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우리 신화 - 우리 신들의 귀환을 위한 이야기 열두 마당
신동흔 지음 / 한겨레출판 / 200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 학창시절 어떤 스승님은 우리들에게 매번 <그리스 로마 신화>책의 위대함을 목에 힘을 주어 설명하시면서 이책은 몇번을 반복하며 읽어보라고 하셨었다.
나는 또 어린마음에 정말 이 <그리스 로마 신화>책이 그리도 중요한 책인가? 싶어 방학만 되면 이책을 펼치곤 했었다.
  매번 많고 많은 신과 여신들이 즐비하게 줄을 서서 내눈앞에 차례로 인사하러 나오시는데..어찌나 많고 많은 이름들이 즐비한지...책을 덮고 잠깐 딴짓하고 다시 책을 읽으면 그신들의 이름이 하나도 생각나질 않는것이다..그래서 앞장으로 다시 넘겨 읽고...또 앞장으로 넘겨 다시 읽기를 반복 또 반복했었던 기억이 있다..아마도 그번역책이 엄청 재미가 없었거나..나의 독서력이 그닥 강하질 못해 재미를 못붙였었나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유는 매번 소설책을 읽고 나면 주인공들 이름도 제대로 기억못하는 판국에 그많은 신들의 이름을 기억한다는것은 나에겐 너무나도 힘겨운 일이었던지라 나는 <그리스 로마 신화>책을 정말 좋아하지 않았다...어떤이들은 신들의 이름을 줄줄 외우면서 성장을 하는데(현재 시댁조카들도 여신들이며 신들 이름을 줄줄 외우고 있더라!..나는 그앞에서 입을 쩍 벌리고만 있었다..ㅠ.ㅠ)...나는 고작 제우스와 헤라..이두사람은 부부다..그리고 아들은 태양의 신 아폴론...뭐 네다섯가지만 외우고 땡! 이었다...ㅡ.ㅡ;;
  그렇다고 신화에 대해서 아주 관심이 없는것도 아니었는데...무수한 신들의 이름을 기억하기가 엄청 부담스러웠던것이 문제점이라면 나의 가장 큰 문제점일수 있을것이다.

그러던중 차력도서로 선정이 되어 우연히 알게 된 이책!
우리나라 신화에 관련된 책이라니..구미가 땡겼다.
게으름을 피우느라 좀 늦게 읽은 감이 없지 않으나...책을 손에 잡은 순간 재미가 나 책을 놓기가 싫을 정도였다..내가 이렇게 신화책을 좋아하고 있는줄 잘 몰랐다.
다 읽고 나니 여전히 이책에 등장한 신들의 이름 헷갈리긴 마찬가지다.
헌데....내용과 이름들이 연결이 잘 안되는게 문제지! 웬만한 이름들은 다 기억이 나니 참 신기한 일이롤세!^^

이책을 읽으면서 어떤 자부심마저 일었다.
우리것을 먼저 알기보다 남의 것을 더 동경하고 있었단것이 부끄러웠고...그것을 조심스럽게 일깨워 주고자 많은 연구를 하고 있는 이들이 있어 감사하단 생각마저 든다.

신화란것이 더욱더 기계화되고 문명화된 현시대에 뭐가 그리 중요하냔 생각이 들겠지만...이책을 읽고 나면 조금 생각이 달라질수 있을것이다.
신화라는것은 지금 현재 내가 이곳에 땅을 밟을수 있게끔 해주는 토대와 같단 생각이 든다.
내가 있을수 있는것은 내아버지와 어머니가 계셨기 때문임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의 문화가 있을수 있는것은 위로 한없이 거슬러 올라가 신화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뿌리를 중요시하는 유교문화에선 더욱더 신화는 더큰 의미를 지녔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는 알게 모르게 그것을 물려받았고..우리네도 많이 간편화되고 정보화된 시대에 살고 있지만...조상을 섬기며 누군가에게 복을 빌며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한예로 시댁에선 제사를 지낼때 꼭 성주상을 따로 차린다..나는 친정에 제사가 없어서 이런풍경을 보질 못한지라 성주신이 누군지 잘 몰랐다..그래서 그냥 그렇게 하면 집이 잘된다고 하더라는 시어머님의 말씀만 듣고 그런가 보다~~ 했더니..이책에선 황우양씨가 성주신이 되었고..그의 부인 막막부인이 터주신이 되어 사람들 가정에 좌정을 하여 둘이 서로 도우면서 집안이 잘 되도록 보살펴 주어 이들 부부를 모신 집치고 잘못되는 집이 없었노라고 적혀 있는것을 발견하여 아아~~ 이제사 고개를 끄덕였다. 
이책은 우리신화에 관련된 책이다보니 우리 일상사에서 알게 모르게 밀접하게 연관된 어떤 행위의 근원을 알수 있는 글들을 제법 접하게 된다...그야말로 이책의 제목처럼 신들이 살아나 내옆에 자리한듯하다.

