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에서 보낸 하루 미래그림책 38
라인하르트 미흘 글. 그림, 이미옥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5년 8월
평점 :
품절


 세 소년의 어린시절 하루종일 강에서 노니는 이야기를 담은 한 편의 영화같은 그림책이다.
강 근처에서 사는 아이들인지라 온종일 강에서 놀게 된다. 강의 주변특성을 모두다 꿰차고 있으며 그자연에 쉽게 길들여져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아침부터 파울, 루카스, 톰 이 세 아이들은 커다란 튜브와 노와 낚시대와 그리고 먹을 간식거리를 챙겨들고 집을 나선다. 녀석들의 탐험배는 바로 이 튜브가 대신한다. 그림을 보면 아주 능숙한 솜씨로 튜브에 앉아 노를 저어 탐험을 나선다. 강의 물줄기를 따라 도달하는 곳곳의 명칭이 아주 인상적이다. 원래 그곳의 명칭인지 아이들이 직접 이름을 붙인 명칭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아이들이 직접 지은 명칭인 것같아 보인다.) 퓨마섬이라든지, 문어 모양의 바다 괴물이라든지, 구부러진 버드나무(잠수하는 곳)이라든지, 수문댐을 보고서는 강철 괴물이라고 부르는 것등이 아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알 수가 있다.

 어린시절에는 아이들만의 공간을 원하게 되는 것같다, 같이 어울려다니면서 어른들은 아무도 모르는 비밀장소를 만들려고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게 된다. 나 또한 어린시절 동네 친구들을 이끌고 우리들만의 아지트를 만들자고 설득하여 어느 외딴 곳에 허름하게 창고같은 건물을 보고서 저곳이 딱 알맞겠다 싶어 험한길을 굽이 굽이 기어들어갔는데 어떤 아저씨가 딱 버티고 서서 "이놈들! 여기 왜 온거야?" 하면서 어찌나 큰호통을 치시던지 걸음아~ 나 살려라~ 친구들과 도망을 나왔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무척 아쉬워서 친구들끼리 또 다른 곳을 찾아 다녔더랬다...ㅡ.ㅡ;;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시절엔 우리들만의 비밀공간이 아주 절실하게 필요했었다.
이책을 보면서 어린시절을 떠올리면서 녀석들의 심리가 조금은 공감가게 된다.

 현재 도시에 살고 있는 아이들이 이책을 읽는다면 강에서 이렇게 노니는 아이들의 모습이 아주 생소하게 보이리라 생각한다. 사실 강에서 살아보지 못한 나에게도 이런 모습들이 낯설기는 마찬가지다. 특히나 그림책은 외국인지라 더욱더 우리네 정서랑 맞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 전혀 색다른 세계를 접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시골의 강가에서 사는 아이들은 이런 놀이를 통해서 자랄 수도 있겠다라고 상상력을 펼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튜브배를 타고 강가에 우거진 나뭇가지에서(아이들은 모양이 괴기스러워 문어처럼 생긴 바다 괴물의 팔일지도 몰라 문어처럼 생긴 바다 괴물이라고 이름을 지어 부르는 장소다) 낚시도 하고, 그들만의 작은 섬에서 예쁜 조개와 돌도 줍고, 진흙탕에서 진흙을 던지며 놀기도 하고, 수영도 하고 정말 신나게 논다. 다른 장난감이 없어도 아이들은 자연속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 수 있다.
그리고 자신들의 비밀 공간인 하늘 탑이라고 이름 붙인 나무속에 만든 나뭇가지 집에 갑자기 낯선 아이를 발견하고서 의아해 하지만 곧 그아이와 친구가 되기도 한다.

 이책은 작가의 어린시절을 배경으로 만든 그림책이라고 한다. 어린시절 이렇게 악동으로 신나게 잘 놀았다니 참 부럽기도 하다. 기발한 상상력은 어린시절부터 만들어졌나보다.
한 편의 영화같은 그림 풍경들이 너무 도드라지지도 않고 편안하고 친숙하게 눈에 잘 들어오는 이유가 아마도 작가의 어린시절을 거짓없이 잘 담아내고 있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모험심이 가득한 아이들에게 읽혀주면 좋을 듯한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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