이를 놀려대기만 하고 따뜻하게 감싸주지 못할까? 같은 무리속에서 똑같아 보이지 않고 혼자서 특별한 모습을 지닌 것은 왜 놀림거리가 되어야만 할까?
비록 아이들이 보는 그림책이지만 가만히 그그림책들을 들여다보면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해주는 듯하다. 이책을 볼때면 외국인들이 한말이 생각난다. 한국에서의 유행하는 패션은 다 거기서 거기고, 또한 거리를 지나다니면 다 그사람이 그사람이라 모두다 같은 얼굴, 같은 옷을 입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튀지 않고, 무리속에 파묻혀 있는 것에 안심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특별하게 눈에 들어오는 특징을 가진 사람들은 항상 관심의 대상이 된다. 그관심이 선망의 눈길의 대상이라면 좋겠지만 대개 그특별함이 야유와 멸시의 대상이 되는 것에 문제점이 있다. 그러니까 이그림책에 나오는 하늘이의 친구들인 코끼리들이 꼭 우리네 모습과 많이 닮아 있다.


하지만 온몸이 빨개지는 하늘이를 놀려댔던 그친구들도 결국엔 조그만 생쥐를 보고서 겁에 질려 오히려 그네들은 고추처럼 초록색으로 변하는 그러니까 그네들도 결국은 감정의 변화에 따라 온몸이 변할 수밖에 없는...어쩌면 그네들이 더 특별한 색으로 변할 수 있는 똑같은 존재라는 것을 서로 발견하고 크게 한바탕 웃어버리는 대목에선 아이와 나는 안정감을 찾을 수 있었다. 아이도 이러한 점을 크게 깨닫게 되어 이책을 좋하하게 된 이유가 되지 않았나? 란 생각을 해본다. 나도 더 이상 이런 이런 점이 나쁘고, 이런 이런 점이 좋다라고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책에서 문제를 자연스럽게 해결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책의 내용이 참 마음 따뜻하게 다가온다. 그림책의 그림들은 단순한 선들로 활기차게 그려져 있어 그림 그리는 것에 흥미를 가진 아이들이 그림책에 나오는 동물들을 따라그리기 쉬울 정도이다. 색도 단순하지만 선명하여 어린 아이들이 보기에도 부담감이 없다. 가장 추천하고픈 것은 책의 내용 그자체라고 생각한다. 특별하고 다른 부분을 따뜻하게 감싸주어 세상에서 둘도 없는 친구 사이가 되어 영원히 같이 할 수 있다는 것을 내아이에게 반복해서 읽혀주어도 전혀 지겹지 않은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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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17 20: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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