간간이 신들의 초상화도 담겨 있고..그림들도 담겨 있어 눈의 즐거움도 느낄수 있으며...꼭 옛이야기같이 정겨움도 있다...예전에 '전설의 고향'이란 드라마를 보면 꼭 귀신얘기만 나왔던것이 아니라 간혹 감동적이고 애잔한 전설이 된 얘기들도 많이 방영되었던 기억이 떠오르는데...꼭 그러한 '전설의 고향'을 보는듯한 착각도 일었다...<옛날에 이러한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것이 지금은 이렇게 변하여 불리워지고 있다>라는 나래이션을 듣는듯하다...그것은 저자가 중간 중간 자신의 생각을 집어넣어서 그런 생각이 드는것 같다..한참 이야기에 빠져 있으면 갑자기 쓩~~ 하고 저자가 나타나 이야기한다...그래서 책을 읽는것이 아니라 저자에게서 직접 얘기를 듣는듯한 착각이 생기는것이다.
저자의 생각을 듣는것도 제법 괜찮으며 우리네 자주성을 한껏 고무시켜주는 말들이 많아 때론 솔직하게 너무 추켜세워주는것 같아 살짝 부끄러운 생각도 들지만...그런대로 기분은 괜찮다.
누군가 나를 추켜세워주면 기분 좋듯이 말이다.

그렇게 작가는 우리네 대한민국 신화를 아주 자랑스러워하는 자임에 틀림없어 보여 나또한 당연히 자랑스러워 해야한다고 두주먹에 불끈 힘이 들어가더라!
두주먹에 힘을 불끈 쥐고 나역시 내아이가 자라면 <그리스 로마 신화>책보다 먼저 우리 신화..즉 대한민국 신화책을 먼저 읽혀주어야겠단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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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05-01-25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번 읽어보시오!..신화에 관심이 많은 님이라면 분명 재미있을것이오!..^^
그리고 매번 안부를 물어주어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는 내마음을 알고나 있을런지?..^^

열린사회의적 2005-01-26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먹이 불끈.. 정말 읽어 보고 싶게 만드는 리뷰입니다. 계속 읽어 보려고 마음을 먹고 있는데.. 내 게으름으로 인하여 차일피일... 님의 리뷰를 보니 눈 녹 듯이 녹은 마음이 다시 쌓입니다. 봄이 오기전에 내 마음에 신화의 씨앗을 심어볼까나...^^ * 좋은 하루 되세요~~

책읽는나무 2005-01-26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은 계속 님의 사진속에 내리고 있네요..^^
며칠전에 안그래도 님의 리뷰를 여럿 읽었더랬는데....어찌 아시고??..^^
반갑습니다..^^
관심을 가지고 계시다면 꼭 한번 읽어보세요...재미있으실꺼에요...^^
봄이 오기전에요..^^

shindh 2005-01-26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책을 엮은 신동흔입니다. 깊은 관심과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고맙고 행복합니다. 저 자신 우리 신화를 통해 많이 행복해질 수 있었지만, 그러기까지는 시간이 꽤 많이 걸렸었지요. 오랫동안 우리 신화의 껍데기를 만지고 있었다고나 할까요. 실은 아직도 우리 신화 깊은 곳에 제대로 들어가지 못했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러면서 '우리 신화가 이렇게 좋다!' 하며 스스로 감탄한 것 같기도 하구요. 어떻든 마음 그대로 쓰려 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신화의 본질은 서로 하나가 되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민담의 경우에는 거리를 두고 주인공을 지켜보게 되는데 신화에서는 주인공에게 이끌려 함께 느끼고 함께 생각하게 되지요. 내가 그렇게 하고 또 다른 나도 그렇게 할 때 둘은 그 신화를 통해 또 하나가 됩니다. 우리의 본래적 모습으로 돌아가 하나됨의 경험을 하게 하니 참 고마울 따름이지요. 님 같은 분과 이렇게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이 참 좋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축원할께요.^^

책읽는나무 2005-01-27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안녕하세요..^^
안그래도 몇몇분들의 리뷰를 읽으면서 님의 코멘트를 보면서 적잖이 놀란적이 있었습니다...책의 저자가 직접 이렇게 코멘트를 남기는건 처음 보았습니다..
많이 놀라면서....한편으론 님의 살뜰함이 느껴졌습니다..
작가마다 자신의 책을 자신의 분신처럼 여겨 책을 엮었으리라 생각합니다만...자신의 책에 남긴 독자들의 의견에 애써 관심을 가지시는 작가님을 보니 책을 만드실때 얼마나 큰노력과 애정을 가지고 만드셨을까? 란 생각을 가지게 되더군요!
그래서 더욱더 이책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더군요..^^

작가님께선 신화 깊은 곳에 아직 제대로 들어가지 못했다라는 생각을 하시지만...독자의 한사람 입장에선 전 이만큼도 개인적으로 큰 수확이라고 생각합니다...이렇게라도 눈으로 읽은 책을 통해 우리신화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크게 고무될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게 중요하며...나같은 독자가 한사람이라도 늘어난다면 혹시 작가님이 더 정진하셔 더 좋은 책을 많이 만들어주지 않으실까? 기대해봅니다..^^
그리고 작가님이 생각들이 이책에서 이미 전염되었지만...작가님이 말씀하신 신화의 본질은 하나가 된다라는 말씀을 꼭 가슴속에 새기겠습니다..^^
좋은 말씀 들려주셔서 오히려 제가 더 감사드립니다..
작가님도 건강하시고....더 좋은 책 많이 만들어주세요..^^