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비소리 - 나를 깨우는 우리 문장 120
정민 지음 / 마음산책 / 2005년 1월
평점 :
품절


 바쁘게 돌아가는 이세상!
참 좋은 물건도 많이 쏟아져 나오고, 좋은 음식도 많이 쏟아져 나오고, 좋은 음악, 좋은 옷, 좋은 책들도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그야말로 물질적 홍수시대에 살고 있다고 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돈이 많다면 이런 호사를 평생동안 누리며 살아갈 수있는 참 좋은 세상이다.
그리고 앞으로 미래에는 얼마나 더 좋은 물건들이 발명되어 우리들 손에 들어올지 모를일이다.

 헌데 좋고, 편리한 것들이 많고 많은데 우리는 그것들을 일일이 확인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한계점일 것이다. 무조건 속도가 빨라야만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맛보고, 느껴보고, 읽어볼 수 있다.
그래서 우리들의 입과 귀와 눈과 손은 잠시도 쉬지 않고 자극을 받으며 살고 있는셈이다.
외부의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모든 생활들이 습관화되어 우리는 좀더 깊게 생각할 시간이 부족하게 되고, 밋밋한 것에는 좀체로 반응을 보이지 않게 되었다.
예를 들어 자극적인 음식맛에 길들어져 버린 우리는 싱거운 음식이 몸에 좋다는 걸 알지만 왠지 꺼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책도 예외가 아닐 수없다.
좀더 자극적이고 스피드한 문장속에 점점 더 눈이 매료되어 한 호흡을 가다듬고, 한템포씩 쉬어가면서 읽어야 할 문장들을 대하면 왠지 불안하고 안절부절 못하게 되어버렸다.
나자신도 이책을 읽으면서 첫장을 넘기면서 내입맛이 어느새 맛깔스러운 맛에 길들어져 버린 것처럼 내눈이, 그리고 내몸이 어느새 그러한 책들에 길들어져 버린 것을 알게되어 조금은 씁쓸했다.

 며칠 간격을 두고 한 항목씩 읽어내려갔다.
그리고 부러 조용하고 고즈넉한 시간을 택하여 이책을 읽었다.
이책의 문장들을 음미하고 느끼려면 그렇게 해야만 할 것같았기 때문이다.
이틀이 지나니 비로소 문장들이 마음으로 느껴지는 것같다.
이책은 머리로 읽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읽어야 한다.
그리하면 문장속에 담겨 있는 글들이 소리가 되어 들려온다.
그야말로 '죽비소리'가 되는 것이다.
조금은 무료하고, 딴생각에 빠져버려 깜빡 깜빡 졸고 있을때 일침을 가해주는 죽비의 때림이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것처럼...살면서 고단하고 팍팍하다고 느껴질때 이책을 펼쳐 읽는다면 분명 정신이 번쩍 드는 기분을 느낄 수있다. 

 우리집안 선조도 눈에 띄어 더 유심히 한 자, 한 자 정성들여 읽음으로 조금 더 친숙하고 애정이 간 책인 것도 같다. 또한 옛선조들은 항상 바른 행동만을 일삼았던 사람들이었는지 항시 바르고 옳은 말만을 하는 것을 보니 약간의 회의감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모두들 좀 더 바르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조금씩 품고 있듯이 옛선조들도 그러한 바람을 항시 품었기에 그러한 노력으로 말미암아 행동을 그렇게 했을 것이고, 그 바램을 글로 남긴 것이 아닌가? 란 생각을 해본다. 그렇다면 그선조에 그후손들인 우리들도 훗날 미래의 우리 후손들에게도 지금과 똑같은 죽비소리를 남길 수도 있을 것이다.
분명 그때의 죽비소리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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